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지적 책사 시점-6화 (6/191)

〈 6화 〉 네가 누군지 몰라

* * *

내가 하는 말이 이 사람들의 듣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바꾸게 만들어야 했다.

기이한 행동을 한 망나니 장자가 아닌, 진심으로 영지를 걱정하는 가문의 후계자로써 이미지를 변화 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 것 만으로도 내가 하는 말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 있었다.

설득의 3요소 중 두 번째, 파토스(Pathos)였다.

잠시 공백을 유지하며 시간을 들인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버님, 저는 이 가문이 자랑스럽습니다. 아버님의 뒤를 이어 이 가문을 번영 시키고 영주민들을 보살필 의무를 가집니다.

그렇기에 저는 가벼운 말로 꺼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시간 해왔던 고민이고 이제는 행동해야 함을 느꼈습니다."

"아버님,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하는 말이 진실 됨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후작 가문을 자랑스러워 하는 후계자로써 말입니다."

"..."

이제 내가 할 말은 끝났다. 이제는 후작의 마음가짐이 변했기를 바래야 한다. 가만히 서서 후작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

후작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깊은 고민에 빠진 듯 눈썹만 이리저리 움직였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여기서 실패 한다면 남은 방법은 거의 없었다. 후작의 입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말랐던 입 안이 더욱 더 말라감이 느껴졌다.

"...저는 찬성이에요. 제 아들이 깊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 느껴져요... 영주님도 그렇게 생각하죠?"

이 자리에서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던 후작 부인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를 보는 표정은 걱정스러움과 대견함이 담겨 있었다.

가신들이 모두 모인 공 적인 자리라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평소에도 그렇게 부르는 지는 모르겠지만 후작을 부르는 호칭에 격을 차리고 있었다.

'설마 사적으로도 영주님이라고 부를까."

그 와중에도 쓸데없이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다 날라간다.

"...네가 한 말이 단순히 빈 말은 아님은 알겠다... 하지만 상행을 어떻게 하겠다는 아직 말을 안 했다."

됐다.

내 말을 받아들이는 후작의 태도가 변했다. 이제 진지하게 내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두 번째, 파토스까지 성공했다. 이제 거의 다 왔음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내가 했던 말의 근거를 보여줘야 했다.

설득의 3요소 중 마지막 로고스(Logos)다.

지난, 일주일 동안 구슬을 통해 영지를 보며 계속해서 느낀 점이 있었다.

'성 밖의 개간율이 굉장히 낮다.'

또 영주민들의 주식은 밀 이었다. 에어로크 왕국의 대부분은 산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밀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밀에는 큰 단점이 하나 있는데, 기후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다는 점이다.

산간 지형은 밀을 키우기 적합하지 않았고, 낮은 기온으로 인해 소출량도 적었다.

당연히 영주민들이 먹기엔 턱없이 부족했고 늘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었다.

에어로크의 영주들은 비싼 값에 밀을 사와 영주민들에게 배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래서는 변하는 것이 없다.

가장 먼저 주식을 바꿔야 했다. 이런 지형에서는 감자 같은 구황작물이 더 키우기 좋았다.

'최소한 50 대 50까지는 주식의 비율을 바꿔야 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육류였다. 영주민들의 대부분이 육류 섭취가 부족했다.

영주민들 중엔 철광산에서 일하는 광부들이 많다.

몸을 쓰는 일을 할 땐 철분과 단백질 섭취는 필수였다.

문제점은 또 있었다. 보통 밀을 싣고 다니는 상인들이 영지들 돌며 철광석과 밀을 교환했는데, 철광석의 가치가 지나치게 낮았다.

'분명 상인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걸 거야.'

개선 할 점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현대의 효율적인 삶을 살다 이 곳에 오니 더욱 그런 듯 했다.

현대의 수 많은 교육을 받고 자란 현대인이 과거로 돌아가게 되면 천재 취급을 받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마냥 헛소리가 아닐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쌓여있는 수 많은 문제점들을 한번에 고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가장 빠른 방법은 있었다.

