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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먼치킨 동생이 되었다-32화 (32/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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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이야....”

빙의 이후 입으로 직접 자신의 소설에 대한 감상을 뱉어본 적 없는 선일의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탄성이 새어나왔다.

지금 그가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수원.

강선일이 살아왔던 세계에서는 수원화성이 있던 자리.

그러나 이선일이 된 지금 자신의 앞에는 거대한 성은 물론 벽돌 조각 하나 없는 시련이란 이름의 거대한 숲이 존재했다.

시련의 안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마력을 느끼며 눈을 떼지 못하는 선일의 옆에서 하윤이 말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시련을 가게된 것이었다.

“잘 믿기지 않네요. 이런 아름다운 마력이 느껴지는 곳이 천상급 던전이라니.”

“그러게.”

자연스럽게 대답하며 그녀를 바라본 선일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웃음을 지었다.

‘역시 아직까지는 원작과 달라진 점은 없어.’

한 학년에서 단 여섯 명만 갈 수 있는 시련.

직접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보상과 1학년이라는 신분으로 쌓을 수 있는 한정된 커리어인 만큼 시련을 원하는 학생은 많았지만 가기 위해서는 특수한 조건이 필요했다.

성적도 아니고 집안 같은 것도 아니다.

시련을 갈 수 있는 조건은 오직 교사의 추천뿐.

원작의 전개와 거의 비슷하게 따라가는 상황.

아마 그녀를 추천해준 교사도 악사영과 동일할 것이다.

선일은 자연스럽게 뒤쪽으로 몸을 돌렸다.

“황신영 너도 가까이 오지 그래?”

“꺼져.”

살갑게 말을 거는 선일에게 곧바로 욕설로 대답을 대신한 황신영.

집안이나 성적을 떠나 궁술학 교사에게 좋은 방향으로 눈에 들은 그녀 역시 시련의 학생 중 한명이었다.

그런 차가운 반응을 당연히 알고 있었던 선일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자신과 같이 있던 남은 한 사람인 정호찬에게 물었다.

“선생님 근데 A반은 왜 안 와요?”

시련을 가는 학생들이 중요하긴 하지만 학교 측에서도 일정이 있었기에 많은 것을 지원해주지는 못했다.

B반인 세 사람은 담임인 정호영의 순간이동으로 그나마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지만, A반의 담임인 이상철은 그러지 못했다.

선일의 질문을 받은 정호찬은 손목의 워치를 가볍게 조작하며 말했다.

“거의 도착했대. 얘들아 조금만 더 기다리자.”

부와아앙!!!!!!!!!

정호찬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스포츠카 특유의 엔진소리가 공기를 찢었다.

그들의 앞에 정확히 멈춘 화려한 붉은색 스포츠카의 문이 열렸다.

이어서 헌터용 트레이닝복을 입은 이상철이 내리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아하하하... 미안타. 차가 조금 막혀서 늦었다. 호찬이 니처럼 마법이라도 쓸 수 있으면 됐을텐데. 많이 기다렸나?”

“아냐 괜찮아.”

뒤의 스포츠카를 보며 확연히 나는 빈부격차에 씁쓸한 웃음을 지은 정호찬.

그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은 이상철이 자신의 차를 향해 손짓했다.

“니들도 얼른 나온나.”

덜컥.

그가 손짓을 하자마자 뒷자석 문이 열렸다.

이윽고 줄줄이 나오는 두 소년과 한 소녀.

물론 정확히는 두 소녀라고 해야 하지만 그 사실은 원작자인 선일밖에 알지 못했다.

차에서 나온 학생들 중에서 금발의 소년이 A반 학생들을 향해, 정확히는 선일과 하윤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선일아! 하윤아!”

“왜 이렇게 늦었어 유리.”

선일은 유리를 보며 편안한 웃음을 지은 후, 그 옆에 조용히 자신의 칼자루에 손을 얹은 채 눈을 감고있는 소년을 보았다.

이후 그의 시선을 눈치 챈 소년, 선월이 뜬 눈으로 날카롭게 눈빛을 보냈다.

“형.”

짐짓 반가운 어투로 부르는 선일의 목소리에 비해 선월의 말투는 경계심이 그대로 들어나는 공격적인 어투였다.

“널 도대체 누가 추천한거지.”

“나? 성강 교관님이.”

“그분이 어째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처럼 말을 흐리는 자신의 형을 바라보며 선일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작은 웃음을 지었다.

“이유를 말해라.”

“하하하..벌을 받아서?”

