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화 바로 일해?
촬영을 마친 도희는 마음이 조급했다. 촬영을 하는 동안에는 신경 쓰일 것 같아 일부러 주완에게 연락하지 않았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한시라도 빨리 얼굴을 보고 순자 얘길 들어야겠단 생각뿐이었다.
“좀 천천히!”
도희의 성급한 걸음을 간신히 따라잡은 나영이 투덜거렸다. 나영은 운전석에 빠르게 자리를 잡고, 곧장 차에 시동을 걸었다. 차를 출발시키고 나서야 간신히 숨을 고르던 나영이 물었다.
“참, 오늘 다큐 방송 날인 거 알지.”
“아 맞다.”
생명을 주제로 녹음했던 다큐멘터리는 총 4부작으로, 오늘은 그중 도희가 가장 힘들게 녹음했던 1부작을 방영하는 날이었다. 도희는 나름대로 고난을 거쳐 완성된 다큐멘터리를 잊어버린 데 놀라워하며 제 머리를 톡톡 때렸다.
“내 정신 좀 봐.”
며칠간 순자에 대한 이목이 끊이질 않을 때, 도희는 하마터면 힘겹게 녹음한 다큐멘터리를 통째로 날릴 뻔한 사건도 있었다. 도희가 검색어에 오른 그날 저녁, 안 좋은 구설에 오른 사람을 굳이 쓰지 말자는 예능국장의 의견 때문이었다. 다음 날 도희의 동정론이 판이하게 퍼지고, PD가 도희 목소리를 그대로 밀어붙이지 않았더라면 도희의 노력은 모두 무용지물이 될 뻔했다.
“그게 어떤 우여곡절 끝에 방영하는 건데 잊냐.”
나영은 백미러를 통해 도희를 밉지 않게 흘겨보곤 피식 웃었다. 주완이 쓰러져 있는 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잘 알고 있는 나영은 도희의 건망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방송 펑크가 큰일이긴 했지만, 며칠간 도희에겐 주완이 깨어난 기쁨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나영은 도희의 안색을 살피며 조심스레 물었다.
“방송 볼 거지? 힘들면 안 봐도 되는데, 가능하면 모니터링하는 게 좋…….”
“볼 수 있어. 주완 씨 있잖아.”
“얼씨구. 어련하시겠어.”
도희를 못마땅한 듯 쏘아보는 나영의 입가엔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다. 도희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나영은 이때다 싶어 슬쩍 조수석에 놓여 있는 대본들을 흘겨봤다. 쌓여 있는 대본들은 모두 도희를 캐스팅하고 싶어 하는 작품들이었다.
‘여러 가지 일 때문에 늦게 줘야 하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도희의 상태가 괜찮다고 판단한 나영은 쌓여 있는 대본들을 쾌활하게 손에 쥐었다.
“자.”
“이게 뭐야?”
“곧 드라마 끝나잖아. 새 시놉들인데 읽어 보고 골라. 전부 주연이야.”
나영은 당연하게 기뻐하는 도희를 상상하며 깜짝 선물처럼 대본을 내밀었다. 그런데 나영의 예상과 다르게 도희가 곤란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불안감이 스멀스멀 몰려든 나영은 생각지 못한 침묵에 괜스레 말을 덧붙였다.
“영화, 드라마 대본 다 있어. 장르도 다양하고. 고르기만 하면 된다니까?”
몇 초간의 침묵이 더 흐르고, 도희 입에서 나온 말은 나영으로선 상상도 못 할 말이었다.
“나 또 일해?”
끼익! 도희의 말에 기가 찬 나영은 신호등 앞에서 차를 세우고 도희를 매섭게 돌아봤다.
“또? 또라니! 너 설마, 이젠 일도 하기 싫어?”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주완 씨도 깨어났고…… 드라마도 막 끝났으니까 못해도 반년 쉬어야…….”
“반녀언? 허! 천하의 백도희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이야!”
나영은 도희에게 큰 배신감을 느꼈다. 따지고 보면 도희가 추락했던 게 다 그 인간 때문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는 돌아온 그 인간 때문에 일을 쉬고 싶다는 말을 하다니. 나영은 마치 제 배우를 주완에게 빼앗긴 기분이 들었다.
“아니이…… 그게 아니고오오오…….”