"아버님.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일이 있습니다."

오랫동안은 아니다. 고작 삼일 뿐이었으니까.

"지금 가장 중요한 점은 영주민들의 굶주림입니다. 밀은 이 곳에서 키우기 좋은 식량이 아닙니다. 우선 영주민들의 주식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을? 무엇으로 바꾼단 말이냐."

내가 식량 문제를 꺼낼 줄 몰랐던 지 후작의 눈이 조금 커졌다. 이 영지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첫 주제를 제대로 꺼낸 듯했다.

"옆 나라 알만 왕국은 온 대륙의 물건이 모이는 무역의 중심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곳에서 산에서도 잘 자라는 새로운 종자를 들여오겠습니다."

내 말에 후작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그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지 즉답이 튀어나왔다.

"새로운 종자라... 에어로크 왕국에서 그 일을 추진한 적이 없을 것 같으냐."

"..."

"우리라고 바보는 아니다. 식량 문제는 쉽게 해결할 문제가 아니야."

문명이 낮다고 멍청한 것은 아니다. 이 세계를 너무 무시했다.

"...우리 왕국이 외국과 교류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습니다. 아직 가능성이 있으니 알만 왕국에서 여러 나라의 다양한 품종을 가져와 보겠습니다."

기세를 탔던 내 설득이 잠시 멈칫하고 말았다. 더 이상 주식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불리했다.

급히 변명을 하고 다시 원래의 주제로 돌아가야 했다.

"만약 제가 가져온 구황작물이 제대로 성장하지 않는다고 해도, 철광석을 식량으로 바꾸는 것 만으로 상행을 다녀올 가치는 충분합니다."

내가 한 발 물러서자 후작도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가능성 여부를 따지기에는 너무 먼 미래의 일이니까.

그럼에도 후작의 표정은 펴질 줄 몰랐다. 잠시 고민하던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또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우리 영지엔 종자를 대량으로 사올 정도로 돈이 여유롭지 못하다."

"알고 있습니다. 한 달 동안 낭비되는 세금을 줄여 자금을 확보하겠습니다."

그 말에 후작이 입을 다물었다. 재정담당관의 부패를 찾아냈으니 그 일은 충분히 가능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고비는 이제 시작이다.

"그렇게 마련 된 여윳돈과 생산된 철광석을 가지고 제가 직접 알만 왕국을 다녀오겠습니다."

"...뭐?"

대전 내의 가신들이 벌떡 일어났다. 철광석을 판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영지는 영주민들이 낸 세금과 영지 소유의 광산에서 나온 철광석으로 영지를 운영했다.

그리고 영지를 운영하는 거의 대부분의 자금은 철광석을 팔아 번 돈으로 충당을 했다.

그 것을 지금 내가 판다는 것은 전적으로 다음 분기의 영지 자금을 내가 총괄한다는 것과 동일했다. 작은 문제가 아니다.

영지의 미래와도 직결된 문제였다.

"영주님... 아무래도 그것은 좀 어려울 듯 싶습니다..."

주변의 가신들이 내 눈치를 보며 영주에게 말했다.

지금까지 내가 한 말에 설득은 되었지만, 내가 지금 꺼낸 말은 쉽게 용납될 것이 아니었다.

내가 상행을 성공적으로 해낼 것이란 확신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서 한 발자국 물러나 가벼운 업무부터 시작해도 언젠가 허락이 떨어질 수는 있었다. 하지만, 한번에 해결 할 수 있는 정답을 알면서도 빙빙 돌아가는 것은 내 성격과 맞지 않았다.

"아버님, 알만 왕국으로 직접 가 철광석을 팔면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구황작물만 사올 것이 아닙니다."

"...무언가 더 생각이 있느냐."

"많은 수의 영주민들이 철광산에서 일합니다. 이들은 더 많은 육류를 섭취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농경지를 더욱 개발하고 영지 내 마을 간 도로도 개선 해야 합니다."

