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6
2부 36화 두 정상이 숨긴 꼼수?
내가 탄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는 태평양을 통과하지 않고 캐나다를 건너 알래스카로 향하고 있다. 물론 계획된 비행경로는 태평양을 건너서 필리핀을 경유했다가 중국 영공을 가로질러 몽골 공화국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긴급 방문을 취소한다는 말씀입니까?
그런 일정이기에 필리핀을 방문하기로 했었다. 물론 필리핀 방문은 권한 대행의 자격이 아닌 대한민국 도태 장비를 필리핀 군대에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국방부 장관으로 방문할 예정이었다.
물론 필리핀 대통령은 내가 딱 그것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이 모든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나는 지금 필리핀 대통령과 통화 중이다.
“미국의 민간군사기업이 필리핀 반군 지역에 주둔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와 함께 태양 민간군사기업으로 흡수 합병이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필리핀 대통령의 목소리가 변했다.
“필리핀 정부가 염원하는 반군 소탕이 진행될 겁니다. 그와 함께 저와 약속했던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론입니다. 백범 대행께서 원하시는 그대로 무인도를 태양 그룹에 판매하겠소. 그리고 계획한 그대로 추진하겠습니다.
필리핀 정부가 공식적으로 태양 그룹에 매각한 필리핀의 무인도는 태양 민간군사기업의 지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민간군사기업 전투원이 육성될 것이다. 그런 후에 그곳은 세계 최초 기업 국가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모든 계획은 6개월 안에 실행될 겁니다.”
왜 6개월이냐고?
내가 대통령 권한 대행 직무를 딱 거기까지만 할 수 있을 테니까.
‘계속 미룰 수는 없는 일이지.’
물론 태평양 법무 법인 대표가 헌법재판소 법관들을 포섭해 놓은 상태지만 말이다.
-알겠습니다. 이대로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을 희망합니다.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태양 컴퍼니 토지 개발 회사가 야마시타 골드를 발굴할 수 있는 사업권을 확보했으면 합니다.”
현재 필리핀 정부는 보물 사냥꾼들에게 야마시타 골드 사업권을 주면서 일정한 금액을 받고 있다.
-신청하시면 바로 진행될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야마시타 골드가 있을까?
대부분 사람은 도시 괴담이라고 한다.
하지만 필리핀의 독재자가 가진 그 막대한 부가 과연 어디에서 나왔을까?
‘독재를 통해서 쌓아 올린 부정부패?’
아니다.
야마시타 골드다.
* * *
대통령 전용기 안.
“왜 경로를 갑자기 변경하신 겁니까?”
최민수 분석관이 내게 물었다.
“지금 전 세계가 난리가 났죠?”
“예, 그렇습니다. 일본은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고 중국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최민수 분석관 옆에 앉아 있던 로버트 킴이 내게 말했다.
“이번 일은 중국이 더 난리를 쳐야 할 일이겠죠?”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입장 발표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럴 겁니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최민수 분석관이 내게 물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예?”
“이번 제주도 한미 합동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에 대한 발표는 중국으로서는 국가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중국 주석은 미국 대통령보다 또 대한민국 대통령보다 자국에서는 더 강력한 힘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황제죠.”
“그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라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내 말에 둘이 나를 빤히 봤다.
“나는 그 해답을 과거의 내 사고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예?”
“격추죠.”
나는 아직 내가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됐던 일의 배후에 일본 정부가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여전히 배후를 찾고 있는 이신 어르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신 어르신은 더욱 모질게 움직이고 계신다.
“격, 격추라고 하셨습니까?”
“말도 안 됩니다.”
“왜 말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중국이 위기 상황이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탄 전용기를 자국 영공에서 격추시킬 수는 없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 세계사입니다. 러시아도 했던 일입니다.”
“으음…….”
“그래서 이렇게 돌아서 가는 겁니다. 혹시 모를 일에 내 전부를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걸 수는 없으니까요.”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민수 분석관이 내게 말했다.
“그러니까요.”
혹시 모를 일이다.
아니 내가 중국 주석이라면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가장 쉽게 풀고자 했을 것이다.
‘중국 사자성어에 금적금왕이라는 말이 있지.’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
* * *
중국 북경에 있는 주석궁 주석 집무실.
12시간 후.
“세 시간이라고 하지 않았나?”
중국 주석은 중국인민해방군 공군 총사령관에게 소리쳤다. 이것은 중국 주석이 중국인민해방군 공군 총사령관의 건의를 수용했다는 증거다.
“그, 그것이…….”
“어떻게 된 일이지?”
그때 밖으로 나갔던 장책이 들어왔다.
“어떻게 됐나?”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가 알래스카를 통과해서 러시아 영토에 근접하고 있다고 합니다.”
장책의 보고에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 영토에 접근하고 있다고 했나?”
중국인민해방군 총사령관이 장책에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장책이 대답했다.
“주석 각하. 기회는 아직 있습니다.”
“기회가 아직 있다고?”
“그렇습니다. 러시아 영공으로 진입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공군을 출격시킨다?”
“예, 그렇습니다. 누구의 영공도 아닌 곳에서 격추할 수 있습니다.”
정말 제대로 막 나가겠다는 중국인민해방군 공군 총사령관이었다.
“출격하면…….”
“동북 삼성에 있는 공군기지에서 출격하면 30분 이내에 전용기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중국 주석이었다.
