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0
졸부 집 망나니 외전 5화
'그래도 300조 정도의 차이가 난다.'
미국은 시쳇말로 천조국이라고 불리는데 국방예산이 1,000조를 넘은 것이 2015년 이후고, 지금은 대략 1,300조를 사용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1,000조 가까이 국방비에 예산을 쓰고 있는 상태다.
“현재 예측으로는 중화인민공화국과 대등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중국도 알고 있겠죠?”
“예, 그럴 것으로 분석합니다.”
“제가 이런 부분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중국 정부와 국민이 간도 지역을 완전 이양한 상태인데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동북아시아에서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은 강력한 군사력을 더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내 말에는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불안한 눈빛을 보이고 있다.
“핵무장이 된 상태에서는 누구도 쉽게 전쟁을 일으킬 수 없습니다. 그러니 혹시 모를 돌발 상황에 대해서 대통령님께서는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방부 장관이 내게 말했다.
“그게 참 다행입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이 핵무기가 없는 상황은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동북아시아의 상황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참, 총리님.”
“예, 대통령님.”
“한미정상회담이 다음 주입니다. 모든 부분에 관해서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소원해진 한미 관계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개선해야 한다.
* * *
2031년 3월 20일 목요일, 국민 청문회장.
“대한민국이 연방제 국가로 전환이 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연방제 국가에서 북한을 끝내 통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대통령님의 진솔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연방은 국회청문회와 국민청문회라는 두 가지 제도를 두고 있고, 특히 국회 청문회는 자체적으로 사법권이 부여됐기에 과거의 대한민국처럼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할 수가 없게 됐다.
또한, 사법권이 있기에 위증을 하면 크게 처벌을 받는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국회에 주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그런 국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이렇게 국민청문회라는 제도가 신설됐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연방제 국가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연방에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과거 외부 세력에 의해 분단이 됐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남북이 과거에 점진적으로 합의한 통일을 지금이라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년 전 남북의 정상은 통일에는 합의한 상태다. 그리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거의 통일이 된 상태다.
“대통령님, 왜 두루뭉술한 대답을 하십니까? 국민청문회를 요청한 것은 대통령이십니다. 정확한 이유에 대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이렇게 대통령을 몰아붙였을 때도 없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정말 민주국가가 됐다.’
사실 과거의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주관하는 대토론회 때에는 미리 질문 내용을 확인했고, 대통령이 답변하기 쉬운 질문만 하게 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지.'
그래서 어느 정권은 대통령은 쇼통이라고 불렀고 또 어느 정권은 불통이라고 했었다.
“예, 국민께서 진실을 원하신다면 밝혀야죠.”
내 말에 청와대 보좌관들과 한반도 통일 준비 위원회 부의장인 강산이 바짝 긴장했다. 또 같이 참석한 국방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도 긴장한 눈빛이 역력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연방 소속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영토에 편입이 된 몽골도와는 현재 영토로 연결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몽골도가 어느 시점이 됐을 때 고립이 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에 따라 대한민국의 영토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평화적으로 흡수 통일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대한민국 대통령 중에서 북한을 이런 공식 석상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말한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분위기는 유연해진 상태다.
“대통령님께서 다음 질문을 받겠습니다.”
1차 답변이 끝났고 사회자가 다음 질문을 받겠다고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대한일보 노민국 기자입니다.”
나를 보며 웃는 노민국 기자다.
[대한일보는 통일 관련 부분에서 부정적인 논지의 기사를 가장 많이 내는 신문사입니다.]
정무수석이 내게 보고했던 말이 떠올랐다.
“대통령께서는 영토가 연결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이미 제주도부터 심해 해저 터널을 통해서 부산까지 연결이 됐고 남북이 고속열차로 연결이 된 상태입니다. 물론 북한에서 연해주 경제특구까지 연결이 되어 있고 또 그것은 몽골도까지 연결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꼭 영토로 연결이 되어야 할까요?”
이대로라면 이번 국민청문회는 의미가 없는 국민청문회가 될 것이다.
[대통령님, 국민청문회 이후의 지지율까지 생각하셔야 합니다.]
민정수석이 내게 했던 말도 떠오르는 순간이다.
“또 사하라 분도는 연결도 되지 않은 상태인데 그렇다면 사하라 분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독립운동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민국 기자가 내게 질문한 것처럼 사하라 분도에서는 독립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상태다.
[사하라 분도의 독립운동의 배후에 미국 CIA가 있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정원 원장이 내게 따로 보고했던 것도 떠오르는 순간이다.
[미국은 현재 사하라 분도를 두 개의 나라로 분리 독립시켜서 영향권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처음 사하라 사막에 녹지화 사업을 하겠다고 내가 발표를 했을 때, 전 세계는 나보고 미쳤다고 했었다.
하지만 끝내 나는 사하라 사막의 녹지화 사업을 성공시켰고 지금은 세계 최대의 곡창지대로 변한 상태다.
