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25화 (325/415)

# 325

2부 25화 국방부 장관에 취임하다 (3)

“제 목적을 위해 존엄한 국민을 이용할 생각은 추호에도 없습니다.”

“이용하고 있잖아요.”

“서울 시장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제 아내가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적폐를 청산하고 부국강병으로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적폐는 재벌입니다. 그리고 백범 당신은 재벌입니다.”

“힘을 가지셔야 저를 청산하실 수 있습니다.”

내 말에 나를 뚫어지게 보는 강무헌 의원이다.

“왜 나입니까?”

내가 미래의 기억이 있기에 당신으로 정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바보이시지 않습니까.”

“바보?”

“그렇습니다. 저 역시 바보입니다. 바보가 올바르게 하는 정치와 경제. 대한민국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새로운 시대는 백범 당신의 시대입니까?”

여전히 까칠하다.

“국민의 시대입니다. 저는 오로지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에만 힘쓰겠습니다. 새롭게 창단되는 통일한국당 대표직을 수락해 주십시오.”

“으음……!”

고민스러워하는 눈빛이다. 사실 정치판에서 세력을 가지지 못한 강무헌 의원으로서는 내 제안은 뿌리치기 곤란한 제안일 수밖에 없다.

“싫습니다. 싫고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싫다고 대답하는 강무헌 의원이다.

“이유라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바보라서요.”

나를 보며 미소를 머금는 강무헌 의원이다.

‘그의 인생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이 순간 그것이 그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 알겠습니다.”

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백범 회장.”

“예, 의원님.”

“차라도 마시고 가세요.”

처음 나를 봤을 때와는 지금 나를 보는 눈빛이 참 많이 달라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예.”

나도 그를 보며 웃었다.

‘그럼 누구여야 할까……?’

내가 바로 당 대표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 * *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백범을 국방부 장관에 내정했다고 합니다.”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이 보고했고 백범의 제의 때문에 고심하던 부시 대통령은 더욱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백범이 국방부 장관이 된다.”

“예, 그렇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여당과 야당이 동시에 반대하고 있지만, 청와대에서 강행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내게 제안한 제주도 프로젝트를 강행하겠다는 것이군.”

“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백범이 국방부 장관이 됐을 때 추진할 사업으로는 전작권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작권을 회수한다?”

“예, 그렇습니다.”

“제주도에 미군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최상의 전략 기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그렇겠지. 하지만 백범은 통제가 되지 않는 인물이야.”

“그렇습니다. 하지만 거부하기 힘든 제안이라는 것이 분석실 결론입니다. 분석 결과 중국은 팽창할 것이고 그에 따라 아시아의 군사적 맹주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견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과 백범을 이용하자?”

“예, 그렇습니다. 지난번 다다익선에 대해서 조사를 지시했을 때 몇 가지 아시아의 숙언을 확인했습니다.”

“숙언?”

“그렇습니다. 이럴 때는 아시아의 표현으로 한다면 이이제이라는 말이 딱 정확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무슨 뜻인가?”

“적을 이용해서 적을 공격한다는 뜻입니다.”

놀랍게도 부시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은 백범을 적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군. 딱 어울리는 숙어군.”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백범 카드는 이용가치가 큽니다. 또한, 북한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라크를 공격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수석 보좌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부시 대통령이었다.

“분명한 것은 막대한 군수물자를 대한민국에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와 함께 일본에게도 더 많은 무기를 수출할 수 있습니다.”

“두 나라의 관계를 이용하자는 건가?”

“모든 일은 국익을 위해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기를 대한민국에 팔자?”

“예, 그렇습니다. 또 새로운 예측으로는 미국이 대한민국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거부한다면 대한민국의 백범은 러시아에 무기를 수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전에 각하께 협박한 것처럼 주한미군이 주둔한 지역에 러시아군을 주둔시킬 수도 있는 백범입니다. 그만큼 무모한 자가 바로 백범이지만 그가 생각하는 결론은 강한 군대를 보유한 대한민국입니다.”

“러시아와 미국을 적절하게 이용한다?”

“예, 그렇습니다. 또한, 이 모든 것은 그가 처음 태양 컴퍼니를 설립했을 때 추진했던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과 연결된 것으로 예측됩니다.”

“사하라 사막?”

“백범이 진정 원하는 것은 합법적인 매입을 통한 대한민국의 영토 확장이라고 확신합니다. 과거 러시아가 본국에 알래스카를 판매한 것처럼 아프리카 국가의 영토에 속해 있는 사하라 사막을 구입해서 농토로 바꾸고 그곳에 민간군사기업을 주둔시키기 위해 이 모든 행보를 추진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여튼 백범 그자는 상상력이 너무 풍부해.”

“예, 그렇습니다. 그런 상상력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7광구 지역에서 거대한 유전을 개발한 것도 그의 상상력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상상력이 지금까지는 본국의 국익에 많은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슨 말인지 잘 알겠네. 백범을 그리고 대한민국을 미국의 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네.”

“제주도 프로젝트를 수용하실 생각입니까?”

“국익을 위해서라면 그래야겠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는 부시 대통령이었다.

‘중국은 거대해진다!’

