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7
졸부 집 망나니 외전 22화
러시아 대통령 집무실.
러시아 대통령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백범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을 중지하고 러시아 외교부 장관을 봤다.
“미국이 비공식적으로 연해주 경제특구를 매입할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요?”
“그렇습니다. 대통령 각하.”
“어떤 의미일까요?”
백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보다 한결 여유로워진 러시아 대통령이었다.
“의견 없습니까?”
러시아 대통령의 물음에 KGB 국장이 러시아 대통령을 봤다.
“과거 미국과 중국이 대립할 때와 비슷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 말은 미국이 이제야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을 견제한다는 소리입니까?”
“그렇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강력하게 원하고 있는 연해주 경제특구를 사겠다는 것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소를 보이는 러시아 대통령이었다.
“두 국가가 얼마를 제시할지만 기다리면 되겠군요.”
러시아로서는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하는 것보다 구매자가 더 많은 것이 이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습니다.”
“대통령 각하.”
그때 러시아 농림부 장관이 급한 표정으로 대통령실에 들어왔다.
“무슨 일입니까?”
러시아 농림부 장관의 표정이 어둡기에 살짝 걱정되는 러시아 대통령이었다.
“최대 곡창지대에 거대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
러시아 대통령의 표정도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예, 그렇습니다. 소련 건국 이후 최대 규모의 화재입니다.”
“그렇다면 밀밭이!”
“빠른 속도로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모든 국가는 식량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다.
물론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몽골분도의 초지화 및 농지화 사업과 사하라 분도의 거대한 곡창지대를 보유하고 있기에 큰 걱정이 없지만 말이다.
“아……!”
러시아 정부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변수가 생긴 것이다.
“식량 보유량은 어느 정도입니까?”
“9개월 정도의 보유량이 확보된 상태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의 수입 계약이 체결되어 있기에 24개월 분량이 확보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긴축 물자 담당 보좌관이 담담하게 보고했다.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 관계를 끊고 미국에 연해주 경제특구를 팔려고 생각하고 있소. 그렇다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과연 우리에게 계약된 곡물을 수출하겠소!”
러시아 대통령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죄, 죄송합니다.”
“이런 망할!”
미국이 개입되면서 돌파구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러시아 대통령은 거대한 화재 때문에 머리가 아파져 왔다.
‘전쟁이라도 불사해야 하는 건가?’
식량 확보를 위해서는 러시아의 군대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일원인 몽골분도를 공격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몰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러시아 대통령이었다.
“됐고, 미국은 얼마를 제시할까요?”
식량 문제는 배급을 통해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러시아 대통령은 연해주 경제특구 매각 대금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최소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제시한 금액보다 1달러는 더 준다고 했습니다.”
“1달러의 가치라?”
물론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보다 더 주겠다는 의미를 전달한 미국이었다.
“그렇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경제적 군사적 성장을 거부한 겁니다.”
“그렇다면 곧 중국 꼴이 나겠군.”
러시아 대통령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미국은 모든 것을 조작해서 이라크를 침공했다!’
과거는 이렇게 항상 곱씹을 수 있는 기록이다.
그리고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대한민국 연방공화국과 완전하게 등을 돌리게 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하라 분도를 무력 점령하리라 확신했다.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식량 확보였다.
* * *
중국 북경 주석궁 주석 집무실.
“이 상태라면 극단적인 조처를 취해야 합니다.”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이기에 식량 문제는 자신들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무슨 말이오, 해방군 총사령관!”
중국 주석이 중국 해방군 총사령관에게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물었다.
‘몽골분도의 강제 점령?’
중국 주석은 그것은 최악의 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자신들이 그렇게 한다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 미국 그리고 여전히 중국 본토를 노리는 대만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몽골에는 상당한 곡창지대가 존재합니다.”
“무력 점령이라도 하자는 건가?”
“최악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3차대전을 부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전략 핵무기를 보유한 시대에 3차 대전은 발발할 수 없다는 것이 미래 전략 정보실의 분석입니다.”
해방군 사령관의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악의 악수까지 고려한다.”
“예, 그렇습니다. 보유 중인 식량 비축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퍼트린 코로나 31이 자신들에게 치명타가 되어 돌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중국이었다.
“미국이나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이 무단 점령된 몽골 분도에 대단위 병력을 파병하기 전에 완전하게 점령해야 합니다.”
“해방군의 관점으로?”
“예, 그렇습니다. 아직도 몽골 인민은 몽골 공화국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과 합병이 된 것을 거부하는 쪽도 많습니다.”
인민 해방군 총사령관의 말에 사악한 미소를 보이는 중국 주석이었다.
“전격전을 통해서 괴뢰정부를 수립한다?”
“그리고 그들을 전면에 세우면 됩니다.”
“몽골 인민의 해방을 위해서!”
“그렇습니다.”
“최악에서 차악이 되는군. 워 게임을 진행해 보시오. 정말 최악의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이 없을 수도 있으니까.”
“예, 알겠습니다.”
* * *
대한민국 연방공화국 화상회의실.
[치킨게임, 하겠소이다.]
