제21편 신의(信義)
검가전장 본사 전각, 정문 앞.
정문 앞을 훤히 밝히고 있는 유등 빛 아래, 붉은 정복을 입은 인원들이 빠르게 모여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붉은 정복이, 낙양검가의 감찰부를 의미한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가, 감찰부가 여기는 무슨 일이시오?!”
정문을 지키던 경비대장은 감히 검을 뽑아 들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 그를 향해서, 앞으로 나선 화복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중앙감찰각에서 나왔다. 저항은 용납하지 않겠다.”
“......?!"
그 말이면 충분했다.
상대는 그저 감찰부 소속도 아니고, 그 악명 높은 중앙감찰각이었으니.
“드, 들어라! 경비대는 모두 무장을 해제하고, 중앙감찰각에 협조한다!”
경비대장의 명령에 경비대원들은 조금의 미련도 없이, 자신의 무기를 버렸다.
손을 들어 머리 위로 올리는 자들도 있었다.
“저자들은…?”
그 가운데서 화복이 아직 정문을 막고 있는 이들을 가리켰다.
낙양검가의 무복을 입은 이들은 무장을 해제하기는커녕, 오히려 검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히, 히익?!”
당황한 경비대장이 황급히 화복쪽으로 물러나며 외쳤다.
“저, 저들은 경비대 소속이 아니라, 본가에서 검가전장을 보호하고자 파견한 무사들입니다!”
화복이 이를 드러냈다.
“너희는 감히, 중앙감찰각의 앞을 막아서는 것이냐?!”
“......."
네 명의 무사들로부터 대답은 없었다.
그들은 그저 입구 앞에서 서로 검을 휘두를 간격을 확보하며, 벼려 낸 기세를 날카롭게 드러낼 뿐.
그에 따라 중앙감찰각의 인원들 또한 즉시 발검세(拔劍勢)를 취했다.
“......."
살을 에는 것 같은 살기가 교차하는 대치 구도 속에서, 내공이 없는 경비대원들은 이를 딱딱이며 떨 뿐이었다.
“전원, 저들을-.”
화복이 진압 명령을 내리려 입을 열었던 그때.
“허, 참.”
그의 바로 옆에서 소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공자 놈에게 검을 바친 무사들인가?”
목소리는 바로 옆에서 들려옴에도, 그 기척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
화복은 대경하여 반사적으로 발검을 하려 했으나, 검이 뽑히질 않았다.
목소리의 주인이 그의 검 손잡이 끝을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벌써, 검가전장에 파견된 무사들 사이에도 수하들을 침투시켜 놓다니.”
화복의 내공이 한껏 담긴 검이 검집 안에서 몸부림을 쳤지만, 그 검은 한 치도 검집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공자 그놈도 손이 참 빠르단 말이지.”
검 손잡이 끝을 부드럽게 누르고있던 이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는 것을 느끼자, 화복은 고개를 들어 시선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안 그런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새까만 눈동자에 수려한 이목구비의 소년이 화복을 바라보며 동의를 구하고 있었다.
“…그, 그렇습니다.”
화복은 소년과 시선을 마주하는 순간, 지금까지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존재감이 한꺼번에 자신을 덮쳐 오는 것을 느꼈다.
“......!"
마치, 낙양검가의 중진인 감찰부주를 눈앞에 둔 것 같은 존재감.
등을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차가운 감각이 섬뜩했다.
어떻게 자신이 이런 존재감을 지닌 인물의 기척을 놓칠 수가 있는지,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대공자님.”
과거 화복은, 자신의 직속상관에게 대공자의 뒤를 조사해 보겠다고 큰소리를 친 적이 있었다.
'저도 한 번쯤은 대공자를 상대해 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이 쳤던 그 큰소리가, 만용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속상관, 독고야연의 경고가 떠올랐다.
'죽을 자리에 알아서 기어들어가려 하지는 마라.'
내공이 흩어진 화복의 검에서 손을 뗀 연소현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본 대공자는 중앙감찰각의 수사와는 별개로, 선약이 있어 검가전장을 방문한 것이다.”
뒷짐을 지고 앞으로 나서는 그는 마치 산책이라도 하는 것같은 모양새였다.
