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7
2부 37화 몽골 공화국의 고비 사막을 구입하다 (1)
몽골 공화국의 수도에 있는 공항까지 도착하는데 위태로웠다면 위태로웠다. 만약 미확인 전투기라고 해도 대한민국 공군이 내가 탄 대통령 전용기를 호위하지 않았다면 격추하려 했을 것이다.
‘내 미래의 기억에도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탄 비행기를 폭파했다. 물론 그 누구도 대놓고 폭파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심스러운 부분이 정말 많았다. 하여튼 여기까지 안전하게 왔다.
-몽골 공화국 대통령이 진심으로 몽골 지역에 있는 고비 사막을 매각하고자 합니다.
예전에 몽골 공화국 대통령과 만난 박태웅 회장이 전화로 내게 해준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 보고를 받자마자 바로 몽골에 구식 무기를 지원해 주는 사업을 설계했다. 그리고 지금은 공식적으로는 구식 무기 인도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의 자격으로 왔다.
“몽골 대통령이 직접 나왔습니다.”
몽골 대통령도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나를 국빈으로 대접하며 직접 공항까지 나왔다는 보고를 받은 모양이다. 물론 보고를 받지 않아도 뉴스를 통해서 봤을 것이다.
‘그래도 똑똑한 거지?’
지금은 똑똑한 몽골 대통령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자신들이 개발할 수 없는 고비 사막이니 내게나 아니면 대한민국에 영원토록 매각하면서 자국을 발전시킬 막대한 자금을 확보한 대통령이라고 몽골 언론들은 떠벌릴 테니까.
하지만 나중에는 또 모를 일이다.
-고비 사막에는 막대한 천연자원이 매장되어 있습니다.
-그렇죠.
-몽골 공화국이 개발 자금이 부족하기에 개발하지 못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매입해서 개발합시다. 또 고비 사막을 초지화해서 몽골을 호주보다 더 대단한 육류 수출국으로 만들어 줍시다.
받는 것이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와 함께 몽골의 중심 사업을 육류 사업과 캐시미어 봉제 사업으로 성장시킬 생각이다.
-하여튼 몽골 공화국의 입장에서는 파격적인 결단이지만 결국 양날의 검이 될 것입니다.
물론 몽골 대통령을 벨 양날의 검일 것이다.
왜냐고?
러시아는 미국에 알래스카를 팔고 세월이 지나서 땅을 치고 후회했으니까.
“좀 기다려도 될 것 같습니다.”
나는 창밖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몽골 대통령을 힐끗 보고 최민수에게 말했다.
“이렇게 되면 내기는 비긴 거죠?”
“예, 그렇습니다. 북쪽에서는 비긴 거로 우길 겁니다. 사실 개성 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을 위해 만들어 놓은 호텔에서 이산가족 상시 만남 장소를 설치하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이니 없던 일로 하자고 할 겁니다.”
“나는 그렇게 안 할 겁니다.”
내 말에 최민수 분석관이 왜 그렇게 하려고 그러냐는 눈빛이다.
“지셨다고 말씀하실 생각입니까?”
“비긴 내기입니다. 그러니 서로가 원하는 것을 주고받으면 됩니다.”
“누가 북한 평양 경기장에서 경기하겠습니까?”
“동유럽 국가면 할 겁니다.”
“대행님, 피파는 어떻게 설득하시려고 그러십니까? 또 일본은 어떻게 설득하실 생각입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어떤 방법으로 설득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최민수 분석관이 정말 따발총처럼 질문했다.
“피파는 돈!”
“으음……!”
피파는 돈을 정말 좋아한다. 그리고 명분도 충분하다.
“돈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해 한 경기 정도는 평양 경기장에서 하겠다고 하면 피파도 돈 때문에 마다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럼 일본은 어쩌실 겁니까?”
“신경 안 씁니다. 일본을 왜 신경을 씁니까? 일본은 일본에서 하는 경기만 신경 쓰라고 할 겁니다.”
“그래도 문제를 제기할 겁니다.”
