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42화 (342/415)

# 342

2부 42화 치명적인 선거 개입? (1)

2002년 5월 1일,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나는 대통령께 대통령께서 대통령직 임무에 복귀하시면 국방부 장관의 자리에서도 물러나 당분간 경제인의 삶을 살겠다고 말했었다.

‘2002년은 대한민국의 역사가 바뀌는 해라고 해야겠지.’

내가 회귀한 이후 엄청난 변화를 겪은 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이 강성대국으로 가는 원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올해는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다.’

2002년을 떠올리는 대한민국 국민은 한일월드컵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2002년에는 지방단체장 선거가 있고 또 대통령 선거가 있다.

내가 아는 역사적으로는 이지박이 서울 시장이 되고 노무성이 대통령이 된다. 하지만 그 둘은 모두 역사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최소한 이지박만큼은 서울 시장에 당선될 수가 없다.

왜?

내 아내 은혜가 서울 시장에 출마한 상태니까.

-일본 총리가 끝내 신사 참배를 감행했습니다.

어제 최민수 분석관이 내게 보고했다. 일본은 지금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주일미군 분담금 문제 때문에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신사 참배를 감행했다는 것은 일본 총리가 그 어떤 결정을 내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잘된 일이죠.

-그 말씀은?

어제 최민수 분석관은 일본 총리가 신사 참배를 감행한 것을 지방단체장 선거에 이용할 생각이냐는 눈빛으로 나를 봤었다.

-선거에 이용할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그들과 싸웠던 존재들에게 기억을 떠올려 줄 참입니다. 그것은 그렇고 분담금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일본 정부는 주일미군 주둔 분담금 문제를 질질 끌고 있는 상태다.

왜냐고?

일본에도 선거가 있으니까.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예상으로는 100%의 분담금을 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럴 겁니다.

만약 일본이 주일미군 주둔에 다른 분담금을 거부한다면 미국은 그것을 핑계로 오키나와에서 제주도로 해군 기지를 이전하려고 할 테니까.

‘이제는 이간질만 남았지.’

나는 미국과 일본을 더욱 이간질할 생각이다. 그리고 그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다. 또한, 그런 준비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적 직위를 내려놓을 생각이다.

이렇게 나는 모든 생각을 정리하고 비서실장과 집무실에 모인 외교부 장관을 봤다.

“비서실장님.”

“예, 대통령 각하. 미국 백악관과의 핫라인이 준비됐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우리 쪽 사람이다.

“연결합시다.”

아마도 세계의 모든 국가 정상 중에서 미국 부시 대통령을 기다리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뿐일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내가 지속해서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이익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뚜우우우! 뚜우우우!

딸깍!

핫라인이 연결됐고 미국 부시 대통령이 핫라인을 받았다.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 대행 백범입니다.”

-긴급히 논의할 것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맞다.

나는 두 가지 이유로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핫라인으로 연락을 취했다.

‘요청하고 강력하게 따진다.’

사실 나는 오늘 기분이 매우 착잡하다. 아니, 화가 치민다. 하지만 내가 화가 났다고 해서 온전히 그 분노를 표출할 수는 없다.

“예, 그렇습니다. 두 가지 일에 대해 논의할 것이 있습니다.”

-예전과 다르게 흥분한 것 같소.

부시 미국 대통령도 보고를 받았을 것이다.

“저는 항상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생한 사건은 제 평정심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고 또한 대한민국과 미국의 혈맹적 우호에 지대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미합동 해군 기지 건설에도 부적절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사건이라고 했습니까?

부시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도 변했다.

-사건이 아니라 나는 사고로 보고를 받았소.

“대한민국 국민은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것을 다 잊고 부시 미국 대통령께서는 미국의 국익만 생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의 국익이라…….

“대한민국에 즉각적인 순방을 요청합니다.”

-그 일 때문에 미국의 대통령인 내가 직접 대한민국을 방문해야 한단 말입니까? 그것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아닙니다. 그 사건 때문이 아니라 제가 대통령 권한 대행이기에 계획되어 있지 않은 미국 순방을 감행할 수 없기에 오시기를 희망하는 겁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최대 혈맹인 대한민국의 국민을 애도하기 위해 오시는 모양새가 취해질 것입니다.”

-올 수 없으니 나보고 오라?

“예, 그렇습니다. 제주도 문제를 정리하고 제가 구입한 고비 사막 문제까지 논의해야 하지 않습니까.”

-꼭 필요하겠소?

“제주도가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라면 고비 사막은 중국을 완벽하게 감시할 격추 당할 수 없는 조기경보기일 것입니다.”

내가 부시 대통령과 핫라인을 이용해서 나누는 대화를 듣고 외교부 장관과 비서실장은 기겁한 눈빛을 보였다.

-격추당하지 않는 조기경보기?

“예, 그렇습니다. 고비 사막은 지금은 사막에 불과하지만, 중국 북부 지방을 감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며 러시아 남부 지역 역시 감시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곳에 대한민국 국군과 함께 대한민국의 절대적 우방인 미군이 주둔하게 된다면 동양식 표현으로 일거양득이지 않겠습니까?”

-러시아……!

“그렇습니다. 이런 말씀을 핫라인으로 하기는 좀 그렇지만 고비 사막에 미사일 기지가 건설된다면 과거 소련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한 것과 같은 충격을 러시아에서 느끼게 될 겁니다.”

내 말에 부시 대통령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물론 내가 한 말 때문에 비서실장과 외교부 장관은 이제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와 전쟁이라도 하라는 겁니까?

“러시아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을 겁니다.”

-확신할 수 있소?

“제가 러시아를 다녀왔지 않습니까.”

-으음…….

“제가 미국에 고비 사막을 드리겠습니다.”

