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8
2부 28화 강력 대응? (3)
몽골 대통령궁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 각하께서 태양 컴퍼니에 제안하신 것은 제가 답변을 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발 뒤로 물러나는 박태웅 회장이었다.
“그래요? 나는 태양 컴퍼니의 박태웅 회장께서 바로 내 제안을 바로 수락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민간 사업체가 국가로부터 완전무결하게 그 국가의 영토 일부를 구입하는 일입니다. 그런 엄청난 일은 제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도 하군요. 그럼 어쩌실 겁니까?”
“곧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이신 백범 장관께서 몽골을 방문하실 것입니다.”
“백범 장관이 결정한다는 말이오?”
“예, 그렇습니다.”
백범이 국방부 장관이 된 후로 개발도상국에 대한민국에서 도태된 군사 장비들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것은 백범이 국방부 장관으로 몽골을 방문하려는 조치였고 또 상당한 재래식 무기가 필리핀으로 이동시킬 방법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기다릴 수밖에 없군요.”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백범 장관이 도착하시면 몽골 공화국에 부흥을 이끄실 겁니다.”
박태웅 회장의 말에 몽골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이 야욕을 부리고 있소. 이 상태로 간다면 내몽골 자치주에서 유입되는 한족들 때문에 고비사막이 중국에 넘어갈 수도 있을 겁니다.
이 순간 몽골 공화국 대통령은 푸틴이 자신에게 해준 말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어떻게 합니까?
-고비사막을 파는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고비사막을 팔다니요?
-예전에 러시아가 미국에 알래스카를 팔았소. 물론 지금은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지만 몽골로서는 절대 개발할 수 없는 고비사막을 판매한다면 경제 부흥을 이끌 수도 있을 것 같소.
-누가 모래밖에 없는 사막을 삽니까?
-그렇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중국의 내몽골 자치주에서 태양 컴퍼니가 고비사막 농지화 사업을 실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일개 회사에 몽골의 영토를 팔라고 하는 겁니까?
-그것이 나중에라도 더 이롭지 않겠소. 대통령께서 말한 그대로 일개 민간 회사입니다.
이 순간 몽골 대통령은 푸틴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 *
2002년 2월 25일, 국방부 장관 집무실.
“철도 및 가스 공기업 노조가 전격적으로 부분 파업했습니다.”
공기업이 파업한 것에 대해 국방부가 관심을 가질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철도 분야가 포함되어 있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체 인원이 투입되어야겠지.’
아이러니한 점은 철도와 가스 공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곳이 태평양법무법인을 앞세운 태양 그룹란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이기에 열차운행중단을 막기 위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3조 2교대로 부분 파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특전사에서 준비된 열차 운행 요원들을 파견하십시오.”
특전사에는 열차를 운행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힌 특전사 대원들이 준비된 상태다. 그리고 이런 파업 사태가 발생하면 그들을 대신해서 운행을 실시한다.
“예, 알겠습니다. 장관님.”
사실 어떤 면에서는 열차가 원활하게 운행된다면 그 자체가 철도 노조의 파업을 봉쇄하는 일이 될 것이다.
‘철도를 민영화를 해야……!’
철도 역사를 민영화가 된 기업에서 관리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서 북한처럼 지하 100m에 철도역을 건설한다는 명목으로 대피시설을 만들 수 있다.
“다음 일정은?”
내 물음에 국방부 장관 비서실장이 나를 봤다.
“생방송 집중토론 100분에 출현 예정이십니다.”
물론 이 역시 내가 추진해서 토론자가 된 일이다. 그리고 생방송 집중토론 100분의 주제는 군 복무 가산점의 존폐를 토론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와 함께 모병제에 관해서도 토론하게 될 것이다.
“그렇군요. 그럼 이동합시다.”
“예, 장관님.”
* * *
JTS방송국 생방송 토론장.
내가 생방송 방송 토론에 토론자로 참석했다는 것은 대한민국 초유의 사태라고 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장관이 이런 방송에 참여한 적은 없다. 물론 현직 국회의원도 참석한 적이 없다. 하지만 내가 참석한다고 하니 방송국에서는 야당 현직 국회의원을 반대 토론자로 섭외를 끝낸 상태다.
‘안국현 의원……!’
햇볕 정책 저격수로 유명한 국회의원이다. 또한, 뛰어난 두뇌를 가졌다고 소문이 난 인물이다. 그리고 다른 토론자는 여성 단체에서 나왔다.
‘아마도……!’
안국현 의원은 이번 생방송 토론에서 나를 꺾고 유명세를 타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야당으로서는 곧 돌아올 지방단체장 선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라도 나를 박살 내고 싶을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생방송 집중토론 100분의 박명득입니다. 오늘은 군 복무 가산제에 대한 집중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습니다.”
생방송이 시작됐고 박명득 토론 진행자가 나와 다른 토론자들을 소개했다.
* * *
“장관님, 여성 단체에서는 군복무 가산제가 반드시 폐지되어 여성들이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토론 사회자가 내게 물었다. 사실 이 토론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률은 5~6%지만 현재 내가 출연을 했기에 시청률이 11%까지 상승한 상태다.
이것은 내가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군 복무에 따른 가산점 지급이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입니다. 군 복무 가산점 제도는 2년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대한민국 젊은 국민을 위해 국가가 최소한으로 지원하는 국가의 의무라고 생각을 합니다.”
“장관님, 그 말씀은 문제가 있는 발언입니다. 의무를 수행하는데 왜 국가가 혜택을 줘야 합니까? 말 그대로 의무를 수행하는 일이지 않습니까?”
