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5
졸부 집 망나니 외전 시즌 2
50화
백범의 본가 안채.
백범의 부친과 모친은 뉴스를 보고 있었고.
당황한 표정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호호호, 우리 집안 콩가루 됐네요.”
뉴스 화면에는 자신의 손녀가 자기 아버지를 독재자라고 적은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이게 또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하고 있는 백범의 모친이었다.
“자기 아버지 이겨먹으려는 딸이네, 쯧쯧!”
“그건 그렇고 우리 백범이 대통령을 또 해야 하나요?”
“백범이 소인가? 죽을 때까지 일만 하게.”
[대통령 임기를 끝내고 대운하 건설까지 끝나면 제주도로 내려와서 아버지랑 같이 망고 농사나 지으렵니다.]
지난 설에 백범은 제주도에 내려왔었고 자기에게 한 말이 떠오르는 백범의 부친이었다.
[대운하 건설까지 끝내고 내려오면 내가 살아는 있겠냐?]
[오래 사셔야죠.]
[범아.]
[예, 아버지.]
[네가 소냐?]
[예?]
[네가 죽을 때까지 일만 하는 소냐고? 하아…… 사람이 소가 되면 안 된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또 그러네요. 우리 아들이 소는 아닌데 자꾸 일만 하려고 하네요.”
“그러니까. 백범이 또 대통령을 하면 안 돼, 누구처럼 총 맞아 죽었어.”
“아, 그러네요……. 그럼 우리는 손녀를 응원해야겠네요.”
* * *
야당 대표실.
“이번 사태는 백범의 국회 독재의 끝판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야당은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야당이 말하고 있는 국회 독재는 여당이 200석을 차지하고 있기에 모든 법안이 백범의 의도대로, 또 여당의 의도대로 가결되기 때문에 국회 독재라는 소리가 나온 거였다.
“오늘이 임시 국회 첫날이고 이미 대통령제 폐지와 내각책임제 전환이 상정된 상태입니다.”
“막아야죠.”
“국회에서는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또한, 장외 투쟁을 시도해도 여당이 200석을 가지고 있기에 바로 통과시킬 겁니다.”
“이런이런…….”
“다행스러운 것은 백범 대통령의 따님인 백관순 양이 우리 당에 입당했고, 지금 청와대 정문 앞에서 내각 독재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 그것도 놀라운 일입니다. 아버지의 독재를 막으려는 딸이라……. 누구는 이민을 가버리던데.”
“하여튼 백관순 양은 분명한 성격인 것 같습니다. 그와 함께 국민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상태입니다.”
“백범 대통령이 내각제로 헌법을 개헌해서 독재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도 우리 당의 지지율이 겨우 소폭 상승했다는 겁니까?”
“예,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업적을 이룬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대부분 국민이…….”
“백범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여당 대표가 지금 청와대에 있다고 합니다. 백범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겁니다.”
“으음……!”
여기서 분명한 것은 백범이 이번 사태를 그냥 지켜만 본다면 대통령제는 폐지가 되고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내각제 국가로 전환하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 * *
제주도 백범의 본가 별채.
백범 대통령의 부친과 모친은 제주도로 이주했고.
김 상사 할아버지는 이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지만 여전히 혈기 왕성한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고 그의 옆에는 무속인 출신 조비가 자신의 전생의 남편인 김 상사와 오붓하게 살고 있었다.
“안 좋은데……. 안 좋은데……!”
어느 순간부터 신기를 잃었던 조비는 신기가 돌아온 상태였지만 그저 김 상사 할아버지와 백범의 부친을 도와 망고 농사를 짓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자꾸 불길한 예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어머니, 무슨 일입니까?”
김상사 할아버지와 조비의 사이에서 태어난 김동철이 블랙 망고 비닐하우스에서 망고 수확을 하다가 최상품 블랙 망고 한 상자를 들고 오며 자기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 망고는?”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조비의 아들인 김동철이 씩 웃었다.
“관순이 주려고?”
놀라운 것은 김동철과 백관순은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고.
거기다가 연상연하 커플!
이 사실은 백범과 심은혜만 모르고 있는 사실로, 백범의 부친과 모친은 다 알고 있었으며 김동철을 손녀사위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하하!”
자기 모친의 물음에 그냥 웃기만 하는 김동철이였다.
“당분간 그거 먹을 정신 없을 거다.”
“예?”
“온종일 서 있는 것 같은데 그걸 언제 먹겠니?”
“무슨 말이죠?”
“동철아.”
“예, 어머니…….
“너는 뉴스도 안 보니?”
“요즘 블랙 망고 수확에 바빠서…….”
“네 애인 민주투사 되겠다.”
“예?”
“네가 제주 영농후계자라고 하지만 뉴스는 좀 보고 살아라. 쯧쯧!”
“……예.”
“이러다가 내가 팔자에 있는 대통령 며느리 얻게 되겠네.”
분명한 것은 신기가 다시 살아난 조비 여사라는 사실이었다.
* *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나는 여당 대표를 오랜 시간 동안 설득했다.
그런데 여당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대통령님, 국가와 국민이 요구하는 겁니다.”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을 하십시오.”
“시대적 요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전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을 이번 정부가 계승했기에 20년 동안 정책의 변화 없이 또 흔들림 없이 오늘의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만들어졌습니다. 만약 정권이 바뀌고 대통령의 복심이 변하게 된다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불안전한 대통령제보다 책임 정치를 할 수 있는 내각책임제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는 더 유익한 정치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 청와대에 오실 때 밖에서 시위하는 사람을 봤죠?”
“영애 말씀이시군요.”
“예, 그렇습니다. 내 딸도 반대하는 일입니다.”
“압니다. 사실 제가 영애께 여당 입당을 제안했고 비례대표를 제안했는데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가셨죠.”
