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1
졸부 집 망나니 외전 시즌 2
26화
2031년 5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청와대에 있는 국제 화상회의실.
내가 화상회의실 의자에 앉자 나를 기다리고 있던 중국 공산당 국가 주석이 긴장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어떤 방법으로 풀까?’
또 내가 어떤 것을 제시했을 때 중국 공산당 국가 주석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분명한 것은.
중국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현재 상황에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흡수 통일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전 세계에 발표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냐는 것이다.
‘미국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러시아는 이미 연해주 경제특구를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 팔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가격으로 팔겠단다.
-백범 대통령 각하.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던가?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중국 국가 주석이 나를 불렀다.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비밀 요원들이 주룽반도와 홍콩에서 테러를 일으켰고 그와 함께 중화인민공화국의 선량한 인민을 납치했다는 보고를 받고 나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소이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것이 바로 중국의 실체다.
‘아직 버틸 힘이 있다는 거겠지.’
나는 그저 담담한 얼굴로 오른손,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탁탁 치고 있을 뿐이다.
“지금 테러라고 했습니까?”
-중화인민공화국의 선량한 인민을 납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폭탄 테러와 총격 사건이 테러가 아니면 무엇입니까?
“아직 여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겁니까?”
-뭐라고 하셨소.
중국 국가 주석이 화상으로 나를 노려봤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호주는 이번 코로나 31의 진원지에 관해 조사를 시작했고 또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역시 같은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것이 자연현상에 의해서 발생한 감염이 아닌 바이러스 테러라는 증거를 확보하게 된다면 전 세계 누구도 중화인민공화국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내 말에 화상에 비친 중화인민공화국 국가 주석의 표정이 찰나의 순간 어두워졌다.
-지금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중국을 모함하는 겁니까?
“과연 증거가 없습니까?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했습니다. 됐고, 중국이 이런 태도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한반도 통일 승인 관련 회담에 임한다면 나는 확보된 증거를 가지고 분노할 대상을 찾고 있는 미국과 유럽 연합 그리고 아프리카 연합과 회담을 하겠습니다. 화상 회담은 이것으로 끝납시다.”
단호함을 보였다.
-잠깐!
중국인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어떤 경우에도 달래거나 양보해서는 안 된다.
살살 달래주면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바로 망각해 버리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족속들이고 또 양보해 주면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된다.
그러니 중화인민공화국과의 회담은 항상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회담을 계속 진행하시겠다는 겁니까?”
-그렇소. 어떤 조건이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서 납치 아니 동행하고 있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인민을 귀환시켜 주시겠소?
“우선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통일을 인정하는 겁니다.”
-좋소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중국이 강제로 점유하고 있는 요동지역은 중국인의 영토가 아닌 고조선과 고구려의 고토이니 그들의 후손인 만주족과 한민족에게 되돌려 주셨으면 합니다.”
내 요구에 멍해지는 순간이고.
나는 의도적으로 북경 이북 지역을 요동지역이라고 말했고.
‘억지라면 억지지.’
크게 억지를 부려야 그다음에 협상하기 편하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말이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죠, 현재 상황이 중요하니까.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요구를 계속 말하겠소. 중국은 과거 제국주의 일본에 의해 몽골 인민공화국의 내몽골 자치주를 강제로 점유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몽골 인민 공화국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 흡수통일이 된 상태이니 내몽골 자치주 역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영토라는 것을 밝힙니다. 돌려주십시오.”
한마디로 전쟁이라도 하자는 투로 내가 지금 중화인민공화국 국가 주석을 압박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나는 요구사항을 다 말했습니다.”
왜 이런 억지를 부리느냐고?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국정원 블랙 요원들이 목숨을 바쳐 구해낸 중국 바이러스 과학자를 중국으로 돌려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온다면 전쟁이라도 불사할 수 있소.
협상이 안 되리라 판단한 중화인민공화국 국가 주석이 전쟁을 운운했다.
“전쟁이라고 했나?”
나는 유창한 중국어로 중화인민공화국 국가 주석을 노려보며 말했다.
-협상 자체가 안 된다면 테러를 용서하지 않겠소.
이럴 때는 여유로워야 한다.
“선전포고입니까? 만약 선전포고라면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가 주석께서 미래 역사를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패배가 자명할 테니까요.”
-중국 인민해방군을 우습게 보지 마시오.
“중국의 서쪽에 대한민국 국군이 있고 조금 더 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인민군이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북부에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일원인 몽골 분도가 있고, 몽골 분도 도방위군이 있습니다. 아, 남부 지역에는 진격할 군대가 없군요.”
-뭐라고?
“중국의 남부 지역은 자국민들의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하는 미국과 유럽 연합에 맡기면 될 것 같습니다. 전쟁 좋습니다. 모든 결정은 중화인민공화국의 몫이니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미국이나 유럽 연합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편에 설 것이라고 확신합니까? 며칠 전까지 미국은 러시아와 협상해서 연해주 경제특구를 자국의 영토로 편입할 생각을 했소.
“나는 또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미국이 처해 있는 안타까운 상황을 충분히 이해해 줄 마음이 있습니다.”
-으음…….
“당장 결정할 일이 아니니 며칠의 시간을 드리죠.”
-다음…… 다음 회담은 화상 회담이 아닌 대면 회담으로 진행했으면 합니다.
화상 회담은 모든 것이 기록되기 때문에 대면 정상회담을 하자고 내게 요청한 것이다.
“그럼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내 말에 또 한 번 멍해지는 중화인민공화국 국가 주석이다.
‘절대 못 오지.’
그가 대한민국 서울로 오면 나는 바로 중화인민공화국 국가 주석을 국제 범죄 혐의로 긴급 체포해 버릴 생각이다.
