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3
졸부 집 망나니 외전 8화
2031년 3월 24일 월요일, 청와대에 마련된 한미정상 회담장.
대한민국 과거 정부들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바빴다.
정확하게 말하면 미국, 중국, 일본의 눈치를 보느라 바빴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으로서는 대한민국과 일본을 놓고 저울질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과 대한민국의 관계는 상호협력적 관계이면서 경쟁적 관계로 발전했고, 이것은 일본이 선진국에서 중진국으로 전락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이 끝없는 성장을 통해서 발전했기 때문이다.
'2020년의 바이러스 대유행 상황이 크게 작용했지.'
시쳇말로 일본이 폭망한 것은 바이러스를 사전에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발악하다가 결국 모든 것을 잃어야 했다. 물론 그전에도 수많은 실책을 통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지만 말이다.
'거기다. 또!'
일본 정부의 우민화 정책이 일본을 중진국으로 만든 상태에서 일본이 다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대한민국 대통령님, 이제 실질적인 이야기를 합시다.”
어느 순간부터 양국이 논의해야 할 진짜 회의는 비공식 회담에서 진행이 될 때가 많았다.
'목마른 놈이 먼저 우물을 파지.'
미국의 마음이 조급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실질적인 이야기는 반드시 양국의 이익을 수반해야 하겠죠?”
“그렇습니다. 자국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어떤 부분에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충실히 행동해 왔고 한미동맹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요?”
“아닌 겁니까?”
“주한미군 부분부터 이야기하자면 방위비 부담 부분도 문제가 많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주한미국이 제주도에 주둔하는 것에 관해서 대한민국이 방위비를 부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으음……!”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몇 년간 1,000조를 쓰며 국방 전력을 상승시켰고 그에 따라 자주국방이 가능해진 상태다. 그와 함께 미국이 가지고 있었던 모든 작전권을 되돌려 받았는데, 그것은 전임대통령의 업적 중 하나였다.
[전시 작전권까지 회수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요?]
나는 내가 국무총리로 있을 때 내 아내이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인 심은혜가 내게 물었던 일을 떠올렸다.
[미군에게 전시 작전권까지 회수한다면 대한민국은 더 많은 국방 예산이 지출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초등학생도 이제는 아는 부분이고요.]
[자금 문제가 가장 현실적인 문제죠. 그것을 빼면 한미군사동맹 조약이 남습니다. 그 조약은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필요한 조약입니다.]
[국무총리께서 강력하게 주장하셔서 제주도에 미 해군 군사 항구가 만들어졌습니다. 중국을 최우선으로 압박하는, 절대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 된 거죠.]
[그렇습니다. 그래서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모든 미군이 철수했죠.]
일본에서 철수한 미군들은 대만과 필리핀 그리고 제주도에 분산되어 배치됐고 그때 중국은 강력하게 비난했으며 다시 무역으로 대한민국을 압박했지만, 대한민국은 중국의 경제력에서 완전하게 벗어나고 있어서 큰 피해를 보지 않았었다.
'여전히 제주 군사 항구는 미국에 반드시 필요하다.'
처음에는 미국이 중국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제주 미 해군 군사기지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미국이 대한민국도 경계하기 시작해서 대한민국을 견제하는 군사기지로 쓰이고 있는 상태다.
“제주도에 있는 미해군 기지만으로도 대한민국은 한미군사동맹을 철저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을 위해 대한민국이 주한미군의 주둔비를 부담할 것이 아니라 미국이 제주도 해군 기지를 사용하는 비용을 대한민국 정부에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꼭 이래야 합니까?”
“예, 꼭 이래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이러면 과거 미국 대통령들은 대한민국에 미군 기지를 다시 일본으로 이전할 수도 있다고 위협을 했지만, 그 위협은 이제 통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여기까지가 채찍이다.
“이런 강경 자세 때문에 미국 내부에서 대한민국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겁니다. 사실 대한민국이 군사적으로 팽창하고 있기에 동북아시아의 평화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방력이 상승한 것 때문에 동북아시아의 평화가 현실적으로 위협이 될 수는 있겠지만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아직도 미국을 위협하는 세력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하고 대한민국과 미국은 한미 군사동맹을 통해서 여전히 혈맹 관계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새로운 제안을 하겠습니다.”
“제안이라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연방 소속인 몽골도에 미군 레이더 부대와 미사일 부대가 주둔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몽골도에 미군이 완전하게 주둔하게 된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다시 긴장할 수밖에 없다.
“군사 관계적으로는 이 정도로 타협을 보자는 겁니까?”
“여전히 대한민국보다는 중국이 더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사실 대한민국 해군이 8척의 항공모함과 25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기에 태평양에서 중국 해군의 팽창을 견제하고 있으니 미국의 국방 예산이 절감되고 있다는 사실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핵 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한 8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하게 된 것은 미국의 지원이 컸다. 물론 다 내 돈으로 사고 건조한 항공모함이지만 말이다.
“그 부분은 인정합니다.”
“그러니 군사 분야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하나만 더 이야기합시다.”
“대륙간 탄도 미사일 때문입니까?”
“그렇소. 수년 전부터 대한민국은 북한에 기술을 받아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고 1,000기에 달하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거리 17,000㎞라는 것은 과거 북한처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습니까?”
