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26화 (326/415)

# 326

2부 26화 강력 대응? (1)

2002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02년 첫 국정 연설을 위해 국회의사당 단상 위에 섰다. 그리고 이 순간 세계는 미국과 부시 대통령을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9‧11테러에 대한 강력 조치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에 전격적으로 오사마 빈 라덴을 인도하지 않는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고, 국토 대부분이 산악 지역으로 이루어진 아프가니스탄이기에 미국이 예상한 것과 달리 전쟁 양상은 장기전으로 진행될 조짐이 보였다.

“위대한 미국 시민은 참혹한 9‧11테러를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갈 것이며 진정 미국 시민이 왜 위대한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위대한 미국 시민을 강조하면 국정 연설을 시작했다.

“또한, 위대한 미국 시민이 세운 위대한 미국은 그 어떤 테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미 선포한 테러와의 전쟁을 완전무결하게 전 세계에 테러가 사라질 그날까지 세계의 평화를 위해 공헌할 것입니다.”

미국 부시 대통령은 세계 평화를 위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겠다고 국정 연설에서 다시 한 번 강조했지만, 이것은 미국에 조금이라도 군사적으로 위협이 되는 세력이나 국가가 존재할 때 망설임 없이 침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테러를 지원하는 이라크, 이란, 시리아를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으로 지목하고 위대한 미국 시민들이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강력하게 제재할 것을 첫 국정 연설을 통해 밝힙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부시가 제일 처음 말했던 4대 악의 축이 어느 순간 3대 악의 축으로 변했고, 3차 핵실험을 감행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악의 축에서 빠졌다는 사실이었다.

“또한, 위대한 미국 시민을 안전과 평화를 수호하면서 미국은 모든 동맹국과의 우호를 증진할 것이고 그에 따른 적극적인 군사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발표합니다.”

2002년 미국 부시 대통령의 첫 국정 연설은 위대한 미국 시민을 강조하며 또 강력한 미국을 추진하겠다는 선포와도 다름이 없었다.

특히 모든 동맹국과의 우호를 증진하고 적극적인 군사지원을 감행하겠다고 발표했기에 이것은 부시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대해 군사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백범은 해석할 수 있었다.

* * *

2002년 1월 20일,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실.

사실 국방부 장관은 시쳇말로 애매한 포지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질적으로 국군의 통제하고 관리하는 사람은!’

국방부 장관이라기보다는 합창 의장이나 참모총장일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대신하여 그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게 국방부 장관의 역할일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국방부 장관은 대장 출신자들이 많았다.

“2002년 미국 부시 대통령의 첫 국정 연설에서 국방부와 관계된 사항에 대해 보고 드리겠습니다.”

모든 장관은 참모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렇기에 국방부 장관 역시 민간 출신 참모와 국군 출신 참모들이 나를 보좌한다.

“보고 받겠습니다.”

국방부의 특성 때문인지 보고 분위기는 딱딱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부시 대통령은 첫 국정 연설에서 악의 축을 다시 한번 강조했고 그 악의 축에 러시아와 이란 그리고 시리아로 규정했습니다.”

“북한이 한순간에 빠졌다는 것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3차 핵실험을 감행할 때만 해도 미국은 북한을 강력한 응징 대상으로 규정했지만, 어느 순간 북한이 제외됐습니다.”

이것으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나와 손을 잡을 의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상태고 그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과 함께 중동에서 전쟁을 확대하기 위해 응징 대상을 축소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깨끗하고 명쾌한 분석이다.

‘제주도가 컸지.’

그리고 미국으로서는 미래의 적이 될 것으로 확신하는 중국의 팽창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에 따라 내가 제안한 제주도 항공모함 프로젝트를 부시 대통령이 2002년 첫 국정 연설을 통해 내게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나보고 전화를 하라는 의미인 것이다.

