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화 〉 제발
* * *
"나 진짜로..."
"안 죽어."
"..."
내 말에도 여전히 사슴은 겁에 질린 표정이다. 이마에 입을 맞추며 조금씩 사슴을 잡아먹었다.
아주 조금 더 전진했을 그 때, 미약한. 분신에 온 신경을 집중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아주 약한 저항감이 느껴지더니, 이내 사라졌다.
"아..."
그녀의 눈물이 보인다. 기쁨의 눈물일까. 파과의 고통일까.
"사랑해."
"흐윽... 나도 사랑해."
다시 입을 맞췄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키스를 받아들였다. 분신은 여전히 전진 중이었다.
마침내, 귀두가 끝에 도달했다. 기둥이 오 센치가 조금 안 남은 위치였다.
"괜찮아?"
"으응..."
그럼 조금만 더 밀어도 되지 않을까. 남은 부분을 모두 집어넣고 싶었다.
그녀가 아플까 조심히 허리를 밀자, 자궁이 밀려 올라가며 기둥이 완전히 사라졌다.
"크흑..."
몸 안에 들어온 이물질이 어색한지 그녀는 연신 힘을 주고 있었다.
한계까지 벌어진 듯한 질이 분신을 오물오물 씹는 기분이다.
드디어, 공주를 손에 넣었다. 한 나라의 공주를 차지한 정복감에 정신적인 쾌감이 전신을 맴돌았다.
만약 현대였다면 이런 여자를 만날 수 있을까.
어림도 없지.
신분제가 남은 국가도 아닐 뿐더러 만날 확률도 없었다.
어쩌면 이 세계로 넘어온 신의 보상이 아닐까.
"움직일게."
"...카인 하고 싶은 대로 해."
몇 달 만의 섹스였다. 부끄러운 듯 눈을 내리깔며 대답하는 그녀의 말에 이성의 끈이 끊어질 뻔했다.
'안돼.'
안된다.
나중에, 내 성욕을 푸는 건 나중에 해도 된다.
지금은 나보다 그녀를 배려할 때다.
천천히 허리를 뺐다. 귀두가 질벽을 긁으며 빠져나오기 시작하자 그녀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신음을 흘렸다.
"하윽...? 흣?"
그녀의 반응을 보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파과의 고통이 생각보다 덜 했는지 벌써부터 쾌락이 느껴지는 듯했다. 고통에 눈물 짓던 시아라 때보다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분신이 천천히 왕복을 시작했다. 입구까지 빠졌던 분신이 그녀의 질을 가르며 다시 들어간다.
"하악...!"
"안 아파?"
"으, 으응... 흐읏..."
물건이 커서 그럴까. 질벽의 주름과 조임이 그대로 기둥에 느껴진다. 살아 움직이는 듯 꾸불거리는 그 촉감에 벌써 사정감이 몰려왔다.
뜨거울 정도로 따듯한 질벽에서 연식 애액이 흘러나왔다.
"하흣... 흑! 자, 잠시만... 카인 조, 좀만 천천히... 흐윽!"
혹시나 아플까 그녀의 얼굴을 봤지만, 처음 느껴보는 기이한 쾌락에 당황할 뿐 고통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아파?"
"아, 아니... 그게 흐윽...! 아니...고..."
시아라도 첫 경험에 바로 쾌락을 느꼈었는데... 감도가 좋은 것이 이 세계의 특징인가. 아니면 둘 만 특별한 걸까.
애액의 단 맛이 똑같았으니 아마 이 세계의 특징 아닐까.
지구에 비하면 복 받은 세상이다.
"왜, 왜, 하악...! 더 빠르게 해앳...! 흣...!"
그녀가 쾌감에 몸부림치며 두 손으로 내 팔을 밀어내려 했다. 그러나 아래에서 올라오는 쾌감에 그녀는 제대로 힘을 줄 수 없는지 미약한 반항이었다.
오히려 나를 자극하는 듯한 그 반응에 속도를 더 높였다.
질꺽거리는 음란한 소리와 그녀의 신음 소리가 방 안에 돌아다녔다.
"흐윽! 자, 자시만...! 잠깐만 카인... 제, 제발...! 하윽...!"
