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그 남자의 사정 (2)
주완은 최대한 도희를 밀어냈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도희를 외면하진 못했다. 안 그래도 마른 몸이 부쩍 더 마르는 것 같아 걱정될 때면 일부러 보양식을 먹이고, 촬영장으로 밥차를 보내기도 했다. 도희는 그때마다 의심을 누그러트리는 것 같았으나, 굳은 결심으로 다시 매정해진 주완의 태도에 도희는 다시 시들었다. 도희는 주완의 줏대 없는 태도를 더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주완은 마음을 더 굳게 다지고, 점점 더 도희에게 무감하게 굴었다.
주완이 도희에게 소홀하면 소홀할수록 도희의 불안감이 드러났다. 처음엔 화가 나는 것 같았는데, 이내 그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사랑스러워서 주완의 고통은 배가 되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게 맞는 선택인지 자문했다. 모두에게 병을 알리지 않고, 홀로 임종을 준비하는 게 과연 주변 사람을 위한 선택일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주완은 이 모든 게 자신을 위한 선택임을 인정했다. 나중이라도 도희가 행복했으면 싶고, 가족들이 슬픔을 조금 더 덜었으면 했다. 전부 자신의 욕심이었다.
-응, 어디예요?
“하, 도희야.”
-……네.
“당분간 바쁠 거라고 했잖아.”
-아직도 회사라고요?
“어, 회의 들어가야 해. 끊을게.”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에 전화가 올 때면 혹시 병원이라는 걸 들키기라도 할까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의심 어린 도희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달리 변명할 말을 찾지 못한 주완은 서서히, 그녀를 밀어내기로 한 이상 도희에게 어떤 상처든 줄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다음 날, 병원에서 도희가 회사로 찾아왔단 소식을 전해 들었다. 주완은 행여 자신의 모습을 들키기라도 할까 링거를 빼고 바로 환자복을 벗었다. 정장을 아무렇게나 입은 주완은 윤선이 진료를 오기 전, 서둘러 병원을 빠져나갔다.
“왜 왔어? 연락도 없이.”
“네?”
엉망이 된 모습으로 도희 앞에 섰을 때, 그녀의 놀란 얼굴이 주완을 작아지게 했다. 자신의 파리한 얼굴을 보고 도희가 무언가 눈치채기라도 할까 걱정스러웠다.
“미리 연락했어야지. 바쁘면 어쩌려고.”
주완은 앞으로 다신 이런 일이 없길 바라며 냉랭하게 말했다.
“그건…… 생각 못 했어요. 미안해요.”
도희의 사과에 주완은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동시에 밀어 뒀던 두통이 밀려오고, 하고 싶은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침묵 사이로 주완이 가쁜 숨을 고르게 뱉었다.
그제야 주완은 윤선이 신신당부했던 말이 떠올랐다. 종양의 크기가 커져서 이젠 수술을 미루려야 미룰 수 없게 되었으며, 일상생활하기도 점차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주완은 누가 쫓아오는 것처럼 허겁지겁 도희가 싸 온 도시락을 목구멍 안으로 쑤셔 넣었다. 한시라도 빨리 도희를 돌려보내야겠단 생각뿐이었다. 혓바닥의 감각이 마비라도 된 건지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간 도희 앞에서 쓰러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때마침 윤선의 걸걸한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을 때, 도희의 낯빛이 어둑선해졌다. 도희는 기어이 윤선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여자를 의심하는 투로 말했다.
“누구세요?”
도희의 의심이 극에 달했다. 차라리 오해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지만, 주완은 도희에게 다른 상처를 안겨 주고 싶진 않았다. 주완은 최대한 정성스레 윤선이 의사라는 사실을 숨기곤 거짓말을 꾸며 둘러댔다.
그제야 안심하는 도희를 보며 주완은 점점 지쳐갔다. 자신의 반응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운 도희를 보는 것도, 병을 숨기며 치료를 받는 것도, 내년 일까지 모두 처리해야 하는 바쁜 업무도 그저 다 놓아 버리고 싶었다.