“출격하시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그만큼 이번 제주도 사태는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상황이었다.
* * *
평양에 있는 김정일 주석궁 집무실.
-요청합니다.
“중국 정부가 미치지 않고서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소.”
-위원장 동지께서는 두렵지 않습니까?
놀랍게도 지금 백범은 김정일과 위성 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
“두려움이라……!”
김정일은 말꼬리를 흐렸다.
-위원장님께서는 두려움을 모르시는 분이시죠. 송구합니다.
백범은 말은 이렇게 했지만,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을 할 때마다 그리고 가끔 미군의 항공모함이 그 군사훈련에 참여할 때마다 강력하게 비난했다.
훈련이 실전으로 변할 수도 있으니까.
“두렵소. 사실 나도 두렵소. 공화국의 턱밑에 한미 합동 해군 기지가 건설되는 것이 두렵소. 하지만 나는 백범 동지를 믿을 것이오. 또한, 나는 강력한 창도 계속 개발할 것이오.”
-예, 알겠습니다. 그러니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공화국의 공군력을 믿지 못하겠다는 겁니까?”
김정일은 어느 순간부터 나를 대한민국 대통령에 준하는 예후를 해주고 있다.
* * *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 안.
-공화국의 공군력을 믿지 못하겠다는 겁니까?
김정일이 내게 말했다.
“아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중국과 척을 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공군을 공화국의 영공을 비행하게 허락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한민족의 미래가…….”
-허락합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김정일이 북한 공해상 위에 있는 영공을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가 비행하는 것을 허락한 것이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대행의 생각은 기행일 겁니다. 중국이 아무리 막 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엄청난 짓을 할 정도로 멍청하지 않습니다.
“지켜보십시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입니다.”
-허허허, 내가 할까요?
이제는 농담까지 하는 김정일이다.
“예, 그러실까요?”
-뭐가 좋겠소?
“남북 이산가족 상시 면회실을 개성공단에 설치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것은 대한민국의 요구사항이군요.
“그렇습니다.”
-그럼 나는 한일월드컵 개최가 됐을 때 공식 경기 중 한 경기가 평양 축구장에서 진행되는 것을 요구하겠소.
김정일 위원장의 말에 멍해졌다.
‘이런 젠장!’
어느 국가가 북한에 가서 경기를 하겠는가?
또 피파가 그것을 승인할까?
곤란한 상황이다.
-그것을 걸고 내기합시다.
“예, 알겠습니다.”
노빠꾸 상황이다.
-하하하, 백범 대행께서는 역시 시원시원합니다.
“정상회담 때 뵙겠습니다.”
뚝!
김정일 위원장이 먼저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전화를 끊었다.
“공군 참모총장 연결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내게 대답하고 바로 공군 참모총장을 연결했다.
-공군 참모총장입니다.
“사전에 하달한 항로로 전투기 편대를 출격시키십시오.”
-대… 대행님……!
“오늘은 대한민국과 북한에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대한민국 공군을 위해 북한이 영공을 열어준 날로 기록될 겁니다.”
-출격하겠습니다.
뚝!
나는 확답을 듣고 위성 전화를 끊었다.
“대행님……?”
최민수 분석관이 나를 불렀다.
“왜 그렇게 놀란 표정입니까?”
“다 좋은데 만약에 중국이 가만히 있으면 피파를 어떻게 설득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최민수 분석관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눈빛이다.
“평화, 자유를 내세워야지.”
아무 말도 없던 로버트 킴이 최민수에게 대답했다.
“빙고!”
* * *
20분 후.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가 북한 영공을 통과해서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를 엄호하기 시작했다.
이번 일이 전 세계에 알려진다면 남북이 평화를 증진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대서특필하게 될 터다.
‘미국이 보라고 이런 거다.’
북한은 이제 말이 통하는 보통 국가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대통령 각하……!”
그때 전용기 부기장이 내게로 왔다.
“무슨 일입니까?”
“미확인 전투기 편대가 대통령 전용기에 접근하다가 되돌아갔다고 합니다.”
중국 전투기일 것이다.
“미확인입니까?”
“공군 보라매 편대장의 통신 내용으로는 미확인 전투기 편대라고 합니다.”
“그럼 미확인이군요.”
이렇게 되면 비긴 것이 될 것이다.
“예?”
부기장이 내게 되물었다.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이제부터는 러시아 영공입니다.”
아무리 중국이 막 나간다고 해도 러시아 영공까지 침범해서 미친 짓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러시아 영공을 진입하자 마치 마중을 나온 듯 러시아 전투기가 전용기 옆에 붙어서 호위를 시작했고 대한민국 전투기 편대는 대한민국으로 돌아갔다.
‘공중 급유기를 사준 보람이 있군.’
공중 급유기가 없었다면 이런 시도는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 * *
북한 평양 김정일 주석궁.
“미확인 상태라고?”
김정일이 인민무력부 공군 사령관에게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미확인 전투기가 접근했다가 회향했다고 합니다.”
“중국이 미쳤구나.”
김정일은 기가 찬다는 눈빛을 보였다.
“그래도 미확인이지?”
“예, 그렇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렇다면 비긴 거로 우기자.”
묘한 미소를 보이는 김정일이었다.
‘조선 인민은 월드컵을 공화국에서 개최되는 줄 알게 되겠지.’
이런 꼼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