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49화 (349/415)

# 349

2부 49화 서울 시장 남편 백범 (1)

백범과 심은혜의 저택.

이제 내 공식 직함은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 말하기를 심은혜 서울 시장의 남편 백범이란다. 물론 나는 내년 초에 있을 대한 축구 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그래서 현성 중공업 사장이 바짝 긴장한 상태다.

‘그는 7선 국회의원이지.’

그는 사실 울산의 황태자다. 울산에서만 국회의원에 7번 출마해서 모두 당선이 됐다. 그리고 곧 있을 대권 후보이기도 하다. 하여튼 나는 현재 공식 직함이 하나도 없고 비공식적으로는 서울 시장 심은혜의 남편이며 통일한국당 일반 당원이다.

“청계천을 복원하라고요?”

또 하나의 직함을 말하라면 서울시 비선 실세다.

“청계천을 서울 시민들에게 돌려줄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이제 심은혜는 만삭이다.

“여보, 눈을 감고 상상해 봐요. 어떤 서울이 떠오르죠? 빽빽한 빌딩 숲이죠. 삭막한 도시입니다. 서울에 사는 서민들이 쉴 곳은 그 어디에도 없네요. 청계천을 복원하게 되면 서울 시민들이 여름이면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는 겁니다. 처음 한강이 개발됐을 때와 똑같습니다. 이제 서울에 사는 서민들에게 청계천을 돌려줄 때입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쩌고요?”

내 아내 심은혜는 청계천을 개발하라는 내 충고에 제일 먼저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걱정했다. 누구라도 권력을 가지게 되면 업적을 남기려고 하는데 내 아내 심은혜는 서울 시장이 된 후에도 업적 쌓기가 아닌 서민들을 생각하는 시장이 되려고 한다.

‘청계천 공구 상가가 있지.’

거의 벼룩시장처럼 보이지만 그곳은 꽤 큰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청계천을 개발하고 제대로 된 공구 상가를 만드는 겁니다.”

“그 사람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요?”

나를 빤히 보면 되묻는 내 아내 심은혜다.

“과연 그들이 돈이 없을까요?”

“있다고 생각하세요?”

나는 보며 눈을 흘기는 내 아내 심은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오래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제대로 된 공구 상가를 건설하고 그들에게 서울시가 장기적으로 분양해 주면 됩니다. 청계천이 복원되어도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게 만들면 됩니다.”

“서울시가요?”

물론 서울시 예산으로 청계천에서 쫒겨날 사람들을 위한 보상비를 터무니없게 지급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예, 그러면 될 것 같네요.”

사실 이것은 원래 서울 시장이 될 이지박이 추진한 사업이다. 물론 수많은 비리가 존재했던 사업이다.

하지만 새롭게 서울 시장이 된 내 아내 심은혜와 내가 손을 잡고 추진한다면 그 어떤 비리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청계천이라…….”

“시울 시장인 당신에 의해 복원된 청계천이 서울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될 겁니다.”

나는 미래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내 아내 심은혜에게 확신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도 희생되지 않고 올바르게 개발이 될까요?”

내 아내 심은혜가 나를 보며 물었다.

“태양 건설이 처음부터 사업을 진행하면 그렇게 될 겁니다.”

“태양 건설이라고요? 지금 서울 시장에게 로비하시는 건가요?”

내게 말하는 심은혜다. 하지만 심은혜도 내가 청계천 복원 사업에서 그 어떤 이익도 취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로비라, 하하하!”

“잘하실 수 있겠어요?”

“잘해야죠. 당신께서 처음 추진하는 사업이니까요.”

“얼마나 또 손해를 보시려고요.”

내 아내 심은혜가 나를 빤히 보며 물었다.

“아마…… 1500억 정도 손해를 보겠군요.”

“그렇게 되면 태양 건설 주주들이 난리가 나겠군요.”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서울시가 핵심 사업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니까 큰 손해는 없을 겁니다. 저도 당신 남편이기 이전에 태양 건설 최대 주주이니 주주로서 서울시에 주는 만큼 받아야죠.”

“어떤 것을 받으시려고요?”

“가장 합법적이고 가장 깨끗한 사업이죠.”

“뭔데요?”

“서울의 한강 치수 사업을 획득할까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4대강 사업이라면 치를 떤다. 하지만 강이라는 것이 때때로 치수 사업을 진행해야 하고 또 강바닥에 쌓인 모래와 퇴적물을 퍼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태양 건설에서 어떤 이익이 있죠?”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 아내 심은혜는 내 아내가 아니라 서울 시장으로 내게 묻고 있었다.

“양질의 모래를 확보하게 됩니다. 그것을 통해서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죠.”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입찰 계약에 참여하세요.”

이럴 줄 알았다.

“그런데 서울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것 같네요.”

“감내해야죠.”

“하여튼 충고 고마워요.”

이것으로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청계천 개발 사업이 시작될 것이다.

* * *

서울시 청계천 복구 사업권 경쟁 입찰장.

태양 건설이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계천 복원 사업에 참여한다는 의사가 뉴스를 통해서 보도되자 많은 사람이 색안경을 끼고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청계천에 살던 사람들과 상인들은 일제히 반대 시위에 돌입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청계천 복원 사업 입찰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꼭 하셔야겠습니까?

계열사의 사업권 참여에 대한 보고를 받은 박태웅 회장이 전화로 내게 물었었다.

-예, 꼭 해야겠습니다.