-대면 회담 장소는 외교 실무자를 통해서 따로 정하는 것으로 합시다.
“그러시죠.”
이것으로 1차 중화인민공화국을 압박하기 위한 화상 회담은 끝났고.
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 화상 정상이 끝나자마자 대한민국 국무위원들은 모두 경악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 표정입니까?”
* * *
중화인민공화국 국가 주석 집무실.
쾅!
백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을 끝낸 중국 국가 주석이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이렇게 억지를 쓰다니, 젠장!”
지금까지 아니 2025년까지 중화인민공화국은 전 세계에 억지를 부리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되돌려 받듯 당하니 화가 치밀 수밖에 없었다.
“백범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전쟁…….”
중국 국가 주석이 전쟁이라는 단어를 말하며 인상을 찡그릴 뿐이었다.
“미국만 개입하지 않는다면 승산이 있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 총사령관이 중국 국가 주석에게 전쟁도 가능하다는 투로 말했다.
“우리가 미국을 믿을 수 있나?”
“으음…….”
중국 국가 주석의 한마디에 누구도 더는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백범은 요동을 거론하며 화북 지역 전체를 요구했습니다. 절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한 겁니다.”
외교부 장관급인 남자가 중국 국가 주석을 보며 말했다.
“다음 대면 정상회담에서는 내몽골 자치주 정도를 요구하겠지.”
중국 국가 주석도 백범 대한민국 연방 대통령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육상 영토의 연결……!’
만약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 몽골분도가 육상 영토로 연결이 되면 몽골분도는 영원히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영토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중화인민공화국 국가 주석이었다.
“젠장, 왜 대한민국 옆에 우리가 있는 거야. 젠장!”
과거 대한민국 국민은 대한민국 옆에 중화인민공화국이 있고, 일본이 있고 또 러시아가 있다는 것이 불행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2031년 지금에 와서는 중화인민공화국 국가 주석이 자신들의 나라 옆에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존재하는 것을 불행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 * *
“대통령님, 중국은 전쟁을 거론했습니다.”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국방부 장관이 긴장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전쟁 없이 고토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내 말에 국방부 장관의 긴장한 표정이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변했다.
“대…… 대통령님…… 정말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말씀입니까?”
“중국 전쟁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다.”
“중국은 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린 없습니까?”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은 현재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북한이 보유하고 있고.
그 핵무기 발사 단추를 내게 넘긴 지 오래다.
“대통령님, 핵전쟁은 인류 공멸을 의미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누구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받게 되면 서울과 주요 도시는 불바다가 될 수 있습니다.”
“북경이나 상해 그리고 난징을 비롯한 중국의 대도시는 다를까요?”
“아……!”
“우리는 이미 지하 도시 건설을 완료했습니다.”
지하 도시 건설?
정확하게 말하면 지하철을 이용한 대피 시설을 완료했다는 의미다.
“분명한 것은 중국은 절대 선제공격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대통령님, 저는 중국 국가 주석이 말한 것처럼 미국이나 유럽 연합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편에 설지 저는 의문입니다.”
아무 말도 없던 국무총리가 조심스럽게 내게 말했다.
“여전히 미국은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이 중국이고 그다음으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중화인민공화국이 과거 소련처럼 분열하고 붕괴하는 겁니다.”
“아……!”
“공산주의 국가가 붕괴할 때는 항상 그렇게 다민족 다국가로 분열했죠. 소련이 그랬고 유고연방이 그랬습니다. 중국이라고 다를 것이 없어야 합니다.”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일파만파라는 말이 있죠. 하나의 파도가 만 개의 파도가 될 수 있고, 이미 하나의 파도는 중국에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예?”
“간도를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게 되돌려 준 것만으로도 중국은 일파가 시작된 것입니다.”
내 말에 일부 국무위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중화인민공화국이 대통령님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면 어쩌시려고 그럽니까? 만약 그렇게 되면 코로나 31의 증거를 가진 증인을 중국으로 귀환시키실 생각입니까?”
국무총리가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중국의 자국민이라면 그래야겠죠.”
“대…… 대통령님……!”
국무총리가 기겁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까지 더듬었다.
“왜 그렇게 놀라세요?”
“그녀가 중국으로 송환이 되면 살해당할 겁니다. 그런 후에는 중국은 모든 협상 결과를 백지화할 겁니다.”
“하하하, 저도 중국이 그 정도로 표리부동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아마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국민이라면 2020년부터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아니죠, 그 전부터 그런 존재라는 것을 다 압니다.”
“그런데 왜 그런 말씀을 하신 겁니까?”
“제가 말씀을 드렸잖습니까, 그녀가 중화인민공화국 국민이라면 송환하겠지만 아니라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국민을 국가로서 보호할 겁니다.”
“아……!”
“국가가 존재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첫 번째 존재 이유니까요.”
“정말…… 전쟁이라도 불사하시겠다는 거군요.”
맞다.
전쟁 없이는 절대 고토 회복이 어렵다.
‘최소한 내몽골 자치주를 받아내야 한다.’
그래야 완전한 육상 영토가 연결되니까.
‘사하라 분도야……!’
언젠가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서 독립하게 되리라.
하지만 몽골분도는 다르다.
몽골 민족의 인구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그러니 세월이 지나면 몽골분도에는 한민족과 몽골민족의 혼혈아와 한민족만 남게 되리라.
“곧바로 국방회의를 진행하겠습니다.”
“국방회의라고 하셨습니까?”
“육해공군 참모총장 모두 청와대로 부르세요.”
나는 청와대 비서실장을 보며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이번 일이 언론에 흘러들어 가지 못하게 철저하게 통제하세요.”
전쟁까지 불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이 알게 되면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