“북한은 대한민국이 수복하지 않은 대한민국의 영토입니다. 그러니 우기면 별수 없습니다.”
“국민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 아닙니까.”
“저는 잘될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전화 한 통 하고요.”
나는 바로 김정일에게 위성 전화를 걸었다.
뚜우우우. 뚜우우우!
딸깍!
-결론을 냅시다.
김정일이 내 전화를 받자마자 말했다.
“예, 말씀하십시오.”
-이거 비긴 겁니다.
사실 나는 죽다가 살아났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예, 비긴 것 맞습니다. 사실 제가 이긴 거지만…….”
-중국 전투기라고 확인된 것이 없다고 나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예, 그러니까요. 그래서 비긴 겁니다. 그러면 없던 일로 하시겠습니까?”
-있던 일이 없던 일이 됩니까?
역시 김정일도 대한민국만 세계적인 축제인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이 배가 아픈 모양이다.
“그럼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주고받읍시다. 개성 공단 지역과 금강산 관광호텔에 이산가족 상시 연락소 및 만남 장소를 설치하겠소. 그 대신에 월드컵 두 경기를 평양 축구 경기장에서 경기할 수 있게 하시오.
원래는 한 곳인데 두 곳을 설치하겠단다. 그래서 두 경기를 내놓으란다.
-왜. 부담스럽소?
“피파를 설득하기 힘듭니다.”
-그것은 대행이 하실 일입니다. 나도 인민무력부 장성들을 설득하는 데 힘이 들었소.
“예, 그러실 것 같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제가 피파를 설득하겠습니다. 그리고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말하세요. 대행님.
“이산가족들의 우편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편지를?
“예, 그렇습니다.”
-뭐, 그건 어렵지 않소.
김정일이 바로 대답하는 것은 북한 쪽에서 전달되는 편지는 사전 검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보내지는 편지도 북한은 당연히 검열할 것이다.
“통일에 한발 더 다가선 것 같습니다.”
-옳소. 우리 때에 통일 과업을 끝냅시다.
김정일은 놀라운 말을 내게 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뛴다.
“그리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몽골에서 계획하는 일이 잘되서 간도와 연결하면 통일 한반도의 영토가 늘어나겠군요.
북한도 이제는 나에 대해서 제대로 분석하는 것이다.
“예, 그럴 것입니다.”
-하하하, 나도 심장이 뜁니다.
“예, 조만간 판문점에서 뵙겠습니다.”
-그럽시다.
뚝!
김정일이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몽골 대통령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군요. 나갑시다.”
이제는 몽골 공화국에 있는 고비 사막을 완전무결하게 살 때다.
* * *
제주도 도청.
“백범 대행을 탄핵하라!”
“제주도에 미국의 해군 기지가 건설될 수는 절대 없다.”
진짜 난리가 난 곳은 제주도였다.
제주도 도민들로서는 미국이 발표한 한미 합동 해군 기지가 절대 달가울 수가 없었다.
“미국에 대한민국의 영토를 팔아먹는 매국노 백범을 탄핵해라.”
대통령이 탄핵 소추가 되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했기에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된 백범인데 제주도 도민들은 그런 백범도 탄핵하라고 이렇게 강력하게 시위를 하는 것이다.
“쯧쯧! 이러다가 온 국민이 탄핵병에 걸리겠군. 뭐만 하면 탄핵 소리가 나오겠어.”
제주도 도지사가 시위하는 제주 도민들을 보며 혀를 찼다.
“제주도 도지사에 연임하실 것 같습니다.”
공무원의 특징은 아부다.
“그럴 것 같네. 하하하!”
제주도 도지사는 제1야당 출신이다. 사실 통일 한국당이 창당된 후 제주도에 도지사 후보를 내겠다고 발표를 했을 때 위기의식을 느낀 그였다. 그런데 백범이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미국에 가서 제주도에 한미 합동 해군 기지를 건설한다는 조약을 체결하고 발표까지 한 후로 자신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서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국장님.”
“예, 도지사님.”
