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지적 책사 시점-30화 (30/191)

〈 30화 〉 손님

* * *

"허허. 카인 경은 저를 모르는 듯해 에어로크 왕국까지는 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나 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말에 뼈가 있었다. 자신이 신분을 밝힐 때 놀라길 바랬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말투였다.

노인의 말에 후작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는 것이 느껴졌다.

다른 의미로 경악이 어린 표정이었다.

'...시발'

순식간에 영지의 희망에서 일자무식의 망나니로 위치가 떨어져 버렸다.

오랜만에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

수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고민한 카인은 입을 열었다.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앞에서 호들갑을 떨기엔 경망스러워 보여 자제했었습니다."

정말 빈곤한 대답이었다.

자리에서 머리를 때리고 싶었다.

"...그렇구나."

후작의 말이었다.

믿을 수는 없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무마한다는 말투였다.

'에라이, 시발'

"우선 들어가서 이야기하시죠. 카인 너도 같이 오거라."

"...예."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기 전에 후작이 자리를 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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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만에 후작 성의 대전이 꽉 찼다.

영지의 모든 가신과 후작, 나까지 모두 모여 자리가 만들어졌다.

카인은 미리 준비한 서류를 꺼내 기본적인 결과를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식량에 후작과 가신들이 감탄을 연발했다.

일자무식의 이미지가 조금은 떨어져 나간 기분이었다.

노인은 대전에 구석에 앉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모든 보고가 끝나 후작은 회의를 끝냈고, 나와 후작 그리고 노인은 다시 집무실에 모여 앉았다.

오랜만에 마시는 영지의 차였다.

기껏해야 두 달 조금 안되게 마셨던 것이지만, 상행을 나갔을 때 종종 이 차가 생각났었다.

카인은 차를 호로록 마시고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상행을 떠나기 전 아버님께 부탁했던 것은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까?"

"준비가 끝난 것도, 자금이 부족해 아직 시작을 못한 것도 있지."

"가장 먼저 세 가지가 우선 되어야 합니다."

"그 세가지 모두 네가 돌아와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맞습니다. 이번 축제는 바쁠 듯합니다."

"영주민들에게 구황작물을 소개하는 것 말이냐."

"예. 우선 홍보를 하고 가정마다 조금씩 배분해야 합니다. 저번에 말씀드린 대로 이 곳의 주식을 밀에서 감자로 바꿔야 합니다."

"그 다음은?"

"축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마을이 공동으로 관리하게 하고, 주기적으로 고기를 섭취하는 날이 있어야 합니다."

"축사는 이미 마을마다 만들어두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길은 어떻게 할 것이냐."

"적어도 모든 영지와 외부로 나가는 길은 마차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번 상행이 잘 마무리 돼서 충분할 듯 합니다."

"범위가 넓어졌구나."

"이번 상행으로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상행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매번 네가 나갈 수는 없다. 전문 상단을 따로 만들어야겠다."

"좋은 방법입니다."

후작과 말을 마치고 노인을 바라보자 노인은 경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의아한 표정으로 후작이 입을 열었다.

"록센 어르신. 왜 그러십니까?'

"혹시 방금 계획이 모두 카인의 머리에서 나온 겁니까?"

"구황작물과 축사는 카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맞습니다. 길을 넓히는 건 큰 돈이 들어 지금까지 미뤄왔지만, 그것마저 이번에 해결이 됐지요."

노인의 눈이 더 커졌다.

카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다시 강한 열망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후작은 그런 노인의 시선을 쳐다보고 있었다.

노인의 시선 끝엔 카인이 있었다.

아, 헤르트의 방패가 이 먼 곳까지 온 이유는 아들 때문이었다.

저 눈빛은 분명 보석을 발견한 눈빛이었다.

후작이 자랑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 것 말고도 다른 계획도 많습니다. 예전 보고서를 보여드리고 싶군요."

자식의 천재성을 더 자랑하고 싶었다.

상대는 대륙에 명성이 자자한 책사였다.

