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5
2부 35화 대행으로 한미정상회담 (3)
“동의합니다.”
내 말에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소를 머금었다.
“이제 이렇게 한미 합동 해군 기지 건설 사업이 진행되시면 미국은 오키나와 해군 기지에 대한 부담금을 전액 일본이 부담하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내 말에 부시 미국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것 같소.”
일본은 제주도에 건설될 한미 해군 합동 기지 때문에 미국과의 군사비 부담금 협상 때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왜?”
여차하면 미국은 미군을 극도로 싫어하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미 감정 때문에 오키나와 해군 기지를 제주도에 건설될 한미 합동 해군 기지로 이전한다고 일본 정부에 으름장을 놓을 수 있으니까.
‘이제는 군비 경쟁이다.’
일본과 대한민국은 이제 미국을 두고 군비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미국으로는 양손에 떡을 쥔 꼴이고 그 떡을 내가 준 것이다.
“이지스함 10척을 미국으로부터 살 계획입니다. 백악관은 승인하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우리는 지금 단 한 척의 이지스함이 없다. 하지만 몇 년 안에 이지스함을 이제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미국이 건조한 최신예 항공모함을 다섯 척 사서 미국의 혈맹인 대한민국의 해군력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순신 계획이다.
“이미 비밀 실무자 회의를 통해 합의된 부분입니다. 그러니 다시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밀 회담 분위기는 부드러울 수밖에 없다.
‘서로가 주고받을 것이 많으니까!’
이렇게 분위기는 계속될 것이다.
“다섯 척의 대형 항공모함에 탑재될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의 구입도 승인해 주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수백억 달러짜리가 되는 것이다.
“좋습니다.”
“대한민국의 이순신 계획은 10년 동안 실시될 장기 계획입니다. 이순신 계획이 충실이 실행된다면 미국의 동맹국인 대한민국의 군사력이 증강될 것이고, 이것은 미국의 군사력이 증강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거두시게 될 것입니다.”
시쳇말로 부시의 허파에 바람을 넣고 있다.
“모든 것은 사전에 합의한 그대로 진행될 것입니다.”
순간 부시 미국 대통령의 눈빛이 변했다.
‘파병 문제를 이야기하겠지.’
감이 딱 온다.
* * *
몽골 공화국 대통령 집무실.
“백범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 대행이 미국 순방을 끝내고 국방부 장관의 자격으로 몽골에 방문한다는 겁니까?”
몽골 대통령이 몽골 국방부 장관에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구형 전투기와 장갑차 이전 협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입국할 예정입니다.”
물론 이것은 핑계다.
“알겠소. 국방부 장관을 만난 후 내가 비공식적으로 만나겠소.”
“예, 알겠습니다.”
몽골 대통령은 백범이 몽골을 방문했을 때 지난번에 나눴던 이야기를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토의 크기가 전부가 아니다.’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몽골 대통령은 과거 대한민국 독재자의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몽골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눈부시게 경제를 성장시킨 것이 부러웠다.
‘몽골도 세계를 제패한 제국이었다. 그 후손이 우리다!’
몽골 대통령은 역사의 진한 향수를 더듬고 있었다. 하여튼 몽골 대통령과 백범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 대행은 만날 수밖에 없었다.
* * *
미국 워싱턴 한미정상회담 회담장.
“백범 대행께서 아시는 것처럼 9‧11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는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에게 선전포고했소.”
“산악 지역 때문에 고착상태에 빠지셨죠.”
내 말에 인상을 찡그리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의 전쟁 역사에서 가장 오래 진행된 전쟁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렇소. 그러므로 산악 전투에 최적화가 된 대한민국의 육군이 참전해 주기를 요청합니다. 이것은 미국이 대한민국의 절대적 우방이기에 당연히 요청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투병 파병은 베트남 전쟁 이후에는 없었던 일입니다.”
어느 국가의 국민이든 자신들의 아들딸들이 남의 나라가 일으킨 전쟁에 투입이 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물론 일본 정부는 어떻게든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되려고 발악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 역시 알고 있소.”
“어려운 부분입니다.”
“역시 거기까지는 어려운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전투병 파병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권한 대행입니다. 하지만 민간군사기업에서 모집된 민간 전투 요원이 미군의 군복을 입고 참전하는 것은 대한민국 행정부가 차단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결국, 민간군사기업이군요.”
“다른 대안은 없습니다. 아프간 전쟁은 시작이지 않습니까.”
나는 부시가 조만간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전쟁에서 미국에서도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민간군사기업의 직원들이 투입된다. 물론 그 민간군사기업이라는 것이 어떤 측면에서는 민간군사기업이라고 부르기 모호하지만 말이다.
“으음……!”
“그게 최선입니다.”
내 말에 부시 대통령이 나를 봤다.
“그게 정말 최선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미국 부시 대통령께 태양 민간군사기업의 합작을 제안합니다.”
이것을 본격화하려고 미국에 왔다.
“좋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그러시다면 일차적으로 제주도에 설립이 될 태양 민간군사기업의 전투 물자는 미국에서 부담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우리가?”
부시 대통령은 처음으로 인상을 찡그렸다.
