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52화 (352/415)

# 352

2부 52화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출마 (2)

태양 병원 VIP 병동 VIP 특실.

내 아내 은혜는 6시간의 산통 끝에 떡두꺼비라고 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어 보이는 쭈글쭈글한 남자아이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그리고 지금 첫 모유 수유를 시작하고 있다.

‘잘도 빠네.’

다른 것은 몰라도 먹성 하나는 나를 쪽 빼닮은 것 같다. 하여튼 그렇게 모유 수유까지 끝낸 후 의료진을 호출하는 벨을 눌렀다. 그리고 잠시 후 여자 의사가 공손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시장님,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의사는 내 아내 은혜에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잘 참아내셨습니다. 봐왔던 그대로 씩씩하셨습니다.”

“처음도 아닌데요. 뭐.”

맞다.

내 아내 은혜는 두 번째 출산이다. 물론 첫 번째 출산과 차이가 있다면 내가 수술실까지 같이하지 못했는데 이번 출산에서는 수술실까지 같이했었다.

“호호호, 그러시죠. 그럼 백범 대행님께서도 이제 어떻게 하셔야 할지 잘 아시죠?”

“예?”

당황스러운 순간이다.

“시장님을 위해서…….”

“박사님, 그냥 산모라고 불러주세요.”

내 아내 은혜가 의사에게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산모님께서는 계속 모유 수유를 하셔야 하고 당연히 젖 몸살을 앓게 되실 겁니다. 그러니 조심히 마사지를 해주시면 됩니다.”

“아… 예…….”

“이건 모든 남편이 다 하는 입니다.”

살짝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그럼 쉬십시오.”

의사가 말했고 바로 뒤에 있던 간호사가 내 아내 은혜에게 다가와서 우리의 둘째를 정말 조심히 받아 안고 묵례를 했다.

“옆방에 VIP 신생아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VIP 병동 수간호사가 내 아내 은혜에게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의료진이 병실 밖으로 나갔다.

“우리 아들은 태어나면서도 외롭네요.”

은혜가 나를 보며 말했다.

“특별대우도 좋지만 저렇게 혼자 지낼 때가 많겠죠.”

“아……!”

“퇴원한 후에는 평범하게 키웠으면 좋겠어요.”

내 아내 은혜가 내게 부탁했다.

“최대한 노력할게요.”

“참,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께 부탁을 드렸어요.”

“무슨 부탁을?”

“저는 출산휴직을 한 달만 신청할 생각이거든요. 물론 그 이후에도 둘째를 데리고 출근할 생각이고요.”

“힘들 건데…….”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래서 아버지랑 어머니께 도와 달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괜찮죠?”

“당연하죠.”

지금은 뭐든 내 아내 은혜가 하는 말이라면 지당하신 말씀이다.

“참, 아버지랑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어요?”

“아, 깜빡했네요.”

“바로 전화를 드리세요. 기다리고 계실 거예요.”

“알았어요.”

나는 바로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장모님, 떡두꺼비 같은 아들입니다.”

내 아내 은혜는 시부모에게 전화를 걸라고 했지만 나는 장모님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장모님은 신장이식을 받게 되셨고 이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망나니였던 두 형님 역시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계신다.

‘태양 수산, 태양 참치 사장들이시지.’

그리고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살아가고 계신다. 물론 멍텅구리배에서 처음 하선할 때 마중을 나왔던 나를 죽일 듯 노려보기는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들이 얼마나 자신의 삶을 허비했는지 잘 알게 됐다는 눈빛을 보였고 이제는 국내 최대의 수산물 냉동회사인 태양 수산과 아시아 최대 참치 원양 어업 회사의 사장이 되셨다.

-백 서방이 수고했어.

나는 지금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했다. 그래서 내가 시부모가 아닌 장모님에게 전화를 먼저 걸었다는 것을 내 아내 은혜도 안다.

“애는 내가 낳는데, 백 서방이 무슨 수고를 했다고 그래요.”

내 아내 심은혜는 장모님 앞에서는 투정쟁이 딸이 된다.

-애는 혼자 낳아?

