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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먼치킨 동생이 되었다-95화 (95/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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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으아암...”

기숙사 방 침대에 누워있던 희은이 입을 크게 벌렸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의 화면에 하품한 자신이 비치는 것을 깨닫자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나 왜 이렇게 흉해 보이지? 얼굴도 되게 푸석푸석하고...”

이상한 말을 뱉은 희은이 말끝을 흐렸다.

그녀는 검은 화면을 보며 자신의 뺨을 매만졌다.

떡과 비슷한 부드러운 감촉이 손에 남는다.

분명 주변 사람들은 내 뺨을 만지면서 말랑거린다고 좋아했던 것 같은데.

“...아닌가?”

벌떡!

희은은 그런 생각이 들자 침대 위에 스마트폰을 던져놓고 일어났다.

그 이후로 곧장 화장실로 들어간 그녀가 세면대 거울을 찾았다.

“으음...?”

내 얼굴을 못생기지 않았다.

분명...

그랬을 텐데...

“나 원래 이렇게 생겼었나...?”

거울에 떠오른 얼굴을 쳐다본 희은의 눈이 불편한 듯이 찡그려졌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못생겨 보이는 건지.

물론 평소에도 예쁘다고 생각하는 얼굴도 아니었지만, 딱히 별 흠이 느껴지는 얼굴도 아니었다.

“하아아...”

사실만 말하자면 그녀는 못생긴 얼굴이 전혀 아니었다.

좋은 가문에서 자란 것 같은 고운 윤기가 나는 검은 머리칼.

커다란 눈과 작은 얼굴 등등.

미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가진 수많은 장점이 희은에게 존재했다.

게다가 밝고 털털한 성격까지 가지고 있었으니 그녀를 아는 사람 중에서는 연애의 대상으로 보는 이들이 꽤 많은 편이었다.

아 물론, 연애 감정이라는 것을 느껴본 기억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그녀는 그런 기색을 눈치채지 못하는 바보였다.

쓰윽.

쀼루퉁한 얼굴을 한 채 화장실에서 나온 희은.

잠시 바람이 쐬고 싶었던 그녀가 창문의 커튼을 올렸을 때, 하늘에는 새하얀 별들이 박혀있는 검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벌써 밤이네....”

언제 이리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완전히 해가 저물어버린 하늘을 쳐다본 희은이 중얼거렸다.

띠링!

우우웅.

손목의 워치에서 알림 소리와 함께 진동이 느껴졌다.

가장 최근에 보냈던 팀 제의에 대한 답장이라는 것을 보지도 않고 깨달은 희은.

이미 답에 대해 알 것 같았지만, 그녀는 아주 약간의 희망을 품은 채 내용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희은아 미안! 나 이미 팀 구했어ㅠㅠ

예상했던 대로 거절.

팀 제안을 한 친구의 문자에는 미안하다는 말이 들어가 있었지만, 딱히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문자였다.

“하하... 역시나 이럴 줄 알았어.”

우울해진다.

이런 거절이 몇 번이나 반복되니까 되게 불편하다.

잘못하면 그저 남은 사람들끼리 팀을 맺어야 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머릿속에 상상이

솔직히 집안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굳이 학교 성적을 잘 받을 필요는 없다.

아니, 애초에 졸업조차 하지 않아도 된다.

집안에서 나 따위는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아무리 선아가 나보고 흑영궁을 이끌 거라고는 말했지만.

‘그냥 위로차 이야기하는 거겠지.’

위로의 의도라고 해도 딱히 기분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가문인 그림자 궁을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아니,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검은 그림자를 혐오했다.

돈만 받으면 무고한 사람이라도 죽이는 가문.

가문이라기보다는 범죄집단이라는 말이 훨씬 잘 어울릴 빌어먹을 집단.

“...하아.”

그녀가 실력을 키우고 싶어 하는 이유는 가문에 인정받고 싶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지.

그리고 그 사실은 항상 같이 지낸 주선아조차 알지 못한다.

자신이 가문을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악착같이 숨겼으니 말이다.

학교만 졸업한다면 어떻게든 연을 끊고 홀로서기를 나서기 위해.

같은 가문의 사람인 그녀에게까지 숨긴 희은.

꽈악.

그녀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가문의 손에서 벗어나 당당히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중상위권에 위치했지만, 어떻게든 자신만의 힘을 만들어 올라가야 한다.

그렇게 희은이 결의를 다지는 순간.

띠리리링.

손목의 워치가 한 번 더 울렸다.

다만 문자 알림과는 다르다.

갑작스러운 전화.

워치 화면에 뜬 번호가 처음 보는 것이었지만, 희은은 무의식적으로 통화 수락을 눌렀다.

뚝.

수신호가 끊기고.

익숙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배.”

“선일이?”

기숙사에 들어오기 전에 처음으로 팀원으로 들어와 줬던 소년.

선일의 목소리가 들리자 자연스럽게 희은의 톤이 높아졌다.

그녀는 몰랐다.

선일의 존재감이 워치 너머서도 느껴졌을 때.

얼굴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는 사실을 그녀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했다.

이어서 조금 심장을 진정시킨 그녀가 가볍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근데 무슨 일이야?”

“아 별건 아니고 1학년 팀원을 구한 거 같아서 전화했어요.”

“...응?”

내가 잘못 들었나?

“뭐...뭐라고 했어?”

“1학년 팀원을 구했어요.”

“...진짜루?”

훌쩍.