자신의 어깨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어느 날 갑자기 칼을 들지 않겠다고 했을 땐 속이 터졌지만, 이젠 정말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노인의 표정이 그것을 증명했다.

후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책상에 있는 보고서를 가져왔다.

이미 수 없이 읽고 또 읽어 헤져 있었다.

조금 부끄러웠지만, 뭐 어떤가.

자신도 깜짝 놀랄 만큼 혁신적인 내용의 정수였다.

일에 지칠 때는 카인의 보고서를 읽었다.

자식이 그리는 미래의 영지를 상상했다.

그 누구보다 카인을 기다린 것은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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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결국 후작의 앞에서 노인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

현대의 효율적인 지식을 한 달 동안 쥐어 짜낸 보고서였다.

노인의 강렬한 눈빛에 결국 카인도 동의하고 말았다.

사실, 좋은 일이었다.

대륙에서 명성이 자자한 책사였다.

자신에게도 큰 행운이었다.

한 가지 문제점은, 이제 더 이상 자신에게 남은 밑천이 없었다.

보고서도 결국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현대에서 배운 지식과 상식의 결정체였을 뿐이었다.

"후우..."

그래서 였을까.

밤 늦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노인은 지금까지 맘에 드는 사람이 없어 후계자를 만들지 않았다.

지금은 비록 반 즈음 사기를 쳐 사제지간이 되었지만 언제 다시 끊어질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 것이 문제였다.

헤르트 왕국은 지금 전쟁 준비에 한창이었다.

에어로크 왕국도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몰랐다.

노인의 존재는 큰 힘을 발휘할 터였다.

자신에게 실망해 떠나게 두면 안됐다.

습관적으로 품에서 구슬을 꺼내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신이 줬던 녹색 구슬이다.

밤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성 내의 영주민들이 밝은 표정으로 돌아다녔다.

꾸준히 구슬을 본 결과, 지금은 훨씬 넓은 범위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정확한 범위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20km는 되는 듯 했다.

볼 때마다 조금씩 넓어지는 범위에 자기 전 습관적으로 바라보곤 했다.

무언가 방법이 필요했다.

우선,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했다.

노인이 자신에게 실망해 떠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천천히 눈이 감겼다.

네 달 만에 돌아온 내 방 침대였다.

오랜만에 숙면을 취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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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눈이 내렸다.

산 속이라 그럴까.

눈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창문 밖의 온 사방이 흰색이었다.

흑백으로 바라보면 이런 세상일까.

겨울이 끝나가는 지금까지 두 달이 넘도록 눈이 내렸다.

"후우..."

천천히 감았던 눈을 떴다.

영지를 뒤덮은 새하얀 눈은 개인 연무장에도 차별 없이 내렸다.

온 몸에서 김이 솟아났다.

몸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에 몸에 떨어진 눈이 닿기도 전에 녹아내린다.

"...많이 좋아졌다."

"감사합니다."

매일 아침은 후작과의 검술 수련으로 시작됐다.

아직 영지의 사람들은 자신이 기억을 잃었단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에, 후작이 직접 검술을 봐주고 있었다.

상행으로 인해 망가졌던 몸이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후작 역시 온 몸에서 김이 솟아나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새하얀 연무장에서 하얀 김을 피어 올리는 검은 남자들이라.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다.

"네가 그 전까지 얼마나 강했는지 아느냐."

"...모르겠습니다."

"우리 기사단의 중간 정도는 됐지. 네 나이를 생각하면 경이로운 재능이었다."

"..."

"지금은... 딱 네 나이에 맞는 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죄송합니다."

"죄송할 건 아니다. 반대로 고작 한 계절 만에 여기까지 왔다는 소리니까."

"..."

"오히려 좋은 일일 수도 있다. 각자의 정체 구간이 너는 사라진 것이니 말이다. 꾸준히 단련한다면, 이전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올라갈 수도 있겠지."

"아직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고작 삼 개월 만에 그런 감이 잡힐 정도면 나는 너를 수도로 보냈다. 근위기사단이나 하라고 말이다."