사정감이 점점 몰려왔다. 귀두가 자궁구를 두드릴 때마다 그녀가 신음을 내뱉었다.
내 팔을 잡던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무언가 다가오는지 얼굴이 점점 붉어지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혀가 점점 꼬이는 지 발음이 뭉개지고 있었다.
"아, 안대...! 느끼미 이사해. 지, 진짜로...! 흐윽...! 잠깐만... 제발... 잠깐...! 흣!"
몇 달을 참던 성욕이 폭발하고 있었다. 사정의 끝에 다다른 나는 그녀를 배려할 정신이 없었다.
그녀가 쾌감에 아랫배에 힘을 줄 수록 쾌감이 증가하고 있었다. 마치 손으로 꼭 쥐는 듯한 그 압박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엘라 역시 힘을 줄 수록 강하게 긁어오는 반발에 정신이 없는지 고개가 점점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크흑!"
"자, 자깐...만...! 흣? 흐으윽!"
사정을 하기 직전에 귀두를 가장 안쪽까지 강하게 밀어 넣었다. 자궁구가 귀두와 바짝 붙은 채 뒤로 밀렸다.
울컥거리는 느낌과 함께 정액이 자궁구를 두드렸다. 허리가 빠질 것 같은 쾌감이 전신에 휘몰아쳤다.
그녀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동시에 절정에 도달했는지 목까지 빨개진 채 고개를 위로 젖혀들었다. 나를 붙잡은 두 손이 파르르 떨린다.
밝은 금발이 흐트러졌다. 몰아치는 쾌감에 정신이 없는지 입을 헤 벌린 채였다. 기품이 넘치던 공주는 어디 갔는가.
진정한 정복감이 다시 한 번 몸을 돌았다.
그대로 엎어져 그녀를 껴안았다. 뜨거운 육체가 품 안으로 안겼다. 얼굴에 입을 맞추며 그녀가 진정하길 기다렸다.
분신은 여전히 삽입된 상태였다.
"하으... 하아..."
"괜찮아?"
"..."
삼 분 정도를 그렇게 껴안고 있자 그녀가 초점을 맞추고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녀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사랑해."
"나, 나도 사라해..."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이 느껴진다. 한참을 그렇게 껴안고 입을 맞추고 있는데, 그녀가 잠시 주저하더니 부끄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 이제 빼..."
"왜?"
"느낌이 이상해..."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여자가 우는 모습을 보면 왜 흥분이 될까. 연약한 모습에 내면의 가학심을 자극하는 것일까.
그리고, 언제 분신이 내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분신이 껄떡거리며 다시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질 안에 파묻혀있던 분신이 다시 질벽을 넓히기 시작하더니 이내 귀두가 다시금 자궁구와 입을 맞췄다.
"흐윽?"
도리도리
눈이 사슴 만해진 엘라가 다급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파?"
"아픈 게 아니고..."
그럼 됐다.
몇 달을 참아왔는데 어떻게 한 번만 하고 참아.
정액으로 가득한 질 내부 덕분에 다시 애무를 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천천히 다시 허리를 흔들었다.
"아, 아니...! 진짜 안... 흣...! 왜 또...해애...!"
"이렇게 예쁜 네 잘못이야."
"그, 그게 무슨... 하윽! 말이야아..."
그래도 효과가 있었는지 더 이상 고개를 흔들지 않았다. 아니, 다시금 올라오는 쾌감에 정신이 없어 보였다.
한 번 사정을 해서 그런지 아까보다 감각이 덜하다. 이번엔 조금 더 오래하자.
귀두로 자궁구를 두드릴 때마다 질벽이 기둥을 오물거린다. 잔뜩 조인 질벽을 긁어가며 분신이 왕복을 다시 시작했다.
"흐읏...! 그, 그럼 조... 그마 이따가 하쟈..."
한 번 달궈진 몸 탓인지 그녀의 발음이 벌써부터 뭉개지고 있었다. 키스를 멈추고 목을 핥았다. 부드러움 가슴을 움켜쥐며 봉우리를 약하게 꼬집자 몸을 비틀었다.
"헤엑... 흑... 뎨발... 응...?"
