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47화 (347/415)

# 347

2부 47화 치명적인 선거 개입? (6)

2002년 5월 28일, 피파 회장 집무실.

박태웅 회장은 공식적으로는 2002년 공식 후원사 회장의 자격으로 피파 회장을 만나고 있었다. 그리고 백범이 지시한 사항을 여과 없이 피파 회장에게 전달했다.

“곤란하군요. 어렵습니다.”

피파 회장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대답일 것이다.

“피파는 축구로 세계의 평화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더 나가서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입니다.”

“그 말씀은 100%로 동감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준비과정이 있고 이견 조율을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제게 하신 말씀을 작년 일 월쯤에 말씀하셨다면 충분히 고려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곧 월드컵 개막입니다. 안타깝지만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 축구의 세계화를 위해서 더 많은 지원을 두 그룹이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어렵습니다.”

“또한, 회장님의 다음 선거에 도움될 수 있는 모든 일을 두 그룹이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든다면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빈민국의 축구 발전을 위해 피파의 이름으로 또 회장님의 이름으로 아낌없는 기부를 약속합니다.”

“으음……!”

박태웅 회장이 이 정도까지 간곡하게 나오자 바로 거부하지 못하는 피파 회장이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일본도 반대를 할 겁니다. 그리고 누가 그 어떤 국가가 북한 평양에서 경기하겠습니까.”

“중국이 있지 않습니까.”

“중국의 상대 국가가 동의하겠습니까?”

“그 부분 역시 제가 설득하겠습니다.”

“어렵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분명하게 거부 의사를 밝힌 피파 회장이었다.

‘VIP께서도 안 되는 일이 있군.’

박태웅 회장은 백범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하여튼 월드컵 경기를 북한 평양 경기장에서 실시한다는 일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 * *

뉴욕에 있는 다윗 연합 수장의 저택.

“백범이 끝내 고비 사막을 대한민국을 영토화했군.”

다윗 연합의 수장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이스라엘이 전쟁 없이 영토를 확장할 방법도 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습니다. 몽골 공화국이 처해 있는 상황을 적절하게 이용한 것입니다.”

“우리는 왜 안 될까?”

다윗 연합의 수장이야말로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고자 했다.

“그것은 중동 국가들의 경제 상태와 정치적 상황이 몽골 공화국과는 다르기 때문이지 않습니까.”

“그렇지. 다르지. 그런데 말이야. 다른 것을 같게 만들면 어떨까?”

“예?”

“이라크도 그렇고, 시리아는 독재국가다. 그 국가의 독재가 무너진다면 우리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특히 시리아는 충분히 공략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백범의 방식으로 영토를 확장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전쟁할 돈이면 그 돈으로 땅을 사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평화적이지 않나?”

“역사적 앙금 때문에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면 된다. 이라크가 전쟁을 통해서 무너지고 시리아가 내전을 겪고 무정부 상태가 되다면 불가능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증가하겠지. 장기적으로 계획할 일이다.”

“예, 알겠습니다.”

“대단해……. 정말 대단해!”

다윗 연합 수장은 백범을 떠올리고 있었다.

* * *

2002년 5월 30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죄송합니다. 그 어떤 설득과 회유에도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나는 지금 박태웅 회장과 통화 중이다.

“난처하게 됐군요.”

북한의 요구를 처음으로 들어줄 수 없게 됐다.

‘이제 어쩌지?’

결과는 나왔고 이제는 대안을 북한에 제시할 때다.

‘확 그냥, 남북 월드컵 한 번 유치해?’

욱하는 마음에서 떠오른 생각이지만 이것 밖에는 김정일을 설득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이제 김정일 위원장을 어떻게 설득하실 생각입니까?

결과에 대한 대안을 걱정하는 박태웅 회장이었다.

“박태웅 회장.”

-예, 말씀하십시오.

“제 요구를 거절했으니 피파 회장은 벌을 받아야겠습니다.”

-예?

“제가 6월 11일로 대통령 권한 대행의 임무가 종료될 것 같습니다. 그와 함께 저는 모든 정치적 직위에서 물러날 생각입니다.”

-그 말씀은……?

“대한민국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할 계획입니다.”

-피파 회장에 출마하실 생각입니까?

“예, 그래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남북공동으로 개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게 더 큰 것을 던진다는 말씀입니까?

“그래야죠.”

-VIP, 김정일 위원장이 그때까지 살아 있을까요?

이게 핵심이다.

‘그러게……. 김정일이 언제 죽지……?’

내가 가진 미래의 기억을 더듬어봐야겠다.

‘2011년쯤인가?’

내가 가진 미래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김정일을 11년 이상 더 살게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세 번째 세습은 절대 없다.’

물론 그것이 내 뜻대로 되는 일은 절대 아니지만 말이다. 하여튼 모든 플랜을 준비해 놔야겠다.

분명한 것은 2022년은 너무 멀다는 것이다.

‘그 앞이 러시아 월드컵인데……!’

러시아에 월드컵을 빼앗을 수는 없다. 그러니 지금은 김정일이 만수무강하기를 바라야 한다.

‘뭐 어때? 오래 살라고 준비했다고 하면 되지.’

이제 남은 것은 북한 평양과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서 김정일에게 연락하는 것이다.

“2022년을 기다리며 오래 살라고 해야죠. 북에 전화해야 하니 이만 끊습니다.”

-예, 성공하시기를 기대합니다.

뚝!

그렇게 통화가 끝났다.

“비서 실장님.”

“예, 대행님.”

“평양에 핫라인 연결하십시오.”