도희는 민망한 듯 수줍게 말을 늘어트렸다. 그 모습을 본 나영은 혀를 차며 차를 거칠게 출발시켰다.
“됐어! 그중 하나 고르기나 해! 일정은 알아서 조절할 테니까.”
도희는 나영의 부루퉁한 얼굴을 보며 더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 * *
불안한 마음을 안고 병실에 도착한 도희는 긴장감이 역력하게 드러나는 얼굴로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침대를 반쯤 세우고, 등받이에 등을 기댄 채 고아한 자세로 책을 읽고 있는 주완이 보였다.
‘큰일은 없었나 보네.’
주완의 느긋한 모습에 도희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왔어?”
주완의 부드러운 인사말에 도희가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그에게 달려갔다. 도희는 정답게 자신을 맞이하는 주완의 모습에 새삼 새로운 감동이 밀려왔다.
“응. 다녀왔어요.”
도희는 잠시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다가 주완을 살짝 밀어내곤 진중한 눈빛으로 물었다.
“엄마는요?”
“앞으로 돕지 않겠다고 했어. 다신 찾아오지 않을 거야.”
“……과연 알아들었을까요?”
“잘 얘기했으니까 걱정하지마. 무슨 일 생기면 나한테 말하고.”
도희를 안심시키는 주완의 말에 그녀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건 뭐야?”
그때 주완은 도희의 옆에 놓아둔 대본들을 발견하고 물었다. 그러자 도희는 무언가 걸린다는 듯 찜찜한 얼굴로 대본을 주완에게 넘겨주었다.
“새로 들어온 대본이요. 이번 주가 마지막 촬영이거든요.”
“바로 일해?”
설마 하며 되묻는 주완을 보곤 도희가 심술궂은 조소를 띄었다.
같은 생각이구나. 도희 역시 주완과 같은 마음이었으나 주완을 좀 더 애태우고 싶은 마음에 도희가 매혹적으로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물었다.
“하지 말까요?”
“결혼식은. 신혼여행은?”
“네?”
주완의 뜬금없는 계획에 도희가 놀라 되물었다. 단순히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주완은 그답게 나름대로 철저한 계획을 세운 모양이었다.
“두 번째 결혼인데, 굳이 식을 올릴 필요가 있을까요?”
“작게 하자. 안 하는 건 안 돼.”
도희라고 결혼식이 싫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와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의 결혼식이라면 더 좋았다. 하지만 도희는 여전히 세간의 이목이 신경 쓰였다. 성대했던 결혼식, 그리고 떠들썩했던 이혼 뒤에 재혼이라.
침묵이 계속되자 도희가 행여 거절할까 마음이 조급했던 주완이 말을 덧붙였다.
“아는 사람 몇 명만 초대해서 비공식으로. 부담 안 가게 할게.”
주완의 설명에도 도희는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주완의 말을 흘려들었다.
“새로 시작하고 싶어서 그래. 프러포즈도 했고, 큰 이벤트잖아.”
애원하는 듯한 주완의 간곡한 설명에 신중하게 고민하던 도희가 배시시 웃었다.
“그렇게 하고 싶어요?”
“응. 안 좋았던 기억 다 잊고 새 출발 하고 싶어.”
환자복을 입고 그렇게 말했기 때문일까. 도희는 불현듯 주완과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의 말을 뭐든지 들어주고 싶었다. 잠시 망설이는 듯하던 도희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도희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주완의 심각했던 표정이 그제야 유순하게 풀어졌다.
“촬영 끝나면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자.”
아이처럼 순수한 기대감으로 설레는 주완을 보며 도희는 또다시 충동적으로 주완의 입술 위에 입을 맞췄다. 요즘 들어 주완이 자꾸 사랑스러워 보이는 도희였다. 도희의 입맞춤에 별안간 주완의 눈빛이 돌변했다. 그가 뇌쇄적인 눈빛으로 도희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도희가 얄밉게 몸을 빼냈다.
“같이 볼 거 있어요!”
주완의 실망한 얼굴을 외면하며 발 빠르게 일어난 도희가 TV를 틀었다. 마침 그곳에선 막 시작한 다큐멘터리에선 도희의 차분한 목소리가 애달프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큐멘터리가 어떤 내용인지 알고 있는 주완의 표정이 다시금 굳어졌다. 도희는 주완의 옆에 앉아 그에게 팔짱을 낀 채로 TV를 바라봤다.