능청스럽게 대꾸하는 선일.

칼자루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본 선일의 목으로 식은땀이 흘렀다.

선일은 선월이 저렇게 과민반응 하는 이유를 떠올렸다.

‘원작에서도 이선월은 어릴 때부터 성강을 동경했었지.’

그 이유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저 어릴 때 있었던 일이라고만 만들어놓은 대충 짠 설정이라는 것을 선일은 알고 있었다.

선일은 자신이 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선월이 보내는 적의에 시련에 들어가기도 전에 등이 축축해져가는 것을 느꼈다.

‘원래라면 이선월에게 갈 감각증폭이나 만변무형도 내가 얻었는데도..’

강하다.

확실히 주인공 버프라는 말이 실존하는 것인지, 선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그가 강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월은 그가 장난처럼 대답하자 대답을 피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조금씩 심장의 마력을 몸 밖으로 표출하며 입을 열었다.

“농담하지 말고 제대로 말해라.”

선일은 무의식적으로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것을 느꼈다.

주변 공기의 온도가 내려간 것을 깨달은 그는 예전과는 달리 심장의 마력원을 가동시켰다.

‘적양권.’

후웅.

작은 태양이 소년의 심장에서 떠오르자마자 떨어져가던 공기의 온도가 다시금 정상적인으로 변해간다.

“아니아니 아무리 그래도 마력을 사용하는 것은 좀 그렇지?”

“이 자식이...”

으르렁거리는 선월을 보면서 작은 미소를 지은 선일.

능청거리는 동생의 모습에 더욱 열이 받은 선월의 얼굴에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적의가 감돌았다.

그 순간.

“선월아~.”

갑자기 다가온 한 소녀가 선월의 팔짱을 잡았다.

그 광경을 그대로 바라보고 있던 황신영의 얼굴이 악귀처럼 변하는 것을 선일은 놓치지 않았다.

‘워우,,, 완전 무섭네.’

살기등등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황신영을 신경 쓰지 않은 소녀에게서 교태 어린 콧소리가 튀어나왔다.

“왜 이렇게 살벌행?”

“꺼져라.”

“힝... 지연이 슬퍼!”

자신을 3인칭으로 지칭하며 애교를 부리는 소녀를 바라보던 선일은 속이 울렁거렸지만 결코 티를 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내가 설정했지만 참 역하네. 저게 그 악마숭배자라니.’

이번 에피소드의 빌런 중 하나인 성지연.

일곱의 악마 중에서도 색욕을 섬기는 만큼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을 보며 욕정을 느끼는 그녀는 지금 사냥감으로 선월을 택했다.

선일은 계속해서 듣기 거북한 애교를 부리는 성지연과 선월에게서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고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 표정숨기기가 그의 얼굴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평범한 관광객마냥 시련의 주변환경을 신기해하는 것처럼 만들었다.

‘성지연은 여기 있고... 도대체 이슈탈은 어딨지.’

그가 찾는 인물은 다름 아닌 남은 한 명의 빌런인 이슈탈.

성지연은 지금의 자신이나 선월은 경계해야할만한 인물이 아니었지만, 이슈탈은 달랐다.

2년 전의 악마강림에서 수많은 인간들을 학살하고, 현세대 최강자인 천검 이천야와 마주쳤음에도 살아나온 마인.

원작자인 선일은 자신이 이천야를 얼마나 괴물로 만들었는지는 톡톡히 기억하고 있었다.

미개척지대에 존재하는 최고의 존재인 용을 살해하고, 2년 전에 강림한 일곱 악마 중 하나인 분노를 격퇴한 인간.

그리고 그런 불가침의 존재에게서 살아나온 이슈탈 역시..

‘말 그대로 괴물이지.’

물론 원작에서 이슈탈은 선월을 죽이는데 실패했기에 이번 에피소드는 거의 성지연만 신경쓰면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선일의 곁으로 조용히 유리와 하윤이 다가왔다.

“무슨 생각해?”

“무슨 생각해요?”

“응?”

동시에 겹친 두 사람의 목소리에 선일이 슬며시 미소지었다.

“그냥 여기 되게 예쁜 것 같아서.”

“영국의 시련보다 여기가 더 멋있는 것 같아.”

시련에 들어가기 전에 재잘거리는 학생들을 흐뭇한 눈치로 바라보던 이상철이 입을 열었다.

“슬슬 안으로 보낼까?”

“잠깐만.”

이상철은 정호찬의 말에 궁금한 표정으로 쳐다봤을 때, 그는 워치를 조작하고있었다.