“대한민국은 총기 규제 국가입니다. 제주도에 설립될 태양 민간군사기업은 총기나 무기를 제외한 부분만 수입될 것입니다. 실질적인 것은 필리핀에서 진행될 것입니다.”
태양 민간군사기업 설립과 동시에 필리핀에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그리고 그 지사가 설립될 곳은 필리핀 반군이 활동하는 지역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소.”
이제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내게 줄 것은 주겠다고 말하는 부시다.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필리핀 지사는 어디에 위치합니까?”
“필리핀 반군 활동지역입니다.”
내 말에 멍해지는 미국 부시 대통령이다.
“그 말은!”
“미국은 또 하나의 비밀 전쟁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으음……!”
“제가 전에 개인적으로 말씀을 드린 것을 이제야 본격화하는 것입니다.”
기업 국가 건설.
민간군사기업과 함께 추진되어야 할 일이다.
“대한민국 국군은 동티모르를 발판으로 해서 평화유지군을 파병할 예정입니다. 또한,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지뢰 제거 부대도 파병할 예정입니다.”
“선전포고 없는 전쟁이 시작되겠군.”
“그럴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께서 아실지 모르겠지만 LA 흑인 폭동 때 한인들은 스스로 무장을 하고 자신들을 지켰습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부시다.
“좋습니다. 이미 모든 것을 인정하기로 했기에 이 자리가 마련된 겁니다.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소.”
부시가 내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국군은 평화유지를 위해 아프간에 공병 및 의료부대를 파병하겠습니다.”
이런 경우는 많았다. 물론 이렇게 하면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가 나를 욕하게 될 것이다.
‘칭찬만 받는 일만 할 수 없다.’
이제는 욕도 먹어야 한다.
“고맙소.”
물론 당장은 내가 설립한 태양 민간군사기업의 전투력이 극대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과 자본은 그것을 빠르게 단축해 줄 것이다.
‘내일이면 난리가 나겠군.’
대한민국부터 일본까지 그리고 중국은 기겁하게 될 것이다.
하여튼 이렇게 해서 미국 순방을 통한 한미정상회담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었다.
* * *
이틀 후, 중국 북경에 있는 주석궁 집무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중국 주석이 자신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분석관들과 중국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제주도에, 본국의 턱밑에 한미 공동 해군 기지를 건설한다는 군사조약이 체결됐어.”
미국에서 합의된 사항은 그다음 날 미국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서 전격적으로 발표됐고 대한민국부터 시작해서 중국 그리고 일본까지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내게 말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났다.”
사실 따지고 보면 중국 정부의 처지에서 이틀 만에 백범의 계획을 바꾸게 만들 수 있는 외교적 카드나 제안을 할 수는 없었다.
“장책!”
중국 주석이 장책을 불렀다.
“예, 주석 각하.”
“이제 어떻게 해야 하겠나?”
“국교 단절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런 조약이 발표되기 전에 쓸 수 있는 유일한 외교적 카드가 국교 단절로 협박을 하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어쩌자는 거지? 너의 분석이 현실화가 됐다고 속으로 웃고 있는 것인가!”
“아닙니다. 주석 각하.”
“그럼 대안을 말해.”
“일본과 협력하시어 이번 문제를 해결하시는 것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일본과 협력을 하라고?”
중국 주석은 인상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예, 그렇습니다. 저번처럼……!
“됐다.”
저번에 일본 정부의 꼬임에 빠져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드는 중국 주석이었다.
“다른 방법은…….”
“없지.”
“예, 그렇습니다.”
“이럴 때는 관망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중국 주석은 의외의 말을 했다.
“관망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다. 지금 제일 나은 방법은 미국과 본국이 관계를 개선하는 것밖에는 없다.”
어떤 측면에서는 가장 현명한 방법을 생각해낸 중국 주석이었다.
‘대한민국과 관계를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신이 얼마 전에 괜히 백범을 자극했다는 생각까지 드는 중국 주석이었다.
‘고비 사막 농지화 사업을 다시……!’
분명한 것은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 엄청난 상황을 해결한 해결책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이것은 백범이 회귀한 후 대한민국이 완벽하게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격추 어떻습니까?”
그때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 총사령관이 중국 주석에게 서늘한 눈동자로 말했다.
“격추?”
“그렇습니다. 백범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 대행이 이제 국방부 장관으로 몽골 공화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가 곧 중국의 영공을 진입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격추를 하자?”
“예,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은 백범 그자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도 고사성어를 통해서 금적금왕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가장 어려운 일을 가장 단순하게 푼다?”
“예, 그렇습니다. 풀기 어려운 매듭은 자르면 그만입니다.”
“격추……!”
중국 주석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격추하면!’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깊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중국 주석이었다.
“언제 본국의 영공으로 진입하지?”
중국 주석이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총사령관에게 물었고 공군 총사령관은 중국 주석이 모진 결심을 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장책이 참담한 눈빛으로 중국 주석에게 말했다.
“조용히 해.”
이미 중국 주석은 결심이 선 눈빛이었다.
“세 시간 후면 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격추……!”
중국 주석의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