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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먼치킨 동생이 되었다-40화 (40/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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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유리와 하윤이 떠난 후.

퇴원수속을 밟기 위해 링거를 떼고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선일이 나지막히 한숨을 쉬었다.

“하아... 피곤하네.”

학교뿐 아니라 협회에서도 혼란이 왔다는 유리와 하윤.

두 소녀에게 들은 얘기는 대부분 선일이 썼던 악사영의 내용들과 비슷했다.

첫 번째 혼란.

성지연을 시련에 추천한 선생들부터 비롯해 그와 연결된 다른 헌터들, 길드, 그리고 나라의 국정을 담당하는 정계의 인물들까지 모조리 추적을 피할 수 없었다는 점.

‘그들은 빙산의 일각이지만 2년 전에 실패한 악마강림의 여파로 7개의 교단은 전면적으로 나설 수는 없어.’

이번 암살을 실수 없이 처리한 것이 다행인 점.

두 번째는 몇몇 과목의 교사들이 다른 인원으로 교체되었다는 점.

분명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다만 달라진 게 있어.’

쉽게 말해 변수.

원작대로라면 시련에서 정호찬과 이상철은 이슈탈에게 중상에 가까운 부상을 당한다.

다음 날, 두 사람은 회복을 위해 휴직을 시작하고, 그 타이밍을 틈타 학교 내부에 존재하는 탐욕의 마인, 연구자가 악마의 씨앗인 신하윤을 관찰하기 위해 A반의 임시 담임으로 온다.

그러나 전개가 바뀐 지금.

두 사람은 여전히 담임을 하고 있었기에 연구자가 어떻게 나올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대충은 예상할 수 있어.’

동시에 그녀가 접근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이선월도 문젠데.”

두 사람이 돌아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병실에 어머니인 백설부터 담임 선생님인 정호찬과 교관인 성강, 대한고의 교감인 엘레나까지 몇몇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들 중 대부분이 선일의 몸 상태에 대해 걱정했지만, 혼자 남은 엘레나가 자신에게 한 이야기는 표정숨기기를 사용했어야 했다.

-그 암살자. 네가 한 짓이지?-

-....아니요?-

선일은 속으론 동요했지만 다행히 표정숨기기에 의해 그녀에게 뻔뻔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스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진 표정은 하이 엘프인 엘레나의 감각조차 속이는게 가능했다.

물론 그녀가 나갈 때, 이상한 말들을 중얼거리기는 했지만 선일은 애써 그 기억을 잊었다.

‘뭐... 괜찮겠지.’

엘레나가 그의 정곡을 정확하게 찌른 이야기도 충격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가장 충격적인 말은 따로 있었다.

아니, 어찌보면 강선일로 살아와 지금에 이르러서까지 가장 충격적인 말 중 하나일 수도 있었다.

‘이선월이 나를 업고 선생님들한테 데려왔다는게 믿기지가 않네...’

악사영 속에서 그가 가장 싫어하는 인물 중 하나인 이선일.

그 이유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선일은 자신이 그저 대충 만들어놨던 설정인 2년 전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극도로 혐오하는 이선일이 아무리 혼절한 환자였다지만 원작의 이선월이었다면 선생들에게 뒷일을 맡겼을 것이다.

어쩌면 그냥 시련 속에 쓰러진 그를 내버려두고 갔을 수도 있고.

선일은 오른손으로 턱을 짚으며 중얼거렸다.

“흐음... 내가 한 일이 이선월의 성격에 영향이 간 건가?”

물론 확실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선일은 그 이선월이 약간이나마 변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원작자의 감.

이선월이라는 인물에 대해 전 세계의 사람 중, 아니 전세상의 존재 중에서 가장 잘 안다고 다짐하는 그 작가의 감이다.

물론 그 작가의 감도 전개가 비틀리면서 슬금슬금 떨어지는 것 같지만...

“...일단 보상이나 보자.”

그는 애써 무시하고 자연스럽게 설계자를 확인했다.

선일의 귀에 경쾌한 기계음이 울려퍼졌다.

띠링!

[침식율이 상승합니다!]

[침식율의 급격한 상승에 동화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

[ㅅ$가 개입합니다. @%가 진행됩니다.]

[@#가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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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 없이 많은 알림.

선일은 눈가를 찡그려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상승했어.‘

침식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기절해있을 때 꿨던 흐릿한 꿈.