우웅!

곧이어 워치가 울리자 정호찬이 말했다.

“학교에서 시련을 안내해줄 헌터 한 명을 보냈는데 거의 도착했대.”

“아 그래?”

작년까지만 해도 시련을 안내해주는 인물 따위는 없었지만 올해 부임한 두 교사는 알 수 없었다.

이후 저 멀리에서 이상한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왔다.

탁탁탁탁!

다급한 발걸음.

감각이 예민한 이상철이 자신과 학생들을 향해 누군가가 다가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발소리가 코앞에서 들렸을 때, 이상철이 고개를 돌리며 경계심 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누구냐.”

그들에게 다가온 사람은 사내였다.

검은 머리를 덥수룩하게 길렀지만 그와는 반대로 옷차림은 깔끔했다.

꽤 먼 거리를 달려왔던 것인지 그의 이마에서는 땀방울들이 맺혀있었다.

남자는 이어서 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작은 종이 두 장을 꺼냈다.

“하아하아... 대한고 1학년 담임 선생님들 맞으시죠?”

“예 그렇습니다.”

“저는 하아하아... 죄송해요 체력이 약해서.. 저는 오늘 시련의 안내를 맡은 이지성이라고 합니다.”

말과 동시에 그가 정호찬과 이상철에게 건넨 것은 명함이었다.

“협회 소속이시군요.”

“그렇습니다. 아이고 숨차라.”

많이 힘들어하던 숙였던 허리를 피며 손을 건넸다.

“시련의 안내와 함께 위급상황에 대비하는 파견입니다. 오늘 하루 잘 부탁해요.”

***

이지성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선일이 선생들이 있던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자신이 상상했던 얼굴과 은근히 닮아있는 이지성을 보자 선일의 눈에 묘한 빛이 감돌았다.

‘왔군.’

선일은 설정창을 활성화시켰다.

[설정]

-명칭:이슈탈

-칭호:나태를 섬기는 자(희귀),죽음도 삶도 귀찮아하는 자(유일),

-근력:LV10

-마력:LV0

-마기:LV10

-민첩:LV13

-체력:LV11

-지능:LV6

-스킬

나태의 권능(S+),흑견(S),악마화(S+)

‘미친..’

악사영을 쓸 때 이슈탈의 스탯을 설정하지 않았던 선일이 경악했다.

‘이 정도의 수치라니?’

자신이 상정했던 것보다 강하다.

물론 원작대로 전개만 된다면 학생 중에서는 아마 성지연 말고는 사망자가 없을테지만.

‘선생들이 크게 다친다.’

원작에서도 이슈탈을 상대한 이상철과 정호찬 둘이 버거워하던 찰나, 성강이 도착했지만 그 둘은 중간고사 기간까지 휴직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하윤을 추천한 교사.

통칭.

연구자.

그가 담임 대행으로 오게 되면서 현재는 7퍼센트 안팎으로 성장하지 않는 악마화를 직접적으로 건들이고, 이후 중간고사에서 그녀의 악마화가 발생한다.

선일은 주머니 속에 넣은 오른손을 강하게 쥐었다.

피부로 느껴지는 여명의 촉감이 느껴졌다.

‘절대 그렇게는 안돼.’

선일은 자신의 스테이터스를 확인했다.

[스테이터스]

-명칭:이선일

-칭호:명문가 아들래미(보통),겉과 속이 다른 존재(유일)

-근력:LV5(+0.3)

-마력:LV5(+0.4)

-민첩:LV5(+0.1)

-체력:LV5

-지능:LV7

-스킬

적양권(S),자연체(A),감각증폭(A),필중일발(B),표정숨기기(B),덮어쓰기(?)

자연체의 한계가 점점 다가오는지 선일의 성장이 조금 느려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의 스탯은 전부 5를 넘긴 상태였다.

게다가 재능충의 남은 한 번의 찬스로 얻은 새로운 스킬 필중일발에 양손에서 든든하게 느껴지는 무기인 여명과 황혼.

그리고 마지막 덮어쓰기까지.

선일은 표정숨기기를 발동한 눈 속에 뜨겁지만 싸늘한 감정을 담았다.

아무도 모를 정도로 고요하지만 어둠 속에서 사냥감을 노리는 이무기처럼 고요한 살의.

살의를 담은 눈으로 이슈탈을 노려본 그가 생각했다.

‘이 정도면 할 수 있다. 나는 오늘.’

이슈탈을 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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