일은 결혼기념일에 터졌다. 정 비서가 치료로 정신없는 주완을 대신해 꽃다발을 보내 놓고, 주완에게 미처 그 내용을 전달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당신한테 내가 짐짝이에요?”
주완은 마침내 이별이 코앞에 닥쳤음을 깨달았다. 도희의 인내력이 바닥에 달한 것처럼 주완 역시 기력이 남아 있질 않았다. 두통이 심해지고, 시야는 좁아지고, 새벽마다 구토를 해야 하는 주완의 상태는 심각했다. 병을 비밀로 한 이상 더는 도희의 곁에 있기 힘들 지경이었다. 마침 회사 일도 정리되어 가던 차였다. 주완이 ‘이혼’이라는 완벽한 이별만 꺼내면, 둘 사이가 끝맺는 건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싸우면서도 주완은 도희에게 이별을 말하지 못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당장 죽는 게 덜 고통스럽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괴로우면서도 그 말만큼은 나오질 않았다.
“지금 나더러…… 이런 당신을 받아들이고 살라는 거예요?”
“그래 주면 좋고.”
최대한 이대로 살면 안 될까. 너한테 내가 몹쓸 놈이지만, 죽는 그 날까지, 최대한 네 곁에서 버텨 보면 안 될까. 주완은 진심으로 그렇게 바랐다. 둘 사이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멀어지고 있어도 당장 그녀를 앞에 둘 수 있는 지금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혼해요.”
그녀가 먼저 이별을 말했다.
“이럴 거면 이혼해요.”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주완으로선 결코 하지 못할 말을 도희가 먼저 뱉었다.
그만큼 너도 힘들었다는 거겠지.
주완은 핏기없는 얼굴로 입술을 짓이겼다. 자신이 죽어서도 도희가 행복하길 바라면서, 도희를 옆에 두는 욕심까지 냈으니 벌을 받는 게 당연했다. 주완은 목구멍에 슬픔 덩어리가 묵직하게 눌러앉는 것 같았지만 겨우 말을 짜내었다.
“말하기 어려웠는데. 고마워.”
주완은 도희 손을 결국 놓을 수밖에 없었다.
* * *
주완은 이혼 서류 정리를 마치자마자 부모님께 병에 대해 말했다. 부현은 이럴 때 부인 내조를 받아야 하는데, 이혼은 왜 했냐고 주완을 다그쳤다. 주완은 부현에게 도희에겐 비밀로 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설사 자기가 죽더라도 도희에게만큼은 이를 알리지 말라고 했다. 공식적인 선언도 먼 훗날 해 달라고 청했다. 부현은 무슨 말을 하냐며 노발대발했지만, 주완은 이 말이 유언이 될 수 있으니 반드시 지켜 줘야 한다는 잔인한 말도 덧붙였다. 그러자 부현은 그러면 이 사실을 제 형과 아버지에게까지 알리지 말자고 했다. 부현이 후계자 자리를 위협받을까 걱정한다는 걸 깨달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주완은 자신과 한 약속만 지켜 준다면 어머니 원하시는 대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주완의 병을 아는 사람은 부현과 정 비서, 주치의 윤선까지 셋뿐이었다.
부현은 주완이 미국으로 떠나는 날까지 탈진할 정도로 울어댔다. 미국으로 함께 가고 싶어 했으나, 주완이 자리를 비운 마당에 부현까지 일을 팽개치고 미국으로 갈 수가 없었다. 부현은 일을 마치는 대로 미국에 가기로 약속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주완은 곧장 수술 날짜를 잡았다. 종양의 크기가 조금 커지긴 했지만, 다행히 아직 다른 곳에 전이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아직 성질이 파악되지 않은 데다가 위치가 애매해서 주완의 수술은 무척 위험한 편에 속했다. 첫 수술은 잘 마쳤으나 곧장 뇌탈출이 일어나, 재수술을 받았다. 주완은 혼수상태로 약 3주간의 시간을 보낸 뒤 깨어났다.
살아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주완은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성공률 5% 안에 들었다는 게 무척이나 기뻤다. 하지만 수술이 잘됐다고 해서 모든 게 다 잘 마무리된 건 아니었다.
