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9
2부 29화 권한 대행?
다음 날 아침,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백범 장관의 뜻대로 국민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소.”
내가 생방송 토론에 참석한 것은 국방 예산 증가를 여론화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국방 예산이 증가가 되면 바로 대한민국 전투력 증강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예, 저도 그렇게 보고를 받았습니다.”
“국민 여론이 국방비 증가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들을 가진 부모들의 바람은 모병제일 것입니다.”
“모병제는 쉽지 않지 않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부분 모병제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분 모병제라고 했습니까?”
대통령께서는 궁금한 눈빛을 보였다.
“예, 그렇습니다. 이미 대한민국은 저출산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그에 따라 앞으로는 입대 대상자들의 수가 급감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군대의 하부 조직을 강화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법을 생각하시는 겁니까?”
“부사관 체계를 개선하고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사관이라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모든 전쟁은 고위 장성들이 전략을 수립하지만, 실질적인 전투는 하급 장교들과 모든 부사관이 수행합니다. 그러므로 하급 간부인 부사관의 수를 확대해야 합니다.”
“옳은 말씀이기는 합니다.”
대한민국이 태양 그룹과 태양 컴퍼니에 의해 경제적 성장을 이루고 있는 상태이기에 일자리 창출이 늘어난 상태였다. 거기다가 7광구 때문에 대한민국은 산유국이 됐고 이제는 천연가스와 원유를 수출하는 국가로 발전했다.
‘그래서……!’
시쳇말로 이제는 누구도 군대에 부사관으로 말뚝을 박지 않는다.
왜냐고?
제대하고 밖에 나와도 구할 직장이 많으니까.
“하지만 내가 따로 보고를 받은 것으로는 학군단 지원자들과 학사 장교 지원자들의 수도 급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 그렇습니다. 또한, 부사관 지원자들도 급감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활성화되니 이런 부작용 아닌 부작용도 발생한 것이다.
“그렇지요. 지금처럼 대한민국 경제가 풍요로운 적이 없으니까요.”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군 장병들의 수당을 증가시키고자 합니다.”
국군도 공무원이다. 그래서 국군들의 봉급을 인상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급여도 인상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예산이 지출되어야 하기에 국군 장병에게 해당되는 수당을 증가시키고자 한다.
‘경찰과 소방관까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거는 국민에게는 가만큼의 혜택이 주어지는 대한민국으로 만들어야 대한민국에 내일이 있다.
“기본 봉급이 아닌 수당을 올린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봉급을 올리면 공무원 급여도 상승합니다.”
요즘 또 하나의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이 공무원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견기업 대비 공무원 급여가 73%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는 보좌관에게 보고 받은 것을 떠올렸다.
“물론 공무원 봉급도 인상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통령 각하, 제가 비록 국방부 장관이지만 이 자리에서 공무원 봉급을 20%를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나 많이요?”
“예, 그렇습니다. 중견기업 대비 공무원의 봉급은 73%로 수준입니다. 공무원들이 각종 비리에 휘말리는 것은 적은 봉급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대통령이시다.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미 탄핵이 국회에 상정된 상태입니다.”
여당과 야당은 손을 잡고 대통령을 탄핵하기로 하고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아……. 내일이……!”
“그렇습니다. 탄핵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순간 대통령의 눈빛이 변했다.
“아……!”
내가 추진하는 대한민국의 개혁은 그 바탕이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다. 그런데 여야당에 의해 대통령 각하께서 탄핵된다면 한동안 직무가 정지되신다.
‘그다음은 국무총리겠지……!’
빠르게 움직여야 할 상황인데 멈출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백범 외교부 장관.”
대통령 각하께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를 부르셨다.
“예, 대통령 각하.”
“탄핵은 가결될 것입니다.”
대통령 각하의 목소리가 떨렸다.
“으음……!”
나는 대통령께 뭐라고 말해야 할지 답이 서지 않았다.
“준비하세요.”
“예?”
“국무총리 다음으로 국방부 장관입니다.”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나는 멍해졌다.
“대, 대통령 각하…….”
물론 국무총리는 대통령 각하께서 탄핵되어 당분간 직무가 정지되면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국무총리를 그분께서 만나고 계실 겁니다.”
대통령께서는 그분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분이라면?’
전직 대통령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대통령 각하……!”
“대법원에서 빠르면 3개월에 결정이 나겠지만 대법원에서 그 결정이 오래 걸릴 것입니다.”
마치 대통령께서는 모든 것을 준비해 놓은 것처럼 내게 말했다.
“나는 믿습니다.”
나를 보며 웃으시는 대통령 각하시다.
* * *
국무총리의 공관.
“왜 이렇게 놀라노? 내가 못 올 곳을 왔나?”
전직 대통령의 방문을 받은 국무총리는 놀란 눈빛으로 변했다.
“아, 아닙니다.”
“이렇게 밖에 세워 놓을 기가?”
“아니, 아닙니다.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이것은 파격 그 자체일 것이다.
“국무총리, 요즘 심장이 뜨끈뜨끈하지?”
“예?”
“탄핵 정국이지 않나? 내일이면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잠도 안 오제?”
“아닙니다. 저는 그저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당이 대통령 각하를 이렇게 배신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건 됐고, 우짤기고?”
“예?”
“권한 대행을 할기가?”
“저는…….”