여성 시민단체에서 나온 토론자가 나를 보며 말했다.
‘눈빛이 이글거리는군.’
저 여자도 내 주장을 꺾고 명성을 얻고 싶은 모양이다.
“의무를 이행하기에 혜택을 줄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군 복무 가산제 때문에 수많은 여성이 공무원 시험에서 탈락하고 공기업 취업에서도 탈락합니다. 이것은 공정한 기회 부여에 위반된다고 생각합니다.”
“공정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예,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올바른 나라라고 생각하니까요.”
“예, 그렇습니다. 공정한 기회 부여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남녀는 공정한 의무를 수행합니까?”
“뭐라고요?”
“오직 대한민국의 청년만이 국방의 의무를 2년이나 부담하고 있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군대에 가야 합니다. 자그마치 2년입니다. 2년을 희생합니다. 하지만 군 면제자들이나 여성분들은 국방의 의무를 부담하는 국군장병들보다 2년이나 더 많은 시간 동안 각종 기회 부여를 받고 있습니다. 그것이 더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내 말에 여성 시민단체에서 나온 토론자가 인상을 찡그렸다.
“장관님의 말씀은 마치 여자도 군대에 가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가야 할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 또 헌법이 변경된다면 저는 여성들도 군대나 대체 복무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입니다.”
내 말에 멍해지는 여성 시민단체에서 나온 토론자였다.
“어떻게 여자가 군대에 가요?”
여성 토론자는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을 말해 버렸고 안국현 의원은 찰나의 순간 인상을 찡그렸다.
“여성은 왜 안 된다고 생각합니까? 평등한 기회 부여와 평등한 의무에 대한 실행만이 평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관님, 장관님의 발언은 핵심 토론 주제에서 벗어난 것 같습니다.”
사회자가 내게 말했다.
‘목적 달성은 완료했으니까.’
아마 내일 조간신문에는 국방부 장관인 백범이 여성도 군대에 복무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보도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도 간다!’
물론 여성들이 모두 군대에 입대해서 최전방에 배치되는 것은 나 역시 반대다. 하지만 그 대신에 대체 복무를 통해서 사회에 필요한 곳에서 남자와 똑같이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 *
“공무원 시험에서 1점에 당락이 결정됩니다. 그런데 3%의 가산점을 지급하는 것은 여성들에게 치명적입니다.”
드디어 안국현 의원이 발언했다.
“겨우 3%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소 5%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허허!”
내 발언에 안국현 의원은 그저 웃을 뿐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국군 장병들이 장관님을 우러러볼 것 같습니다.”
“국가를 위해 젊음을 헌신하는 분들에게 그 이상의 혜택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누구나 가고 싶은 군대는 없습니다. 제가 딸을 낳았기에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들을 낳으셨으면 군대를 안 보내실 생각입니까?”
농담으로 던진 말이다. 물론 안국현 의원이 물고 늘어지라고 던진 올가미이기도 하다.
“이것이 대한민국 부모들의 마음이라는 겁니다. 세상 어디에도 가고 싶은 군대는 없습니다. 또한, 편한 군대도 없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지 않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2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 모든 것을 감내하는데 군가산점제까지 폐지된다면 누가 군대에 가려고 하겠습니까.”
“가고 싶은 군대는 없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방부가 징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를 추진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군대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만 갈 수 있는 군대로 만들면 좋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도 언젠가는 모병제로 전환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장은 어렵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모두 다 알다시피 국방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국방 예산이 부족한 이유는 군납 비리를 비롯한 각종 군 비리를 뽑아내지 못하기 때문이지 않습니까? 제가 조사한 것에 의하면 방산비리만 발본색원해도 국방 예산의 50%를 절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국현 의원님의 말씀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제가 국방부 장관이 된 후에 확인해 보니 무거운 솜 침낭이 33만 원에 납품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요.”
“거기다가 한국전쟁 때 썼을 것 같은 수통으로 국군장병들이 물을 떠 마시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국방부 장관에 보직된 동안에 모든 군납 비리를 뿌리 뽑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국방 예산이 증가하지 않는 이상 모병제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국방 예산을 증가시킬 명분을 발표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 역시 내일 신문을 통해서 대서특필이 될 것이다.
‘국방부 장관,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다!’
이렇게 보도가 될 것이다.
하여튼 이 토론에 참석한 목적은 달성한 것 같다
“이제 짧게 마지막 발언을 토론자들께서 해주십시오.”
사회자가 생방송 토론을 끝내기 직전에 마지막 발언을 하라고 말했다.
“장관님, 군 복무 가산제가 위헌 소지가 있어서 대법원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여성 토론자가 내게 말했다.
“압니다.”
“분명 위헌 소지가 있기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동등한 기회가 부여되는 대한민국으로 발전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한없이 씩씩거리던 여자 토론자가 미소를 보였다.
‘그 헌법 소원을 한 사람은 남자지.’
군 복무 가산제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받아낸 사람은 남자다.
사실 그는 몇 차례나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지만, 실패했고 그 원인을 군 복무 가산제에서 찾았었다.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가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따라 국가는 최소한의 혜택을 주는 국가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 복무 가산제가 헌법 소원에 의해서 폐지가 된다면 대한민국은 의무만 강요하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이것으로 모든 토론이 끝났다.
‘대법관들을…….’
태평양 법부 법인 대표가 은밀히 만나고 있다.
‘그건 절대 안 돼.’
의무를 다한 국민은 그 이상의 권리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위태로울 때 매국노가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