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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먼치킨 동생이 되었다-37화 (37/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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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타닥!

선일은 달렸다.

거대한 마력소모와 함께 몸의 무리가 가는 APX 포션을 사용했기 때문에 곧바로 쓰러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몸이었지만 선일은 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다행히 자연체가 마력을 흡수해서 조금은 회복했어.’

물론 마력이 거칠기 때문에 아마 오늘 이후로 한동안 마력을 사용하는 일은 자제해야할 것 같지만.

“그래도 죽는 것보다는 낫지..!”

하아하아...

‘훈련이 효과가 있는 것 같네.”

거친 숨을 내쉬고는 있지만 진작에 쓰러졌어야할 선일의 몸뚱아리는 잘 움직이고 있었다.

선일은 성강이 내린 훈련이라는 이름의 체벌을 며칠동안 계속 하다보니 신체능력이 올라갔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욱씬!

그와 별개로 단전에서 일어난 지속적인 격통을 선일은 정신력으로 애써 눌렀다.

그 순간.

우웅-!

저 앞에서 희미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그 존재감에서 느껴지는 마력...

자연체와 감각증폭에 의해 선일이 마력을 감지하는 능력은 현직에서 활동하는 헌터와 비슷할 정도였다.

그런 감각에 툭하고 걸린 이질적인 마력.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은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어떻게 본다면 선일이 가진 마력인 태양과 대칭되는 힘.

“...달이구나.”

선일은 자신의 앞에서 느껴지는 희미한 존재감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태양의 열기와는 다른.

겨울보다 싸늘한 달빛이 가죽처럼 감도는 외뿔 늑대 [다이앤].

‘얘가 근처에 있다는 말은 이선월한테 멀지 않았다는 의미일 텐데.’

터벅...

크르르...

그 사실을 깨달은 직후, 선일의 앞에 은은한 푸른빛 갈기를 휘날리는 다이앤이 나타났다.

곧장 나타날 줄 몰랐던 선일이 당황하자 다이앤은 이마에 솟아있는 외뿔을 바닥으로 향했다.

‘인사한 건가..?’

어째서인지 그 모습이 자신을 존중하는 듯한 기분에 선일은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신수는 인간에게 호의적인 종류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다이앤도 그 중 하나이니 존중해주는 것도 이해가 되네. 근데 이선월은 어디 있지.’

갑자기 선월의 존재감이 희미해지자 선일은 잠시 발을 멈췄다.

멈칫.

갑자기 멈춘 그를 궁금한 눈빛으로 보는 다이앤을 한 차례 쳐다본 다음, 선일은 눈을 감았다.

자연체와 더불어 감각증폭까지 한계까지 활성화시키자 무언가를 느꼈는지 다이앤은 으르렁거렸다.

크릉.

“잠깐만 있어줘.”

말을 끝내자마자 선일의 세계는 한없이 어둠으로 떨어진다.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인간의 오감을 전부 배제시킨 그에게 유일하게 남은 직감과 마력을 감지하는 능력.

훨씬 강렬하게 느껴지는 순간에 맞춰 빠르게 공간을 확장시키자 꽤 먼 곳까지 닿을 수 있었다.

‘찾았다.

원작에서도 그의 기연인 다이앤과 만나기 직전에 전투를 시작했던 터라, 꽤나 가까운 곳에 희미한 달의 마력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와 더불어.

‘마기까지..!’

선일은 눈을 뜨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기구나.”

선일은 곧바로 단전의 마력을 심장으로 옮겼다.

이어서 장갑형태였던 여명과 황혼을 권총으로 변형시킨 뒤, 마력으로 몸 전체를 강화했다.

쿨타임이 꽤 긴 편인 비장의 한발과 프로미넌스 레이를 사용했으니 멀리서 저격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몸 상태도 엉망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선일은 패배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덮어쓰기가 남아있으니까.’

원작의 전개에서 자신의 비중이 커지면 상승하는 침식율.

어쩌면 자신을 잃게 될 수도 있는 위험한 것이지만 그런 침식율을 덮어쓰기는 소모한다 써있었다.

‘그 의미가 아직은 정확히 모르지만 그래도 나쁜건 아니겠지..!’

크르릉...컹!

곧바로 신경을 곤두세운 선일을 향해 다이앤이 짖으며 다가왔다.

이어서 이마의 뿔로 선일의 다리를 찌른 다이앤.

