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6
졸부 집 망나니 외전 21화
이제는 연해주 경제특구 매입에 관한 우위를 선점하는 순간이다.
‘여기에 일본만 움직여주면!’
125조 달러가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앞자리 떼고 25조에 차관 및 채권 50% 소각으로 끝을 낼 수 있으리라.
‘그런데!’
러시아 최대 곡창 지역에 거대한 화재가 발생했다는데 찰나지만 러시아 대통령은 웃었다.
‘뭐지?’
살짝 이해가 안 된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군요. 다음 주에 다시 논의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보고자의 귓속말을 들은 러시아 대통령이 내게 먼저 제안했다.
“그러시죠. 다음 주에 다시 화상회의를 통해서 마무리 협상을 진행하시는 것으로 하시죠.”
서두를 필요는 없으리라.
[다음 주에 화상을 통해서 다시 봅시다.]
말투가 살짝 건방져지고 있는 러시아 대통령이다.
‘찜찜한데!’
그래도 오늘은 여기까지.
“그럽시다.”
이것으로 화상회의가 끝났고, 화상 화면이 꺼졌다.
“하하하!”
나는 모두가 들을 수 있게 크게 웃었다.
“식량 위기 상황에서 러시아는 어쩔 수 없이 연해주 경제특구에 대한 판매 금액을 낮출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경제부 부총리가 내게 말했다.
“하늘이 우리를 돕는 것 같습니다.”
내 원대한 계획이 이대로라면 내 생각대로 결론이 날 것 같다.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일본만 독단적으로 한일 공동개발구역만 개발에 돌입한다면 러시아는 더 압박을 받게 될 것입니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아무리 곡창지대에 거대한 화재가 발생했다고 해서 국가의 기반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이미 식량 부족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확신이 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 국가 중 일부는 자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곡물에 관해서 수출 금지를 내린 상태다.
‘필리핀은!’
그래서 지금 통계에 잡히지 않는 아사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보고를 국정원 필리핀 지부로부터 받은 상태다.
‘식량이 이제는 무기다.’
그리고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무기가 되고 있다.
“그렇죠, 일본이 우리를 돕는 경우도 있군요. 하하하!”
나도 모르게 승리자의 웃음을 크게 웃었다.
“자자, 그럼 이제 일본 총리와의 화상 정상회담을 시작해 봅시다.”
나는 일본 총리에게 강경한 태도로 한일공동개발 구역의 개발을 금지시키는 뉘앙스를 보일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번 사태를 지켜볼 테니까.
“예, 그러서야 할 것 같습니다.”
민정수석이 역시 나라는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
* * *
대한민국 연방공화국 청와대 화상 회의실.
‘여유롭네.’
화상에 보이는 일본 총리의 표정이 여유롭기 그지없다.
‘뭔가 찜찜해!’
러시아 대통령의 마지막 눈빛도 그렇고.
일본 총리의 저 여유로움도 마음에 걸린다.
[본국은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이 의도적으로 한일공동개발 구역에 매장되어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개발을 늦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2020년까지 일본이 대한민국과 외교를 할 때 보였던 고자세로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현재 메탄 하이드레이트 개발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붕괴를 촉발하게 될 것이고, 미국과 러시아의 반감을 사게 될 겁니다.”
[대한민국 연방공화국 백범 대통령께서는 자국의 이익과 자국민의 경제적 풍요보다 타국의 눈치를 더 살피시는 겁니까?]
개발하게 해줄 수 있다고 빌어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강경하게 나오는 일본 총리다.
‘뭐지?’
뭔가 있다. 하지만 일본이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개발해야 러시아가 더욱 압박을 받게 된다.
“국제 상황을 살피라는 겁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을 드리겠소. 우리는 현 시간부로 대한민국 연방공화국과 맺었던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모든 조약을 백지화하고 개발에 착수할 것이오.]
“그건 조약 위반입니다.”
[본국은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의 압박 때문에 경제가 붕괴된 상태고 그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신생 에너지 개발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소. 그러니 공동개발이 아니면 조약 파기입니다.]
“조약이 만약 파기된다면 그 조약에 의해 집행된, 몇조 달러입니까?”
내가 대통령이라고는 하지만.
일본에 제공한 차관이 정확하게 얼마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대략은 알고 있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경제부 부총리를 봤다.
“일본에 제공한 차관은 50조 달러 규모입니다.”
경제부 부총리가 내게 대답했고.
그 대답에 일본 총리는 인상을 찡그렸다.
‘겁을 먹어야지.’
조약 파기가 있을 때 일본 정부는 제공된 차관을 일시에 완납한다는 특약 조건을 조약에 기록했었다.
물론 그것을 기재하는 것은 내 요구사항이기에 어쩔 수 없이 기록한 거지만 말이다.
“제공된 차관이 50조 달러 규모라는데 그 자금을 완납하실 수 있겠소?”
압박을 시작할 때다.
[그 자금은 모두 완납했습니다.]
“뭐…… 뭐라고요?”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렸다.
그때 비서실장이 급하게 화상회의실에 들어와서 내게로 다가와 내 귀에 속삭였다.
“한국은행 총재의 보고입니다.”
“혹시, 일본이 차관 50조 달러를 완납했다는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쿵!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공동개발입니까? 아니면 조약 파기입니까?]
전세가 완전히 역전이 되는 상황이다.
“으음……!”
그리고 이 순간 러시아 대통령의 미소가 나도 모르게 떠올랐다.
‘뭐지?’
수많은 가정을 생각해야 할 때다.
‘일본과 러시아가 손을 잡았다면!’
머리가 복잡해지는 순간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가스관이 유럽 전체에 퍼져 있지.’