평소 침식율이 상승하면 봤던 동화와는 다르게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애써 기억하려 노력 해봐도 머리가 극심한 통증을 느꼈기에 선일은 잠시 그에 대한 기억을 잊은 상태였다.

휙.

‘저리 치워.’

선일은 가볍게 침식율과 관련이 있는 알림을 지웠다.

그는 에피소드가 종료한 이후에 얻은 알림만 남겼다.

이후 보상의 내용을 확인하자.

선일은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와우.”

[메인 에피소드: 마를 숭배하는 자 종료.]

[에피소드 보스 ‘생사를 귀찮아하는 암살자 이슈탈’을 살해해 스텟이 급격히 상승합니다!]

[에피소드 보스 ‘생사를 귀찮아하는 암살자 이슈탈’을 살해해 《선을 지탱하는 자》가 생성됩니다!]

[에피소드 중간보스 ‘숨어있던 색욕의 마인 성지연’을 퇴치해 감각증폭(A)이 진화합니다!]

[덮어쓰기(?)가 감각증폭(A)의 영향을 끼칩니다!]

[초현실저항(S)을 획득합니다!]

“S급 스킬?”

감각증폭이 진화하며 생성된 S급 스킬 초현실저항.

웬만한 재능이 있어야만 얻을 수 있는 S급 스킬 하나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결과지만 메인 에피소드가 종료하고 얻은 보상은 스킬 하나로 끝이 아니었다.

‘새로운 칭호까지 얻을 줄은 몰랐는데...’

악사영의 주인공, 이선월의 칭호는 유일 등급의 《주인공》.

언젠가 잔인하고 안타까운 미래를 맞는 히로인 신하윤의 칭호가 유일 등급의 《슬픈 운명의 아이》인 것처럼.

칭호는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나 마찬가지다.

빙의자인 선일의 칭호가 겉과 속이 다른 존재인 것처럼 말이다.

“근데 칭호의 등급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의 말대로 칭호의 등급은 총 4개로 이루어져있다.

유일, 특이, 희귀, 보통.

유일은 말 그대로 단 한 명만 가질 수 있고, 특이는 얻는 확률이 극악일 정도로 난이도가 매우 높다.

희귀는 특이 정도는 아니지만 난이도가 꽤나 있는 칭호고, 보통은 세상 사람들 전부가 가지고 있을 법한 칭호다.

그런 게다가 희귀 이상의 칭호부터는 특수한 능력이 존재한다.

물론 등장인물들은 능력은커녕, 자신들에게 걸맞는 칭호가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작가인 그만 알 수 있는 설정이었으니까.

‘특별한 칭호를 가진 등장인물들은 자신에게 축복이 있다고만 생각하지. 그 축복이 독인지 진짜 축복인지는 알지 못하고.’

원작에서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칭호와 스킬인 만큼 자세하게 확인하기 전까지 그 효과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칭호의 등급은 알 수 없지만 스킬만큼은 최상급이니 그의 목표인 생존에 꽤나 쏠쏠한 도움이 될 것이다.

두근두근!

선일은 설레하는 심장을 힘겹게 진정시켰다.

세상에서 가장 설렌, 그리고 조용한 카운트가 시작됐다.

하나...

둘...

셋...!

띠링!

설계자의 익숙한 기계음이 지금 이 순간에는 배달부가 며칠 전부터 고대하던 택배를 가지고 누른 초인종처럼 들려왔다.

너무나도 기대되는 순간!

선일의 시야에 푸른빛이 켜졌고.

동시에 그는 입을 벌렸다.

[칭호-선을 지탱하는 자(특이): 당신은 마를 숭배하고, 악을 행하는 자들에게서 균형을 지키는 인간입니다. 악인 또는 악마숭배자와 전투 시, 그들은 당신에게 위압감을 느끼고 공격력이 저하됩니다!]

특이 등급의 칭호.

그 효과도 마침 원작의 메인 빌런들인 악마숭배자를 상대하는데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되는 내용이었다.

선을 지탱하는 자라는 칭호도 이만하면 만족할 테지만.

그의 표정이 놀람으로 얼어붙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스킬-초현실저항(S): 감각이 소유자의 스텟에 따라 강화됩니다. 동시에 환상, 환각, 정신계열 마법과 같은 초현실을 최대 90% 확률로 저항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최대 10% 확률로 소유자가 당한 초현실을 상대에게 반사합니다. (확률은 소유자의 수준에 따라 다소 변화할 수 있습니다)]

‘...’

주인공 이선월이 가진 S급 스킬 초감각처럼 단순히 감각을 강화시키는 계열이 아니었다.