주완이 깨어났을 땐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은 머릿속에 떠오르는데,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거나 언어의 순서를 배열하지 못했다. 종양만 제거한다고 해서 뇌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진 않은 것이다. 주완은 남들보다 시야가 좁아져 벽이나 가구 따위에 자주 부딪혔고, 사물이나 사람의 말을 인지하는 게 느려졌고, 말은 띄엄띄엄 겨우 할 수 있었다.
미국으로 건너온 부현은 그런 주완의 모습을 보고 절망했다. 자신을 볼 때마다 목 놓아 우는 부현을 보며 주완은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 모습을 도희에게 보이지 않아, 천만다행이란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도 깊숙한 마음속 간절하게 도희를 그리워하고 있는 주완의 감정은 참으로 모순적이었다.
주완은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부지런히 받았다. 치료는 일 년이 넘도록 계속됐다. 뇌 기능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위해 말하는 연습도 꾸준히 하고, 다양한 놀이를 통해 뇌 기능을 활성화했다. 몸을 조금씩 움직일 수 있을 때부턴 재활 치료도 병행했다. 말을 더듬기도 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어를 어눌하게 뱉으면서 주완은 큰 굴욕감을 느꼈지만, 이를 악물고 악착같이 버텼다. 5% 성공률의 수술이 잘 마무리된 것처럼 자신이 버티는 만큼 희망이 커질 거라고 막연히 믿었다. 치료가 고통스러울 땐 언젠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도희와 마주 보고 얘기를 나누는 상상도 했다. 그때만 해도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 주완은 그 가능성에 희망을 걸었다.
그렇게 희망적인 나날을 보내던 와중 뇌부종으로 인해 주완의 뇌압이 상승했다. 의사는 앞으로 버틸 수 있는 날이 3개월도 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주완은 모든 재활 치료를 거부했다. 기껏 할 수 있게 된 말도 일부러 하지 않았다.
부현과 정 비서는 그런 주완을 어떻게든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주완은 모든 면에 의욕을 잃었다. 전부 다 포기하고 싶었다. 의사들은 끊임없이 주완에게 약물을 투여했지만, 주완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그렇게 주완은 당장 숨이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파리하게 야위어 갔다.
어떻게 하면 주완의 의지를 돌릴 수 있을까 부현과 정 비서가 골몰하던 와중 정 비서가 도희의 소식을 전했다. 2년간 공백기를 가진 도희가 드디어 독립 영화 하나를 맡아서 한다고 했다. 하지만, 독립 영화라 그런지 투자가 힘들어 난항을 겪고 있단 말도 전했다.
“……우리가.”
“네?”
“투자 회사, 만들어, 투자해.”
띄엄띄엄 겨우 한 문장을 완성한 주완의 말에 정 비서가 감격한 듯 알았다며 무릎을 탁 쳤다. 정 비서는 주완의 명령에 따라 ‘E엔터테인먼트’ 투자 회사를 설립했고, 주완은 그날 이후로 다시 재활 치료를 시작했다. 회사가 설립되자마자 주완은 SP엔터테인먼트 대표 재성에게 메일 한 통을 보냈다. 정 비서가 도와준다고 하는 말도 거절한 채 주완은 밤새도록 메일 한 통을 손수 작성했다.
그리고 마침내 투자 허락이 떨어졌을 때, 주완의 상태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삶의 의욕이 되찾은 것 같았다. 그는 재활과 약물 치료를 성실하게 받았고, 밥도 주는 대로 꼬박꼬박 다 먹었다. 그 사이사이에 그는 투자 회사에 대한 현황을 매일같이 물었고, 독립 영화가 무사히 제작에 들어갔다고 하자 한동안 본 적 없는 희미한 미소까지 지었다.
부현은 주완의 새로운 의지를 일깨운 게 도희라는 사실이 못마땅했지만, 부현으로선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다. 부현은 정 비서에게 주완이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주라고 지시한 뒤 주완의 경과를 지켜봤다. 주완은 도희를 도와야 한다는 목표가 생겨서인지 서서히 기운을 차렸고, 몸도 날이 갈수록 좋아졌다.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3개월 후, 주완은 겉으로 봤을 땐 완전히 건강한 몸이 되었다. 시한부 환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얼굴에 생기가 돌고 말도 곧잘 했다.
