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410화 (410/415)

# 410

졸부 집 망나니 외전 시즌 2

45화

“대통령님…… 이건 정말 아닙니다. 이건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심각한 포퓰리즘입니다.”

국무총리가 정색해서 반대할 줄 알았다.

“정부 부채가 제로 퍼센트인 상황에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정부 재산 중 현금 부문이 5경 원을 넘어선 상태이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 포퓰리즘을 말씀하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의 1년 예산은 1,000조쯤 된다.

그런데 이미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현금 재산은 5경이나 된다.

한마디로 50년 동안 사용해도 부채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번 정책을 시행하기 앞서서 법인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할 것을 검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법인세 인하는 대현그룹과 연결이 될 겁니다. 국민들의 원성이 자자하지 않겠습니까?”

경제 부총리가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국고에 현금만 5경이 있습니다. 이제는 법인세부터 종합소득세까지, 그리고 국민들의 근로소득세도 인하해야 할 때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와 함께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쳐야 할 때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부부가 결혼하면 결혼 지원금을 정부에서 1억을 지급하고 장기 공공 임대 아파트를 지원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포퓰리즘입니다.”

“서울 지역의 대부분의 아파트가 이미 고도 제한이 풀려서 65층 이상입니다. 충분히 가능한 정책이지 않습니까? 건설 교통부 장관님?”

“그렇기는 합니다.”

서울 집값을 나는 단번에 잡았다.

어떻게냐면 과감한 공급.

아니, 숨이 턱하고 막히는 공급으로 잡았고.

서울 강남 지역에 최신 아파트 중 빈집의 비율이 30%나 된다.

다시 말해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과거 95년도로 회귀했다.

물론 그에 따라 많은 부작용이 발생했고.

나를 지지하는 국민의 이탈이 상당했지만 또 지지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는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좋습니다. 빈 아파트를 국가에서 매입해서 신혼부부에게 지원하는 것은 공실율 방지를 위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부부가 출산하면 무조건 1억을 지원하고 둘째를 출산하게 되면 2억을 지원하는 정책은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누가 일하겠습니까. 그냥 집에서 부부 금실 좋게 애만 낳으면 되죠.”

틀린 말도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으로 인구를 증가시킬 방법이 있습니까?”

내 물음에 바로 대답할 수 있는 국무위원은 없으리라.

“통계청 청장님.”

“예…… 대통령님.”

“한국인과 베트남인 부부의 출산율은 몇 퍼센트죠?”

이제부터 맹공을 퍼부을 때다.

“통계 조사에 의하면 부부당 3.5명입니다.”

“한국인과 몽골인 부부의 출산율은 몇 퍼센트입니까?”

“으음…….”

“몇 퍼센트입니까?”

“부부당 4.7명입니다.”

“좋습니다. 한국인과 몽골인 여성 부부의 출산율은 어떻게 되고 있죠?”

“다행스럽게도 2.2명입니다.”

“마지막으로 순수 한국인 부부의 출산률은 저기 보시는 그대로입니다.”

나는 고개를 돌려 국무회의장에 결려 있는 출산율 지표를 봤다.

“보신 것처럼 부부당 0.87명입니다. 1명이 되지 않습니다. 이 상태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100년 후는 순수 한국인은 없습니다.”

“으음…… “

“차별 정책이 될 수 있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차별 금지법이 존재합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안 되겠으니 차별 금지법을 들고 나오는 국무위원들이다.

“어떤 차별 금지법이죠?”

“한국인 부부에게만 지원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죠. 모두에게 지원해야죠.”

“그러니까요.”

“소급 지원만 없으면 됩니다. 그리고 3명까지만 지원하면 됩니다. 눈을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한국인의 출산율을 늘려야 합니다.”

“대통령님, 역사는 이번 일을 대통령님의 실책으로 기록할 것입니다.”

“상관없습니다.”

하여튼 이렇게 해서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서 출산 장려 정책이 실행이 됐다.

한국인 부부들은 환호했고.

아직 3명 이하로 아이를 가진 국제결혼 커플들 역시 나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물론 3명 이상의 아이를 이미 출산한 부부들은 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 * *

쿠르드 공화국 대통령 집무실.

“이집트 침공은 포기해야 합니다.”

쿠르드 공화국 수비대 총사령관은 쿠르드 공화국 대통령에게 간곡하게 요청했다.

“대통령님, 국제 비난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아프리카 민족들을 탄압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역시 백범 대통령이 예상한 그대로 쿠르드 공화국은 내란 이후 반군이었던 아프리카 민족을 강력하게 탄압했고.

유엔은 쿠르드 공화국을 인권 유린 국가로 지정했다.

그에 따라 경제 봉쇄 조치를 감행하려고 했으나 미국 때문에 그런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이집트를 침공하게 되면 유엔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그러면 미국도 어쩔 수 없이 유엔 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국가를 수립할 때 아프리카 민족 반군들은 내란을 일으켰소. 언젠가는 또 내란을 일으킬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이집트나 리비아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다시 아프리카 민족 반군을 지원할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쿠르드 민족이 건국한 쿠르드 공화국은 스스로 아프리카의 일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이스라엘이 중동에 국가를 건설해 놓고 중동의 일원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것과 똑같이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쿠르드 공화국 수비대 총사령관이 쿠르드 공화국 대통령을 보며 말했다.