뿔의 끝은 송곳보다 훨씬 날카로웠기에 누군가 본다면 선일을 공격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원작자인 그는 다이앤이 취한 행동을 알았다.

‘일종의 버프.’

선일은 무거웠던 몸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신수란 짐승들은 전부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는 영물이다.

그 중에서도 상위에 위치하는 신수인 다이앤은 아마도 자신과 만나게 될 소년의 위기를 감지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를 구해줄 자신에게 힘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내 상상일 뿐이지만 말이야.’

“고마워.”

컹컹!!

마치 힘내라고 말하는 듯한 다이앤의 모습에 선일은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다.

한 번 푸른빛의 갈기를 부드럽게 쓰다듬은 선일이 다리를 집중해 마력을 불어넣었다.

직후.

파앙-!

탄환처럼 쏘아지는 선일.

어차피 성지연만 끝을 낸다면 이번엔 그냥 쓰러져도 상관없다.

선일은 자연체로 회복한 마력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키잉-!

화륵!

코어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양손에 든 마총에 뜨거운 마력이 느껴졌다.

이어서 시야에 둘의 모습이 보일만큼 가까워지자, 선일은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상에 당해 가만히 서있는 이선월과 그런 선월의 손목에 날카로운 손톱을 갖다 댄 성지연.

검사의 생명이나 마찬가지인 손을 자르려는 그녀를 향해 선일은 황혼을 조준했다.

이어서 검은 손톱을 높게 들어 올린 성지연.

그 때, 선일이 입을 열었다.

“그 손 치워.”

타앙!

밝은 적색을 뿜어낸 여명과는 다르게 황혼에서는 자색 불꽃이 쏘아졌다.

보랏빛 불꽃은 성지연의 손톱에 순식간에 도달했고.

콰자작!!

단단한 갑옷이 통째로 박살나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성지연이 들어 올렸던 손톱은 박살났다.

“꺄악!!”

갑작스레 날아온 불꽃에 반응하지 못한 마인의 목에서는 귀를 찢는 것 같은 비명이 튀어나왔다.

“이런 X발! 어떤 새X야!!!!!”

선월을 향해 애교를 부리던 얼굴은 온데간데 없었다.

불꽃이 날아온 방향으로 소리치는 성지연의 얼굴은 그야말로 악귀 그 자체였다.

선일은 황혼과 여명을 건틀릿 형태로 변환시킨 뒤에 표정숨기기를 발동했다.

내 감정이나 상태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표정을 숨기기 위해 안면근육이 움직였다.

자신의 얼굴이 더없이 평온한 표정이 되었다는 것을 느낀 선일이 천천히 숲에서 튀어나왔다.

“하아? 선월이 동생 맞지이? 네가 지금 이런 거양?”

악귀 같은 얼굴로 말 끝에 애교가 들리니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다.

게다가 눈도 썩는 것 같고.

선일은 짐짓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뒤 입을 열었다.

“미친 X.”

뚝.

선일의 입에서 욕이 나올 줄은 몰랐는지 그녀에게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마인도 인간과 똑같은 신체를 가지고 있다보니 이성을 잃으면 나는 소리는 똑같나보다.

두근..!

직접적인 살기를 맞으니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무서워서 뛰는 박동이 아니다.

배치고사 때. 그리고 밤피르와 싸웠을 때.

적을 앞에 뒀을 때 느꼈던 감각이다.

‘하... 내가, 아니 이선일도 미쳤지. 이런 위험한 상황이 왜 설레냐고?’

그런 생각과 반대로 선일의 입에서는 이성을 잃기 직전인 색욕의 마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역린을 건드렸다.

“아! 보기 역하니까 못생긴 얼굴 좀 치워줄래?”

“이 개X끼가..!”

촤아악-!!!!!!!!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성지연의 몸에서 마기가 미친 듯이 새어나왔다.

공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선일 역시 격하게 적양권을 활성화시켰다.

용의 발톱과도 비슷한 형태의 건틀릿에 태양의 힘이 감돌자 몸에서 느껴졌던 떨림이 사라지는 것 같다.

선일은 마기를 클로처럼 손에 두른 성지연을 향해 손을 까딱 움직였다.

“덤벼 추녀야.”

“닥쳐!!”

격노를 숨기지도 않은 성지연이 순식간에 선일에게 달려들었다.

성지연의 성격과 능력을 잘 알고있는 선일은 그녀의 속내를 곧장 파악했다.