주완의 노력을 알아주기라도 한 건지 하늘에서 기적이 내렸다. 의사는 재활 치료를 하는 동안 미처 제거하지 못했던 일부 종양의 위치가 조금 이동하게 되어, 마지막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수술만 잘 마치면 후유증은 좀 있겠지만, 일상생활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단 말도 덧붙였다. 이 희망적인 선고는 생명력이 하나 없는 사막에서 헤매던 주완을 완전히 구해 냈다. 몸도 마음도 이미 너덜너덜해진 주완이었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힘을 쥐어짜 내어 주완은 또다시 버텼고, 그로부터 일 년간,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집념 하나로 모든 걸 극복해 냈다.
* * *
주완은 정상적인 생활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자마자 그동안 미뤄 뒀던 CH그룹 일을 인수인계받았다. 미국에서부터 3년간 변화해 온 CH그룹의 세태를 확인한 주완은 자신이 없는 사이 많은 게 어그러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이 많다고 해서 불만스럽진 않았다. 되레 자신을 아직까지 필요로 하는 빈자리가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주완은 죽다 살아난 기분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세상에 들려오는 모든 소음이 아름다웠고, 사람과 마주 보고 앉아 평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일상 하나에 감사했다. 또 병원 냄새가 나지 않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단 것만으로도 주완은 자유를 되찾은 기분이었다.
“백도희 씨, 만나러 가실 겁니까?”
한국에 귀국하자마자 정 비서가 공항에서 물었다.
주완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어느덧 칸 국제 영화제에까지 초대를 받은 도희의 행적을 들으며 주완은 새삼 그녀가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당장이라도 도희를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주완이 끔찍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미 3년이나 흘러 있었다. 2년이란 공백기를 가졌던 도희는 이미 자신을 잊었을 것이고, 이제야 세상에 나타나려고 하는 도희를 흔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만으로 만족해.”
“살아나셨잖아요. 사실대로 말씀하시고 용서를 구하시는 건…….”
“정 비서. 괜찮아.”
단호한 주완의 말에 정 비서는 더는 권유하지 않았다. 주완은 도희를 위한 투자나 그녀를 돕기 위한 일이라면 뭐든 하겠지만, 그 이상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용서를 구한다고 해서 도희가 받아 줄지 겁나기도 했고, 자신이 선택한 일에 도희가 자책할까 두렵기도 했다. 이미 한 번 상처를 준 자신에게 그럴 만한 자격이 없다는 생각도 했다. 도희를 떠날 때처럼, 주완은 도희 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가 무척 많았다.
비록 사랑하는 여자를 멀리서 지켜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씁쓸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적어도 살아서 도희를 계속 지켜볼 수 있으니. 남몰래 도울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세상은 주완의 마음처럼 유순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주완 씨……?”
병을 극복했던 그때처럼 도희를 간절히 원하는 그의 욕망이 흘러넘쳤다. 처음엔 몰래 챙겨 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점차 그 정도로 만족할 수 없게 되었다. 좀 더 얘기를 나누고 싶었고, 보고 싶었고, 만지고 싶었고, 곁에 있고 싶었다. 죽을힘을 다해 살아 돌아왔으니까, 어느 틈엔가 보상처럼 도희가 자신을 살갑게 맞아 주길 바라고 있었다.
‘걘 네가 바람피웠다고 하던데. 넌 그런 애가 아직도 좋아?’
‘……바람이요?’
생각지 못한 오해는 쌓이고, 예상치 못한 만남이 반복됐다. 주완은 점차 도희와 자신이 벗어날 수 없는 운명으로 얽힌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것만 할게. 다치면 치료해 주고, 아프면 위로해 주고.”
주완은 얼마 가지 않아 도희에게 더 많은 걸 원하게 될 거라는 걸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염치없고, 이기적이고, 책임감도 없는 천하의 나쁜 놈일지라도,
[보고 싶다.]
또다시 그녀를 욕심내게 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