"..."

"오늘 수련은 여기까지다. 내일 다시 보자꾸나."

"오늘도 감사합니다. 아버지."

상행으로 돌아온 이후 카인은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후작과 기본적인 운동을 하고, 오전엔 스승에게 전략 수업을, 오후엔 크렉스필을 두며 전술을 배웠다.

병사들의 사기를 관리하는 방법을 배웠고, 보급 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배웠다.

스승은 교육 중간에도 늘 인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든 전선을 혼자 관리할 수는 없다.

부대의 특성에 맞는 알맞은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

수성을 잘 하는 사람은 수성을, 공성을 잘 하는 사람은 공성을.

"부대의 지휘관들 마다 장점이 다르다. 공성을 잘 하는 사람이 있고, 수성을 잘 하는 사람이 있지."

"둘 다 잘하는 지휘관은 없습니까?"

"있지. 나 같은 사람이 그렇지."

"..."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얼굴에 금칠을 하는 스승이었다.

진실인지 알 길이 없는 카인은 배알이 꼬였다.

"...그런데 왜 헤르트의 방패가 되셨습니까?"

"그럼 제국을 공격하라는 것이냐? 헤르트는 제국의 공격을 막기에도 급급했다."

"..."

"창을 든 적이 없는데 별명에 창이 붙을 리가 있느냐."

그럼 공격을 잘 하는 것을 어떻게 안다는 말인가.

해본 적이 없는데.

목 끝까지 말이 차올랐지만, 스승의 표정이 씁쓸했기에 말을 삼켰다.

뭔가 당한 기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겨울이 거의 끝나가는 날이었다.

이 곳의 겨울이 끝나가니 산 밑의 다른 곳은 봄이 시작되고 있을 계절이었다.

다나크 제국이 헤르트 왕국의 국경을 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 곳까지 소식이 오는 것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전쟁이 일어났다.

결국 전쟁이 일어났다.

카인은 헤르트 왕국 출신인 스승이 생각났다.

"스승님."

"왜 그러느냐."

"가보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내가 간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

"지금 즈음이면 알만 왕국에서 지원 병력이 출발했을 것이다."

"알만 왕국이 말입니까?"

"알만 왕국은 헤르트 왕국이 사라지면 더 이상 바다로의 무역이 불가능하다. 자연히 헤르트와 깊은 관계를 나눌 수 밖에 없지."

"...과연 그렇습니다."

"두 왕국은 서로 공생의 관계다. 반대로 알만 왕국이 무너지면 헤르트도 같이 무너질 것이다."

"둘이 힘을 합치면 다나크 제국을 물리칠 수 있습니까?"

"턱 없이 부족하지."

"..."

헤르트 왕국이 떠올랐다.

바닷바람은 시원했고, 항구엔 활기가 넘쳤다.

처음으로 왕궁을 들어간 곳도 헤르트였다.

왕을 처음 본 것도 헤르트가 처음이었다.

'공주!'

그 때 공주가 생각났다.

밤 늦게 까지 크렉스필을 둔 기억이 떠올랐다.

파딘 제국으로 결혼을 하러 간다고 했다.

"스승님. 파딘 제국도 지원을 해주지 않겠습니까?"

카인이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스승의 표정은 펴질 줄 몰랐다.

"...그건 잘 모르겠구나."

"예?"

"이 대륙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지 아느냐."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다.

"제국끼리 붙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에어로크 왕국과 알만 왕국, 헤르트 왕국이 양 제국의 사이에 놓여있지."

"..."

"그건 다시 말해 양 제국이 어떤 짓을 저질러도 막을 힘이 없다는 것이다."

스승의 눈엔 이제 분노가 차있었다.

"과거엔 헤르트 왕국도 제국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보다 영토가 두 배 이상 넓었지. 그 때, 양 제국이 협공을 가했다. 영토가 양 대륙에 갈라져 있던 헤르트는 막을 방법이 없었어."

"..."