한참이나 고민하던 일본 총리는 내 의견에 동의했다.
“올바른 선택입니다. 미국은 누구의 영원한 우방이 될 수 없습니다.”
이건 대한민국 연방공화국도 같을 수밖에 없다.
[그렇소. 본국의 경제가 무너진 것은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의 공작이기도 하지만 미국 정부의 묵인이었으니까.]
“그러니 과거는 잊읍시다.”
적과도 손을 잡아야 할 때다.
‘망할 놈의 양키 새끼들!’
미국이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을 그리고 나를 배신했다.
그에 따른 대가를 톡톡하게 치르게 해주리라.
“경제 원조는 얼마나 받기로 하셨습니까?”
[20조 달러 규모입니다.]
“받으십시오. 대한민국 연방공화국도 비밀리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좋습니다. 아시아는 아시아로 뭉쳐야죠.]
이렇게 해서 일본이라는 적과 또 손을 잡았다. 그리고 이렇게 화상 정상회담은 끝이 났다.
“국무위원께서 들으신 그대로 이번 일에 미국이 개입했소.”
내가 심각한 표정으로 국무위원들에게 말하자 국무위원들도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내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님, 미국을 적으로 삼으시려는 겁니까?”
안보실장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현재 우리의 처지는 2020년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이 이제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의 경제적 성장과 군사적 성장을 묵인하지 않을 모양입니다. 그에 따라 저는 지금부터 계엄령을 선포합니다.”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
“계, 계엄령이라고 하셨습니까?”
국무위원 모두가 기겁한 표정으로 변했고 국방부 장관이 내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하나의 상황을 보고 그 상황에만 대처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사하라 분도!’
미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조작하는 나라다.
‘진정한 악의 축이지.’
과거만 봐도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수많은 거짓을 조작했었다.
“현시간부로 사하라 분도와 몽골도에 계엄령을 선포합니다. 그와 함께 대한민국 공군과 육군 그리고 최강의 미사일 부대를 전격적으로 배치합니다.”
내 말에 국방부 장관은 더욱 기겁한 눈빛을 보였다.
사실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의 공군력은 미국 다음이다.
그런 공군이 미국의 공군보다 앞서는 것은 장거리 수송 능력이다.
왜?
사하라 분도와 몽골분도가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의 영토이기에 유사시 대단위 병력과 물자를 수송할 수 있게 수송 능력을 극대화시키는데 나는 총력을 다했다.
“본토는 계엄령이 아니라는 말씀이신 거죠?”
국무총리가 안도하는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지금 미국과 전쟁이라도 하시겠다는 겁니까?”
국방부 장관은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짐작한 것 같다.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혹여 미사일 부대에 핵탄두라도 탑재시킬 계획입니까?”
역시 국방부 장관이다.
“전쟁을 막고 사하라 분도를 미군 강제 점령하는 것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절대 물러나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강하다는 것을 그리고 끈질기다는 것을 보여줄 때다.
“아……!”
“분명한 것은 우리는 절대 사하라 분도와 몽골도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왜 몽골도입니까?”
외무부 장관이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러시아의 최대 곡창지역이 불탔습니다. 또한, 중국은 내부적으로는 식량 부족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최악의 수를 계획할 수도 있으니까.”
모두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통일부 장관.”
“예, 대통령님.”
“이제는 더 이상 미룰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그 말씀은?”
“국방 위원장에게 내가 긴급하게 통일을 요청한다고 전하세요. 그리고 즉각적인 회담이 필요하다고 전하세요.”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또 대한민국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통일이 급선무다.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의 군사력은 세계 3위지.’
또한 북한의 핵무장 능력은 세계 3위다.
두 곳이 통일된다면.
미국과 전쟁을 해도 반드시 이기지는 못하겠지만.
끈질기게 질 수는 있다.
“예, 알겠습니다.”
“통일을 반대하는 국민이 많습니다. 대통령님.”
경제부 부총리가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내게 말했다.
“소수의 의견을 참고할 때가 아닙니다. 이번 일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은 과거 대한제국처럼 무너지게 될 겁니다.”
최고의 위기이며.
마지막 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 즉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게 연락하겠습니다.”
통일부 장관이 내게 바로 대답했다.
“판문점에서 봐야겠습니다.”
이번 일은 화상 정상회담으로 논의할 일이 아니다.
‘통일을 앞당겨야 한다.’
러시아를 설득해야 한다.
‘러시아만 내 편이 되어준다면!’
미국과도 해볼 만하다.
‘거기다가!’
중국 공산당이 떠올랐다.
최악의 위기 상황.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은 누구와도 손을 잡아야 할 때다.
‘빌어먹을!’
그리고 지금은 분노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사하라 분도 자치 정부 수반과 화상 정상회담을 지금 실시할 수 있게 통보하시오.”
사하라 분도의 대다수 주민은 쿠르드족이다.
‘그들에게 독립을 약속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 일원으로 남을지 결정하게 만들어야겠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은 긴급하고 극비리에 진행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제만 해도 평화롭던 한반도다.
그런데 우방인 미국 때문에 모든 것이 틀어진 상태다.
내 계획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