그와 함께 미국 자신이 아닌 그 누군가가 견제를 해주는 것이 이롭다는 생각을 하는 부시 대통령이었다. 그렇게 백범이 원하는 그대로 모든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 *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번 개각을 통해 나는 국방부 장관이 됐다. 물론 여야가 모두 반대를 했고 댓글 공작을 통해서 여론을 조작하면서까지 국방부 장관 임명동의안을 여야가 합심해서 거부했지만, 대통령께서는 명을 강행하였고 나는 이렇게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서 국방부 장관 임명장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자주국방과 군사력 향상에 이바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예, 국군의 존재하는 사명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실행하겠습니다.

나는 사실 육군 병장 출신이다.

‘육군 복무 신조에……!’

우리는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육군이다는 문구가 있다. 나는 지금도 암기하고 있는 그 문구 그대로 국방부 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다.

“고맙소. 가시밭길이 되겠지만 나는 백범 국방부 장관이 잘해 나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여튼 이렇게 국방부 장관이 됐다.

* *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 각하…….”

“오늘이 마지막 직무수행이죠?”

비서실장에게 질문하는 대통령이시다.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오늘…….”

“임시 국회가 열린 모양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임시 국회에서 대통령 각하의 탄핵이 상장되었다고 합니다.”

“여야 당이 독이 든 성배를 나눠 마셨겠군요.”

대통령께서는 의미심장하게 말씀을 하셨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대통령 각하의 곁을 떠나는 것이…….”

“인천광역시장에 당선이 되면 내게도 힘이 되고 백범 국방부 장관에게도 힘이 될 것입니다. 거기다가 서울 시장과 경기도지사 마지막으로 제주도지사까지 통일한국당에서 차지하게 된다면 또 내년은 크게 달라질 겁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는 당신이 잘해 내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 * *

국방부 장관 집무실.

합참의장을 비롯한 육해공군 참모총장이 내 집무실에 소집됐다.

“어린 제가 국방부 장관이 됐습니다. 많은 지도 편달을 부탁드립니다.”

우선 저들을 존중한다는 의사부터 전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저들은 내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눈빛이다.

‘태양 민간군사기업은……!’

똥별의 집합소가 될 것 같다.

‘대형법무법인에서 고문으로 모시는 것처럼!’

이제는 저들이 예편하고 나면 높은 연봉을 받는 민간군사기업의 자문들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전임 국방부 장관에게 들었기 때문에 내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국방부의 사소한 문제들은 저희가 다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장관님께서는 큰일만 하시면 됩니다.”

합참의장이 바로 저자세로 나왔다.

‘이래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이 진리지.’

저들은 예편 후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예, 감사합니다. 저는 신임 국방부 장관이 된 후부터 국군의 명예와 위상을 고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 말에 흡족한 표정을 보이는 장성들이다.

“제가 장군님들 앞에서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 국군은 과거 두 번의 쿠데타를 통해서 국민에게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으음……!”

“국민이 가진 그런 불신부터 희석시키고 통렬한 반성을 통해 국군의 명예를 되찾을까 합니다.”

“국방부 장관님,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십니까?”

참모총장이 나를 보며 물었다.

“우리끼리 하는 말로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 말에 모두의 표정이 굳어졌다.

“장, 장관님……!”

“두 쿠데타에 대한 국방부 자체의 진상조사를 실시하고자 합니다. 그와 함께 국민께 사죄할 것입니다. 또한, 국방부와 연결된 모든 비리를 뿌리 뽑을 생각입니다.”

내 말에 그저 곤란한 표정으로 변한 장성들이다.

“여기 계신 장군님들께서는 병사들이 사용하는 침낭의 가격이 얼마인 줄 아십니까?”

첫 번째 발표가 너무 파격적이기에 바로 다른 이야기로 전환을 했다.

“그게…….”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략…….”

“33만 원입니다. 무거운 솜으로 만든 침낭이 33만 원이나 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이것은 제가 생각해도 군수품 납품 비리라고 생각합니다. 조치하십시오.”

나는 참모총장과 합참의장을 보며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국방비 증액보다 더 시급한 것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소모되고 있는 국방예산을 되찾는 일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제가 너무 급하게 움직이는 겁니까?”

내 말에 장성들이 나를 봤다.

“아닙니다. 개혁이 필요했던 시점이기는 했습니다. 국방부 자체에서도 군수품 납품 개혁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참모총장이 훗날의 자기 밥그릇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안다는 눈빛을 보이며 내게 말했다.

“아, 그랬군요. 그럼 국방부에서 추진하셨던 그대로 추진하십시오. 앞으로 모든 군수품 입찰은 경쟁 입찰입니다. 제가 국방부 장관으로 있는 이상 그 어떤 담합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나는 국방부 장관이 되기 직전 대한민국 국군이 사용하는 모든 군수물자를 만들 수 있는 회사를 설립했다.

‘초저가 납품이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의 아들이 대한민국 국군이 된다. 그런 사람들에게 등을 치면서 돈을 벌 만큼 나는 궁하지 않다. 아니, 이제는 돈은 더 벌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제가 소문으로 들었는데 태양 그룹에서 여기 계신 분들의 이름과 각 사단장 및 여단장님의 이름으로 위문품을 증정했다고 합니다.”

“위문품이라고 하셨습니까?”

“예,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세탁기가 4만 대 정도라고 합니다. 다른 물품들도 종류별로 다양하다고 합니다.”

“아……!”

모두의 입이 쩍 벌어졌다.

“하하하, 저도 그냥 풍문으로만 들었습니다.”

지금은 웃을 때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제주도부터 시작해서 대한민국 국군의 첨단무기화까지 내가 할 일이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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