“김정일 위원장과 통화하실 생각입니까?”

“그래야죠.”

“그런데 정말 한일월드컵 한 경기를 평양에서 개최하실 계획이었습니까”

“예, 그랬습니다. 그 조건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호텔에 이산가족 상시 접견장을 만들어주기로 했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게요. 다시 설득을 해야죠.”

“예, 알겠습니다. 평양에 핫라인을 연결하겠습니다.”

* * *

북한 평양 김정일 주석궁 집무실.

“5월 30일입니다.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으로…….”

장성택은 김정일의 눈치를 보며 말하다가 말꼬리를 흐렸다.

“안 된다는 연락을 피파에서 비공식적으로 받았다.”

김정일이 핫라인을 보며 장성택에게 말했다.

“이렇게 되면…….”

“다른 것을 제시하겠지. 연락이 올 때가 됐다.”

지이이잉, 지잉이잉!

그때 김정일이 바라보고 있는 핫라인이 요란하게 울렸다.

“한반도의 평화를 구실로 공화국은 대한민국에 더 많은 것을 받고 경제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 그래서 그것을 우리도 반드시 줘야 한다. 너무나 민족적으로 아름다운 일이잖아. 하하하!”

김정일은 북한 주민들이 이제는 자신을 두려워해 충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라 자기 아버지가 말한 그대로 이밥에 고깃국을 먹게 해준 자신의 영도력 때문에 충성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기에 더욱더 북한 경제 발전에 집중하고 있었다.

“위원장 동지, 서울입니다.”

“바로 받을까?”

이런 순간에 농담까지 하는 김정일 위원장이었다.

* * *

미국 백악관 국무회의장.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회의장에서는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 대행인 백범이 요구한 소파 협정 개정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많은 것을 요구한 만큼 본국의 이익과 안보를 위해 많은 것을 내놨소.”

부시는 개인적으로는 소파 협정 개정에 찬성하고 있었다.

“예, 그렇습니다.”

“제주도를 통해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저지하고 또 대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비 사막에 미군의 레이더 기지가 건설되고 미사일 기지가 건설된다면 중국 북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와 함께 러시아 지역도 최첨단 레이더를 통해서 감시할 수 있습니다.”

소파 협정 개정을 반대하는 국무위원보다 찬성하는 국무위원이 당연히 더 많았다.

“이제 결정을 내립시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을 보며 말했다. 그리고 끝내 투표를 통해서 단 한 표의 반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찬성했다.

“대한민국과 맺은 소파 협정을 개정하기 위한 실무단을 파견하십시오.”

“대통령님, 소파 협정이 대한민국에 유리하게 개정되면 자랑스러운 미군이 대한민국의 법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반대표를 던진 국방부 장관이 다시 부시를 설득했다.

“자랑스러운 미군은 그 어떤 나라의 법도 어기지 않을 겁니다. 미군의 준법정신을 나는 믿습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미군의 시민의식이나 준법의식이 평균적인 미국 시민보다 한없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었다.

‘미군 최고 통수권자가 미군을 모르다니, 쯧쯧!’

국방부 장관은 그저 속으로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 * *

대한민국 대통령 집무실.

-2022년 월드컵을 남북 공동 월드컵으로 개최하자고 제안하는 겁니까?

나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말하고 사과했다.

“그렇습니다. 미리 말씀을 드린 것으로 시간상 문제로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런 제안을 내게 다시 하는 것은 이산가족 상시 상봉장을 바라기 때문이겠죠?

“예, 그렇습니다.”

-이보시오. 대한민국 대통령 대행.

“예, 위원장님.”

-내가 그때까지 살아 있겠습니까? 그 어떤 영광도 살았을 때 눈으로 봐야 하는 겁니다.

틀린 말도 아니다.

“100세 이상을 장수하실 겁니다.”

이런 아부를 김정일에게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고!’

김정일이 뒈지기를 바라는 대한민국 국민이 정말 많다.

그것도 벼락 맞아 죽기를 기도하는 사람이 많다.

-허허허, 100세 이상.

사실 100세 이상을 살려고 엄청난 짓을 많이 하는 김정일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영웅은 죽어서 역사를 통해서 영원불멸한다고 했습니다.

-영웅이라고 했소?

“예, 그렇지 않습니까. 이런 말씀을 드리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입장에서는 불쾌하실 수도 있지만, 김일성 주석께서 하시지 못한 모든 일을 김정일 위원장께서는 다 이루셨습니다.”

최소한 현재 김정일은 북한 주민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이고 있다.

‘쌀도 고기도 또 비료도!’

물론 내가 다 수입해서 지원하고 있다. 뭐 사실 두 경제특구가 활성화되고 있기에 공짜로 퍼주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허허허!

“제가 2022년에 남북 공동 개최를 성공시키겠습니다.”

-그렇다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이제는 자유롭게 북한의 경제 발전에 좀 더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역시 백범 대행께서는 다르군요.

“제가 제안을 드린 것을 수락해 주십시오.”

-뭐, 그럽시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요구한 조건도 내가 수용하겠소.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에 이산가족을 위한 상시 상봉장을 만들고 또 우편 연락도 가능하게 조치하겠소. 실무자 협상을 통해서 그 부분은 마무리가 될 것입니다.

하여튼 김정일도 오래는 살고 싶은 모양이다.

“감사합니다.”

-2022년이라……. 허허허, 내가 그때까지 살 수 있을지 모르겠소.”

하여튼 내가 원하는 것은 결국 얻어냈다.

‘많이 유해졌어.’

분명한 것은 김정일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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