“같이 봐요. 같이 보고 싶어요.”
“그래. 그러자.”
주완은 팔짱 낀 도희 손 위에 제 손을 얹고는 그녀의 이마에 짧은 키스를 했다. 단 한 번의 입맞춤으로 조금의 불안감마저 말끔히 씻어 낸 도희는 맑은 미소를 되찾고, 그의 어깨에 머리를 폭 기댄 채 TV를 바라봤다.
* * *
며칠 뒤 마지막 촬영 날. 도희는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비록 최근엔 순자와의 일로 눈초리를 조금 받긴 했어도 몇 개월간 함께한 촬영 식구들과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일렁였다. 특히나 자신을 아껴 준 종선과 지섭을 볼 때마다 고생한 촬영 기간이 모조리 떠오르며 뭉클한 감정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종선과의 마지막 신은 바로 수향이 할머니께 함께 살 집을 선물하는 것이었다. 마당 딸린 집을 갖고 싶어 했던 할머니께 수향은 서울에서 멀지 않은 지방에 단독 주택을 마련했다는 설정이었다.
“짜잔!”
“이, 이게 뭐시여?”
수향이 종선의 눈을 가리고 있던 손수건을 푸는 순간, 종선은 눈 앞에 펼쳐진 마당과 이층집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수향은 그런 할머니를 만족스러운 듯 바라보고, 할머니는 집 가까이에 천천히 다가간다.
“악착같이 모아서 허투루 안 썼다구요. 할머니, 나 대견하지?”
칭찬을 받을 요량으로 신이 나서 말을 이어야 하는데, 종선의 인자한 주름이 자꾸 도희의 눈 앞을 가렸다. 종선과 호흡을 맞추는 마지막 신이라고 생각하니, 자신이 힘들 때마다 퉁명스레 건네던 위로들이 도희의 귓가에 맴돌았다.
‘몸은 좀 괜찮고?’
‘네가 드러눕는 바람에 시간이 남아돌잖아.’
‘이혼녀가 대수야? 그거 그냥 서류 한 줄 있는 것뿐이잖아.’
도희는 대본과 달리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채로 대사를 이어 갔다.
“여기서 할머니랑 나랑 단둘이 살자. 셰어 하우스는 이제 나 없이도 돌아가고 자리 잡았으니까…….”
“그게 무슨 소리여. 결혼은 안 할 거냐? 그 총각 어쩌고! 그새 바람이라도 났어?”
“무슨 소리야! 그게 아니라…… 할머니 나 없이 누구랑 살게?”
수향의 말에 종선은 울먹이는 수향의 손을 꼭 붙든다.
아직 감동에 겨워할 때가 아닌데, 종선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도희는 울컥 터져 나오는 눈물에 아랫입술을 세게 짓이겼다.
“시집 가. 좋은 사람 있으면 가야지. 내가 한 백 년 살 것도 아닌데 어떻게 네 발목을 잡겄어.”
종선의 그 말은 어제 주완의 계획을 떠올리게 했다. 도희는 종선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도 결혼식에 꼭 초대하리라 마음먹었다.
“발목이라니…….”
“사랑하는 사람이랑 마음 맞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너도 걔도 고생 많았다.”
도희는 순식간에 결혼식 풍경과 그 앞에 앉아 있는 종선의 얼굴을 떠올렸다. 순자가 아닌 다른 엄마에게 주완과의 일을 말했더라면 이런 얘길 들었을까. 대본과 현실이 뒤죽박죽 얽혀 도희의 심정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흐으읍…….”
지금까지 대본에 적혀 있는 감정선은 [감동하는 얼굴로]였는데, 종선이 그 대사를 읊는 순간 도희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졌다. 도희의 뺨 위로는 이미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할머니……. 흐읍,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할머니랑 죽을 때까지 같이 살 거야.”
명랑하고 쾌활하게 끌어가야 할 신이 도희의 연기로 인해 달라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김 감독은 배우들의 역량에 신을 맡긴 건지 컷을 외치지 않았다. 컷 소리가 나지 않자 두 배우는 연기를 계속 이어 갔다.
“네가 내 옆에 계속 붙어 있는 게 효도가 아니여. 잘 먹고 잘사는 게 효도지.”
