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48화 (348/415)

# 348

2부 48화 치명적인 선거 개입? (7)

2002년 6월 10일, 여당 대표실.

“이제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판결을 내린다는 겁니까?”

여당은 대통령만 탄핵하면 모든 것이 끝날 줄 알았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의 준비 때문에 국무총리를 비롯한 승계 순위자들이 모두 사직하고 한국 통일당에 입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백범이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엄청난 일들을 단기간에 해내버렸다.

그래서 어떻게든 탄핵 판결이 빨리 나서 백범이 대통령 권한 대행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예, 그렇습니다. 대표님. 그런데…….”

보고자가 여당 대표의 눈치를 살폈다.

“나도 뉴스를 봤어. 왜 하필 단체장 선거가 있는 13일에 결정을 내린다는 거야. 이건 확신한 정치 개입이야.”

여당 대표는 이번 단체장 선거가 참패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라고 합니다.”

“누가 미루라고 했는데!”

괜히 짜증을 내는 여당 대표였다.

“음모론적이지만 백범 대행이…….”

“누가 그것을 몰라서 묻는 거야? 증거가 없으니까 이러는 거지.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대한민국 사법부는 이번 일을 통해서도 철저하게 권력의 시녀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번 선거는 참패겠지.”

“송구합니다.”

“서울 시장은 몇 퍼센트 차이가 나지?”

“현재 지지율 조사는 1% 정도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건 다행이군.”

하지만 1%의 지지율 차이라면 심은혜가 충분히 뒤집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여당 대표였다.

여당 대표는 그런 생각을 하며 보고자를 봤다.

“경기는 통일한국당 대표가 7% 앞서고 있고 인천광역시 시장 역시 3% 앞서고 있는 상태입니다. 대전과 제주도 역시 박빙의 승부이지만 3% 정도 통일한국당의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아차 하면 서울과 전라도 지역 빼고는 다 잃게 생겼군.”

“죄송하지만…….”

“전라도도?”

“예, 그렇습니다. 비록 박빙의 승부이지만 광주도 떨어져 나갈 것 같습니다.”

“이번 단체장 선거는 망했군.”

자신이 던진 패가 이번 단체장 선거의 참패 촉매제가 됐다는 생각이 드는 여당 대표였다.

“이대로라면 서울은 지킬 수 있겠어.”

서울을 자기 손에 넣어야 돌아오는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는 여당 대표였다.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무조건 서울만 당선시키면 돼.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여당 대표는 오직 대선만 생각하고 있었다.

* * *

2002년 6월 11일, 대한민국 청와대 국무회의실.

“개인이나 기업이 다른 국가에서 매입한 땅은 대한민국 영토가 될 수 없습니다.”

나는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했고 어떤 내용인지도 파악하지 못한 국무위원들이 소집됐다. 그리고 내 첫 마디에 국무위원들이 놀란 눈빛을 보였다.

“대행님, 그 말씀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 내게 물었다.

“외교부 장관님.”

“예, 대행님.”

“몽골공화국 대통령께서 내일 방한하시죠?”

“예, 그렇습니다.”

물론 외교부 장관이 말한 몽골공화국 대통령 방한 계획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

“몽골공화국과는 이미 밀약을 통해서 대한민국이 고비 사막 지역의 1/2을 대한민국 영토로 이양하는 것에 합의를 끝낸 상태입니다.”

내가 처음 태양 그룹과 태양 컴퍼니를 통해서 몽골공화국의 고비 사막 1/2을 완전하게 샀다고 발표를 했을 때 대한민국 여론은 불필요한 투자였다는 논지의 뉴스를 보도했었다. 그리고 일부 국민은 고비 사막을 대한민국의 영토로 편입될 수도 있다는 추측을 했었고 그 추측을 언론이 그대로 보고하기까지 했다.

“정말 고비 사막을 대한민국 영토로 편입하는 것에 합의하신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고비 사막은 말 그대로 사막입니다. 또한, 이런 말씀을 대행께 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대행께서 고비 사막을 대한민국에 판매한다면 국민은 대행께서 아전인수적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국무위원 하나가 자기 생각을 그대로 내게 말했다.

“고비 사막을 사는 데 300억 달러를 썼습니다.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에 고비 사막을 판매하는데 300억 달러를 달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기부라도 하시겠다는 겁니까?”

“기부는 아닙니다.”

“그 말씀 자체가 아전인수입니다. 대한민국이 태양 그룹에 고비 사막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영토가 된다면 그에 따른 치안과 자금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고비 사막이 초지화가 되고 또 농지화가 된다면 대한민국은 상상할 수 없는 농업 생산물을 얻게 됩니다. 또한, 중앙아시아 진출의 발판을 확보하게 됩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는 잘 압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경제가 아무리 발전한 상태라고는 하지만…….”

국무위원 모두가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태양 그룹과 태양 컴퍼니 그리고 미국계 투자 회사들이 대대적으로 투자를 감행할 것입니다. 그에 따른 혜택은 대한민국 국민이 가지게 될 것입니다. 영토를 확장하는 일입니다. 또한, 더 중국에서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아도 되는 식량 자립화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과거 제정 러시아가 미국에 알래스카를 팔았습니다. 그때에도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미국에는 축복의 땅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또한, 대한민국은 단 한 푼의 재정도 고비 사막에 투자되지 않을 겁니다.”

“대행님.”

“후손들을 위한 일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행님께서 조약을 체결하셔도 국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 부분은 국민의 뜻에 맡기겠습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았기에 국민의 대표다. 단지 국회의원들이 그 사실을 망각하고 국민의 뜻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다음 총선 때 뒤집을 수 있다.’

