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414화 (414/415)

# 414

졸부 집 망나니 외전 시즌 2

49화

2034년 6월 8일, 청와대에 마련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장.

“러시아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진행하고 있는 고려 경제 공동체의 일원으로 대운하 사업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러시아 신임 총리가 내게 말했다.

“대현 그룹과 지분 비율 조정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으시는 상황이군요.”

“하하하, 그렇습니다. 키르기스스탄도 40%의 지분을 배당 받았는데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 오랜 기간 경제 협력을 유지했던 러시아가 겨우 25%의 지분이라는 것은 아쉬움이 많은 결정입니다.”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결정입니다.”

“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죠?”

“고려 경제 공동체가 진행이 되고 있기 때문이죠. 고려 경제 공동체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경제 연합체가 아닙니다. 고려 경제 공동체의 구성 국가들이 모두 경제적 이익을 분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경제 공동체입니다. 그러니 후진국과 중진국에게는 대운하 사업의 운행료의 비율을 높게 책정해야 하고 러시아나 유럽 선진국에게는 대운하 사업 운행료를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

러시아 신임 총리는 뭐라고 할 말이 없어진 상황이다.

“한마디로 경제 공동체는 분배의 차원에서 유지되는 공동체입니다. 그러니 총리 각하께서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 좋습니다.”

러시아는 대운하 사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하여튼 이렇게 해서 러시아까지 대운하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아닙니다. 대운하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물류 유통의 봉쇄를 당할 것이 분명하니 참여해야죠.”

물론 물류 유통의 봉쇄라는 것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진행하겠다는 의미는 분명 아니다.

대운하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소외가 되는 것이니 러시아 신임 총리께서는 저렇게 생각하는 것이리라.

“그 대신에 요청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뭡니까? 총리 각하.”

“푸틴 전임 총리가 은닉해 놓은 자금을 러시아 정부에 돌려주십시오.”

“예?”

“푸틴 전임 총리가 치매에 걸려서 구속 수사 중에서 기억해 내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수사협조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맞는 말이다.

탐욕에 찌든 푸틴은 빼돌린 1,000조를 써보지도 못하고 치매에 걸렸으니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러시아가 신임 총리가 선출이 된 것처럼 미국도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이 됐고.

그는 세계 경제의 패권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 대결 구도를 만들고자 하는 대통령이었다.

“대운하까지 건설이 되면 세계는 2강 구도가 완벽하게 자리 잡습니다.”

미국 신임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을 제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 모든 무기 수출을 금지합니다.”

“대통령님…… “

그때 동북아시아 안보 담당관이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미국 신임 대통령을 불렀다.

“왜요?”

“무기수출 금지 조치로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큰 압박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예, 이미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공군력과 해군력은 본국과 대등한 수준에 올라선 상태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분석 결과가 그렇습니다. 과거 중화인민공화국의 팽창과는 또 다른 상황입니다.”

“대안은?”

“공군력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K-22챕터를 대량생산해서 항공모함에 배치해야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미국은 막대한 자금을 다시 군비 확장에 쏟아부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되면 경제가 붕괴합니다.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경제 공동체를 만들고 있는데 군비 확장으로 대결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정책입니다.”

경제 담당관이 미국 신임 대통령에게 말했다.

“경제 공동체라…….”

“예 그렇습니다. 고려 경제 공동체를 창설해서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하나로 뭉친 상태입니다. 그와 함께 아프리카 연맹 국가들도 고려 경제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으음…… “

“그렇다면 대책이 없다는 겁니까?”

“당장은 그렇습니다. 그러니 내수 시장의 활성화와 수출 중심의 경제 성장을 이룬 후에 대응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미국 신임 대통령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 대결 구도를 만들려고 했지만 시작부터 거센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 * *

2034년 8월 7일, 10일간의 국내 순방을 끝내고 청와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내 아내 심은혜를 보니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 내 나이 곧 54살이다.

그런데 내 아내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나는 지금 듣고 있다.

“관순이가 정치에 관심 있어 한다고요?”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 가문이며 또 정치 명문으로 거듭나 있는 상태라고는 하지만 내 딸 백관순이 정치에 관심이 있는 줄은 차마 몰랐다.

검찰 총장의 주도에 의해 내사가 되었던 백관순의 입시 비리와 자격증 논란 그리고 논문 놀란은 아무런 증거도 혐의도 찾아내지 못하고 수사가 종결이 된 상태다.

[죄송합니다. 대통령님, 아무런 혐의점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청와대에 들어온 검찰총장이 내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죄도 없는 내 딸인 백관순을 조사한 것에 관해 죄송하다는 뜻을 밝힌 것이 아니다.

자신이 검찰 총장으로 무능하게 아무런 불법 행위도 찾지 못했다는 것에 관해 죄송하다고 하는 것 같다.

[죄를 찾아내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거죠?]

[당연합니다.]

하여튼 이랬었다.

[공조한 공수처에서는 증거를 잡았습니까?]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찾지 못했다는 것은 여전히 심증은 남아 있다는 거군요.]