“그랬습니까?”
“예, 그랬습니다. 대통령님.”
눈빛이 달라지는 여당 대표다.
“통치 기간이 연결되는 것이 독재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잠시 물러나신 후에 5년쯤 후에 내각의 총리대신이 되는 것은 어떠십니까?”
“뭐라고요?”
“내각제로 개헌한 후 그 5년 동안은 제가 잠시 대통령님의 대신하여 내각총리대신의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이제야 여당 대표의 본심을 알게 됐다.
‘이거 그냥 아전인수잖아.’
여당 대표는 이번 개헌에서 나를 이용하려는 것이다.
“그렇게만 하시면 누구도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대통령님을 독재자라고 부르지 않을 겁니다. 또한, 대통령님께는 막강한 200석이 있습니다.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
“정말 믿어도 되겠습니까?”
내 말에 여당 대표가 씩 웃었다.
“오늘 바로 국회에서 개헌을 위한 본회의 표결이 진행됩니다. 다소의 이탈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개헌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9명의 대법관 중에 7명이 여당 쪽입니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확실합니까?”
내가 자신의 말에 동조하는 것 같아 보여서인지 미소를 보이는 여당 대표다.
“확실합니다. 사실 이번 개헌은 은밀하게 3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개혁입니다.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대통령제가 맞지 않습니다.”
“제가 대표님을 믿어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나는 여당 대표를 보며 웃었다.
“사실 하고 싶은 일이 더 많이 남아 있기는 했습니다.”
“하하하,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좋습니다. 나는 대표님만 믿겠습니다.”
“예,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 그럼 저는 국회로 가겠습니다.”
“저도 가죠. 대한민국의 정치가 개혁되는 것을 제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하하하!”
“하하하!”
* * *
국회 본회의장.
야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오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는데 모두가 앉아 있는 상태고 투표까지 끝낸 상태다.
나는 이번 투표의 참관인으로 국회 개헌 투표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내각책임제로 헌법을 개헌하는 사항에 관한 투표 결과로 221대 79로 가결이 되었음을 밝힙니다.”
쾅쾅쾅!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렸고.
여당 쪽에서는 환호하며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보며 손뼉을 쳤고.
야당 쪽에서는 21표의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짝짝짝, 짝짝짝!
여당 국회의원들이 나를 보며 손뼉을 쳤다.
이 장면은 국회방송의 생중계를 통해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국민이 보고 있으리라.
“대통령님께서 국회 연설을 신청하셨습니다.”
나는 이미 국회의장에게 이번 투표가 끝난 후에 국회 연설을 해도 되겠냐고 협조한 상태다.
그리고 국회의장의 말에 모든 국회의원이 나를 봤고.
나는 그들을 보며 밝은 미소로 화답하며 국회 연설을 위해 단상 위에 섰다.
“안녕하십니까,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회 방송을 시청하고 계시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놀라운 일을 경험했습니다. 또한, 국회의 결정에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가 국회 연설을 진행하는 동안 여당 대표는 이제 곧 자신의 시대가 올 거라는 생각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고.
야당 대표들은 어떻게든 다음 총선에서 최대한 많은 국회 의석을 확보해서 여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저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대통령으로 이번 개헌 투표 결과에 관한 거부권을 행사합니다. 또한, 현 시간부로 대통령이 가진 권한을 이용하여 국회를 해산합니다.”
내 발표에 모든 국회의원이 멍해졌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내각책임제로 전환하는 개헌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때문에 부결이 된다.
“대통령님!”
내 발표에 당황한 여당 대표는 소리쳤고.
야당 대표들은 왜 이러냐는 눈빛을 보였지만,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향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새로운 총선을 통해서 새로운 국회가 열리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또한, 저는 이 시간부터 여당의 당직을 모두 내려놓고 여당의 지지를 철회합니다. 또한, 시작될 총선에 아무런 영향력이 행사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제 모든 권한을 국무총리에게 위임하여 하야할 것을 이 국회 연설을 통해 밝힙니다.”
내 발표에 여당 국회의원들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여당의 지지율은 결국!’
나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에 만들어진 지지율이다.
“저의 임기가 이제 6개월밖에 남지 않았기에 국무총리께서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곧 있을 대선까지 국정을 잘 이끄실 것으로 판단합니다.”
오늘 제대로 폭탄선언을 하는 순간이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
국회 해산.
그리고 대통령직 하야 발표까지.
‘하야는 최초가 아니군.’
초대 대통령도 하야했으니까.
‘나는 소가 아니다.’
또한, 독재자가 될 마음도 절대 없다.
* * *
청와대 관저.
“비서관님.”
“예, 영부인님.”
심은혜 영부인이 자신의 비서관을 불렀다.
“밖에 있는 관순이 들어오라고 하세요.”
“예?”
“오늘 바로 이사해야 하는데 자기 짐은 자기가 싸야죠.”
“아……!”
“19년 동안 여기 살아서 좀 지겨웠는데 잘됐네요. 호호호, 이제 망고는 실컷 먹겠네요.”
영부인 심은혜는 제주도로 바로 이주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 * *
청와대 정문 밖.
청와대 밖에서 1인 불법 시위를 하고 있던 백관순 또한 휴대전화로 국회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
자기 아빠인 백범의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국회 해산 그리고 하야 발표까지 시청한 후에 미소를 보였다.
“호호호, 이제 진짜 아빠 찬스지~”
백관순은 백범의 딸이기에 누구보다 자기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영애 아가씨, 영부인께서 오늘 이사를 하셔야 한다고 짐 싸라고 하십니다.”
청와대 쪽에서 영부인의 비서관이 백관순에게 소리쳤다.
「졸부 집 망나니 외전 시즌2 완결」
*공*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