입구를 막고 있던 무사들은 오히려 숨이 턱 하고 막혀 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너희가 순순히 길을 비켜설 일은 없겠지?”
“......."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무사들은 대공자에게서 느껴지는 압박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들의 자세를 낮췄고, 기세의 예기를 더했다.
“그래….”
연소현이 그런 그들의 기세에 어두워진 하늘을 잠시 올려다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탄식에 가까웠다.
“상황과 상대에 따라서 태도를 바꾸는 것은, 검가의 무사답지 않은 일이지….”
설사 자신들의 눈앞에 선 것이, 중앙감찰각이라도, 대공자라 하여도.
그들은 묵묵히 검을 바친 주군이 내린 명을 수행할 뿐.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뒤에 자신이 받게 될 수 있는 징계도, 불이 익도, 처벌도, 무엇 하나 신경 쓰지 않는다.
참으로 충직한 이들이 아닌가.
'제암진천경이 말하길, 사후의 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검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연소현의 시선에는 진한 안타까움이 스쳐 지나갔다.
'저들은 내가 이 현생(現生)에서 지고 가야 할 또 하나의 업(業)이 로구나.'
제암진천경은 어째서, 자신이 더 어릴 때가 아니라, 칩거로부터 십 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으로 그를 되돌려보낸 것인가.
모든 것을 처음부터 올바르게 꿰어 맞춰 갈 수 있던 시점으로 그를 돌려보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
연소현은 하늘에서 시선을 내렸다.
'...나는 내게 주어진 것을 최대한 활용할 뿐.'
가지 못한 길은 흘려보낸다.
현재의 순간에 오롯이 집중한다.
그렇기에 그가 제암진천경의 앞에서 운명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던가.
“검가의 무사들이여….”
저 충직하고 우직한 무사들이 이 공자에게 검을 바치게 된 것은, 자신의 업이다.
그렇다면, 그 무사들의 검을 받아 내야 하는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되어야만 했다.
그렇기에 지켜만 보고 있어도, 중앙감찰각이 충분히 뚫어 냈을 자리에 자신이 나선 것이니까.
“오라."
그는 손을 들어 기수식을 취했다.
무사들의 검이 일제히 연소현을 노렸다.
* * *
“중앙감찰각의 전 인원은 즉시 용의자들을 확보하라!”
정문을 통해, 붉은 옷의 정복을 휘날리는 이들이 빠르게 진입했다.
그들은 감히 대공자와 시선을 마주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저항하는 이는 빠르게 제압하라!”
“살상 허가가 내려졌다!”
다른 출입구 쪽은 이미 내부로 진입했을 터이니, 호흡과 박자를 맞추기 위해서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저도 이만.”
마지막으로 화복이 대공자를 향해 고개를 숙여 보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시선에는 '괴물'을 보는 것 같은 외경이 깃들어 있었다.
“......."
대공자는 손을 들어 그의 인사에 답해 주었지만, 그의 시선은 정문에 쓰러져 있는 네 구의 시신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목숨이 스러지는 마지막까지 묵묵히 싸웠을 뿐, 자신들과 이공자 측의 관계를 드러내는 일은 없었다.
“저항이 강할 것이라는 각오는 했지만….”
그의 뒷모습을 향해 중년 여인의 삭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중앙감찰각주, 독고야연이 었다.
“정문에서부터 벌써 사상자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연소현의 주먹에서 죽은 무사들의 피가 흘러 바닥에 점점이 떨어 졌다.
“…내부 진압을 도와라.”
연소현이 시선을 돌리지 않고, 그녀에게 말했다.
“이공자 측이 무사들을 심어 두었던 것 같구나.”
명령 아닌 명령.
평소였다면, 그에게 명령권에 대해서 쏘아붙였을 그녀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저 고개를 숙여 보이고 안으로 향했다.
“......."
잠시 시신들을 바라보던 연소현은 그들의 시신이 만든 피 웅덩이를 밟고 안으로 향했다.
붉은 족적이 그의 뒤를 따랐다.
* * *
“비켜라!”
“마, 막아라!”
밖에서 들려오는 소란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런 미친…! 겨우 이것밖에 시간을 끌지 못한다는 말인가?!’
소각용 화로에 서류들을 불태우던 이의 눈에 어린 초조함이 커지고, 손이 빨라졌다.
