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34화 (334/415)

# 334

2부 34화 대행으로 한미정상회담 (2)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백범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 대행이 두 시간 이내에 워싱턴 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벌써 그렇게 됐습니까?”

부시 미국 대통령이 손목시계를 봤다.

“본국의 영공에 진입했기에 공군이 호위를 나갔습니다.”

이 역시 초유의 상황일 것이다.

“외교 세일즈라고 생각합시다.”

사실 백범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 대행은 미국 방위산업 회사에 엄청난 선물 보따리라고 가지고 미국으로 오는 중이었다.

“그렇기는 합니다만···. 언론이······.”

“난리를 치겠지만 혈맹국입니다. 또한, 미국의 경제에 도움이 될 선물 보따리를 가지고 오는 중입니다. 나는 이라크 전쟁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말에 보조관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이래야 일본과 대한민국이 더 많은 전쟁 부담금을 제공하겠지.’

어떤 측면에서 일본과 대한민국이 모든 분야에서 경쟁하는 것은 부시나 미국으로서는 이로울 수밖에 없었다.

‘일본 정부는 전쟁 자금을 부담하고!’

대한민국은 치안 및 재건을 위한 명분으로 군대를 파견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부시 대통령의 복안이었다.

‘일본이면 어떻고 대한민국이면 어때!’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부시나 미국으로서는 어디라도 상관이 없었다.

* * *

워싱턴 국제공항.

내가 탄 대통령 전용기가 워싱턴 국제공항에 착륙하자 미국은 나를 국빈으로 대우하기 위해 의장대가 도열되어 있는 상태였다.

‘직접 왔을까?’

부시가 직접 왔다면 부시는 내 손을 잡겠다는 신호인 것이다.

“저기 부시 대통령입니다.”

최민수 분석관이 놀란 눈빛으로 내게 말했다.

“결론을 냈군요.”

물론 지금 부시가 이러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내가 가장 도움되기 때문일 것이다.

“부시 대통령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서실장이 내게 말했고 나는 바로 계단을 통해 미국 땅을 다시 밟았다. 그리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부시 대통령의 앞에 섰다.

“다시 돌아와서 반갑습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이런 일은 없었다.’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누가 국빈으로 방문해도 공항까지 나온 적은 없었다. 물론 이것은 대한민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극진하게 환영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부시 대통령이 내민 손을 잡았다. 그와 함께 대기하고 있던 내외신 기자들이 우리를 찍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미국 언론이 난리가 나겠군.’

미국 대통령이 여기까지 나온 적은 없으니까.

하지만 미국 백악관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부시의 행동을 정당화할 것이다.

* * *

일본 정부 총리 집무실.

“부시가 공항까지 나와서 백범, 그자를 맞이했단 말인가?”

일본 고이즈미 총리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비서관에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한 번도 없었던 일입니다.”

“이런 망할, 내가 국빈 자격으로 방문할 때도 백악관 행정관을 보냈는데!”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미국이 일본보다 대한민국을 더 대접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언론들은 경제 외교의 측면이라는 보도를 내고 있습니다. 또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위한 협력을 위한 조치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그렇다고 해서 아프가니스탄에 전투병을 파견할까?”

“백범 대행이 그런 결심을 한다고 해도 국민적 저항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비서관이 고이즈미 총리에게 말했다.

“백범은 말 그대로 대통령 권한 대행입니다. 전투병 파견은 지시할 수 없습니다. 아니, 그런 권한이 없습니다.”

다른 비서관이 고이즈미 총리에게 말했다.

“그것을 미국 백악관이 파악하지 못했을까?”

괜히 짜증을 내는 고이즈미 총리였다.

“백범은 이제 국방부 장관이면서 대통령 권한 대행입니다. 전투병이 아닌 평화유지군은 파병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전투병이 아닌 공병이나 의무부대를 평화 유지권으로 파병해 왔습니다. 하고자 마음을 먹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일본 총리실 비서관들이나 분석관들의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막무가내로 나와도 법치 국가입니다. 대통령 권한 대행에게 그런 권한은 없습니다.”

“말 그대로 권한 대행입니다.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대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령도 발동한 것입니다.”

이제는 총리실 비서관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그만!’

고이즈미 총리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고 그제야 모두가 조용해졌다.

“경제 외교라고 했어. 대한민국이 들고 간 보따리가 어느 정도인지부터 확인을 해.”

“예, 알겠습니다. 총리 각하.”

“분석된 것으로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100기를 살 계획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기 직전에 대한민국 공군과 해군 강화 계획인 이순신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이순신 계획?”

“예, 그렇습니다. 해군력 증강을 중심으로 한 공군력 증강입니다. 이것은 대한민국이 본격적으로 군사력 팽창을 선언한 것입니다. 아마도 미국으로부터 초대형 항공모함을 구입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군. 항공모함을 사면 그 안에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하겠다는 속셈이군.”

“그럴 것입니다. 또한, 이지스 구축함도 살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자체적으로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하기 위한 준비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단 한 대도 없지?”