대한민국 국방부가 개발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 ‘태풍’의 사거리는 최대 17,000㎞다. 마음만 먹으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고 ‘태풍’이 무서운 것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과 미국이 적이 된다면 가장 좋아할 국가는 중국일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적인 중국에 이로운 짓을 절대 하지 않습니다. 몽골도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 부대가 제주도처럼 대한민국을 감시하는 것도 묵인해 주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또 할 말이 없어진 미국 대통령이다.
‘삐졌네……!’
이제는 달래줘야 할 때다.
아직은 필요한 미국의 국방력이고 만주 지역을 두고 중국과 혹시라도 국지전을 펼치게 됐을 때 대한민국을 돕는 국가는 미국일 수밖에 없으니까.
“하하하, 백범 대통령께서는 정말 할 말이 없게 하는군요.”
“대통령께서는 제게 경제 분야에서 하실 말씀이 더 많지 않으십니까?”
“그렇습니다.”
눈빛부터 달라지는 미국 대통령이다.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한일 공동개발 수역의 개발이 되지 않게 하는 겁니다.]
국정원이 확보한 정보는 이 정도로 놀랍다.
'물론 예상한 일이지.'
[하지만 미국 행정부가 일본에 대한 정부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는 첩보도 입수한 상태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일본이 성장할 기회가 주어지게 됩니다.]
[일본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해야 합니다.]
사실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한 후 경제적으로 눈부시게 성장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미국의 적극적인 원조 덕분이겠지만 한국전쟁이 첫 번째 성장 동력이었고, 베트남 전쟁이 두 번째 성장 동력이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아……!]
[그러니 대한민국은 중국과 절대 전쟁을 해서는 안 됩니다. 대중전쟁은 전면전이든 국지전이든 일본의 성장 발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대통령님께서는 대중 전쟁을 대비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대비해야 전쟁이 일어나지 않죠.]
전쟁을 준비하면 할수록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일이 동북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다.
“연해주 경제특구 문제가 미국 경제에는 위협이 되고 있고 또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오. 또한, 신의주 경제특구도 중국의 성장을 이끌고 있으니 위협 요소입니다.”
“폐쇄라도 하라는 말씀입니까?”
“나는 백범 대통령에게 불가능한 요구를 할 생각은 없소.”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은 연해주 경제특구를 러시아로부터 사서 대한민국의 북방 영토로 편입하고자 합니다.”
“뭐, 뭐라고요?”
“그래서 한반도의 통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 대한민국은 사하라 분도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할 수도 있고 모든 권리를 혈맹인 미국에 양도할 수도 있습니다.”
“백……. 백범 대통령님!”
“물론 CIA의 공작에 의해 쿠르드족과 북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반목하고 있고 또 각각의 독립 국가를 건설하고 있기에 그들에게 독립을 부여해 줄 수도 있습니다.”
“으음……!”
“2050년이면 전 세계에 식량 대기근이 발생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대한민국 연방은 몽골도와 만주 지역만으로도 충분히 식량 자립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학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미국은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사하라 분도가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백범 대통령께서는 이래서 악마라는 소리를 듣는 겁니다.”
“예, 그런 것 같습니다. 결국, 대한민국의 역량으로는 사하라 분도까지 통제할 수 없죠.”
쿠르드족과 북아프리카 원주민들이 각각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으음……. 약속할 수 있습니까?”
“10년 이내에 사하라 분도를 독립시키겠습니다. 두 개의 국가가 독립을 진행할 때 미국이 지원한다면 그 국가에 친미 세력을 뿌리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거대 다국적 농장들은 그대로 대한민국이 가질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그것은 사유재산이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사하라 분도에는 대형 농장이 될 땅은 많습니다.”
물론 그 사유재산은 내 재산이기도 하다.
“알겠소.”
결국 미국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흡족해할 수밖에 없다.
'10년 후에 네가 대통령일까?'
아니다. 10년 후가 되면 그때 새로운 미국 대통령과 다시 비밀회담을 하면 된다.
[사하라분도는 독립 의지가 불타고 있습니다. 특히 쿠르드족들은 역사적 소망으로 국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정원 원장이 내게 했던 보고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무력 진압 말고는 곧 답이 없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독립을 시켜야죠.]
[이 모든 것이 CIA의 오랜 공작에 의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무력 진압 말고는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요.]
[예, 그렇기는 합니다.]
[사하라분도를 독립시키고 저는 내몽골 자치주를 몽골남도로 편입할 계획입니다. 가능하다면 말입니다.]
내 계획대로 대한민국 연방의 영토가 확장되면 사하라 분도가 분리 독립을 해도 완벽한 식량 자립이 가능해질 것이다.
‘2000년에 모든 종자 학자들이 주장했었지.’
2050년 이후 식량 종자 개발에 성공한 국가가 세계의 원톱이 될 것이라고.
이 모든 일은 그 주장에서 시작이 된 것이다.
“역시 대한민국은 본국의 절대적 우방입니다. 하하하!”
미국 대통령이 이제야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래서 말입니다. 미국이 대한민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일본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하하, 물론이죠. 그리고 백범 대통령님,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미국과 대한민국에 재앙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개발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믿겠습니다. 항상 이렇게 정상회담 이후 빈손으로 돌아가게 하지 않으시니 고맙소.”
미국 달래기에는 성공한 것 같고 나는 다시 일본에 절망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