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1
졸부 집 망나니 외전 6화
2031년 3월 20일 목요일, 국민청문회장.
[찬성 35% : 반대 65%]
‘찬성 쪽이 더 하락했다!’
국민 청문회와 함께 국민이 통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실시간 조사 결과가 현황판으로 공개되고 있는 상태였다.
근데 몇 분 전보다 찬성하는 국민의 비율이 더 하락했다.
“한반도가 반드시 통일되어야 할 이유에 대해서 이제 제가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제가 말씀을 드리는 것은 국가 2급 보안 사항이라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나는 국민 청문회 참석자들의 표정을 살피며 찬반의 비율을 알려주는 현황판 옆에 있는 시청률 현황판을 봤다.
‘2급 보안이라는 말에!’
시청률이 45%까지 상승했지만 내 폭탄 발언에 청와대 관계자들과 한반도 통일 준비 위원회 부의장인 강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대한민국은 중국과 조약을 통해 간도 지역 전체를 합법적으로 완전무결하게 이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간도 지역 전체는 현재 대한민국의 영토가 아닙니다. 또한, 북한의 영토도 아닙니다. 남북이 분단됐기에 공동으로 관리되고 있는 지역으로, 쉽게 말씀드리면 다면 남북의 평화 공존 지역입니다.”
사실 이것은 2급 보안 사항이라고 할 것도 없다.
[찬성 38% : 반대 62%]
대한민국 정부의 행정 지역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니까.
그래서 유튜브들이 이 사실을 알고 나와 청와대를 공격하는 무기로 쓴다.
[죽 쒀서 개 주는 백범!]
[돈 써서 북한에 간도 지역을 다 넘겨준 백범!]
[퍼주기의 극치, 북한 퍼주기 햇볕 정책의 최종 진화 단계가 간도다.]
이런 제목으로 우경화 성향이 강한 정치 유튜버들이 나를 공격한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런 공격에 무대응으로 대응했었다.
“말이 좋아서 평화공존 지역이지, 그렇게 되면 북한 영토이지 않습니까?”
질문 시간도 아닌데 갑자기 참석자 한 명이 소리쳤다.
‘공평하게 골고루 참석시키라고 했다지만!’
나를 항상 유튜브로 공격하는 우경화 성향이 있는 유튜버까지 국민 청문회에 참석시킬 줄은 나도 몰랐다.
‘하여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렇게 융통성(?)이 씨가 말랐다는 것이다.
“평화공존 지역입니다.”
“간도 지역은 북한과 영토를 접하고 있으니 북한 땅이죠.”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통일이 필요한 겁니다. 간도 지역이 북한의 영토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평화공존 지역으로 남북이 설정했기에 북한 역시 고유 영토로 규정해 놓지 않았다는 겁니다.”
내 말에 국민 청문회에 참석한 국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모두 조용해 주십시오.”
참석자들이 웅성거렸기 때문에 나는 잠시 말을 멈췄고 사회자가 바로 참석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나섰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와 국가가 체결한 조약이라는 것은 힘의 논리에 의해서 변할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국가의 경쟁력을 더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남북의 평화적 통일이 우선이 되어야 하고, 중국 정부가 간도 지역에 대해 딴생각을 품지 못하게 국력을 더 키워야 합니다. 이것이 남북이 통일되어야 하는 수많은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나는 힘의 논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그리고 한반도가 통일이 되어야 그다음에 러시아로부터 연해주 경제 특구를 미국이 러시아에 시베리아를 샀던 것처럼 사겠다고 제안할 수 있고 몽골도와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내몽골 자치주를 몽골남도로 편입할 수 있으며 끝내 잃어버린 만주 고토를 100% 되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해주 경제 특구를 사려면……!’
국민들이 알고 있는 통일 준비금 3,000조와 함께 추가적인 플러스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국민 청문회 참석자들에게 말하고 현황판을 봤다.
‘바뀔까?’
아니, 바뀌어야 한다.
[찬성 43% : 반대 57%]
통일을 지지하는 국민의 수가 43%로 증가했다. 물론 이것이 국민의 생각을 완벽하게 대변하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결국에는 중국에 다시 빼앗길 수 있다는 거잖습니까? 현 정부와 지난 정권은 국민의 혈세로 1,000조 가까운 국방비를 사용했는데 아직도 국방력이 중국을 넘어서지 못한 겁니까?”
이 정도면 생떼를 쓰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예, 그렇습니다. 몇 년간 대한민국 정부는 1,000조의 국방비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그전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은 1990년대부터 대한민국의 몇 배나 되는 국방비를 사용했습니다. 현재 대등한 전력을 유지하는 것은 한미군사동맹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고 또 대한민국 국군 장병들의 끝없는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뜬금없이 한미동맹을 강조한 것은 다음 주에 한미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이고 그다음 주에는 G7국가 정상회담이 또 인천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G7 가입국이다.’
G7은 주요 7개국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선진 7개 국가를 지칭하지만 5년 전부터 일본이 빠지고 그 자리를 대한민국이 차지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러시아나 중화인민공화국은 G7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것만 봐도 G7이 만들어진 의도는 중화인민공화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함임을 알 수 있다.
“왜 갑자기 뜬금없이 한미동맹을 거론하시는 겁니까? 여전히 대한민국 국군은 미국의 지원 없이는 힘든 수준입니까?”
끝까지 물고 늘어질 모양이다.
“생방송 진행 관계상 다음 질문을 받겠습니다.”
“사회자는 왜 제 질문을 차단하시는 겁니까?”