결국은 돈 문제였다. 기껏해야 직속 상단처럼 옆 영지로 가 철광석을 팔 생각이 없었다. 내가 직접 알만 왕국을 다녀와야 한다.

이 대륙을 정복하기 위해선, 적어도 한번쯤은 대륙을 둘러볼 필요가 있었다. 각 나라의 특징과, 무장 수준을 직접 눈에 보고 싶었다.

가능한지 불가능한지의 여부가 아니다.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다.마음 같아선 다 때려 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내가 왜 이 대륙을 통일해야 하는가.

"..."

"이 모든 것을 빠르게 처리하려면 철광석을 높은 가격에 파는 것 뿐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제가 직접 다녀오겠습니다."

"의도는 좋다.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겠다. 하지만 자신 있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다르다. 네가 알만 왕국까지 가서 거래를 잘 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느냐."

"없습니다."

"잘 아는군"

"지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다음 분기까지 아직 한 달이 남은 것으로 압니다. 그 때까지 제가 영지 내 문제를 해결 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때 가서 다시 한번 제 의견을 생각 해 주십시오."

"..."

지금 바로 갈 수는 없다. 후작도, 가신들도 나를 보내기엔 근거가 부족했다.

그리고 그 근거를 쌓아 올릴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끝났다.

내일부터 영지 내 문제점들을 하나 둘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설득의 3요소 마지막, 로고스(Logos)가 드디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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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장부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한숨을 쉬었다. 양초의 미약한 불빛 아래로 장부를 보다 보니 눈이 침침했다.

그리고 며칠 동안 내가 너무 만만하게 봤음을 깨달았다.

장부는 생각보다 더 원시적이었고, 중구난방이었으며, 분량이 많았다.

회계사로 일할 때는 같이 일하는 동료 회계사들이 많았다.

그 때는 기업의 실제 장부와 맡는지 검토를 할 때, 파트 별로 나뉘어 검토를 했었다.

현대에서 이런 식으로 장부를 써 감사를 맡겼다가는 고민도 없이 감사 불가능의 단계인 의견 거절이 나갔을 것이다.

방까지 갈 힘이 없어 잠시 의자에 기대 눈을 감고 쉬고 있는데, 문 밖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났다.

"...도련님. 차를 가져왔습니다. 잠시 들어가도 될까요?"

마침 잘됐다. 타이밍이 잘 맞았다.

"어, 들어와."

문이 조심히 열리더니 첫날 나를 깨웠던 그 메이드가 차를 들고 들어왔다.

내 담당 시녀였는데, 그 날은 내가 평소와 다르게 늦잠을 자는 바람에 깨우러 들어 온 것이었다.

그 사건 이후로, 나를 다른 시녀들 보다 더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며칠 전 내가 이름을 물었을 때, 그 태도는 더욱 심각해졌다.

'도련님, 차를 준비해 왔습니다.'

'고마워. 그런데, 이름이 뭐야?'

흠칫

'제, 제 이름은... 시아라 입니다.'

그 때 그녀의 표정은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표정이었다. 명백한 경계심이 얼굴에 떠 올랐다가 다시 사라졌었다.

'...실수했다...'

이 세계로 넘어와 혼란스러워 하는 나를 처음 목격한 사람이었다. 더욱 조심히 관찰하며 지켜봤어야 했는데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불러버렸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최대한 나와 둘이 있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좋게 이야기 하면 격식을 차리는 것이고, 나쁘게 이야기 하면 경계하고 있었다.

찻잔과 찻병을 들고 조심스레 곁으로 온 시아라는 차를 따르기 시작했다.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차를 따르는 손은 미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니 나도 그 땐 혼란스러웠다고...'

눈 떠보니 갑자기 세상이 바뀌어있는데 어느 누가 당황하지 않겠는가.

속으로 변명아닌 변명을 하며 시아라를 쳐다보고 있으니 새삼 외모가 눈에 들어왔다.