‘어떻게든 상처를 입혀 환상을 일으키겠다는 생각이겠지.’

성지연이 분노한 표정에는 미세한 웃음이 느껴졌다.

환상을 일으켜 자신을 고통스럽게 죽이겠다는 생각이 그대로 보이는 선일은 적당히 자세를 잡았다.

‘대충 어울려볼까.’

빙의하기 전, 강선일의 성격이었다면 아무리 능력을 알고 그 능력이 통하지 않는다 해도 거리를 주지 않았을 텐데.

‘이선일의 몸이 반응하는 건지, 아니면 침식율 때문에 이선일의 의식이 조금씩 들어온 건가.’

알 수는 없었지만 지금은 그저 본능에 따랐다.

한 달 전에 선일이라면 강력한 신체능력을 가진 마인과의 육탄전은 무리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자연체로 흡수한 마력으로 신체능력을 극한으로 강화한데다가, 성강과의 훈련으로 인해 기본 스펙까지 늘었다.

콰직!

바닥을 강하게 밟으며 선일도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지지 않겠다는 자신에게 달려오는 그의 모습을 바라본 성지연은 일그러진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총합 열 개의 날카로운 손톱이 선일을 향해 날아들었다.

“뒤져!!!”

“남을 죽인다는 소리를 아주 그냥 당당하게 하네.”

동시에 날아오는 공격이 아니라 아주 미세한 시간을 두고 쏘아지는 공격.

1초, 아니 0.1초만 반응을 못해도 그대로 허용해야 하는 공격에도 선일은 주춤되지 않았다.

오히려 선일은 다시 한 번 땅을 박차며 가속했다.

“...?!”

방어를 하면 날카로운 손톱으로 잘라버리려고 했다.

회피를 하면 긴 리치 차이로 무조건 맞출 수 있었다.

그렇지만.

‘달려들 줄은 몰랐는데?’

“그거 알아?”

오히려 속도를 내자 당황한 성지연을 향해 선일이 소근거렸다.

“공간을 중요시하는 무기술과는 다르게 권술은.”

찰나의 시간 속에서 틈을 찾아내야하는 기술이라는 사실을.

주먹을 둘러싼 여명과 황혼이 밝게 빛났다.

동시에 머릿속에 본능처럼 각인되어있는 적양권의 묘리가 몸에서 펼쳐진다.

싸악!

성지연의 긴 손톱이 만들어낸 수직베기를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한다.

직후 왼쪽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살기.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빠른 연계였지만 선일의 눈에는 아주 미세한 틈이 보였다.

선일은 건틀릿 형태의 황혼을 빠르게 내리쳤다.

쐐액!

마치 황혼을 망치처럼 내려치자 성지연의 눈에 희열이 가득찼다.

‘아까 전엔 방심해서 부서졌지만 내 마기를 한계까지 발산한 손톱은 그딴 무기로는 부수지 못해!’

‘라는 생각을 하고 있겠지.’

피식.

자신이 만든 등장인물이라 그런지 생각하는 것이 뻔히 보였다.

표정숨기기로 자아낸 무표정 속에서 선일은 성지연을 향한 비웃음을 숨겼다.

‘만변무형에서 만들어진 무구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지.’

주인이 무기의 능력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무기가 주인의 능력을 맞추는 특이성.

여명과 황혼처럼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환할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유연성.

그리고 마지막.

‘아마 세계관 최고라고 해도 과장이 아닌 강도지.’

게다가 선일이 노린 것은 마기로 이루어진 손톱이 아니었다.

그가 노린 것은 다름 아닌.

콰직!

성지연의 손이었다.

“아악!!!!”

뼈가 부서지는 불쾌한 감각이 황혼을 넘어 왼손에 느껴졌다.

손이 완전히 박살나자 마인도 고통은 참지 못하는지 성지연의 입에서 짧은 비명이 쏟아졌다.

마기로 이루어진 손톱은 그대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선일.

그는 다음 행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촤자자작..!

오른손은 건틀릿 형태 그대로였지만 왼손은 아니었다.

자색의 입자로 변해 다시 구성되는 황혼!

이어서 손을 가볍게 접자 순식간에 권총형태로 변한 황혼의 손잡이가 잡혔다.

고통 덕에 중앙이 열린 성지연의 복부에 선일은 총구를 그대로 갖다 댔다.

무표정과 달리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감돈다.

“래피드 플레어.”

선일은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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