[결국, 의도는 식량 문제겠죠?]
[예, 그렇습니다. 세계 식량 기구의 발표에 의하면 2050년부터 식량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발표를 했고 중국을 넘어 미국도 현재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만약 사하라 분도에서 수출되는 곡물의 미국 수출이 중단된다면 미국과 중국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것은 사실 대한민국 연방이 가진 또 하나의 무기다. 그래서 더 미국이 대한민국 연방을 경계하는 것이다.
[통일의 히든카드가 될 수도 있겠군요.]
[히든카드라고 하셨습니까?]
[예, 사하라 분도는 양날의 검입니다. 또 언젠가는 독립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는 합니다.]
[대한민국 연방의 식량 자급화는 어느 정도입니까? 사하라 분도에서 생산되는 식량을 빼고요.]
[90%까지 가능합니다.]
[북한을 포함하면?]
[70%입니다.]
이래서 아직 사하라 분도는 독립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통일을 위한 히든카드로 쓸 수 있는 것이 또 사하라 분도다.
“대한민국 정부는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에 따라 연방 정부가 독자적으로 독립을 추진한다면 중앙정부에서 충분히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밝힙니다.”
“대통령님, 너무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어떤 면에서 노민국 기자는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내 질문에 노민국 기자는 나를 보며 씩 웃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식량 자립도가 90%인 것으로 압니다. 세계 식량 기구가 2050년에 전 세계에 식량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발표를 한 상태입니다.”
나도 모르게 노민국 기자에게 걸려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발표는 예상에 불과합니다.”
“미래에 관한 것은 모두 예상이고 예측이죠, 하여튼 만약 이런 상태에서 대한민국이 북한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흡수통일을 하게 되면 식량 자립도가 70%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는데, 만약 그때 사하라 분도가 독립을 선언한다면 통일된 대한민국은 기아 상태가 발생하는 것 아닙니까?”
“평화적인 상태에서 사하라 분도가 독립이 된다면 사하라 분도에서 건국될 국가가 대한민국 연방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에 곡물을 비롯한 식량에 관해 수출을 금지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한 겁니까?”
“예, 확실합니다.”
“대통령님께서는 불확실한 미래를 너무너무 확신하시는 것 같습니다.”
국민청문회가 과열되고 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이 반드시 통일되어야 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서 국민께 말씀드리겠습니다.”
분위기는 통일을 반대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는 상태다.
[찬성 39% : 반대 61%]
국민 청문회와 함께 국민이 통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실시간 조사결과가 현황판으로 공개되고 있는 상태다.
'이대로라면 여론도 내 편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기에 대한민국의 주권자가 끝내 통일을 반대한다면 한반도의 통일은 어렵다.
'결국······!'
일부 극비사항을 공개해야 할 때다.
* * *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결국, 자문들께서 하시는 말은 대한민국 연방이 미국의 치명적 약점을 두 개나 쥐고 있다는 거군요.”
미국 대통령이 어두운 표정으로 각 분야의 자문들을 보며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미국 경제는 어느 시점부터 셰일 가스와 셰일 유전에 관한 의전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과 일본이 새롭게 설정한 한일공동개발 수역과 독도라는 지역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되어 있습니다.”
“그 메탄 하이드레이트라는 신생 에너지는 그린란드를 비롯한 극지방에도 매장이 되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린란드는 캐나다와 아이슬란드의 영토입니다. 그중에 아이슬란드의 메탄 하이드레이크 채굴권의 51%를 대한민국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으음······!”
“다행스럽게 그린란드 지역은 아직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채굴해도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한일공동개발 수역과 독도 지역은 다릅니다.”
“메탄하이드레이트가 채굴되면 셰일 가스 수출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는 거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 사실을 알기에 대한민국은 지금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채굴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에너지 관련 미국 대통령 자문이 친한파이고 대한민국에 유리하게 미국 대통령에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든지 개발할 수 있습니다.”
그때 다른 의견을 가진 대통령의 자문이 대통령에게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알고 있소.”
“예,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행보라면 일본의 강력한 요청으로서 어쩔 수 없이 개발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미국이 입을 경제적 피해는 모두 일본의 책임이라고 전가할 것입니다.”
“항상 그랬으니까.”
미국 대통령이 또 다른 자문의 말에 동의하듯 말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때 식량 안보 자문이 미국 대통령을 보며 말했다.
“식량 문제?”
“예, 그렇습니다. 중국과 인도의 총인구가 50억을 넘어서는 순간 식량 대기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세계 식량 기구의 분석입니다.”
현재 중국과 인도의 인구는 공식 통계로는 40억을 넘지 않았지만, 비공식 통계로는 40억 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식량 대기근이라······.”
“사하라 지역에서 생산이 되는 곡물과 식량들이 어느 국가에 수출금지 조치가 발생한다면 국가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메탄 하이드레이트와 사하라 분도에서 생산되는 곡물이 대한민국의 히든카드라면 히든카드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은 더욱 대한민국을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