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54화 (354/415)

# 354

2부 54화 북한의 선택? (2)

중국 북경에 있는 주석의 집무실.

“미국의 항공조사위원회가 아직도 그 일에 대한 조사 강도를 낮추지 않았다고?”

중국 주석은 인상을 찡그리며 보고자에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으음……!”

백범이 탄 항공기를 격추하려고 했던 일이 이렇게 자신과 중국의 발목을 잡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 조사에 대해 내가 무마시키라고 지시하지 않았나?”

“죄송합니다. 항공조사위원회 위원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매번 거부를 당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왜 증거도 없는 일을 이렇게 물고 늘어지는 거야.”

중국 주석은 답답한 마음에 짜증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는 분명 증거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인 전투기 조종사가 미국으로 망명해서 격추사건을 발표하거나 북한이 중국 전투기가 백범이 탄 대통령 전용기에 접근했다고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 않는 이상에는 아무런 증거도 미국은 확보할 수가 없었다.

“주석 각하…….”

그때 중국 주석의 눈치를 살피던 보고자가 중국 주석을 불렀다.

“보고하시오.”

“미국 항공조사위원회 위원장이 긴급하게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북한을?”

중국 주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예, 그렇습니다. 북한은 분명 출격한 중화인민공화국 전투기를 봤습니다.”

물론 북한은 지금까지 그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리고 백범에게도 미확인 비행체라고 알렸었다.

“아니지, 내가 놀랄 이유가 없지. 조선이잖아. 조선은 당연히 우리의 편에 서지.”

바로 여유를 찾는 중국 주석이었다. 중국 주석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지금까지 북한이 경제적 고립을 당할 때 중국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줬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지원들은 각각의 대가를 요구하는 경제적 지원이었고, 그에 따라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지하자원에 대한 개발권을 중국 회사가 차지할 수 있었다.

“다른 사항에 대해 보고하시오.”

주석이 다른 보고 사항을 보고받겠다고 말했다.

“곧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실시됩니다.”

“그렇군. 이제야 대통령이 바뀌는군.”

중국 주석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절대적으로 백범을 지원하고 있기에 백범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통일한국당 이범성 후보가 당선되면 고비 사막 지역에 대한민국 국군이 파병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도 중국 정부에게는 이로울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고 있었다.

“으음……!”

대한민국 국군이 대한민국의 영토가 된 고비 사막에 파병된다는 것은 곧 미군이 추가적으로 대한민국의 영토인 고비 사막 지역에 파병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제주도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사실 제주도에 한미합동 해군기지가 순조롭게 건설되고 있었고, 대한민국은 미군과 협의해서 미사일 사거리를 2,000킬로미터까지 늘린 상태였다.

이는 다시 말해 제주도에서 바로 북경이나 중국 남부의 대부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또 일본 열도를 미사일 기지에서 바로 타격할 수 있는 의미이기도 했다.

또한 백범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 얻어낸 또 하나의 성과가 미사일 사거리 확장일 것이다.

“예, 그렇습니다. 만약 고비 사막에 대한민국의 미사일 기지가 건설된다면 강경하게 대응하셔야 합니다.”

보고자는 강경한 눈빛으로 중국 주석에게 말했다.

“강경 대응이라고 했나?”

중국 주석은 인상을 찡그렸다.

“예, 그렇습니다. 지금 중화인민공화국이 처해 있는 상황이 과거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기지를 건설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보고자는 내게 전쟁이라도 선포하라는 건가? 중화인민공화국이 대한민국과 전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건가?”

중국 주석이 심각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만큼 강경하게 나가셔야 합니다.”

“인민해방군 총사령관!”

“예, 주석 각하.”

“중화인민공화국 인민해방군이 미국과 전쟁을 했을 때 승산이 있나?”

중국 주석은 인민해방군 총사령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

중국 주석의 말에 아무 말도 못 하는 인민해방군 총사령관이었다.

