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6
졸부 집 망나니 외전 1화
2031년 3월 5일 수요일, 청와대 국무회의장.
나는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대한민국 국회의 동의를 얻어 한반도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해서 한반도 통일준비위원회 의장직도 겸직하게 됐다. 그리고 전직 대통령인 내 아내 심은혜는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자마자 영부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청와대에서만 20년을 살겠군.’
우리 부부의 환갑잔치를 모두 청와대에서 하게 생겼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현 경제 수준은 대한민국 기준으로 2000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이 몽골공화국을 흡수 통일한 상태로 아시아 최고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상태지만 여전히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결국, 통일준비금 때문이겠죠? 경제 수석.]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 각하. 한반도 평화연구소에서 조사하고 분석한 것으로는 통일을 위해서는 3,000조 원의 금액까지 필요할 것이라고 합니다.]
‘3,000조 원……!’
내가 세계 최고의 거부 출신 대통령이라고 해도 3,000조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거기다가 이번에 흡수한 몽골 지역까지 기반을 구축하고 산업 기반을 확충하려면 1,000조 정도가 추가되어야 한다는 것이 한반도 평화연구소의 주장입니다.]
내 측근 보좌관인 청와대 경제 수석은 한반도가 통일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이 어떻게 통일에 대해서 생각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각하, 대한민국 국민이 정말 통일을 원할까요?]
[경제 수석은 대한민국 국민이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전임 대통령 각하이시며 현 영부인의 집권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종전 협정이 체결됐습니다. 그 이후 10년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그 어떤 무력 도발도 없었습니다.]
[그렇죠.]
현재 대한민국 경제가 미국과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은 한반도의 전쟁 위협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과 미국이 대한민국을 동시에 견제하고 있지.’
이런 일들 때문에 절대적 국제 정세에서 절대적 우방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는 상태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 상태의 평화유지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비록 북한 여행을 위해서는 비자발급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북한 방문을 위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산가족들의 후손들은 북한 지역에 무비자 입국도 가능합니다. 이런데 꼭 3,000조나 투입이 되어야 하는 통일이 절실할까요? 대한민국 국민은 통일준비위원회가 발족이 되면서 통일세를 더 낼까 걱정하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면 여론부터 통일을 바라는 쪽으로 전환을 해야겠군요.]
[그 말씀은 대통령님께서 그렇게 좋아하시는 국민청문회라도 다시 하시겠다는 겁니까?]
[국민이 대통령에게 묻고 대통령이 답하는 것이 제일 좋죠.]
[왜 통일에 집착하십니까? 대통령님, 혹시 전임 대통령께서 이루신 업적 이상을 이루고 싶으신 겁니까?]
[경제 수석.]
[예, 대통령님.]
[저 그렇게 쪼잔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북한의 최고 권력자와 이미 서로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통일에 대해 논의를 하기로 조약으로 체결이 된 상태입니다.]
[대통령님, 북한 정권이 통일을 진심으로 원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시다시피…….]
[현재 북한 최고 권력자는 김일성의 손자죠.]
[예, 그렇습니다. 통일되면 자신의 선대 혈족들이 비난받게 될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 진심으로 통일을 원하겠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도 더 고심해 봅시다. 하여튼 내게 남은 임기 동안에는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며칠 전에 나는 내 최측근인 경제 수석과 한반도 통일문제 때문에 많은 의견충돌이 있었다.
“오늘 국무회의에서 논의할 사항은 한반도의 통일 문제를 위해 국민께 국민청문회를 요청하겠다는 것을 국무위원들께 전하고 고견을 듣기 위함입니다.”
대한민국은 미국보다 더 완전한 민주주의 사회로 성장했다.
국회청문회와 국민청문회라는 두 가지 청문회를 통해서 누군가를 심판하고 또 조사하고 또 국민의 뜻을 듣게 된다.
“대통령님, 한반도 통일준비위원회가 국회를 통해서 발족이 됐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준비를 위한 준비위원회입니다. 현재 몽골도의 경제 기반을 구축해야 하는 과정에서 통일까지 준비한다면 경제가 파탄이 날 수 있습니다.”
내가 통일준비를 위해 국민청문회를 진행한다고 하자 경제부총리가 제일 먼저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그 부분에 관해서 대통령님께서는 경제인 출신이기에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십니다. 한반도의 통일은 천천히 준비하시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그렇다면 한반도 통일준비위원회는 왜 설립된 겁니까? 대한민국은 아직 한반도의 통일을 소원처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예쁜 포장지에 잘 싸서 전 세계 국가에 보여주기 위함입니까?”
“언젠가는 통일이 진행되어야 하지만 시기적으로 아직은 아니라는 겁니다. 몽골도에 투입이 되는 중앙정부 예산이…….”
나는 경제부총리의 발언을 잘랐다.
“올해만 300조죠.”
“예, 그렇습니다. 몽골도의 주 산업 기반은 목축업과 곡창지역인 고비 지역에서 생산되는 곡물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니 지방자치단체의 경제 자립은 기대할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몽골공화국이었다가 대한민국의 또 하나의 도가 된 몽골도에 매년 300조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몽골도의 지방 경제가 무너져 있기 때문이다.
몽골도를 기준으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경제성장률이 높은 곳을 꼽으라면 석유와 천연자원이 풍부한 카자흐스탄밖에는 없다.
‘그래도 밑 빠진 독처럼 들어가지.’
그만큼 몽골도는 낙후되어 있다는 것이다.
“점진적으로 몽골도의 경제 자립도가 상승할 겁니다.”
“예, 맞습니다.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10년 정도 후면 몽골도도 제 몫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1,000조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실 몽골공화국을 흡수 통일한 것에 대해서 이제는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국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몽골공화국에 대한 흡수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민정수석이 내게 보고했던 것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또 야당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지금 20년째 야당은 집권하지 못했습니다.]