그렇다면 러시아와 일본이 손을 잡았다는 가정을 해볼 수 있다.
그런 가정이라면.
러시아의 입장에서 미국을 압박하고, 오일 경제가 무너진 중동지역 국가들을 압박할 수 있으리라.
‘그런데 50조 달러를 완납했다?’
50조 달러는 절대 적은 자본이 아니다. 그리고 그 자본을 바로 일본에 빌려줄 수 있는 러시아가 아닐 것이다.
‘이런 젠장!’
그렇다면 미국.
다시 말해 미국이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을 배신했다는 생각을 해봤다.
‘미국이 배신할 이유는?’
지금 생각을 해보니 정말 많다.
과거에도 미국은 경제가 팽창하고 군사력이 증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수많은 짓을 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위치가 중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사하라 분도가 있는데!’
그런데도 미국이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을 등진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50조 달러!’
미국밖에 없다.
달러는 미국만 찍어낼 수 있으니까.
‘미국이다!’
최악의 상황이다.
[본국의 경제를 무너트리기 위해서 제공된 50조의 차관은 이미 완납했소. 이제 결정만 남은 것 같습니다. 공동개발입니까? 아니면 조약 파기입니까?]
나를 더 압박하는 일본 총리다.
‘미국이야, 미국!’
역시 영원한 우방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미국이군요.”
이제부터는 일본 총리의 반응을 잘 살펴야 한다.
[무슨 말씀이시오?]
“미국이 한일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독자적인 개발을 허락한 거군요.”
사실 미국의 경제가 붕괴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산업들은 여전히 최고 수준이기에.
셰일 가스나 셰일 오일의 판매가 하락해도 엄청난 타격은 아닐 것이다.
‘러시아는 반대지.’
러시아와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을 동시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조치니.
미국이 마다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본국은 자주 국가입니다. 누구의 허락도 필요치 않소이다.]
“그러시겠죠.”
[결정하실 때입니다. 거부한다면 우리는 독단적으로 개발에 착수할 겁니다.]
이제는 내 결정만 남았다.
‘망할 놈의 양키 새끼!’
완벽하게 믿지는 않았지만.
배신을 당하니 뼈가 아프다.
“좋습니다. 공동개발구역의 천연자원을 개발합시다.”
내 말에 대한민국 국무위원들은 놀란 눈빛을 보였다.
‘모든 일이 틀어졌다.’
그렇다면 다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진, 진정입니까?]
일본 총리는 끝까지 내가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과거는 이제 잊읍시다. 양국의 미래 경제를 위해 판도라의 상자와 다름이 없는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매장되어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개발합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일본 총리는 내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화상이지만 내 표정을 살피는 눈빛이다.
[그것도 많이라고 했소?]
“판도라 상자가 열리게 됐으니, 세계 에너지 패권을 대한민국 연방공화국과 일본국이 가져야 하지 않겠소.”
[그, 그건 무슨 말입니까?]
“러시아와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이 모두 고사할 때까지 치킨 게임을 시작해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표정이다.
50조 달러는 들어왔단다.
‘통일부터 서둘러야겠군.’
통일되어야 힘이 더 커질 테니까.
[치, 치킨 게임이라고 했습니까?]
일본 총리는 여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러시아와 미국의 에너지 산업을 붕괴시키지 않고, 어떻게 에너지 패권을 가지고 올 수 있겠습니까? 과거 반도체 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살아남은 하나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구조가 될 겁니다.”
고래의 싸움이 시작되리라.
그리고 그 고래의 싸움에서 중동 국가와 남미 산유국들은 등이 터질 게 될 것이다.
[한일공동개발 구역 내에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심해 유전도 확인된 상태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해양 지질학자에게 들은 보고가 떠올랐다.
‘그래, 다 죽어보자.’
내가 살려면 다 죽여야 한다.
[치킨게임…….]
“일본 총리 각하, 내 하나만 충고를 하겠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겁니까?]
“내 꼴, 대한민국 연방공화국 꼴이 나지 않으려면 미국을 너무 믿지 마시오. 어쩌시겠습니까? 나와 손을 잡고 치킨 게임에 돌입하겠습니까?”
나는 일본 총리를 뚫어지게 보며 물었다.
* * *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연방 정부 예비비가 전액 일본에 전달이 됐습니다.”
연방은행 총재가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미국 대통령인 스미스 고어에게 말했다.
“더 이상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의 경제적 팽창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까? 이런 상태에서 러시아의 영토인 연해주 경제특구라는 곳을 매입하시겠다니 많은 통화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달러가 많이 유통되면.
당연히 달러의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달러입니다. 그 가치는 영원할 것이오.”
“하지만 현재 세계 금융 추세가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의 원화도 기축 통화에 포함된 상태입니다.”
과거 미국과 일본은 기축 통화의 역할을 했기에 자기들 마음대로 돈을 찍어내고 자국의 경기를 부양했었다. 물론 그 이후에 엄청난 후폭풍을 맞아야 했지만 말이다.
“연해주 경제특구가 만약 대한민국 연방공화국의 영토에 편입이 된다면, 앞으로 10년 이내에 극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소멸이 될 것입니다.”
그때 가만히 듣고 있던 말리아 특별 보좌관이 연방은행 총재에게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50조 달러만 더 찍읍시다.”
미국 대통령이 연방은행 총재에게 말했다.
“50조 달러를 받은 러시아가 연해주 경제특구를 본국에 판다고 확신합니까?”
가치적 측면에서 러시아는 절대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는 연방은행 총재였지만.
“급할 테지. 일본이 메탄 하이드레이트 개발에 착수할 테니까.”
미국 대통령은 자신만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