시쳇말로 대한민국 너희들이 추진하는 햇볕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할 수 있게 북한을 악의 축에서 제외해 줬으니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자신들을 지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 국정 연설의 다른 특이사항은 뭡니까?”

내 말에 보고를 하는 국방부 정책 분석 담당관이 나를 봤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첫 국정 연설에서 위대한 미국 시민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반복해서 사용했다는 사실입니다.”

“위대한 미국 시민은 위대한 미국을 만들고 강력한 미국으로 발전하죠.”

“그런 의도가 숨어 있다고 판단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나는 국방부 정책 분석 담당관에게 말했고 이제는 내가 국방부 장관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 미래의 기억을 곱씹어 봐야 한다.

‘2002년이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한일월드컵이다. 하지만 그런 세계적 축제와 대한민국의 열광 속에서 서해에서는 포성이 울렸다는 사실을 나는 잊지 않고 기억해 냈다.

‘역사는 흘렀던 그대로 흐르고자 한다……!’

그렇다면 서해 교전이 이런 상황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

‘서해 교전은……?’

나는 내가 가진 미래의 기억을 더듬고 있다.

월드컵 경기가 진행될 때 그리고 대통령께서 국가대표팀 경기를 관람할 때 북한은 과감히 또 무모하게 서해에서 교전을 감행했고 전 세계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월드컵 때문인지 대한민국 정부는 그 사실을 크게 보도하지 않았다.

‘악의 축에서 제외된 이 상황에서!’

북한의 인민무력부가 북한의 최고 존엄의 지시 없이 서해에서 우발적인 상태에서 교전을 펼친다면 북한은 다시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 내 생각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북한에서 김정일의 지시 없이 이루어지는 일이 있나?’

없다.

김정일의 지시 때문에 서해 교전이 발발한 것이다.

‘김정일을 단속해야 할 때겠지.’

그러고 보니 내가 식물인간에서 깨어난 후에 김정일과 연락한 적이 없었다.

“내가 확인하고 인지해야 할 국외 분야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예, 장관님, 동티모르가 전격적으로 독립될 것입니다. 그에 따라 유엔은 유엔 평화유지군을 동티모르에 주둔시킬 것이고 대한민국 국군 역시 평화유지군으로 동티모르에 파병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군요. 대한민국 국방부가 신생 독립국인 동티모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의무부대와 공병부대를 대대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 그와 함께 대한민국 국군의 안전을 위해 특전여단의 두 개 대대도 경비와 치안 유지를 위해 투입할 것이니 해당 지휘관들은 철저히 준비하라고 하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동티모르는 신생 독립국이다. 그러니 모든 것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국방부와 함께!’

태양 그룹과 태양 컴퍼니가 같이 움직이게 할 것이다.

“추가 보고 사항 있습니까?”

나는 내 앞에 서 있는 보좌관들을 봤다.

“톱 가수 유승수에 대한 보고입니다.”

그때 국방부 홍보 담당 보좌관이 나를 보며 말했다.

“유승수라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병역 입대 대상자였던 유승수가 국방부의 승인을 받고 미국 공연을 미국으로 출국하자마자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습니다.”

“그래요?”

대국민적 괘씸 사건이 2002년에 일어난 거였다.

“예, 그렇습니다. 유승수는 대한민국 국민의 믿음에 대한 배신이고, 국방부의 특별 배려에 대한 배신입니다.”

사실 이중국적자가 대한민국의 국적을 버리고 다른 국가의 국적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 나는 크게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개인적인 선택이니까.

하지만 그런 상태에서 대한민국 국민과 동등한 권리를 유지하고 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

“딱 정확한 표현이군요. 배신.”

사실 유승수는 괘씸죄에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군대에 간다고 떠벌리지나 말지……!’

물론 유승수가 먼저 자발적으로 군대에 가겠다고 발표한 적은 없다.

‘언론의 분위기에 휩쓸린 거지.’

이게 무슨 말이냐고?