“카지노에서 얻어지는 세금 수입이 얼마입니까?”
“제주도 세금 수입의 95%입니다.”
“이러다가 제주도에서 카지노 사업이 철수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럴 수가 있겠습니까?”
“나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선상 카지노고 해양 플랜트 시설은 이동을 시키면 그만이지 않습니까.”
도지사에 연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그 이후를 걱정하는 도지사였다.
“그렇기도 하지만…….”
“우도는 거의 다 태양 그룹이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우도 토지 지분의 97%를 태양 그룹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진도에는 태양 컴퍼니가 신공항을 건설한다면서요?”
“예, 그런 뉴스를 봤습니다.”
“이러면 곤란한데…….”
바로 인상을 찡그리는 제주도 도지사였다.
“저 사람들 시위 신고는 하고 하는 겁니까?”
“예?”
“합법적으로 집회 신고를 했냐고요.”
“그건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공무원은 도지사의 눈치만 볼 뿐이다.
‘내가 도지사 하고 한미 공동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제주도의 세수는 걱정할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도지사였다.
‘내가 죽을 때까지 여기서 도지사만 할 것도 아니잖아.’
원래 정치인들은 현재보다 미래를 더 크게 보는 법이다.
* * *
몽골 공항.
나는 급하게 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렸고 몽골 공화국 대통령에게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늦었습니다, 대통령 각하.”
내 말을 통역관이 바로 통역해서 몽골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아닙니다. 대한민국 대통령님.”
대행이라는 호칭도 빼고 나를 그냥 대통령으로 부르는 몽골 공화국 대통령이다.
“저는 국방부 장관의 자격으로 몽골 공화국에 방문했습니다.”
“하하하, 그렇군요.”
“우리 공화국 국방부 장관과 양국의 우회 증진과 군사 관계 개선을 위해 좋은 이야기가 오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예, 그럴 것입니다.”
국방 관련 문제에서는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주려고 왔으니까.
좋은 분위기가 될 것이다.
“갑시다.”
몽골 공화국 대통령이 내게 말했고 나는 그와 함께 오픈카를 타고 도열한 군사들을 지나가면서 몽골 공화국 정부 청사로 향했다.
* * *
중국 북경에 있는 주석궁 집무실.
“출격했는데 실패를 했다는 것이 말이 되나!”
중국 주석은 분노한 상태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대한민국 국적 전투기가 항공기를 엄호하고 있었습니다. 전투기들까지 모두 격추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회항했습니다.”
“그럼 이게 뭡니까? 백범은 우리가 자신을 격추시킬 것을 봤을 겁니다. 그 인간 성격으로는 바로 보복을 시작할 것이오.”
정말 제대로 화가 난 중국 주석이었다.
“…….”
“장책!”
“예, 주석 각하.”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해야 합니다. 이번 일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은 조선이 대한민국 공군에게 영공을 열어줬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렇지. 이런 일이 내 눈앞에서 일어날 줄은 생각도 못 했군.”
“이 모든 것은 조선이 이제는 경제적으로 여유를 찾았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장책의 보고에 중국 주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연해주 경제특구가 신의주 경제특구보다 먼저 가동이 됐으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 어떤 때보다 남북은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니까 문제라는 소리다. 그래서 방법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최우선입니다.”
“그래도 달라지는 것은 없지 않나?”
“악화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 후에 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하셔야 합니다. 또한, 자체적으로 고비 사막 농지화 사업도 추진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로 대한민국을 압박한다?”
“예, 그렇습니다.”
“이런 젠장, 백범이 우리에게 제시한 그대로군. 다시 도돌이표가 됐어.”
“백범과 관계를 개선하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우리가 다시 손을 내민다고 자기를 죽이려고 했던 우리와 손을 잡겠나?”
중국 주석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대한민국의 국익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는 백범은 손을 잡을 겁니다. 청도와 인천을 연결하는 해저 터널 사업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으음……. 고심해 보겠다.”
“예, 주석 각하.”
하여튼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중국 정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