-국민이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청계천 사람들이 반대 시위가 대단합니다. 거기에다가 태양 건설 주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더 큰 건설 사업을 위해 한강 모래 채취권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어쩌면 한강 개발 사업이 4대강 사업으로 확대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하지만 나는 맹세코 멍청하게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쓸 생각은 전혀 없다.

‘환경을 보호하고 홍수에 대비한다.’

이지박이 대통령이 된 후에 4대강 사업에 착수했고 그 속에 숨겨진 것은 대운하 사업이다.

‘이 좁은 한반도에서 운하는 개뿔!’

생태계만 파괴할 뿐이다. 그러니 내가 만약 추진하게 될 4대강 사업이라면 그 4대강에 침식된 모래와 퇴적물을 퍼내는 대대적인 사업이 될 것이다.

-그런 뜻이 있으시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건 그렇고 고비 사막 초지화 사업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모든 건설 물자가 고비 사막 지역으로 이동을 끝냈고 대대적인 대수로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이제 시작된 것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의 연습 사업이기도 하니까요.

고비 사막 지역에 거대한 대수로를 연결할 생각이다. 이것을 통해서 대한민국 건설 업계는 또 한 번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몽골 공화국의 특성 때문에 실업률이 높았는데 그 부분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해결하고 있는 상태다.

-고비 사막 초지화 사업은 몇 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완전한 초지화와 농지화 사업까지는 10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물론 눈에 보이는 성과는 3년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잘되고 있군요.

-잘되어야죠.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의 영토이니까요.

아마 대한민국에서 애국심 하나로 일하는 사람은 나와 박태웅 회장뿐일 것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계천 개발 사업권을 획득한 건설사를 발표하겠습니다.”

서울시 공무원이 입찰장으로 들어와서 말했고 지금 이곳에 앉아 있는 건설사 대표는 몇 없다.

왜냐고?

내가 그리고 태양 건설이 청계천 복원 사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많은 건설사가 결과도 보지 않고 돌아가셨군요.”

서울시 공무원이 당황한 듯 말했다.

“있을 사람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예, 그렇습니다.”

사실 청계천 복원 사업은 2002년이 아니라 2003년 초 입찰공고와 현장설명을 거친 후에 실시가 된다.

한마디로 시기가 빨라진 것이다.

“발표 안 하십니까?”

내 말에 서울시 공무원이 나를 봤다.

“예, 발표하겠습니다. 서울시 청계천 복원 사업의 사업권을 획득한 건설회사는 태양 건설입니다. 총공사비 3000억을 제시했습니다.”

원래 계획된 총사업비는 3600억이었다. 그런데 나는 3000억을 써냈고 당연히 나를 이길 건설회사는 없다. 그리고 3000억은 청계고가로 와 청계로 철거비, 청계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 데 드는 비용이고 보상비는 이 금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여튼 이렇게 해서 태양 건설이 청계천 복원 사업권을 획득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서울 시민들의 기대가 큽니다.”

물론 이제부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정말 많다.

‘반대 시위 현장부터 가야겠지.’

여전히 청계천 복원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 * *

이지박의 개인 사무실.

이지박은 뉴스를 보고 있었고 뉴스에서는 심은혜 서울시장이 청계천 복원사업에 착수했고 사업권을 확보한 회사가 태양 건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거 내가 생각했던 사업인데……?”

의구심이 드는 이지박이었다.

“뭐지?”

이지박은 마치 도둑질을 당한 기분이 들었다.

“저 배불뚝이가 내가 제시한 공약을 그대로 도둑질을 했어.”

사실 이지박이 서울 시장 후보일 때 청계천을 개발해서 서울 시민들에게 되돌려준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런 망할!”

이지박의 입장에서는 정말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는 일일 것이다.

“후보님……!”

그때 이지박의 선거 보좌관이 이지박을 불렀다.

“서울 시장 떨어진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후보님이야!”

“죄송합니다. 하지만 총선이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총선……!”

“예, 그렇습니다. 총선입니다.”

지난 지방 단체장 선거는 여당도 야당도 아닌 신당인 통일 한국당이 압승했다.

“그래서 뭐?”

“여당이 아닌 통일한국당 어떠십니까?”

“통일한국당?”

“예, 그렇습니다. 지방 단체장 선거를 통해서 국민의 마음에 통일한국당이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나보고 지금 철새 짓을 하라는 건가?”

“철새라니요. 든든한 둥지로 보금자리를 트시라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신 후에 대선까지 달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정치를 하기 싫어도 옆에서 바람을 넣는 사람들 때문에 처음 정치에 발을 담근 사람은 좀처럼 빠져나오기 어려웠다.

“다음 대선이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이번 대선은 통일한국당 이범석 대표가 당선될 확률이 아주 높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백범이나 심은혜 서울 시장이 만 40세가 되기 전까지 통일한국당은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는 하지.”

“이번 대선 후 다음 대선 때도 백범이나 심은혜 서울 시장은 대통령 출마 자격이 없습니다.”

“틈을 노리자?”

“예, 그렇습니다. 지난번 서울 시장 선거에서 낙마하셨지만 35%의 지지율을 확보하셨습니다. 이범성 대표와 통일한국당은 돌아올 대선을 위해서 후보님의 입당을 적극적으로 환영할 것입니다.”

“그렇지, 내가 낙마를 하기는 했지만 35%를 득표했지. 하하하!”

이 순간 이지박 후보는 새로운 판을 짜기 시작했다.

“다시 달리실 때입니다.”

“그렇지, 좌절 없이 다시 달릴 때지.”

이지박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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