오늘도 검은색 긴 머리는 머리망에 단정히 묶어 놓았고, 눈 코 입이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것이 전형적인 순정파 배우의 얼굴이었다.양초의 불빛은 받은 두 눈은 신기하게도 동공이 붉은색 이었다.

현대로 간다면 스튜어디스가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전담 시녀와 이렇게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좋지 않았다. 어쨌든 매일 볼 사이라면, 조금 친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조금만 장난 쳐볼까.'

****

차를 다 따르고 서둘러 나가려던 시아라는 갑자기 의자 끌리는 소리와 함께 벌떡 일어나는 소리가 들리자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엔 며칠 전부터 이상한 행동을 보였던 카인이 굳은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까 차를 따르는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볼 때부터 무언가 불안했었다.

"일로 와볼래?"

"왜, 왜 그러시는지..."

"..."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결국 앞으로 가야 했다.

덜덜 떨리는 발걸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 온갖 불안한 상상이 피어올랐다 사라졌다.

'어떡하지...어떡해...'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도망치고 싶었지만, 자신은 눈 앞의 남자에게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솟구치는 공포심에 눈물이 차오를 것 같았지만 온 힘을 다해 꾹 참았다.

아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마침내 그의 앞까지 도착했을 때, 그는 자신의 오른쪽 팔목을 붙잡고는 씨익 웃었다.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너는 알지?"

"...!"

쿵 하고 심장이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 동안 잘 숨겨왔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그를 이상하게 여기는 것을 깨달은 듯 했다.

어느 날 갑자기 카인은 변해버렸다. 자신과 함께 자라왔던 친구가 아니었다.

나를 보며 웃으며 인사 하지 않았고, 어릴 적 같이 놀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힘든 일이 생기면 자기에게 말하라며 늘 응원해주던 친구는 사라지고 냉랭한 표정의 남자만 남았다.

카인의 몸 속엔 누가 들어 있는 것일까.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연기를 하려 했지만 소중했던 그와의 추억이 자꾸만 생각났다.

간신히 참던 눈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흑... 흡, 흐윽......"

자신도 카인처럼 몸을 빼앗기고 사라지는 것일까.

소꿉친구가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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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났다.'

적당히 장난치며 몸의 원 주인과 어떤 관계였는지 알아내려 했는데 그녀가 벌벌 떨면서 울기 시작했다.

우선 진정부터 시켜야 했다.

빠르게 손목을 놓아주며 찻병을 들어 차를 따랐다. 그리곤 책상 옆에 있던 의자를 꺼내 자리에 앉히고 그 앞에 차를 놓았다.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시아라"

"흐윽...흑, 흐윽......."

"울지 말고 그쳐봐. 할 말이 있어."

말투가 다정하게 변해서 일까. 그녀가 얼굴을 가리던 두 손을 치워 눈물이 그렁그렁 차있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잠시 그녀가 진정하길 기다렸다.

"좀 괜찮아졌어?"

"..."

"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까..."

그녀가 나를 빤히 보기 시작했다. 자신은 다 알고 있다는 듯 붉은 눈은 절망이 들어 차 있었다.

생각보다 더 원래의 몸 주인과 사이가 좋았었던 것 같다.

더욱 더 사실대로 말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아라"

"..."

"사실... 나는 네가 누군지 몰라..."

이미 마음을 먹고 있던 것일까. 내 말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 그녀였지만

카인이 아닐 것이란 의심이 확신이 되었기에 그녀의 눈에 눈물이 다시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녀가 또 울까 빠르게 다음 말을 이어갔다.

본의 아니게 후작에 이어 누군가를 속일 사람이 생겼다.그래도 어떡하겠는가. 쓸데없는 장난을 치다 일낸 내 잘못인데.

"그 뿐이 아니야... 나는 여기 있는 누구도 생각이 나지 않아. 가신들도, 동생들도 그리고... 부모님도..."

"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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