크게 문제가 될 것들은 이미 처리 했다.
자신의 상관인 부전장장이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일에 대해서, 미리 귀띔해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도대체 중앙감찰각이 얼마나 파고들지 알 수가 없었기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될 만한 것들까지도 전부 태우는 중이었다.
'쓸모도 없는 무사놈들이…!’
애초에 감히 누가, 중앙감찰각의 무력 진압에서 버틸수가 있겠는가.
그들은 정예 중의 정예들로, 중 앙감찰각은 낙양검가의 내원과도 싸워 볼 만한 전력이었으니.
“끄악!"
섬뜩한 소리와 함께 문을 힘껏 막고있던 이들이 일제히 나뒹굴었다.
문과 함께 가슴팍들이 갈라지고, 팔들이 떨어져 나가고, 선혈이 사무실에 한가득 흩뿌려졌다.
“그 손을 멈추지 못할까?!”
“이, 이익?!”
살기가 가득한 외침에, 그는 눈을 질끈 감고 서류를 한꺼번에 화로에 밀어 넣었다.
제대로 전부 탈 리가 없었지만, 그런 것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
아니, 밀어 넣으려 했다.
자신의 손목이 남아 있었다면, 남아 있던 서류들을 화로에 넣을 수 있었으리라.
“끼, 끼아아아?!”
기성을 내지르며 나뒹구는 그를 무시하고, 검을 든 중앙감찰각의 인원이 서류부터 확보했다.
“용의자 발견!”
이어서 뒤이어 뛰어 들어온 이들이 그의 잘린 손목을 꽉 묶어 지혈 한 후, 포박했다.
“확보! 용의자 확보!”
“끄아아…! 제, 제발 사, 살려만 주시오!”
그는 묶인 채로 비명을 지르며 질질 끌려 나갔다.
저항은 계속되었다.
중앙감찰각의 붉은 정복은 한가득 튄 피로 인해, 더욱 붉게 물들어 갔다.
용의자들과 그들이 저지른 부정을 밝힐 자료들이 속속들이 확보되고 있었다.
* * *
부전장장 집무실.
검가전장의 부전장장은 입구를 막고 선 중앙감찰각의 인원들에게 호통을 쳤다.
“이놈! 여기 계신 분들이 누군 줄 알고 길을 막는 것이야?!”
“......."
붉은 정복의 인원들은 시끄럽다는 듯이 인상을 쓰더니, 아예 눈을 감아 버렸다.
“어허! 이놈 보게.”
부전장장이 인원들을 향해 삿대질을 했지만, 그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었다.
'감찰부주 놈은 개입하지 않겠다더니…?!’
설마 중앙감찰각이 허가도 없이 움직이다니.
어쩌면 감찰부주의 묵인 아래 벌인 일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괜찮다.’
그가 이를 부득 갈았다.
'나한테까지 연결된 증거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을 것이야.’
혹시나 해서 호법원에서 빼돌려 준 정보를 기반으로, 이미 자신을 가리키는 물증들은 모두 파기한 뒤였으니.
'그런데 중앙감찰각, 그 미친것들은 도대체 얼마나 잡아들일 작정인 것이야?!’
밖에서는 비명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었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볼 때, 그저 한두 명을 잡아들이기 위한 작전이 아니라는 것을 추측할 뿐.
'독고야연…! 이따위 방식으로 후계자 정쟁에 뛰어들면, 후에 자신들에게 무슨 여파가 있을지 고려도 하지 않고 움직인단 말인가?!’
“…부전장장.”
뒤에서 그를 부르는 이의 목소리에 부전장장이 애써 태연한 모습으로 돌아섰다.
“…하하. 귀빈들께서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괜찮소이다.”
그의 집무실에 함께하고 있던 것은, 이공자 측과 동맹을 구축하고 있던 유력 가문의 가주들이었다.
“걱정 따위는 하지 않고 있소.”
아무리 낙양검가의 중앙감찰각이라 하여도, 낙양검가 전체의 의사 결정없이, '외부' 유력 가문의 가주들을 건드릴 방법은 없었다.
그랬다가는, 중앙감찰각 자체가 존폐의 위기에 빠지게 되리라.
“우리가 검가 내부의 일에 잠시 말려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으니.”