“왜 말을 못 하지?”

“현재의 군사력으로는……!”

이것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전격적으로 대한민국에게 그 어떤 명분을 내세워 선전포고를 하고 고비 사막을 침공했을 때 당연히 미국은 한미수호조약을 통해서 참전하게 된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해서 이렇게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없다. 나는 그렇게 확신한다.”

“예,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우리는 대한민국과 전쟁을 했을 때 자동적으로 참전하게 되어 있는 미국을 이길 승산이 없다. 그러니 이번 문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굴욕적이기는 하지만 외교로 풀어야 해.”

“그렇게 되면 미사일 기지가 건설될 것입니다.”

보고자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중국 주석에게 말했다.

“내가 우리가 뭐라고 하지? 대한민국의 영토에 자신들이 직접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겠다는데 뭐라고 하지?”

괜히 화를 내는 중국 주석이었다.

“송구합니다.”

“외교로 풀어야 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외교로 풀어야 해. 백범 회장을 다시 만나야겠다.”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공식 접촉에서 만날 이유가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전해왔습니다.”

“아……. 내가 왜 그런 악수를 뒀을까……!”

후회가 밀려드는 중국 주석이었다.

“주석 각하.”

그때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한 보고자가 다시 중국 주석을 불렀다.

“강경대응할 방법도 힘도 없다.”

“위대한 중화인민공화국에는 핵무기가 있습니다.”

“뭐라고?”

“미국은 핵전쟁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핵이라?”

“예, 그렇습니다.”

“핵을 조선은 보유하고 있다.”

“조선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최우선 혈맹입니다.”

“지금 보고자는 대한민국과 우리가 공멸의 길을 걷자고 내게 보고하는 건가?”

“궁지에 몰린 상태일 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대담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있는 겁니다.”

“됐다. 안 될 일은 안 되는 거야!”

중국 주석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 * *

강남 구청장의 집무실.

“어린 시장께서 나보고 그냥 항복을 하라는 거네요?”

강남 구청장도 여성이었고, 강남 구청은 서울시가 발표하는 대부분의 사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하는 따로 국밥 같은 존재였다.

“예, 그렇습니다.”

강남구청의 고위 공무원이 여성 시장의 눈치를 보며 대답했다.

“어린것이 괘씸하네.”

강남 구청장은 눈빛이 변했다.

“만약 반대하면 구청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를 서울시가 관리하는 매립장에 보낼 수 없고, 강남구는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과연 대통령 선거 직전인데 과연 서울 시장이 그럴 수 있을까?”

묘한 눈빛으로 변하는 강남구청장이었다.

“저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남구청 고위공무원이 구청장을 보며 말했다.

“확신해요?”

“예, 그렇습니다. 서울시 인구는 1000만 명입니다. 강남구의 표를 버리고 서울시 전체의 표를 얻고자 하는 고도의 선거전략일 수도 있습니다. 서민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강남구를 미워합니다. 부자는 악당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표적으로 삼는 겁니다.”

“부자로 치자면 자기들이 더 부자잖아.”

괜히 짜증을 내는 강남구청장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여성 복지를 위한 일입니다. 반대할 명분이 없습니다.”

“이렇게 서울시가 막무가내로 강요할 때 나는 강남이 구청이 아니라 시청으로 독립하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어.”

“구, 구청장님…….”

“생각이 그렇다고.”

“하여튼 이번 일은 서울시장의 뜻대로 따라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를 주면 다른 모든 것을 내어줄 수밖에 없어요. 서울시가 추진하는 각종 혐오시설이 우리의 강남구에 들어설 수도 있단 말이에요. 저번에 장애인 복지 시설과 장애인 학교를 설립하려고 할 때 구청 주민들이 얼마나 강렬하게 시위를 했는지 잊었어요?”

강남 구청장은 관공서에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있을 각종 압박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현재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럼 진짜 그렇게 하는지 봅시다.”