-그 대신에 미국의 대통령인 내가 대한민국까지 날아가서 그 소녀의 무덤에 고개를 숙이라는 것이오?

“감사합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절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비 사막에 미군이 주둔할 수 있는 명분만 제공된다면 미국 대통령으로서 안 할 이유도 없다.

-몽골 공화국의 영토인 고비 사막에 대한민국 국군이 1차 주둔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이 평화유지군이 활동해야 하는 지역이거나 대한민국의 영토이어야 합니다. 그 두 가지 중 하나도 충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충족될 겁니다. 태양 컴퍼니와 태양 그룹이 합작한 회사에서 몽골 공화국의 영토인 고비 사막 지역의 1/2을 완전히 매입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6월 11일에 모든 정치적 직책에서 물러난 후에 태양 컴퍼니와 태양 그룹이 매입한 지역을 대한민국 정부에 기부할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충격을 받았는지 말이 없었다.

“충격이십니까?”

-백범 대행.

“예, 부시 대통령 각하.”

-돈이 그렇게 많습니까?

“많습니다. 그리고 제 돈은 대한민국과 미국의 무궁한 발전과 경제적 이익 그리고 군사적 이익을 위해 쓰일 것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뭐하지만 죽어서 돈 싸 들고 지옥 갈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허허허……!

부시 대통령은 허탈하게 웃었다.

-인간이 이리도 멋지게 미칠 수 있군요.

“이제 부시 대통령 각하의 결정만 남으셨습니다.”

-내가 또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백범 대한민국 대통령 대행의 도구가 되어야 하겠군요.

“충분한 이익을 거두실 수 있을 겁니다.”

-좋소. 나도 그대와 논의할 것이 있으니 긴급 순방을 계획하겠소.

이것은 미국 헌정 역사에 있어서 초유의 사태일 것이다.

‘이라크 전쟁을 생각하고 있군.’

부시 대통령의 처지에서는 일본과 대한민국의 절대적 도움이 절실할 것이다. 아니, 전 세계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내가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 대행이기에 계획되어 있지 않은 미국 순방을 할 수 없기에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오라고 했다. 물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부시 대통령은 일본도 압박해야 하고 또 중국도 압박을 계속해야 하기에 올 수밖에 없다.

-원래 일본 순방 계획이 있기에 그때 대한민국을 순방 국가에 포함하겠소.

물론 이런 일정을 알고 있기에 부시 대통령에게 오라고 한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뚝!

통화가 끝났다. 그리고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 비서실장과 외교부 장관을 봤다.

“비밀입니다.”

나는 저들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예, 예. 물론입니다.”

“대행님, 언제 대통령이 되십니까?”

비서실장은 알겠다고만 대답을 했는데 외교부 장관은 내가 언제 대통령이 될 것이냐고 물었다.

“국민이 허락할 때이지 않겠습니까.”

나는 이제 내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을 생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법에 의해 나는 여전히 대통령 후보가 될 자격이 없다.

“아……!”

두 사람이 모두 탄성을 터트렸다.

* * *

야마시타 도쿄 시장 후보 선거 캠프에 있는 사무실.

‘일본은 이제 답이 없다.’

야마시타는 미국의 압박을 통해서 현 일본 정부에는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본이 이렇게 된 것은 모두 백범 때문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는 절대 안 돼.’

사실 야마시타는 백범을 제거하기 위해 수많은 일을 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백범은 위기는 있어도 실패는 없었다.

“후보님.”

야마시타의 선거 보좌관이 상념에 잠겨 있는 야마시타를 불렀다.

“으음……. 말하세요.”

야마시타가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부른 선거 보좌관을 봤다.

“총리께서 도쿄 시장 선거를 위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습니다.”

일본 총리로서는 야마시타를 자신의 정치에 중심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멍청한 짓을 했군요.”

야마시타가 의외의 반응을 보이자 이 자리에 있는 선거 보좌관들의 눈빛이 변했다.

“예?”

“미국 대통령의 순방이 일주일 남은 상태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다니…….”

인상을 찡그리는 야마시타였다. 사실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은 선거가 있을 때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었다.

‘이번 일을 백범은 어떻게 이용할까?’

이게 걱정인 야마시타였다. 그리고 지금 야마시타는 일본 총리와 이제는 거리를 두고 자신이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다른 노선을 지향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극우를 버린다면?’

자신이 백범과 가까워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야마시타였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일본이 처해 있는 모든 상황을 타개한 후에 대한민국, 아니, 백범의 동의와 미국의 승인을 얻어 평화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른 방법 있나?’

야마시타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적의 손을 잡으면 그때부터는 아군이지.’

사실 일본의 역사에서는 그런 일이 정말 많았고 야마시타는 정말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다.

* * *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모두 정신 차리시고요. 몽골 공화국 의회는 어떤 결정을 내렸습니까?”

나는 외교부 장관에게 물었다.

“몽골 공화국 대통령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서 의회 참석 인원의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내어 몽골 공화국 국회에서 정식적으로 통과했습니다.”

나와 몽골 대통령이 맺은 밀약이 이제는 조약으로 변하게 되는 순간이다. 물론 조약이라는 의미가 국가와 국가의 계약이어야 하지만 몽골 공화국은 개인인 나와 맺은 계약을 조약으로 인정했다.

‘고비 사막이 대한민국에 귀속될 모든 준비를 끝냈군.’

그리고 나는 지방단체장 선거 이틀 전에 대한민국에 고비 사막을 기부할 것이다.

‘치명적인 선거 개입이지.’

시쳇말로 대한민국을 국뽕에 취하게 할 생각이다. 그것을 통해 지방단체장 선거를 압승할 생각이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의 영토가 지금보다 네 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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