전전임 대통령부터 해서 전임 대통령까지 20년간 야당이 집권하지 못했다. 그래서 권력 쟁취를 위해 정부의 모든 정책을 비난하면서 국민을 선동하는 것이다.
통일준비위원회가 설립되는 것도 국회에서 통과할 때까지 막았고 국회를 통과한 후에도 여의도 밖으로 나와서 장외 투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통일이 대한민국의 내부 분열을 만들고 있군.’
물론 이런 것까지 예상했긴 하다.
‘정말……. 미래의 기억을 이용할 수 있을 때가 좋았어. 휴우……!’
그때는 내가 미래의 기억이 있었기에, 그 기억을 이용해서 모든 상황을 내게 또 대한민국에 유리한 쪽으로 이끌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가진 미래의 기억이 전혀 없기에 내가 보유한 역량을 최대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최고의 위기라면 최고의 위기지!’
사실 나는 회귀자가 언제 가장 힘들고 위험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 미래의 기억을 모두 다 써버린 시점이라는 결론을 내렸었다.
“국무위원 여러분, 제가 지난 대선 때 강조했고 핵심 공략으로 국민께 선언한 것이 대한민국 경제가 내수 시장으로도 충분히 자립이 가능한 시장을 만들어낸다는 거였습니다.”
“그건 저도 잘 압니다.”
법무부 장관이 나를 보며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영토와 또 일정 이상의 인구가 필요합니다. 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이제 대한민국은 단일민족 국가가 아닙니다. 1억 5천만 인구 중에 2,000만 명이 외국계입니다.”
그중에 450만이 몽골 민족이다. 그와 함께한민족과 몽골 민족 혼혈아 출신이 250만 명 정도다. 그럼 도합 700만 명이고 나머지 1,300만 명이 동남아 출신들과 혼혈아 그리고 동부 유럽 출신자들과 또 혼혈아들이다.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죠.”
국민화합 차원에서 국무총리를 야당에서 선출하라고 했고 지금의 국무총리는 사사건건 내게 반대하는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국무총리는 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신과 신념에 반하는 사항들을 반대하는 인물이라서 합리적 판단을 할 줄 아는 인물이기도 했다.
“4억의 미국, 17억의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은 최소 2억의 인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6,000만의 북한 국민이 통일이라는 이름 하나로 뭉치게 되면 내수 시장만으로도 대한민국 경제는 원활해집니다.”
과거의 대한민국은 수출주도 국가경영을 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에너지와 자제들은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몽골도 때문에 석유와 천연가스는 수입이 아닌 수출이 가능한 국가가 됐고 해외 에너지 자원 개척을 통해서 산유국 이상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상태다.
“대통령님, 대통령님께서는 2억 인구론을 계속 주장하시는데 그 부분의 내면에 혹시 모를 전쟁까지 생각하고 계신 것이 아닙니까?”
국방부 장관이 내게 예리한 눈빛으로 물었다.
“으음……!”
나도 모르게 신음이 터져 나왔다.
“혹시 모를 전쟁을 대비하지 않는 국가는 언젠가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화인민공화국이 자신들의 상황이 악화가 되는 과정에서 간도 지역을 되돌려주기는 했지만, 내부에서는 간도를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는 소식이 국정원을 통해서 수집되고 있습니다.”
국무위원들은 모두 이번의 내 말은 옳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민국은 빅3다. 불안한 빅3라서 문제지.’
2031년 대한민국의 주적은 과거처럼 북한 정권과 괴뢰 집단이 절대 아니다.
‘중국과……!’
혈맹이라고 불렸던 미국이 주적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국무위원 여러분, 통일이 필요한이유 중 하나는 몽골도부터 시작해서 제주도까지 하나의 선으로 완벽하게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미 대륙간 철도는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여수와 제주도를 연결하는 심해 터널도 연결이 되어 있고요.”
“저는 땅과 땅이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국 정부가 이양해 준 간도 지역은 현재 북한과 대한민국이 공동으로 통치하는 임시 구역입니다.”
이게 엄청난 약점인데 중국으로부터 되돌려 받은 간도 지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영토도, 또 대한민국의 영토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에 빌려 쓰고 있는 연해주 경제특구도 몽골도와 영토로 연결이 되는 것을 막고 있는 상태다.
“제가 생각하는 통일은 영토와 영토가 완전하게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하라 분도는 어쩌시려고요.”
내가 의지를 천명할 때 꼭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국무위원이 꼭 있다.
물론 그도 대한민국을 걱정하기에 내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사하라 분도는 결국 쿠르드족에 의해 분리 독립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습니다.”
“물론 그렇죠. 그 자금이 다행스럽게 대한민국 정부 자금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하라 사막은 이제 사막 지역이 아니라 인공적인 개발을 통해서 초지와 농지로 변해 있는 상태였다.
또한 세계 식량 생산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상태다.
그와 함께 미국이 주 거주자들인 쿠르드족들을 선동해 대한민국과의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으며 반한감정을 심어놓고 있는 상태다.
‘그러니 내 집권 10년은 완벽하지 못한 강한 대한민국을 더 완벽하게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의 첫 번째가 한반도의 통일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다.
“국무위원들께서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도기에 놓여 있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마셔야 합니다.”
내게 그렇게 따지고 들던 국무위원들도 이제는 모두 내 고충을 이해한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그러니 다음 달에 국민청문회를 소집합니다. 각개 계층이 소외되지 않게 국민청문회 참석자들을 선정해 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대통령 각하.”
하여튼 통일을 위해 국민청문회부터 개최하여 국민의 여론을 통일 쪽으로 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