도희의 목소리가 세차게 떨리자, 마침내 종선의 눈에도 덩달아 눈물이 고였다.
“흐으윽, 할머니…….”
“컷!”
드디어 컷 소리가 떨어지고, 도희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오케인지 NG인지도 모르는 상황에 도희는 감정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설움이 북받친 도희가 하염없이 눈물을 닦자, 종선이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 주었다. 종선의 온기가 도희의 품 안에서 퍼지자마자 도희의 어깨가 더 거세게 떨렸다.
“흐윽, 감, 감사합니다…… 감사했습니다.”
“그래, 촬영하면서 고생 참 많았다. 그치?”
종선의 말에 도희는 촬영 기간 동안 고생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공백기가 길다는 이유로, 열애설 때문에 캐스팅됐다는 인식 때문에 무시당했던 대본 리딩, 시험을 치르듯 매 순간 도희를 주시하고 있는 스태프들과 배우들 사이에서 꿋꿋하게 해내야 했던 연기, 방송 사고, 김 감독과의 신경전, 본드 사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황리에 방송됐던 드라마 스페셜까지. 주완과의 일을 제외하고도 도희에게 이 드라마는 힘겨운 싸움이었고, 그만큼 의미가 있어 특별했다.
“오케이!”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스태프들은 분주하게 다음 장면을 위해 장비들을 이동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여전히 울고 있는 도희에게 조명 감독과 촬영 감독 몇 명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도희 씨, 고생 많았어요.”
“수고했습니다.”
아직 마지막 신도 아닌데. 도희의 눈물에 스태프들 역시 감정이 북받친 듯 따뜻한 목소리로 도희를 위로했다. 그중에는 김 감독의 눈치를 보느라 도희에게 말을 걸지 못했던 스태프들도 섞여 있었다.
“그만 울어. 너 이거 끝나면 나 안 볼 거니?”
쉽사리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도희를 종선이 가볍게 나무랐다. 그제야 도희는 눈물을 닦으며 머쓱한 듯 배시시 웃었다.
“꼴값 떤다.”
한편 이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라일이 비아냥거렸다. 라일은 도희를 중심으로 퍼지는 훈훈한 분위기가 몹시 아니꼬웠다. 마지막 촬영 전엔 무슨 사달이 나도 날 줄 알았는데. 도희를 사지로 몰아넣을 것 같던 순자의 폭로도 도희의 동정론이 퍼지며 잠잠해졌고, 복잡한 사생활에도 불구하고 떨어지지 않는 높은 시청률은 결국 도희의 연기력만 증명해 주는 꼴이 되었다.
‘왜 백도희는 매번 저렇게 잘 풀려?’
재벌과 이혼해도 칸의 여왕으로 인정받질 않나. 잘 나가는 라이징 스타와 열애설로 공중파 드라마 주연을 맡질 않나. 게다가 드라마까지 잘 됐으니 앞으로 도희는 승승장구할 일만 남은 거나 다름없었다. 라일은 도희에게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못하고 촬영이 끝났다는 생각에 상당히 기분이 언짢았다. 그때 라일의 심기를 거스르는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왔다.
“백도희 씨 고생 많았으니까 울 만하지. 괜히 나까지 찡해진다.”
그녀는 다름 아닌 자신의 스타일리스트였다. 평소였어도 거슬릴 말이었지만, 도희를 두둔하는 그 말은 어느 때보다 더 거슬렸다. 라일은 팔짱을 낀 채 그녀에게 위협적으로 다가갔다.
“지금 뭐라고 했어?”
촬영 팀은 대부분 장소를 옮긴 상태였고, 그곳에 남아 있는 건 촬영 차 뒤에서 촬영 대기를 하고 있던 라일 팀뿐이었다. 게다가 스타일리스트가 서 있는 곳은 저 멀리 유난 떨며 서 있는 도희와 종선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이었다.
“라, 라일아. 왜 그래.”
분위기가 심상찮음을 느낀 매니저는 라일을 말릴 요량으로 조심스레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러자 라일이 악랄한 미소를 지으며 여유롭게 매니저의 몸뚱이를 옆으로 밀어젖혔다.
“다시 말해 봐. 뭐라고?”
“네? 아, 아니 그게…… 마지막 촬영이고 백도희 씨가 우니까 저도 모르게…….”
찰싹!! 순식간에 스타일리스트의 뺨이 맥없이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