우경화가 된 유튜버가 소리를 질렀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차광호 씨, 이 정도면 유튜브 각이 나왔잖습니까.”
“하하하, 하하하!”
“그러네, 하하하!”
내 농담이 제대로 먹힌 순간이었고 우경화 유튜버인 차광호는 그제야 자리에 앉았다.
‘유튜브도 내 거지.’
지금까지는 우경화에 빠진 유튜버들이 올린 영상을 제재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노란 딱지 좀 붙여줘야겠다.
“마지막으로 대통령님의 최종 주장을 듣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사회자가 나를 보며 말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린 어릴 적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배우며 자랐습니다.”
물론 현재 60대까지는 초등학교에서 그런 노래를 배우며 살았다.
“그런 노래 때문에 반드시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통일을 반대하는 국민께서 제일 걱정하시는 부분은 통일세라고 알고 있습니다. 3,000조라는 통일 준비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를 받을 때마다 저도 숨이 턱턱 막힙니다. 그런데 국민 여러분, 몽골도를 대한민국의 영토에 편입할 때 또 사하라 분도를 대한민국 연방에 흡수할 때 국민께서는 세금을 더 내셨습니까?”
이제는 질타의 시간이다.
‘내 돈이었지……!’
대한민국에서 국민 설문 조사를 통해서 대한민국 최고의 호구를 선정하라고 하면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은 나를 1번으로 찍을 것이다.
‘법인세가!’
35%나 되는 국가가 대한민국이다. 그리고 과거의 22%의 법인세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경비처리가 무진장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게 전부인가!’
일명 부자세라고 불리는 특별세도 존재한다. 다 내가 국무총리일 때 만든 법이고 대한민국 경제인들은 나를 ‘경제 히틀러’라고 부를 정도다.
그리고 이 엄청난 법인세 때문에 외국계 기업들은 거의 철수를 한 상태고 국내 기업들도 해외 이주를 시도하고 있지만 내가 가진 지분들 때문에 그렇게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한민국 정부는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서 필요한 통일 준비 자금들을 국민께 통일세라는 명분으로 징수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징수할 필요가 없습니다.”
[찬성 47% : 반대 53%]
또 찬성 쪽으로 비율이 상승했다.
‘모든 문제는 돈에서부터 시작되니까.’
원래 다 이런 것이다.
“이미 통일 준비를 위해 기금이 조성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3,000조가 다 준비됐다고 말씀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통일세라는 특별세를 신설해서 국민께 부담을 줄 정도로 현 정부가 아무런 준비를 해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자리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 말씀을 드립니다. 이상입니다.”
[찬성 48% : 반대 52%]
이제는 국민투표를 해볼 만한 정도로 통일 지지율이 상승했다. 어쩌면 처음에 돈 이야기부터 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1,500조는 준비가 되어 있지.’
살짝 화가 나는 것은 그 1,500조 중의 1,000조가 결국 내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절대적 호구!’
악착같이 돈 벌어서 국민과 국가에 쓰는 재벌은 전 세계에서 나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것으로 국민청문회를 모두 마칩니다.”
사회자의 말을 마지막으로 국민청문회 생방송이 모두 종료가 됐다.
오늘 하루 정말 힘들다.
* * *
티베트 무장 세력의 지도자 아지트.
“공작금을 받은 토번의 전사들이 대한민국으로 출국했습니다.”
티베트 무장 세력의 지도자의 측근이 명상에 잠겨 있는 지도자에게 나직이 말했고 그제야 명상을 끝낸 티베트 무장 세력의 지도자가 눈을 떴다.
“지옥으로 떨어질 일이지만 행할 수밖에 없지.”
지도자의 측근은 티베트 무장 세력의 지도자에게 토번의 전사들이라고 말했다.
과거 티베트는 토번이라고 불렸기에 이런 표현을 쓴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보낸 사람들은 대한민국 대통령인 백범을 암살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성공 후 생포가 됐을 때가 걱정이다.”
“그렇습니다. 세계가 티베트 임시정부만 인정하고 있기에 전사들은 군인 신분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고 제네바 협정 역시 적용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소.”
“지금이라도 임시정부에게 공조를 요청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들은 이미 독립 의지가 없습니다. 그저 임시정부의 지위만 유지한 상태에서 과거처럼 특권만 누리려고 하니까.”
백범이 중화인민공화국과 베이징 밀약을 통해서 티베트에 대한 독립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간도를 되돌려 받았다.
그런 결정을 내린 첫 번째 이후는 전쟁이 아닌 상태에서 간도를 되돌려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게 민족 독립주의를 세계에 주장하던 대한민국이 티베트의 독립을 부정한 완전한 이유는 아니었다.
1%도 안 되는 티베트의 권력자들이 99%의 티베트 국민을 노예처럼 부리고 살았고, 티베트 국민은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아야 했었다.
그것이 백범의 구차한 변명이었다.
“예, 그렇기는 합니다.”
“이제는 무장 투쟁밖에는 방법이 없고 위구르 독립 단체와 협력하는 것이 최우선일 것 같소.”
티베트 무장 단체의 지도자가 위구르 무장 독립 세력을 거론했다. 여기서 아이러니한 것은 백범과 대한민국은 위구르 지역의 독립 단체들을 여전히 지지하고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왜 대한민국은 위구르족에게는 여전히 지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도자의 측근이 지도자에게 말했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업보겠지……!”
하여튼 백범을 암살하기 위해 티베트 전사가 대한민국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