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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먼치킨 동생이 되었다-150화 (150/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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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화

콰직!

터엉.

콰아앙...!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땅이 부서지고.

바위가 들어 올려지고.

마지막으로 폭발해 조각이 비산하는 소리.

어떤 사람이 이 소리들의 진원지가 고작 어린 학생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있을까.

“끄그극...”

“으으으...”

말을 더듬은 소년은 주변을 돌아보았다.

입으로 고통을 내뱉는 학생들이 남녀 구분 없이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전부 신체 한 구석씩 부러지거나 꺾인 환자들.

그들은 전부 자신과 함께 왔던 학생들이었다.

가장 먼저 쓰러지고 가장 먼저 일어난 소년.

단 일 합 만에 정신을 잃었던 그가 보는 광경은 믿기지 않았다.

‘뭐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분명 실력은 스스로 자부할 수 있었던 그들이다.

전부 1학년 중에서 20등 적어도 30등 안에 들어갈 것이라 자부할 수 있는 친구들이었다.

그러나.

“하아...”

그들은 모두 한순간에 당했다.

말 그대로 탈탈 털렸다.

부모에게 받은 최상급 아티팩트와 장비들과 열 명이 넘어가는 쪽수는 용기를 만들었다.

다만 이런 광경을 만든 사람에게는 다른 학생들의 용기는 만용이었다.

“그냥 가라고 말했잖아.”

소년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질문에 대해 답을 해 줄 사람은 없었다.

단 한 명.

“그래도 간만에 움직이니까 몸은 가벼워지네.”

지금 자신들을 박살을 내버린 이선일이라는 소년뿐이었다.

“너너...!”

소년은 악을 쓰며 선일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하지만 몸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그의 다리는 선일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허우적거렸다.

순식간에 학생들을 쓰러뜨렸다는 상황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소문이 사실이었어!’

자신은, 우리들은 절대 이 소년을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과 강자를 마주한 공포를 말이다.

꿀꺽.

소년은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믿지 않았다.

교실에 들어온 첫날, 황신영에게 발악조차 하지 못하고 가만히 당했던 모습.

오후 훈련에서 성강과 따로 수련을 하기 전까지 훈련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어설프기 그지없었다.

필기는 그렇다 쳐도 실기 성적까지 최상위권이라는 사실 또한 부정했다.

그저 다른 이들의 힘을 빌렸거나, 세계 최대 가문 중 하나의 자제이기에 비리를 저질렀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그럴 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소년은 부정한 것이었다.

만약 선일의 실력을 직접 보았다면 다른 학생들이 다가가는 이유를 알 수 있었을 테지만, 불행하게도 그에게는 기회가 없었다.

그렇기에 믿지 못했던 거고, 그렇기에 덤빈 소년의 쓰레기 같은 머릿속에서는 그따위 생각뿐이었다.

“넌 어떻게 할 거야?”

싱긋.

선일은 웃었다.

그의 주먹에는 여전히 불꽃이 넘실거렸다.

자신은 물론, 학생들 대다수가 다루지 못하는 속성마력.

꾸욱.

선일은 소년이 강하게 주먹을 쥐는 광경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항복할게.”

“아니아니. 내가 물어보려던 건 그게 아니야.”

소년의 말에 선일은 곧바로 즉답하며 물었다..

애초에 이런 스타일은 자존심을 완전히 짓밟고 패배감을 심어주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후에 건들지 않을 테니까.

“팔하고 다리 중에 골라.”

오소소...

조용히 말을 내뱉는 선일의 표정을 보자마자 소년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평소 학교에서 보았던 유약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으니까.

손속에 자비 없는 비정한 모습.

이 학교에 있는 그 누구도 지금 선일이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팔.”

콰직.

“끄으윽...”

사락.

선일은 숨을 뱉으며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주먹에 붙었던 불꽃은 사라졌다.

흔적처럼 연기만 남길 뿐.

이어서 그는 검붉은 불꽃이 번지는 숲을 향해 몸을 돌렸다.

저런 마법을 일으킨 소녀를 향해 출발하려던 선일이 침음을 뱉는 학생들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뱉었다.

“팔찌 하나 소모하면 어차피 회복되니까 그때 다시 찾아와도 괜찮아.”

마지막으로 그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물론 그때 찾아오면 이번엔 진짜 죽일 거야.”

***

시험을 총괄하는 성강은 그가 가진 개인 수련장에서 눈을 감은 채 명상하고 있었다.

“후우...”

성강은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그의 거대한 등에서 증기가 뿜어졌다.

경지에 도달한 강자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인 마력의 유형화이다.

다만 그 무엇보다 마력이 정순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있지만 말이다.

우우웅.

호흡을 이어가던 성강이 계속해서 명상에 집중하자 마력이 단전에서 회전했다.

그 움직임은 너무나 난폭했다.

본디 명상이란 고요하게 생각을 정리하며 자신의 심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 이르기를 그 행위는 평온하고 조용해 온몸이 편안해진다고 하지만, 기이하게도 그의 몸은 즉시라도 전쟁이 터질 것 같은 국가처럼 더없이 긴장되고 경직되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지만, 그런 와중에도 성강은 집중을 유지했다.

크르르.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울렸다.