"그래서 나는 제국을 싫어한다. 만약 내가 은퇴를 안 했더라면, 공주의 결혼도 반대했을 거야. 제국놈들에게 의리란 없다."

"...그런 것 까지는 몰랐습니다."

"너는 이상하게 대륙의 역사에 문외한인 것 같구나. 그 놀라운 보고서를 만든 사람 치곤 말이다."

"..."

당연하다.

그 보고서는 이 곳의 상식으로 만든 것이 아니니까.

"앞으로 눈과 귀는 늘 대륙을 살펴라. 네가 어디에 있든 대륙의 정세를 살펴볼 수 있어야 해."

"명심하겠습니다."

헤르트 왕국은 멸망할까.

아니면 북부를 버리고 살아남을까.

여러 생각이 떠오르다 사라졌다.

확실한 것은 에어로크 왕국에게도, 자신에게도 멸망은 좋은 길이 아니었다.

헤르트 왕국이 무너지면 에르딘 왕국과의 무역 길도 자연히 막혔다.

지금이라도 후작을 설득해 지원을 나가고 싶었지만, 불가능에 가까웠다.

후작을 설득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나날이 날라오는 소문을 들으며 시간이 흘러갔다.

­­­­­­­

봄이 찾아왔다.

영지의 봄은 보릿고개의 시작을 뜻했다.

앞으로 팔월 중순이 되기 전까지 영주민들은 굶주림의 기간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겨울을 나기 전 수확했던 고구마와 토란 등 각종 구황식물이 남아있었다.

얼마 전 심은 감자도 유월 즈음이 되면 수확이 가능했다.

밀을 수확할 때까지 충분히 식량이 될 것이다.

앞으로 상황은 더 나아질 것이다.

영지민들의 얼굴에 살이 붙기 시작했다.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주민들의 눈에서 희망이 생기고 있습니다. 영지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같이 노력한 일인데요."

"앞으로도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도련님."

"아버지가 들으면 목 매달릴 소리는 그만하세요."

얼마 전 기쁜 표정의 로그멜 경이 와서 했던 말이다.

들뜬 기분에 창문을 열어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시아라."

"응?"

"날씨도 좋은데 우리 산책이나 갈까?"

"헤헤... 좋아."

시아라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온 사방이 꽃 천지였다.

성 안에도, 밖에도, 마을과 창문 밖의 모든 곳이 꽃 천지였다.

창문을 열어두면 부드럽고, 생긋한 꽃 향기가 온 방에 퍼졌다.

남들의 시선이 있었기에 손을 잡고 돌아다닐 수는 없었다.

모두들 아는 것과 공식적으로 표시를 내는 것은 다르기에.

그렇게 저택의 정원을 천천히 걸으며 시아라와 이야기 하고 있는데, 한 집사가 다가왔다.

"도련님.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손님?"

"그런데... 그것이 조금."

입을 열던 집사가 갑자기 말을 주저하며 시아라의 눈치를 살폈다.

'눈치를 봐?'

내 손님과 그녀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궁금증이 더 커졌다.

찾아올 손님은 없었다.

아는 사람도 없었고, 시아라의 말에 따르면 따로 친한 친구도 없었다고 한다.

옆을 보니 그녀도 놀란 표정이었다.

"일단 가보자."

누군지 알아야 대응을 할 것이다.

...설마 미하일인가?

그렇게 저택의 대문으로 다가가니 저 멀리 세 명의 여인이 서있었다.

두 명은 시녀로 보였고 가운데 사람은 정갈한 옷을 입고 있었다.

멀리서도 햇빛에 비친 금빛 머리가 눈에 띄었다.

'금빛?...설마...'

그 쪽에서도 다가오는 것을 눈치챘는지 이쪽을 바라봤다.

"..."

"..."

밝은 금발에 푸른 눈.

먼 여행에 지쳐있는 듯 보였지만, 도도한 표정과 날카로운 눈매는 여전했다.

마침내 가까이 도착한 카인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엘라 공주님."

"...오랜만이에요. 카인 경."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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