물론 초감각은 극한으로 단련할 시, 초월자의 권능에도 반응할 수 있을 만큼 감각을 극한까지 올리는 사기적인 스킬이었지만....

지금 선일이 얻은 초현실저항은 더욱 괴물 같은 스킬이었다.

“...”

어떤 말을 해야 이 능력을 쉽게 정의해야할 수 있을지 선일의 머리는 고민했다.

한참을 침묵한 뒤에나 입 밖으로 나온 것은...

“미친.”

아주 강렬한 한마디.

그럼에도 그의 충격을 표현하기에는 매우 부족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데?’

초현실.

통칭 비틀린 현실.

작게는 생명체의 현실에 간접적으로 간섭하는 환술 같은 정신계열 스킬부터.

크게는 초월자들이 사용하는 권능의 영역인 시공까지.

인간의 세상을 간섭해 비트는 현상이 바로 초현실이었다.

스킬의 이름이 [초현실저항]이었기에 대충 예상은 했다.

감각증폭의 메커니즘인 감각을 예민하게 만드는 점은 그대로 가져간 채, 초현실에 저항할 확률도 생겼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반사라니.’

최대 10분의 1의 확률로 초현실을 시전한 적에게 역으로 틈을 만들 수 있다는 점.

아마도 사기성으로만 따지면 이선월이 가진 검의 축복 급이 아닐까 생각했다.

시련의 주인인 위그드라실이 자신과 관련된 시련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상인 신수와의 교감을 느끼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 정도 보상이면 시련의 보상을 얻지 못했어도 이득이야.”

신수는 굳이 시련 안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정순하고 자연의 기운, 그 중에서도 신수와 맞는 속성력이 강한 지역에서나 극악의 확률로 만날 수 있다는게 문제일 뿐.

그러나 아무리 극악의 확률로 만날 수 있는 신수라지만 원작자인 선일이 모를 리가 없었다.

그가 걱정하는 이유는 확률이 아니라 다른 이유였다.

‘내 속성은 불과 태양.’

가뜩이나 알 수 없는 신수들 중 가장 성질 더러운 불의 신수들.

툭하면 분노하고 툭하면 재앙을 내리는 그 녀석들과 인연을 맺어야 한다는 사실에 선일은 자신이 너무나 불쌍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둘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면...

“나중에 화산이라도 가야겠네.”

고생길이 훤히 보이는 미래에 선일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

그 시각.

대한고 교무실 내부에 있는 회의실에서는 무거운 적막만이 감돌았다.

“...”

3월 후반에 있었던 정기회의와 같이 많은 선생들이 앉아있었지만, 자리가 모두 차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몸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기운.

평소라면 적당히 갈무리했을 그들은 마력을 강한 살기와 함께 풀풀 풍기고 있었다.

...까드득!

그들의 중앙에 서있었던 성강이 부서질 정도로 강하게 이를 깨물었다.

그의 눈에서 강한 분노가 느껴졌다.

2년 전, 박멸시킨 악마숭배자들이 바퀴벌레처럼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는 사실에.

고작 그딴 쓰레기들이 자신의 학생들을 건들려고 했다는 사실에.

마지막으로 교사 중에서도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기술력이 늘어난건가.’

현장에서 멀어진 선생들이라 해도 바로 곁에 있었던 악마숭배자에게서 마기를 감지 못했다는 점은 이상했다.

성강은 머리가 아파졌다.

‘젠장. 다시 단련해야겠군.’

덜컥!

성강이 아픈 머리를 감싸는 동안 문을 열고 엘레나가 들어왔다.

“괜찮냐?”

엘레나는 들어와 짐짓 가벼운 투로 말했다.

그러나 성강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스승이 더없이 분노했다는 것을.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린 성강을 한차례 바라보고 나서야 엘레나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이번 회의 내용은 별거없다. 첫 번째는 그냥 몇몇 과목 수정이니 금방 끝날거다. 그렇지만 두 번째는 2주 후에 있을 현장체험 이야긴데... 그 전에 하나만 말해주마.”

그녀의 말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듣고 있던 교사들이 전부 긴장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헛숨을 삼켰다.

누군가는 헛기침을 뱉었다.

누군가는 마른 침을 넘겼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다.

엘레나.

몇백 년 전부터 살아온 괴물이 분노했다는 것을.

그녀가 선언했다.

“만약 학교에 쥐새X가 있다면...”

쿠웅..

그대로 목을 뽑아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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