“애는 혼자 낳지. 백 서방 수술실에 들어와서 토하고 기절하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산통을 겪으면서 또 비명을 지르면서 내가 낭자한 피를 보고 토하고 또 현기증 때문에 살짝 정신이 혼미해진 것까지 내 아내 은혜는 다 본 것이다.

‘세상 모든 여자는 그 자체로 위대해!’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그냥 위대한 일인 것이다.

-에이, 설마, 백 서방이 그랬겠어.

“엄마는 백 서방이 얼마나 겁쟁이인지 모른다니까.”

모처럼 장모님에게 투정을 부리는 내 아내 심은혜다.

“장모님, 둘째 손자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요?”

내가 장모님께 물었고 내 아내 은혜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야. 바깥사돈 어른이 이름을 지으셔야지. 첫 장손인데.

내 질문에 장모님도 살짝 당황하셨다.

‘그건 절대 안 되죠.’

처음 아버지께서는 우리 엘리자베스 이름을 관순이라고 지으셨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뜻을 어기고 나는 이국적으로 엘리자베스 백이라고 지었다.

‘절대 안 됩니다.’

시쳇말로 아들 이름도 조질 수 없다.

그리고 제주도 본가에 내려갈 때가 있으면 아버지께서는 여전히 내 딸 엘리자베스를 우리 관순이라고 부르신다.

“첫째는 아버지께서 지으셨으니 둘째 이름은 장모님이 지어 주십시오.”

-정말 내가 지어도 되겠나?

“물론이죠.”

-백 서방, 어제 내가 하늘을 봤는데 여수의 하늘이 참 별이 많더라고.

“여수는 서울보다 밤하늘이 맑죠.”

-그래서 자네랑 은혜가 좋아할지는 모르겠는데 별 성이나 빛날 성으로 지었으면 좋겠어.

순간 나도 모르게 현기증이 느껴졌다.

‘백… 백성!’

사돈끼리도 닮아가는 모양이다.

‘이름이 백성이 뭐야……!’

하지만 내가 둘째의 이름을 지어 달라고 했으니 안 된다고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하하하, 이름이 정말 좋네요. 백성. 정말 좋은 이름…….”

“좋긴 뭐가 좋아요. 아들 이름이 백성이 뭐예요? 엄마 노망드셨어?”

역시 나를 대신해서 내 아내 은혜가 반대를 했다.

-백성이 왜?”

“성이 백 씨가 아니면 별성 좋지. 그런데 성이 백 씨지 않아. 백성으로 지으면 유치원 때부터 놀림을 받는다고요.”

역시 딸과 엄마는 이렇게 아웅다웅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인 모양이다.

-아……. 그렇기도 하네. 그러니까 그냥 바깥사돈께 맡겨.

“나도 그러고 싶지만, 아버지도 이름은 정말 못 지으시거든.”

-그럼 돈 주고 이름을 짓던가.

이제 장모님께서도 살짝 짜증이 나시는 모양이다.

“왜 짜증이세요.”

-됐다. 백 서장, 은혜 짜증 다 받아주느라 고생이 많네. 나는 바빠서 끊겠네.

뚝!

장모님께서는 바로 전화를 끊으셨다.

“별꼴이야 정말.”

정말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 아내 은혜는 가장 평범하고 일반적인 여자일 것이다.

“여보.”

그때 내 아내 은혜가 나를 불렀다.

“예.”

“고마워요.”

“뭐가요?”

“먼저 엄마한테 전화해 주셔서요.”

“당연하죠.”

“아버지랑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세요.”

“예, 알겠습니다.”

지금은 아니 나는 평생 은혜가 시키는 그대로 할 생각이다.

-안사돈께 전화는 드렸냐?

내가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받으신 아버지께서는 다짜고짜 장모님께 알려드렸냐고 물으셨다.

“아들입니다.”

-아들인 것은 3개월 전부터 알았잖아. 전화를 드렸냐고?

“전화 끊고 드려야죠.”

-못난 놈. 눈치가 그렇게 없냐. 쯧쯧!

“예……. 산모하고 아이하고 모두 건강합니다.”

-네 엄마랑 내일 바로 올라간다.

“예, 들었습니다.”