아니, 이번 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국회의원들도 통일 한국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으니 국회를 통과할 것이다.

“그렇게까지 말씀을 하시니 저는 대행님의 말씀을 동의합니다.”

반대했던 국무위원이 동의를 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모두가 내 말에 동의했다.

“단, 군대는 고비 사막 지역에 파병될 겁니다.”

“대행님.”

“미국이 대한민국에 이렇게까지 우호적이었을 때가 있습니까?”

내 말에 아무도 말하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은 제주도와 고비 사막을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고비 사막이 얼마나 대단한 지역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제주도도 마찬가지고요.”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국무위원들은 내가 대행의 임무가 끝나면 지금의 결정이 바뀔 수도 있다는 눈빛이다.

-고비 사막을 완전한 대한민국의 영토로 편입시킨다는 말씀이시군요.

-제가 확보했지만, 그곳을 지킬 분은 대통령 각하이십니다.

-나도 이제 몇 개월 남지 않았습니다.

-그다음 대통령도 지키실 겁니다.

-대선에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예, 그렇습니다.

-좋습니다. 나는 지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미 대통령 각하와는 합의가 끝난 상태다.

‘다음 대통령은 반드시!’

통일 한국당 이범성 대표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대한민국 미래가 다시 한번 바뀌는 일이다.

-서울 시장 후보 지지율이 1~2% 심은혜 후보가 이지박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최민수 분석관이 내게 한 말이 떠올랐다.

‘이제 치명적인 선거 개입이다!’

그래서 나는 이 국무회의를 끝남과 동시에 대통령 권한 대행 담화문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 * *

청와대 대통령 권한 대행 담화문 발표장.

“대한민국은 몽골공화국과 합의를 통해서 고비 사막의 1/2에 해당하는 토지를 몽골공화국으로부터 영구적으로 이양받을 예정입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영토가 현재의 영토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하는 결과를 만듭니다.”

내 발표에 내외신 기자들이 넋이 나갔다.

“이것을 국민께 알리고자 담화문을 발표합니다.”

생방송으로 진행이 되니 대한민국 국민을 다 알게 됐을 것이다.

“고비 사막 지역이 대한민국의 영토가 된다는 말씀입니까?”

기자들이 질문을 시작했다.

“앞으로 있을 조약 체결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후손들을 위한 일입니다.”

국민은 대한민국이 두 배 이상의 영토를 확보했다는 것에 열광하게 될 것이다.

“이것으로 기자회견을 마칩니다.”

더 할 말은 없다.

‘단체장 선거, 다음 대선, 그리고 총선까지!’

모두 승리해야 고비 사막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영토가 될 것이다.

* * *

여당 대표 집무실.

“서울 시장 지지율은?”

백범과 은혜는 부부이기에 백범의 모든 행보는 서울 시장 후보인 심은혜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몇 퍼센트냐고?”

“이지박 후보가 어제까지는 1~2% 정도 앞섰지만.”

“과거가 무슨 소용이야. 국민이 저렇게 열광하고 있는데!”

여당 대표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죄송합니다. 현재 심은혜 통일한국당 대표가 5% 이상 추월한 상태입니다. 부동층이 움직였습니다.”

“이런 젠장!”

서울까지 잃게 생겼다는 생각이 드는 여당 대표였다.

“모래밖에 없는 고비 사막에 왜 이렇게 열광을 하는 거야,”

“대표님…….”

“왜?”

“국민은 이번 조약 체결을 통해서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연해주 경제특구를 통해서 고비 사막 지역과 연결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통일이 된 후의 일이고.”

“죄송합니다.”

“이것은 완벽한 선거 개입이야. 선거 개입!”

화를 냈지만, 대행까지 탄핵할 수 없는 여당 대표였다.

* * *

정상회담장.

이미 밀약을 통해서 합의가 끝난 상태이기에 몽골공화국 고비 사막의 1/2에 해당하는 지역을 대한민국에 완전하게 이양하는 조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몽골공화국과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몽골공화국 대통령이 내게 말했다.

“고비 사막은 양국의 역사에서 양국이 상호 발전하는 계기였다고 기록될 것입니다.”

내 말에 몽골공화국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튼 이것으로 고비 사막은 대한민국 영토로 완전히 편입됐다.

* * *

2002년 6월 14일 새벽 3시, 통일한국당 종합 선거 캠프.

2002년 6월 13일에 헌법재판소의 판결 때문에 대통령 각하께서는 대통령을 다시 수행하게 됐고 나는 그 발표가 나자마자 국방부 장관에서 사임을 발표했고 대통령께서는 이미 내게 들으셨기에 내 사표를 처리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내 아내 은혜의 옆에 앉아서 은혜의 손을 꼭 잡아주고 있다.

[서울 시장 최종 투표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개표 방송을 진행하는 아나운서의 말에도 긴장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축하합니다.”

이범성 통일한국당 대표가 내 아내 심은혜에게 미리 축하의 뜻을 전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서울 시장 최종 투표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57%의 지지로 통일한국당 심은혜 대표가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 서울 시장에 당선되었습니다.]

“와!”

짝짝짝! 짝짝짝!

개표 방송을 통해서 이미 당선은 확실시됐지만, 공식 발표가 나자 통일한국당 당원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나는 이럴 것 같아 내 아내의 귀를 내 두 손으로 조심히 막았다.

‘내 아내가 여성 최초 서울 시장이 됐다!’

그리고 내 아내 은혜가 만 40세가 되면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다.

‘그다음은 나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심은혜를 봤고 내 아내 심은혜도 나를 보며 웃었고 내 귀에 속삭였다.

“고마워요. 당신! 이제 저는 당신의 아내로서 당신을 위해 일할 겁니다. 물론 그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일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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