“예, 그렇습니다. 문제는 대한민국이 이지스급 구축함을 확보하게 된다면 해군 자위대와 군사력이 이른 시간을 통해 대등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자의 보고에 고이즈미 총리는 인상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좋지 않아!”

“더 큰 문제는 대한민국은 공격용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나라이든 가상의 적을 두고 시뮬레이션을 한다. 그리고 일본 자위대는 북한과 대한민국을 적으로 생각하고 전쟁 시뮬레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마다 대두되는 것이 해상 자위대의 군사적 우위가 대한민국의 육군이 일본 본토를 상륙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지스함을 대한민국이 보유하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망할!”

“대한민국의 해군력이 증강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무슨 방법으로!”

고이즈미 총리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답답해, 정말 답답해!’

사실 고이즈미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모든 분야의 지도자들은 대한민국이 이렇게 빨리 경제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다. 사실 불가능한 일이 백범을 통해서 일어난 것이다.

그러니 마땅한 대책을 세울 수 없는 일본 정부였다.

* * *

중국 북경 주석궁.

“대한민국의 백범 대행이 부시 대통령과 비공식 회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시와 백범이 만나고 있다는 것은 전 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비공식 회담?”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얼마 전에 이순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백범 대행은 여전히 국방부 장관의 겸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보고자의 말에 중국 주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은 대한민국의 군비 증강을 위한 비공식 회담이 된다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어떤 것을 주고받을 것 같나?”

“제주도입니다.”

그때 아무 말도 없던 분석관 하나가 중국 주석에게 말했다.

“제주도?”

중국 주석은 스텔스 전투기를 대한민국이 사고 또 항공모함을 사는 것을 백악관이 승인하는 것으로 진행되리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의외의 이야기가 나오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예, 그렇습니다. 억측에 가까울 수 있겠지만 제주도에 한미 합동 해군 군사기지가 건설된다면 본국은 턱밑에 비수를 놓인 꼴이 될 것입니다.”

“억측 아닌가?”

“이미 대한민국은 제주도에 특전사 부대를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해군 기지도 존재합니다. 그러니 한미 합동 해군 기지가 건설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장책!”

중국 주석이 제주도에 대해 말한 분석관을 봤다.

“예, 주석 각하.”

“정확한 증거가 있나?”

“이것을 보십시오.”

장책은 청사진 같은 그림을 중국 주석에게 보여줬다.

“이게 뭐지?”

“태양 그룹 계열사인 태양 카지노에서 계획하고 있는 해상 카지노 시설입니다.”

“그런데?”

“해양 플랜트 시설 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건설하는 사업인데 해양 플랜트 시설의 규모가 거대합니다. 거의 항공모함의 10배 정도의 크기입니다.”

“으음······!”

“이대로라면 스텔스 전투기의 이착륙이 가능합니다. 이런 시설이 제주도를 중심으로 12개가 건설된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12개나?”

“예, 그렇습니다. 이대로라면 1,500m 이상의 활주로를 보유할 수 있게 됩니다.”

장책의 보고에 중국 주석의 표정이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태에서 여기와 여기에 미국이 보유한 최신예 레이더 부대가 주둔하게 된다면 본국의 군사 이동을 한눈에 감지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의미에서 사드 사태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막아야 한다.”

“외교 단절까지 고려하셔야 합니다.”

이미 중국 정부는 대한민국과 척을 진 상태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백범과 척을 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고비 사막 농지화 사업을 백지화했으니까.

“국교 단절까지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비수입니다. 제주도는 본국의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 이상입니다.”

장책의 말에 다른 분석관이나 중국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은 억측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불가능한 일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미군은 이미 일본 오키나와에 해군 기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추가로 해군 기지를 건설할 이유가 절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금 동북아시아에 쓰이는 군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에 그 역할을 대신하게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겁니다.”

모두가 장책의 분석을 부정했다.

“일본과 협력하셔야 합니다.”

장책이 다시 중국 주석에게 말했지만, 중국 주석은 다른 모든 사람이 장책의 분석을 부정하고 있기에 장책의 보고가 믿음이 가지 않았다.

‘그렇게 된다면 비수이기는 하지만······!’

미군은 오키나와에 해군 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제주도에도 미군 기지를 보유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됐다.”

“주석 각하.”

“억측이다.”

중국 주석은 두 번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 * *

미국 워싱턴 한미정상 회담장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의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예정되어 있던 일이기에!’

대통령 권한 대행인 내가 이렇게 대한민국 국가원수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고 또 한미정상회담을 참석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취소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고 결국은 제주도를 군사기지화하는 문제가 핵심이라면 핵심이기에 나와 직거래(?)를 하는 것이 이롭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공식적인 정상회담을 끝내고 실질적인 거래를 위한 비공식 회담이 진행되는 상태다.

“제주도에 한미 합동 해군 및 공군 기지 건설에 동의하시는 겁니까?”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내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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