어느 언론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던 유승수에게 ‘군대는 가실 거죠?’라고 물었고 유승수의 입장에서는 분위기상 ‘당연합니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일파만파가 되었고 미국 시민권자인 유승수가 군대를 자발적으로 가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유승수와 그 소속사는 그 보도를 철저하게 이용했다.

‘바른 생활 청년이 반고의 역적이 된 거지.’

사실 대한민국 국민은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

“예, 그렇습니다.”

“유승수 씨의 미국 이름이 뭡니까?”

“스티븐 유입니다.”

“우리 국방부는 앞으로 유승수를 칭할 때는 유승수가 아니라 미국 시민답게 스티븐 유라고 사용합니다.”

내 말에 국방부 장관 참모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함께 이번 일에 대해서 국방부가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줄 것입니다. 그 누구도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스티븐 유는 애매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시범 케이스라는 것이 있고 한마디로 스티븐 유는 딱 걸린 꼴이다.

“예, 그렇습니다. 장관님.”

“내가 말입니다. 강원도 양구에서 그것도 가칠봉이라는 곳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나는 육군 병장 출신으로 강원도 양구 가칠봉 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

“예.”

“대한민국 70만 장병들이 스티븐 유를 보면서 얼마나 허탈하겠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단호하게 조치합니다. 국방부의 공식 입장을 밝히시고 법무부에 국내 입국 거부 조치를 요청하십시오. 이제는 법대로 국민에 대한 배신을 응징할 것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남아일언은 중천금인데 군대 가겠다고 말하면서 그 많은 광고를 찍어놓고 이제는 먹고 튀겠다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 이제 스티븐 유는 국방부가 대한민국에 존속할 동안은 대한민국에서 경제활동 못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강력한 조치일 것이다.

“법무부와 바로 공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예,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참.”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이 있다.

“예, 장관님.”

“병역 의무 거부자들에 대한 통계 조사를 실시하십시오. 특히 종교에 의한 병역 거부에 대한 강력 조치를 간구하십시오.”

“종교에 의한 병역 거부라고 하셨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종교에 의해 집총을 거부하고 입대를 거부하는 종교부터 더 세밀하게 파악하십시오. 예를 들면……!”

야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야호와의 증인이 있습니다.”

국방부 참모 중 하나가 내게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런 분들이 계시죠. 야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를 가진 분들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러니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으로 정한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그분들의 자유이지만 그 자유에 대한 대가는 충실히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병역 거부자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오늘 발표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특히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용어를 명확하게 하십시오.”

“무슨 말씀이신지……?”

“양심적 병역 거부라는 말이 가당키나 합니까?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은 양심이 없습니까? 그러니 국방부가 먼저 나서서 용어의 정리를 해야 합니다. 양심적 병역 거부가 아니라 종교적 병역 거부라는 단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십시오.”

내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대체 복무가 가능한지에 타당성을 조사하십시오.”

“대, 대체 복무라고 하셨습니까?”

강력 대응을 나가는 투로 말한 내가 대체 복무를 말하자 참모진들이 모두 놀란 눈빛을 보였다.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국방부는 꽉 막힌 기관이 아닙니다. 그들의 종교도 인정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대체 복무 방안을 검토하라는 겁니다. 예를 들면……!”

내가 또 어떤 말을 할지 모두가 내게 집중했다.

“집총을 거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이니 DMZ에서 지뢰 제거 작전, 작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그분들이 곤란하겠군요. DMZ에서 지뢰 제거에 투입하는 겁니다.”

내 말에 모두가 멍해졌다.

“왜 그러십니까?”

“아, 아닙니다.”

“평화유지군에게도 합류시키는 것도 좋겠군요.”

“예?”

“캄보디아 지뢰 제거를 위한 평화유지군에 그분들을 비무장 상태로 투입하는 겁니다. 얼마나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일입니까.”

“장, 장관님…….”

“왜요?”

“진심입니까?”

“예, 진심입니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권리만 빨고 의무는 뱉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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