“무엇입니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 이집트는 상호 방위 군사 조약이 체결되어 있습니다. 이집트가 그 어떤 국가의 침공을 받게 되면 자연적으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국군이 참전하게 되어 있습니다.”

“으음…… 우리는 과거…… “

“과거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일원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 국교가 수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쿠르드 공화국 외교부 장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번에도 수교 요청을 거부했다는 겁니까?”

대통령이 쿠르드 공화국 외교부 장관에게 물었다.

“예, 과거 반군에 관한 탄압을 멈추지 않는다면 수교는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이런 젠장!”

과거의 절대적 우방이 현재의 적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변한 거였다.

“또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쿠르드 민족에게 독립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선물한 것처럼 쿠르드 공화국 역시 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부족민들에게 독립을 승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일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교 정상화는 없다고 합니다.”

“백범의 임기가 얼마나 남았습니까?”

이제는 백범이 최대한 빠르게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대통령에서 물러나기를 바라고 있는 쿠르드 공화국 대통령이었다.

“2년 남았습니다.”

“아직도 2년?”

백범 대한민국 연방공화국 대통령은 8년 동안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대통령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거기다가 현재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소속 민간 기업들까지 속속 철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건 당연한 결과이리라.

현재 쿠르드 공화국 지역과 아프리카 대륙은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된 상태였고.

특히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소속 민간 기업들은 대부분 대형 농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이었는데 사하라 지역이 아니라도 내몽골도와 외몽골도가 있기에 새로운 거대 농장을 건설하기 충분했다.

“으음…….”

“이 상태라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보유하고 있는 대수로도 폐쇄될 수 있습니다.”

사실 쿠르드 공화국의 진짜 목줄은 바로 대수로였다.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대현 그룹이 건설한 대수로는 쿠르드 공화국의 영토에 물을 공급하고 있었고.

그것을 중단하게 되면 당연히 쿠르드 공화국은 다시 사막화가 촉진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되면?”

“연간 강수량이 350미리미터 이하인 쿠르드 공화국은 다시 사막화에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350미리미터의 강수량도 사실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한 것이다.

이것은 녹지화 사업 때문에 만들어진 자연 변화였다. 하지만 쿠르드 공화국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대수로에서 물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바로 농작물 재배는 물론이고 녹지도 사막화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래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또 백범은 쿠르드 공화국의 독립을 평화적으로 인정한 것이었다.

왜?

물을 지배하고 있으니까.

“자신들이 이룩해 놓은 이 초원을 다시 사막으로 만든다고? 백범은 그럴 사람이 아니야.”

“오판하지 마십시오. 백범 대통령이기에 그럴 수 있습니다. 과거 누가 사하라 사막을 녹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반미 감정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독립 정부의 반감을 가지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입니다.”

“으음…… “

“아프리카 민족을 두 개의 국가로 독립시켜야 합니다. 그것만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습니다.”

“으음…… “

“이 상태라면 쿠데타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쿠데타?”

점점 더 표정이 굳어질 수밖에 없는 쿠르드 공화국 초대 대통령이었다.

“그렇습니다. 쿠르드 공화국 수비대 휘하에 있는 사단들 중 일부지만 통제가 불가능해진 사단이 늘어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국정원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청와대의 지시만 떨어지면 쿠데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쿠데타가 일어나게 되면 친미 정권은 무너질 수밖에 없고.

그와 함께 다시 친한 정권이 수립될 가능성이 아주 커질 수밖에 없었다.

단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예하 사단들을 지원할 뿐 쿠데타를 종용하지는 않고 있는 상태였다.

“으음…… 그렇다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할 수밖에 없군.”

이렇게 되면 쿠르드 공화국은 다시 3개의 국가로 분단될 가능성이 아주 커졌다.

* * *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쿠르드 공화국에서 아프리카 민족을 위해 독립을 승인한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국정원 원장이 내게 보고했고.

나는 그제야 웃을 수 있었다.

“두 달만 더 버텼으면 대수로를 막을 뻔했습니다. 다행이군요.”

내가 만들어낸 것을 내 손으로 파괴하는 것은 참담할 수밖에 없었는데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대수로 초입 부분에 국군을 추가 파병하셔야 합니다.”

“국군은 안 됩니다.”

“그러시다면?”

“대현 민간군사기업이 있잖습니까.”

미국과의 밀약을 통해서 아프리카 지역에, 특히 사하라 지역에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군대를 파병하지 않는다고 약속한 상태다.

“제가 대현 민간군사기업에 요청하겠습니다.”

“예, 대한 민간군사기업이 이런 상황에서 요긴하게 쓰이는군요.”

국정원 원장의 말에 나는 미소만 보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