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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먼치킨 동생이 되었다-38화 (38/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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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두두두두!

성지연의 복부에 닿은 황혼의 총구가 화려하게 불탄다.

동시에 황혼에 미리 채워놨던 마력이 순식간에 사라지기 시작한다.

오른손을 채우는 여명에 존재하는 [프로미넌스 레이]처럼 왼손의 황혼에도 특수한 스킬이 존재했다.

[특수스킬(황혼)-래피드 플레어: 쌍둥이 무구인 여명이 존재할 때, 사용할 수 있다. 황혼에 충전된 마력을 전부 소모해 밤이 오기 직전, 모든 것을 끝내는 황혼의 탄을 연속적으로 발사해 방어를 무시합니다.]

이슈탈의 심장을 단숨에 꿰뚫은 프로미넌스 레이가 탱크를 단 한 발로 박살내는 대물저격총이라면.

성지연의 복부를 연타하는 래피드 플레어는 다름 아닌 생물체는 거부할 수 없는 절대적인 화력의 기관총!

단순하게 오직 한 번의 데미지로만 본다면 프로미넌스 레이가 단연 압도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래피드 플레어를 전부 맞는다고 가정했을 때는 프로미넌스 레이의 데미지를 상회한다.

콰콰콰콰앙!

영거리라고 봐도 좋을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맞는 황혼의 탄.

황혼의 총구에서 자색 불꽃의 탄이 순식간에 속사되어 성지연의 복부를 태운다.

아마 래피드 플레어를 맞는 성지연은 B급 마법사가 사용하는 공격 마법을 쉼 없이 맞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끄아악!!!!”

그녀의 입에서 인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끔찍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마인의 재생력으로도 따라갈 수 없는 공격 속도에 거리를 벌리려한 성지연.

아직 오른손은 회복되지 않았으니 행동에 쓸 수는 없지만.

그녀에게는 아직 왼손이 남아있었다.

촤악-!

양손에 고루 분배되는 마기를 왼손에만 밀집시키자 클로와도 비슷했던 검은 손톱이 처음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해진다.

이제는 손톱보다는 다섯 개의 창이라고 해야 할 것만 같은 모습!

그만큼 들어있는 마기의 양과 질이 더욱 강해진 것을 선일은 느꼈다.

게다가 불행하게도 이곳에 오기 전, 미리 황혼 안에 충전해놨던 마력도 거의 소모해간다.

성지연 역시 복부에 밀집대는 화력이 점점 느려지고, 또한 약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이 공격만 끝나면 죽인다...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서 선월이의 앞에 둘 거야.’

원래 생명체는 죽음이 앞에 다가오면 한계를 넘는 힘을 발휘한다고 하던가.

자신의 마기가 한 단계 진보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눈치 챈 성지연.

‘내 마기는 지금 평신도가 아닌 전도자(missionary) 수준이야!’

그녀의 입가가 희열에 찢어지며 호를 그렸다.

씨익.

직후.

두두두두.....

두두....

.....

뚝.

아름다운 라인을 자랑하는 자신의 복근.

그런 자신의 몸을 고통스럽게 태우던 빌어먹을 연타가 멈춘 것을 눈치 챘다.

직후 전도자급으로 성장하며 마기와 함께 배는 강력해진 은총이 배와 오른손의 상처에 감돌며 빠르게 재생된다.

‘다 됐네.’

황혼의 마력이 전부 떨어진 것을 정확히 체크한 선일.

탄환이 떨어진 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그는 확인 차 방아쇠를 당기는 헛짓거리는 하지 않았다.

스킬이 끝나가는 타이밍을 미리 계산했다. 그가 곧바로 표정숨기기를 발동시키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자신의 마력이 고갈될 줄은 몰랐던 사람처럼.

촤악-!

이어서 선일은 뒤로 도약했다.

일부러 보법은 밟지 않은 그는 자신의 계획을 다시 생각했다.

‘성지연은 아주 조그마한 상처로도 환상을 발동할 수 있다.’

그 순간, 검은색 거창, 아니 손톱이 날아들었다.

선일은 그 공격을 보고도 피하지 않았다.

아니.

피할 필요가 없었다.

푸확.

피가 튀었다.

악마에게 영혼을 받친 마인의 검은 피가 아닌.

선명한 선홍색의 생기 넘치는 피!

피로 만들어진 장미가 허공에서 피어나자 성지연은 환희를 감출 수 없었다.