“권한 대행을 하면 다 좋을 거라고 생각을 하나?”
전임 대통령의 말에 국무총리는 인상을 찡그렸다.
“잘 생각해 봐라. 대법원에서 탄핵을 가결하겠나?”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선거 개입이 탄핵 사유가 될 것 같나? 여당이고 야당이고 모두 망하려고 작정한 기다. 그렇게 되면 다음 지방단체장 선거는 어떻게 되겠노? 그리고 그다음에 있을 총선은 또 어떻게 될 것 같아?”
“저도 여당이 실수했다고는 생각합니다.”
“봐라. 당장 다음 지방단체장 선거에서부터 국민은 여당에 등을 돌릴 기다. 야당은 무사할 줄 아나?”
“제게 그 말씀을 하시는 이유는…….”
국무총리는 전직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다음 선거부터는 제3당이 태풍을 일으킬 것이다.”
“그 말씀은 통일한국당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나는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한다.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해봐야 짧으면 3개월이고 길면 6개월이 끝이다. 잘할 자신이 있나?”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정치인은 몇 수를 내다봐야 한다. 입당해라.”
“대통령님……!”
국무총리의 눈빛이 변했다.
“통일한국당 총재가 되란 말이다. 인생 한 번 제대로 걸어봐라. 길어봤자 6개월짜리 대행하지 말고 다음 대선 주자가 되란 소리다.”
전직 대통령의 말에 국무총리의 눈빛이 변했다.
“제, 제가 통일한국당 총재가 될 수 있겠습니까?”
“니가 국무총리에서 사임하면 그다음 권한 대행이 누구고?”
“그야 당연히 국방부 장관이지 않습니까……. 아……!”
“그래, 국방부 장관이 통일한국당의 창당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아는 일이다.”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 할래? 6개월짜리 권한 대행 할래? 잘 생각해 봐라.”
“제가 사임을 하면…….”
“헌법이 정한 그대로 다음 차례인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 대행을 길게는 6개월 동안 할 거다. 그동안 너는 서울 시장, 경지 지사, 인천 시장을 아래에 두는 통일한국당 총재가 되는 것이다. 그런 후에 총선에서 승리하면 다음 대선은 국무총리가 통일한국당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토사구팽을 당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국민은 통일한국당에서 제가 총재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백범 국방부 장관이 총재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까.”
“백범 그 자슥이 지금 몇 살이고?”
“서른세 살…….”
“서른세 살은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다. 대통령제가 개헌되면 네가 중간에서 대통령이 되어서 권력 이양 다리 역할을 해주면 되는 기다. 10년이다. 10년!”
전임 대통령의 말에 눈빛이 변하는 국무총리였다.
“평안감사도 지 하기 싫으면 싫은 기다. 싫나? 좋나? 국무총리가 싫으면 나는 다음 후보자 찾아가고.”
“대통령님, 지금 백범 국방부 장관이 부탁해서 이러시는 겁니까?”
“부탁은 무슨, 다 알아서 움직여주는 기제. 우짤기고?”
“저, 저는……!”
“남자는 꿈이 커야 한다.”
“예, 그렇습니다. 제가 내일 아침에 당장 국무총리에서 사퇴하겠습니다.”
국무총리의 대답에 전직 대통령께서는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위기는 곧 기회인기다.’
이것은 백범의 기회일 것이고 또 대한민국 국민의 기회일 것이다.
* * *
다음 날 오전, 국회의사당 투표장.
대통령 탄핵을 위한 투표가 진행되고 있었고 야당 대표와 야당 대표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결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게 모든 투표가 끝이 났고 이제는 결과만 기다리면 됐다.
“이렇게 되면 국무총리가 권한 대행이죠.”
야당 대표가 여당 대표에게 말했다.
“그렇죠. 현재의 국무총리는 대망이 없는 사람이니 크게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여당 대표가 순간 눈빛이 변했다.
“그리고 권한 대행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연히 국방부 장관 해임이죠.”
“그렇습니다.”
여야당 대표들은 백범 국방부 장관의 해임까지 생각하고 있었고, 그렇게 해야 정치적 영향력을 자신들이 잃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대통령 탄핵에 대한 투표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국회의장이 말했고 이미 탄핵안의 가결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이 없었다.
“……대통령 탄핵 결의안이 가결되었고 현 시간부로 대통령께서는 직무가 정지됩니다.”
국회의장이 발표하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됐습니다. 됐어요.”
여당 대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국면이 전환됐습니다.”
야당 대표도 만족스러운 눈빛을 보였다.
그때 여당 대표의 수석 보좌관이 굳어진 얼굴로 국회의사당으로 뛰어왔다.
“대, 대표님……!”
“왜?”
“큰일 났습니다.”
“대통령 탄핵 결의안이 가결된 마당에 큰일 날 일이 뭐가 있다고 호들갑이야? 쯧쯧!”
“국무총리께서…… 국무총리께서…….”
“국무총리가 왜?”
“국무총리직을 공식적으로 사임하셨습니다.”
여당 대표의 수석 보좌관의 말에 여야당 대표는 멍해졌다.
“뭐, 뭐라고?”
여당 대표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렇게 되면……!”
야당 대표도 참담한 눈빛으로 변해 백범의 얼굴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아……. 환장하겠네.”
국무총리가 사임했기에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국방부 장관인 백범이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