많이 놀란 건지, 살짝 울먹거리는 희은.

그런 목소리가 손목의 워치를 너머서 귀로 들려오자 선일은 누군가가 떠올랐다.

조금 전에 전화를 나눴던 박대기.

같이 팀을 하자고 제안(같은 협박)을 하자 당황하면서도 수락한 그 또한 조금씩 울먹거렸던 걸 떠올렸다.

‘내가 그렇게 무서웠나?’

“진짜 1학년 팀원 다 구했어...?”

전화기 너머로 박대기의 그 큰 체구가 떨리는 상상을 하며 소리 없는 웃음을 지었을 때, 희은이 물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다 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희은의 귀에는 아니었나 보다.

무언가 말이 살짝 와전된 것 같았기에 정정하려 했지만.

그러나 저렇게 좋아하는 그녀의 모습이 생생히 보일 만큼 기뻐하자 선일은 순간 대답을 고민했다.

그리고 이내 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정확히 말하면 지금 구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구할 것이니 긍정해도 상관은 없겠지.’

“네.”

“다행이다~.”

한시름 놓은 듯 귀에서 풍선처럼 힘이 빠지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만 구하면 되겠네!”

이어서 작은 웃음소리와 함께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힘찬 목소리.

희은의 목소리에 살짝 양심이 찔려왔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 다 구한 건 아니었다.

이 말이 무슨 뜻이냐.

쉽게 말해서 팀원은 알아서 생긴다는 말이었다.

‘박대기가 알아서 구하겠지.’

남은 1학년 팀원들은 그가 직접 박대기에게 부탁했다.

그래도 1학년 학생 중에서는 그나마 박대기가 영향력이 있었고, 그만큼의 능력도 충분히 있었다.

물론 그 말을 듣자마자 처음에는 싫어하는 기색을 냈지만.

‘뭐 어쩌겠어. 시비를 먼저 털었던 게 누군데.’

그는 충분히 감내하고 이겨낼 것이다.

아마도 말이다.

‘화이팅해라, 대기야!’

단 한 톨의 감정도 들어가지 않은 응원의 메시지.

어차피 박대기에게는 들리지 않을 테지만 진심으로 그에게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바라며 선일은 본심을 꺼냈다.

“아 맞다, 선배. 2학년은 파견 기회가 있지 않아요?”

“응? 아아.”

특별한 지시와 허가가 없으면 학교 외의 던전을 탐색할 수 없는 것은 3학년을 제외하고는 전부 마찬가지였지만, 그나마 1학년보다는 2학년이 자유로웠다.

진급하면서 1학년 때는 알지 못했던 몇몇 특권이 존재했으니까.

그 말을 들은 희은 역시 그것을 떠올린 듯 보였다.

“파견권 말하는구나.”

“네.”

파견권은 1학년이 2학년으로 진급할 때 주어지는 특권 중 하나였다.

물론 파견이라고 해서 미개척지대는 물론 천하급 이상의 던전은 갈 수 없다.

그리고 서울 바깥으로 나갈 수도 없고, 기간은 단 하루뿐이었다.

거의 있으나 없으나 학교생활에는 딱히 큰 변화가 없는 특권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권리.

그러나 지금 그에게는 가장 필요한 권리였다.

“혹시 사용하신 적 있어요?”

“아니?”

후우.

희은의 말을 듣자마자 선일의 입가가 작은 호선을 그리며 웃었다.

다행이다.

입 모양으로 그렇게 말한 그의 생각을 알 리 없는 희은이 물었다.

“갑자기 파견권은 왜?”

“던전에 관심이 있어서요.”

선일은 본심을 숨신 채 미리 생각해두었던 말로 그녀의 질문에 대답했다.

본래 파견권의 목적은 따로 있었다.

테이머로써 희은이 가진 잠재력의 개화.

원작에서는 유일하게 그녀만 가지고 있었던 친화력이라는 스텟을 지금은 그도 가지고 있었다.

다만 문제가 그 친화력을 알려줄 이가 아직은 개화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뿐.

‘하지만 누가 믿을까.’

어제까지만 해도 검을 쓰고 몸으로 직접 전장에 뛰어드는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당신은 검이 아닌 테이머의 재능을 가졌습니다’라고 말하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게다가 그 어떤 사람이 이제 처음 본 사람인데?

‘답은 당연히.’

아니다.

그런 말을 뱉는다면 당사자인 희은은 분명히 당황할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힘을 남이 안다는 점부터 이상한 데다가.

죽이는 법만 배우는 그림자 궁 안에서 살아온 그녀가 테이머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개화할 시기를 기다리지는 못해.’

물론 팀훈련도 중요하고, 생존도 중요하다.

다만 제일 중요한 것이 다르다.

이제 팀훈련이 끝나고 나면 원작에서 가장 중요했던 신하윤의 타락이 있을 중간고사도 있고, 설계자가 경고한 분기점이라는 것도 언제가 될지는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아마도 분기점이 있을 시기는 중간고사 또는 다음 주에 있을 팀훈련 둘 중 하나가 분명하다.

‘대비는 이제 해둬야 해.’

게다가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의 적들 또한 만만치 않다.

이제 마인들의 교단 또한 직접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고, 그 움직임에 맞춰 또 다른 집단들 또한 움직일 것이다.

원작의 주연들조차 힘들어했던 적들과 원작과 다른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무기는 많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 무기 중 하나는.

“선배 그러면 내일 던전이나 갈래요?

안희은이라는 조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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