-참, 이번에는 아이 이름을 안사돈에게 지어 달라고 해.

“예?”

-그렇게 해, 그래야 공평하지. 참, 태양 참치 사장께서 오셔서 큰 참치 놓고 가셨다.

첫째 형님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랬습니까?”

-하여튼 네 처남은 세상에 둘도 없이 착한 사람들이다. 참치로 동네 경로당 잔치나 하라고 하시네.

하여튼 두 처남은 개과천선을 제대로 했다.

“예, 그렇죠.”

-끊자. 짐 싸느라 바쁘다.

뚝!

아버지는 바로 전화를 끊으셨다.

“꼬맹이 이름은 우리 둘이서 지어야겠네요. 하하하!”

“그러게요.”

나를 보며 웃는 내 아내 심은혜다.

“백구 어때요?”

내가 농담을 던졌는데 내 아내 심은혜가 나를 노려봤다.

“이 남편 간 큰 남자네. 한 번만 더 농담하면 알죠?”

“……예.”

내가 아무리 밖에서 대단하다고 해도 집에 들어오면 그냥 남편이다.

“우리 둘째 이름은 백현으로 지을 거예요. 바를 현. 아셨죠.”

내 아내 심은혜가 다짐을 받듯 말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우리 둘 둘째의 이름은 백현이 됐다.

“아… 아파……!”

의사가 말한 그대로 젖몸살이 오는 모양이다.

“많이 아파요?”

“아파요. 정말 아프네. 아파……!”

“제가 마사지해 줄게요.”

“아파요.”

내 아내 은혜는 내게 그렇게 말하고 산모복을 벗었고 정말 커진 은혜의 가슴이 내 눈에 가득 들어왔지만, 지금은 저 가슴을 보고 좋아할 때가 아니다.

하여튼 그렇게 나는 평범한 남편들이 바로 출산한 아내들을 위해 배운 그대로 가슴 마사지를 조심해 해줬고 이 순간은 어쩔 수 없이 나와의 사투나 다름이 없었다.

* * *

한 달 후,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장.

나는 당당하게 대한 축구 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했고 오늘이 바로 투표가 있는 날이고 이미 모든 투표는 끝이 났고 개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회장님.”

내 비서실장이 나를 회장이라고 불렀다.

“아직 결과가 안 나왔습니다.”

“출구조사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조사를 해보니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되실 것 같습니다.”

비서실장의 말에 미소가 머금어졌다.

‘따지고 보면 첫 선출직에 당선된 거지.’

지금까지는 임명직이었으니까.

“그럼 다행이군요.”

“예, 당연한 결과입니다.”

* * *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대한 개표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비서실장이 말한 그대로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운이 좋은 부분도 있다. 현성 중공업 사장께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시면서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한 축구협회 신임회장으로 총 득표 비율 92%를 득표하신 백범 회장님이 당선되셨습니다.”

나는 공식 명칭이 하나 필요하기에 태양 조선 회장에 취임했다.

‘물론 태양 조선은 연해주 특구 때문이기도 하지.’

짝짝짝! 짝짝짝!

내가 당선됐다는 것이 발표되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 박수를 쳤다. 그리고 나는 단상에 올라섰다.

“저는 대한 축구 협회 무궁한 발전과 축구의 세계화와 평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간단한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제 남은 것은 아시아 축구 연맹 회장과 함께 피파 부회장에 출마하는 일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봤다.

“신임 회장님, 대한민국 축구 대표님이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습니다. 그런데 히딩크 감독은 전격적으로 사임을 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실 지금 질문을 한 사람은 축구협회에 속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외부 기자다.

‘축구협회도 썩었지.’

대한민국은 여전히 적폐 천지다.

“당연히 차기 월드컵을 대비하기 위해 히딩크 감독을 다시 선임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전폭적인 지지와 전권을 줄 생각입니다.”

내 말에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모두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내가 대한 축구 협회 회장이 됐으니 이제부터는 대한 축구 협회가 깨끗하게 쇄신이 될 것이다.

‘2022년 남북 월드컵까지 미친 듯 달린다!’

남북은 이제부터 축구로 대동단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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