그토록 차갑던 얼음 공주가 온 몸을 자극하는 쾌감에 녹고 있었다. 날카롭던 눈매가 풀려 매섭던 인상이 사라지고 있다.
내 허리를 감싸던 다리를 붙잡고 오른쪽으로 넘겼다. 분신에 박힌 채로 그녀는 아무런 반항도 못하고 옆으로 누운 상태가 됐다.
잠시 왕복 운동을 멈춰서 그런지 다시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그녀가 의아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다시 엉덩이를 잡아 위로 올렸다. 그녀의 몸이 가볍게 뒤집어졌다.
"뭐, 뭐 하는 거야?"
완전히 엎드린 상태가 된 그녀가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웅얼거렸다. 그 상태에서 엉덩이만 위로 올리자 완벽한 자세가 됐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후배위 자세가 완성됐다.
분홍 빛의 질 내부는 정액과 애액 범벅이었다. 조금의 균열도 없던 그녀의 보지가 내 분신으로 인해 벌어져 있었다.
밝은 금발부터 시작해 가느다란 팔, 잘록한 허리와 적당한 크기의 엉덩이가 한 눈에 보였다. 이래서 사람들이 한강 뷰에서 살고 싶어 할까.
질 안에 박혀있던 분신이 더 단단해졌다. 천천히 허리를 튕기자 그녀가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아, 안돼...! 부끄러워... 흐윽?"
이전과 전혀 다른 곳을 자극하며 찔러오는 물건에 그녀가 의아한 신음을 냈다. 유리로 빚어낸 듯 하얀 엉덩이를 주무르며 허리를 강하게 튕겼다.
"헤윽...! 흑!"
반동에 맞춰 그녀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엎드린 상태로 엉덩이만 올렸던 그녀가 팔을 뒤로 뻗어 나를 밀어내려 했지만, 오히려 나에게 팔목을 붙잡히고 말았다.
반대 손으로 엘라의 나머지 손을 잡아당겼다. 자연히 상체가 공중에 뜨게 된 그녀는 온 몸을 붙잡힌 채 나에게 삽입당했다.
"뎨, 뎨발... 흐으윽? 그, 그만 해주셰여..."
조금 더 당겨볼까.
팔목을 잡던 손을 뒤로 당기자 그녀의 몸이 점점 세워졌다. 허리를 계속 튕기는 상태에서 팔목을 놓고 한 손으론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가슴을 붙잡고, 다른 손은 어깨를 잡아 목을 빨았다.
나에게 완전히 등을 기댄 채 온 몸을 붙잡힌 그녀의 신음이 점점 더 커졌다.
"이 자세는 부, 부끄러어...흐읏...! 하악!"
슬슬 사정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점점 더 속도를 높이자 온 몸을 구속 당한 그녀의 신음이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그, 그망...! 그마안...! 또, 또 이상 해애! 흐읏!"
멈출 생각은 없었다. 차라리 빨리 끝내는 게 그녀에게도 좋지 않을까. 고개를 흔드는 그녀 때문에 머리카락이 얼굴을 간질였다.
목에서 입을 떼고 밑을 보니 엉덩이 사이로 왕복하는 두꺼운 기둥이 보인다.
아랫배에 손을 대면 진동이 느껴지지 않을까 궁금해 가슴에서 손을 떼 갖다 대니 자궁구를 두드리는 진동이 느껴졌다.
현대에서 이렇게 했다면 여자의 입에서 신음이 아닌 고통의 비명이 나왔으리라.
"나...! 나 또...! 흐으으으윽!!!"
몸을 비틀던 엘라가 어느 순간 신음을 크게 지르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자연히 내 어깨에 기댔기 때문에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와...'
눈이 파르르 떨리며 입을 헤 벌리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말랑거리는 혓바닥이 보였다.
사정감이 순식간에 치고 올라왔다. 허리를 더 강하게 흔들자 몸을 부들부들 떨던 그녀가 온 몸을 비틀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카이인...! 멈춰...! 제발...! 그만... 나 가, 가고 있는뎨에...!"
내게서 벗어나려는 그녀를 더 강하게 붙잡았다. 점점 더 버티기 힘들었는지 그녀가 찢어지는 신음을 흘리며 몸부림을 쳤다.
미안해. 조금만 참아 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