“구청장님……!”

“보고 결정하자고요. 구청은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 시끄럽게 어린이 보육시설을 설치하면 민원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이것은 말 그대로 대놓고 반대를 하기 위한 반대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좀 그렇지만 나한테 다음 구청장 선거에서 표를 주실 사람은 서울 시민이 아니라 강남구 주민이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하여튼 정치인들은 오직 표만 생각하고 있었다.

“예, 알겠습니다.”

“하여튼 그 결정은 따를 수 없다고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진짜로 생활 쓰레기 반출을 거부할지 나도 궁금하네요. 어린것이 무슨 배짱으로, 호호호!”

제대로 자존심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 *

북한 평양 김일성 주석궁 주석 집무실.

북한을 통치하는 김정일과 그의 심복들이라고 할 수 있는 고위층이 모인 이곳에 미국 대통령이 보낸 항공조사위원회 위원장이 들어섰고 김정일과 장성택을 제외한 나머지 고위층들은 그의 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저는 찰리 브라운이라고 합니다, 김정일 위원장 각하.”

항공조사위원회 위원장이 김정일에게 말했고 김정일은 이미 그가 왜 이곳에 왔는지 잘 알고 있었다.

“계속하시오.”

김정일의 말을 통역관이 통역해 찰리 브라운에게 말해줬다.

“감사합니다. 저는 미국 대통령 각하의 특사 자격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찰리 브라운이 하는 말을 북한 출신 통역관이 통역했고 이곳에 모인 수뇌부들이 모두 놀란 눈빛으로 변해 버렸다.

“그리고 아무런 조건 없이 미국 대통령 각하께서는 미국의 CIA가 확보한 특급 기밀문서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김정일 위원장 각하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이곳에 왔습니다.”

물론 그 기밀문서의 내용도 김정일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밀문서의 내용이 충격 자체이기에 김정일은 이렇게 북한을 통치하는 최고위층을 소집한 거였다.

“기밀문서?”

“예, 그렇습니다.”

찰리 브라운 특사는 자신이 들고 있는 가방에서 기밀문서 파일의 본문과 복사본을 꺼내 북한 출신 통역관에게 내밀었다.

“위원장 각하께 드립시오.”

이렇게 해서 찰리 브라운 특사가 가지고 온 기밀문서를 김정일과 다른 고위층들에게 배포가 됐다.

“통역관!”

김정일이 통역관을 불렀다.

“예, 위대하신 영도자이시며 영원한 조선의 통치자이신…….”

“됐어. 해석해 보라.”

“예, 알겠습니다.”

통역관이 기밀문서 파일을 꺼내서 표지를 넘기는 순간 통역관의 표정이 굳어졌다.

“위… 위원장 동지…….”

“읽어보라.”

“예, 예, 알겠습니다. 하나, 중화인민공화국 소속 인민해방군은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이 김정일의 사망 후 무정부 상태에 돌입하거나 남북의 전쟁이 발발했을 때 즉각적으로 진격하여 청천강 이북 지역을 점령한다.”

영어로 된 기밀문서를 해석하고 있는 통역관은 식은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계속 읽어보라.”

“예, 예……. 둘, 청천강 지역을 점령함과 동시에 러시아와 긴밀하게 협조하여 연해주 경제특구 지역을 러시아에 이양하고 미국과 즉각적인 협상을 통해서 대한민국 지역은 미국의 영토로 넘겨주고 조선 지역은 모두 중화인민공화국의 새로운 성으로 편입시킨다. 이것은 티베트를 병합한 작전과 동일하게 진행한다. 이상입니다.”

쾅!

김정일이 자신의 손으로 책상을 내려쳤다.

“종간나 새끼, 이래서 위대하신 수령이시며 내 아버지께서는 떼놈들을 믿지 말고 이용하라고 하신 것이야!”

제대로 분노한 김정일이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곳에 모인 고위층들에게 자신이 분노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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