태산격무의 첫 번째 형을 만들게 된, 어쩌면 진정한 형(形)의 주인일 수도 있는 용맹한 호랑이였다.

쿵쿵쿵쿵.

또 다른 소리가 그의 심장에 떨어졌다.

거대한 무언가가 굴러떨어지는 듯한 울림.

두 번째 형의 주인, 단단함을 그대로 표현하는 거석의 것이었다.

사락.

사라라락.

마지막으로 들려오는 소리는 가볍고 부드러운 바람의 것이었다.

아니, 단순한 바람이라기에는 어딘가 이질적이다.

성강은 이런 느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따스한 산들바람.

그리고 춤을 추듯 부드럽게 흔들리는 나무 한 그루.

아직까지 제자에게 전수하지 못한 태산격무의 세 번째 형.

고고한 분위기를 내뿜는 고목의 형이었다.

스륵.

자신이 만든 세 가지 형의 주인들이 내뿜는 존재감을 느낀 성강이 슬며시 눈을 떴다.

분명 연무장에 있을 터인 그는 어느새 자연의 품 안에 있었다.

자신의 심상에 존재하는 환상일 뿐인데.

성강이 있는 곳은 그저 분위기만으로도 압도당하는 경외감의 주인.

태산(太山).

아니, 태산(兌山)이었다.

찌르릉.

하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외부의 자신에게 무언가 자극이 있었다는 의미였다.

아마도 손이겠지.

저벅.

뒤쪽에서 느껴지는 기척.

자신만의 심상에서 다른 존재감이 느껴진다는 것이야말로 역설적이었지만, 이미 산의 주인들에게 익숙해진 그였다.

성강은 기척을 낸 존재를 바라보기 위해 뒤를 돌았다.

“오랜만이군요.”

그는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사실 성강이 심상으로 들어온 것은 명상하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아니었다.

누군가와 만나기 위해서였다.

-내게는 찰나 같았지만, 너한테는 그렇겠구나.

인기척을 낸 자는 나풀거리는 옷을 입은 채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청년이었다.

청년의 머리와 등 쪽은 둥그런 형태의 황금빛이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헤일로 혹은 광배라 불리는 초월자의 힘이었다.

-아이야, 어째서 나를 불렀느냐.

신성한 분위기를 내뿜는 청년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청년이 거대한 덩치를 가진 어른인 성강을 어린애처럼 생각하는 듯한 모습.

나이 사십이 가까워진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는 것이 성강에겐 퍽 어색했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애초에 내색하지 않는다 한들 그가 모를 리라 생각하지도 않았다.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으흠?

그렇기에 성강이 이곳에 온 목적을 꺼내기 시작했다.

무거운 분위기에 고개를 갸웃거린 청년은 오랜만에 만난 작은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그러나 성강의 성정상 질문에 앞서 뜸을 들이는 건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었다.

이어서 그의 입이 열렸다.

“설마 그놈들이 다시 움직인 겁니까.”

***

르르르르르....

워치가 울렸다.

성강은 청년의 형상을 한 초월자와 대화를 마치고 심상에서 나오자마자 전화를 받았다.

통화를 건 인물은 다름 아닌 B반의 담임인 정호찬이었다.

워치를 손가락으로 누른 성강은 옆 탁자에 있던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지?”

-중간고사 보고 하러 왔습니다.

그제야 시간을 확인한 성강은 깨달았다.

어느덧 중간고사가 시작한 지 여섯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다.

성강의 침묵을 허가로 받아들인 정호찬이 수화기 너머에서 보고를 시작했다.

-현재 100명의 인원 중 탈락자는 없습니다. 그중 팔찌가 하나인 학생들은 총 70명입니다.

“예상대로군.”

정호찬의 보고에 고개를 끄덕인 성강이 무의식적으로 혼잣말을 뱉었다.

매년 1학년 중간고사는 첫날에 절반 이상이 목숨 하나를 잃었다.

이 시험에서는 점수를 많이 획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경쟁자를 줄이는 것도 중요했으니까.

다만 그들은 학생들은 알지 못할 거이다.

첫날에 그렇게 전투를 한 행동이 시험 후반에 어떻게 돌아올지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비효과.

피는 복수를 부르고, 복수는 절망을 낫는다.

그것이 중간고사의 첫 번째 조언이었다.

“특이사항 있나?”

-네,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이어서 성강이 입을 열었다.

인원을 들었으니 이제는 다른 보고를 들을 차례였다.

“말해보게.”

-...

수화기 너머에서 정호찬이 대답하기에 앞서 잠시 뜸을 들였다.

무슨 내용일지 궁금한 성강이 다시금 재촉하려는 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정호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몇몇 학생들이 연합을 맺었습니다.

“연합은 매년 등장하는 전략일 텐데...”

매년 대한고의 중간고사에서 학생들끼리의 연합은 거의 등장하는 전략이었다.

자신들보다 강자를 잡기 위해서, 또는 2일 차부터 출현하는 몬스터를 쉽게 사냥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 명의 학생들이 동맹을 맺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성강의 중얼거림을 들은 걸까.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뱉으려던 정호찬이 뒷말을 흐렸다.

이상함을 눈치챈 성강이 정확한 이유를 물으려는 순간, 정호찬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선월, 황신영, 유리 펜드래건, 그리고 이선일.

이렇게 4명이 연합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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