가주들의 눈에 떠 있는 것은 명백한 불만이었다.
“하지만 불쾌한 것은 어쩔 수가 없군.”
“그대는 지금 상황이 얼마나 급한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오?”
“당장 이 순간에도 그 대공자가 우리 가문들을 노리고 있을 것이란 말이오!”
한번 터져 나온 불만은 그칠 줄을 몰랐다.
“아니, 이공자 측에서 대공자와 싸울 자금을 빌려주겠다 하여, 급히 들른 것인데, 이렇게 발이 묶여 버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아니오?!”
“지금 즉시 우리가 돌아갈 수 있게 조치를 좀 취해 보란 말이오!”
그들의 호통에 둘러싸인 부전장장의 얼굴이 점차 붉게 물들어 갔다.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그의 목소리는 입구를 막고 있던 중앙감찰각의 인원들이 외친 소리에 묻혔다.
“본가의 대공자님을 뵙습니다!”
“그래. 고생들 하는군.”
“……?!”
그 목소리에 부전장장의 눈이 튀어나올 듯이 커졌다.
복도를 지나가던 대공자가 우연이라는 듯이 안을 들여다보고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허…!”
“......."
그의 표정은 태연했지만, 어째서인지 집무실이 통째로 얼어붙어 버리는 것만 같았다.
“이거 귀한 분들이 여기 모여 계셨군.”
실로 가공할 살기.
중앙감찰각의 인원들조차,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씩 대공자에게서 떨어질 정도였다.
“......."
가주들은 감히 그와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고 눈을 돌렸다.
“부전장장.”
“아, 예! 대공자님…!”
황급한 그의 대답에 연소현이 비틀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목숨을 잃은 무사들이 억울해 하지 않도록, 최대한 열심히 저항해 보게.”
“…예?”
멍청한 그의 표정을 보자, 연소현의 입가에 걸린 비틀린 미소가 더욱 크게 비틀렸다.
대공자의 갈고리 같은 손이 부전장장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커, 커억…!”
숨통이 막혀왔다.
“목숨을 걸고 발악해 보라고.”
그와 이마를 맞댄 대공자가 스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끌어들일 수 있는 무리들은 전부 끌어들여 저항해 봐라.”
연소현의 눈 깊은 곳에서 시퍼런 귀화가 피어올랐다.
“안 그랬다가는 네놈 혼자서 쓸쓸하게 지옥에 떨어지게 될 터이니.”
연소현이 툭 하고 밀어 버리자, 부전장장의 늙은 육신이 그 자리에서 나자빠졌다.
뭍에 나온 물고기처럼 입만 뻐끔거리는 부전장장을 무시하고, 연소현이 뒷짐을 지며 가주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대들 또한 분투를 기원하오.”
“......."
가주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그저 마른침만을 삼켰다.
이제야, 그들이 누굴 상대하고 있는 것인지, 그들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이제까지 그저 정보로만 접했던, 연소현.
그 연소현이 어떤 인물인지, 그 짧은 대화로 그들은 생생하게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이만. 본인은 선약이 있어서.”
“......."
그들을 한차례 둘러본 연소현이 발걸음을 옮겼다.
연소현의 모습이 사라지고, 가주들이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려던 그때.
“아. 그러고 보니.”
연소현이 다시 불쑥 머리를 내밀었다.
“미안하지만, 지금쯤. 그대들의 가문을 공씨 가문과 청씨 가문이 공격하고 있을 것이오.”
그가 짐짓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휘관이나 마찬가지인 그대들이 자리를 비우고 있는 참이니, 피해가 좀 있을 수 있겠군. 그대들이 최대한 빠르게 각자 가문에 복귀할수 있길 바라오.”
그의 입가에 걸린 것은 분명, 조소였다.
“봉쇄가 끝나려면 한 시진은 기다려야겠지만.”
연소현이 그 말을 남긴 채, 모습을 감추고, 가주들이 일제히 중앙 감찰각의 인원들에게 달려들었다.
“당장 길을 비켜라!”
“비키란 말이다!”
* * *
연소현이 긴 복도의 끝에 도달했다.
“본가의 대공자님을 뵙습니다.”
대기하고 있던 이가 고개를 깊이 숙여 보였다.
“전장장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