그녀의 뇌를 수많은 문장들이 가득 채웠다.

일단 먼저 저 개X끼를 찢어죽이기 전에 환상으로 지옥을 보여주자.

이성과 정신이 완전히 공허해지기 전까지 수십, 아니 수백 번 지옥을 되돌리는 거야.

그리고나서 정신이 완전히 무너졌을 때, 유리 물건을 다루는 것처럼 아주 조심스럽게 몸을 자르자.

그 다음엔 선월이의 환각을 해제하는 거야.

아무리 좋은 사이는 아니라지만 만약 피를 나눈 동생의 시체가 눈앞에 있다면?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는 선월이라면 어떻게 반응할까?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울부짖을까?

아니면.

평소의 그 차가운 무표정일까?

나를 죽이고 싶어 할까?

‘아아 설레라!’

3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행복회로가 돌아갔다.

그 후 이성을 되찾은 그녀가 손가락을 튕겼다.

색욕의 권능.

[발푸르기스의 밤]

미친 마녀들의 축제.

색욕의 악마를 섬기는 마녀들이 사용하는 권능은 거의 실제와도 같은 환상을 일으킨다.

물론 색욕의 교단에 존재하는 교주급만 되어도 환상을 실체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권능 중 하나이지만, 이제 막 전도자급인 성지연은 그 정도까지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색욕의 권능뿐만 아니라 모든 마인의 권능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교단에 속한 인물만 알 수 있는 아주 작은 약점이지만.

악사영을 집필한 강선일은 이미 모든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이야.’

발푸르기스의 밤이 시작되자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이어서 저 앞에서는 현실에서도, 악사영에서도 볼 수 없던 일그러진 존재들이 역겨운 몸을 끌고 달려온다.

인간이 지을 수 있는 모든 부정적인 표정이 몸에 박혀있는 거대한 고릴라.

피눈물을 흘리지만 입가는 찢어진 거대한 여성.

그리고 그 외에 여러 악의의 찌꺼기들.

공포, 고어.

그런 단어를 그대로 형상화한 모습에 겁을 먹을 수도 있었지만 선일은 평온하게 자신의 소설을 떠올렸다.

설정오류, 너무 많은 발암캐, 그리고 노잼 드립이 난무하는 악사영.

그런 원작의 내용 중에서도 굵은 볼드체로 작성했던 설정.

‘환상 계열인 발푸르기스의 밤. 악마가 보여주는 꿈을 정통을 파훼할 수만 있으면 권능을 사용한 자는 패닉에 빠진다.’

몇날며칠을 생각해 만든 후, 행복해했던 중학생 강선일의 설정.

자신의 손으로 만든 활자들이 지금에 와서야 은혜를 갚는다.

‘어릴 때는 이렇게 악사영의 세계 속으로 들어오게 될 줄은 전혀 몰랐었지.’

쓰게 웃은 선일의 머릿속에 각인된 원작의 페이지들이 순식간에 넘어간다.

그리고 넘어가던 페이지는 한 장면에서 멈춘다.

씨익.

현실에 있던 선일의 입가가 시원스럽게 호를 그린다.

환상 밖에서 공허한 표정의 선일과 환상 속의 선일을 보며 성지연이 순간 거부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을 때.

“35화를 덮어쓴다.”

선일의 입에서 성지연은 들을 수 없는 시동어가 나지막하게 울려 퍼진다.

직후.

띠링-!

선일의 귀에 익숙한 기계음이 들린다.

분명 어젯밤에도 들었지만, 오늘따라 더더욱 반가운 설계자의 알림소리.

선일은 자신에게 공포라는 감정을 품은 악의의 찌꺼기들을 향해 붉은 태양을 보였다.

[35화 중- 일그러진 숲을 바라본 선월은 밤피르를 사냥하며 얻었던 증폭된 감각이 현실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를 변경합니다.]

악의의 찌꺼기를 불태우던 선일은 밤피르를 죽이며 얻게 된 감각증폭이 바로 자신의 심장을 가리켰다는 것을 자각했다.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도 어떻게든 정신을 붕괴시키겠다는 의도가 다분한 환상에 선일은 헛웃음을 지었다.

마인들은 모두 이런 자들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을 만든 것은 자신이었다.

이제는 현실이 된 소설 속의 세상을 위협하는 악인들.

이선일과 강선일 모두를 위해.

현실에서도, 이곳에서도 살인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성지연 너는 죽어야 돼.”