[예, 그렇습니다. 백관수 씨의 논문 1저자 부문은 모든 혐의점이 희석되어 그녀의 능력이라는 것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옥공예 전수자로 선정이 된 것은 의심이 됩니다.]

[검찰 총장님.]

[예, 옥공예 전시전 안 가보셨죠?]

[예, 수사를 하느라 바빠서…….]

[저도 바빠서 딸아이 전시전에도 못 가봤습니다. 그런데 전시된 옥공예 작품들이 동남아시아 화교 재벌들에 의해 수십억 이상으로 팔렸답니다. 그 정도면 의심할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님의 따님이기에 그렇게 팔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의심을 계속하시고 남은 임기 중에 내사를 계속하십시오. 제 딸이라고 봐주지 마시고요.]

[당연하죠. 지금은 1차 수사 보고만 드린 겁니다.]

[혐의자 가족인 제게 보고할 필요 없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하여튼 검찰과 공수처가 집중적으로 내사했는데 내 딸 백관순의 혐의 중 그 어떤 것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호호, 다 컸네요.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하네요.”

“아빠 찬스 안 되는데?”

내 딸 백관순은 전직 대통령의 딸이며 현직 대통령의 딸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와 내 아내 심은혜의 후광을 등에 업고 편안하게 정치를 시작할 생각을 했다면 막아야 한다.

“호호호, 엄마 찬스도 당연히 안 돼요.”

이래서 부부는 일심동체다.

“당연히 그래야죠, 지금까지 아버지가 대통령이었던 사람 자식의 인생은 평탄하지 않았어요.”

각종 범죄와 구설에 휘말렸다.

“그러니까요,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제가 단단히 못을 박아놨고요.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잘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여당이 아닌 야당에 입당했어요.”

“헐……!”

바로 황당해지는 순간이다.

‘내 딸이라면!’

아빠 찬스를 역으로 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2034년 6월 8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홍보 수석 이게 뭡니까?”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난리가 났다.

“죄송합니다. 대통령님.”

“여당 대표께서 왜 갑자기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내각책임제를 주장하고 있는 겁니까?”

언론도 난리가 났고.

야당 국회의원도 난리가 났다.

그보다 더 언론에 관심을 끄는 것은 내 딸 백관순은 내 딸이기에 나와 내 아내 심은혜와 함께 청와대 관저에서 생활하는데, 출근하겠다고 하면서 청와대 건물 밖으로 나가 백범 독재 반대 1인 시위를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아빠…… 찬스가 이런 거였나?’

기가 찰 노릇이다.

“그리고 지금 내 딸이 청와대 앞에서 불법 시위를 하고 있어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려면 법원에 시위 신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시위 신청은 기각된다.

하지만 내 딸 백관순은 청와대에서 사는 거주인이기에 불법 시위를 시작해도 그게 불법 시위가 될 수가 없다.

‘꼼수!’

내 딸이 야당에 당원이 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뭔가 싸한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거기다가 여당 대표가 갑자기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내각책임제로의 전환을 주장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고.

내각책임제를 거론하면서 능력 있고 책임감 있는 백범 대통령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미래를 위해 추진 사업을 더 철저하게 진행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니 기가 찰 노릇이다.

“문제는 백관순 양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고 모든 대내외 기자들이 취재의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거 꼼수입니다 꼼수, 내 딸 정치에 입문한다고 집에서 선언했습니다. 이걸 이렇게 이용해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려는데 쓸 줄은 생각도 못 했네요.”

물론 현직 대통령의 딸이고 전직 대통령의 딸이기에 그 후광만으로도 다음 총선을 통해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으리라.

하지만 내 딸 백관순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또 어머니의 이름으로 국회의원이 됐다는 이력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이런 꼼수를 쓰는 것이리라.

“아…… 그렇군요.”

“내 딸 문제는 내 딸이 알아서 할 일이고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죠. 지금 당장 여당 대표 부르세요.”

“예, 사실 벌써 도착해 있습니다.”

“벌써요?”

“예, 계획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한 후에 대통령님의 결심을 받아낼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임시 국회 소집일이고…… “

“대통령제 폐지 및 내각책임제로의 전환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군요.”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께서 국내 순방을 나가셨을 때를 이용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당 자체에서도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레임덕이군요. 여당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청와대에서 모르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엉뚱한 곳에서 레임 덕을 느끼고 있었다.

“우선 여당 대표를 만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만나야죠.”

“그리고 대통령님…… “

홍보 수석이 내 눈치를 살폈다.

“홍보 수석.”

“예, 대통령님.”

“이상한 소리 하지 마십시오. 제 나이 벌써 54살인데 내각책임제로 전환해서 총리대신을 하라고요?”

“외람된 말씀이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아직 하셔야 할 일이 많으십니다.”

“국가와 민족?”

“예, 그렇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거론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독재자입니다. 됐습니다.”

정말 화가 나는 순간이다.

‘내가 소야, 죽을 때까지 일하게!’

내가 책임제로 전환하여 장기집권에 돌입하라는 것도 화가 나지만 죽을 때까지 소처럼 일만하다가 죽으라는 소리이기에 화가 난다.

“여당 대표님 들어오라고 하세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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