[스킬:표정숨기기를 발동합니다.]

헛웃음을 지었던 선일의 얼굴이 무서울 정도로 차가워지며 이성이 공포를 잠식한다.

이름과는 달리 표정 뿐 아니라 감정까지 숨길 수 있는 스킬 덕에 선일은 망설임 없이 심장에서 타오르는 태양을 극단적으로 키웠다.

이어서 다시 한 번 덮어쓰기가 발동된다.

[35화 중- 그 사실을 자각한 순간, 선월의 검은 뒤에서 쫓아오는 수많은 몬스터가 아닌 앞을 향해 검을 들었다. 정신이 환상 속에 빠져있었지만, 선월은 믿었다. 자신의 검은 본능에 따라 뒤의 적을 벨 것을 말이다. -를 변경합니다.]

심장이 트리거라는 사실을 자각한 순간, 선일은 오른손의 여명을 강하게 쥐어 앞에서 따라오는 괴물들이 아니라 자신의 심장 앞에 세웠다.

감각이 증폭된 선일은 믿었다.

자신의 주먹은 살고자 하는 본능에 따라 두근대는 심장이 아닌 적을 부술 것을 말이다.

직후 대부분의 마력이 모인 심장을.

선일의 여명이 강타했다.

그러나 끔찍한 감각은 아니었다.

자신의 심장이 터지는 순간과 동시에 사방에 가득 쌓여있던 악의가 사라지며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아아... 으아아아아아!!!!!!!”

성지연의 얼굴에 선일의 주먹이 닿으며 그녀가 쓰러진다.

곧바로 눈동자의 색이 돌아온 선일이 발작하는 성지연은 차가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내 주먹에 맞아서가 아니라 발푸르기스의 반동 때문이구나.’

자신이 생각했던 그대로 일어났다.

아마 그녀는 내게 보여줬던 꿈, 아니 지금까지 발푸르기스를 사용했던 상대들의 꿈을 모조리 느끼고 있을 것이다.

저 꿈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얼른 정신을 차리기 전에 죽여야 한다.

선일이 그녀를 일격에 끝내기 위해 자세를 잡은 순간.

찌잉-!

“으윽...!”

선일의 머리가 엄청난 격통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처음 빙의했던 때와 비교했을 때, 배 이상으로 심각한 고통스러운 머리의 울림에 성지연과 싸우기 이전에 진작 후들거리던 무릎이 땅에 닿았다.

그런 고통에서도 선일의 귀는 정상이었다.

물론 그는 그 사실을 바라지 않았지만 말이다.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몇 번인지 모를 설계자의 소리가 그의 귀를 가득 채웠다.

고통을 버티기 힘들어 조금씩 시야가 흐려지는 선일은 설계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이 고통이 어디서 시작되는지는 대강 추측할 수 있었다.

‘젠치....침식...률 때문인가...?’

그 말대로 그 고통은 침식율이 상승하면서 일어난 것이었다.

원작의 이선일이었다면 가지 못했을 시련, 그리고 그 곳에서 원래는 죽지 않았을 운명이었던 이슈탈, 그리고 선월에게 죽음을 당할 예정이었던 성지연을 상대한 것까지.

원작과는 달라진 전개에서 일어난 나비효과에 의해 침식율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사실을 선일은 아직 알 수 없었다.

“X..발.”

나지막이 욕지거리를 뱉은 선일은 거의 빈사나 마찬가지인 성지연을 끝내지 못한 채 기절했다.

이 때, 만약 반동이 끝난 성지연이 정신을 차린다면 선일은 운명을 거역하기도 전에 이곳에서 죽게 될 것이다.

그러나.

스릉....

그 전에 아주 맑은 검명이 울렸다.

동시에.

아우우우!

이상하게 반가운 느낌이 드는 늑대 울음소리가 들리자 숲을 폭력적인 달의 기운이 채워간다.

“X발.”

으드득!

피가 날 정도로 강하게 입술을 깨문 소년은 평소에는 써본 적이 없던 욕설을 뱉었다.

혐오스러웠다.

거의 의절이나 마찬가지였던 동생이 자신을 구하려했다는 사실에.

환상 속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에.

이런 자신이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현실이 전부 역겹지만 그 중에서도.

그 중심에 있는 내가 제일 역겹다.

“X발!!!”

욕설을 뱉은 선월은 차가운 분노를 나지막하게 터트리며 성지연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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