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1
2부 21화 제주도 해양플랜트 시설 위에 설치된 카지노? (2)
청와대 건물 앞.
대통령을 대신해서 비서실장이 나를 배웅하기 위해 나왔고 그는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너무 급진적이라고 생각합니까?”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중국과 일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굴종적인 관계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VIP께서 말씀하신 미국과의 관계 유지는 더욱 굴종적이었습니다.”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 힘을 키우자는 겁니다.”
“군사력이 증강된다고 해서 국력이 증강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국력이 증강되려면 그만큼의 영토와 또 그만큼의 인구 증가가 필요합니다. 물론 경제발전도 그에 상응해야 할 겁니다.”
“영토의 증가라고 하셨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어떻게요?”
영토를 증가시키겠다는 말에 비서실장은 더욱 놀란 눈빛을 보였다.
‘미국은 러시아에 알래스카를 샀다.’
나도 그럴 생각이다. 그래서 나는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다른 국가에 그 국가가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지역을 살 생각이다.
“제가 하는 일을 차근하게 생각해 보시면 답이 나올 겁니다.”
내 말에 이제야 눈빛이 변하는 비서실장이다.
“아……. 그런 거대한 뜻이 있으셨군요.”
“그렇습니다. 우선 대한민국의 본토를 살기 좋은 나라로 또 결혼하고 싶은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인구가 늘어나지 않겠습니까.”
사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젊은 청춘들이 사랑만으로 결혼을 결심하기 힘든 환경이다. 부동산 가격도 급등한 상태고 또한 자식을 낳았을 때 교육비 부담도 엄청나다. 그래서 노후를 준비할 수 었으니 결혼 자체를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런 것부터 개선해야 할 것이다.
‘포플리즘에 가까운 복지를 감행해서라도!’
결혼을 해야 하는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물론 어려울 것은 없다. 이미 대한민국은 7광구 때문에 산유국이 됐으니까. 그리고 7광구의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도 엄청나다.
“그것은 참 쉬운 일이 아니죠…….”
“그렇습니다. 하지만 하고자 할 때 길이 보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예, 회장님.”
“실장님께서는 청와대에 너무 오래 계시지 않았습니까?”
“그 말씀은……!
비서실장의 눈빛이 반짝였다.
“저는 서울 시장, 그리고 경기 도지사와 함께 인천광역시 시장을 우리 쪽 사람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출마를 해야 합니까?”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인천광역 시장이겠죠?”
비서실장은 인천 출신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부평 토박이다.
“그렇습니다. 인천과 포항은 세계의 중심 도시가 될 겁니다.”
왜냐고?
인천과 청도를 연결하는 해저 터널은 끝내 건설될 것이고 하늘로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길이 열릴 것이니까. 그리고 그 두 개의 길로 신의주 경제특구에서 생산이 되는 물자들이 대한민국으로 이동할 테니까.
또한, 포항은 연해주 경제특구의 수혜를 입게 될 것이다.
‘인천의 표와 경북의 표를 동시에 얻을 수 있지.’
정치는 표 싸움이고 국민에게 어떤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냐에 따라서 그 표를 얻어낼 수 있을 테니까.
“대한민국을 위해 출마를 해주실 거죠?”
“따르겠습니다.”
비서실장에게 확답을 받아냈다. 이제 남은 것은 경기 도지사다.
‘물론!’
아직 시간이 많기에 천천히 움직일 생각이다.
‘급한 것은 기존의 해양플랜트 시설보다……!’
몇 배나 큰 해양플랜트 시설을 만드는 일이다.
* * *
이틀 후, 태양 조선 울산 조선소.
태양 조선은 포항과 거제도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주축은 거제도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태양 조선의 전신이 대후 조선이기 때문이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까?”
내 지시에 해양플랜트 건설의 핵심 엔지니어들이 입이 쩍 벌어졌다.
“대단한 발상이시기는 하지만…….”
“10배 크기의 거대 해양플랜트 시설 건설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안 된다고 생각합니까?”
이들에게 내 진짜 목적을 말해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안 된다기보다는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물론 기술적인 문제도 있기는 합니다.”
“모두 제 말 좀 잘 들어 보십시오.”
“예, VIP!”
나는 이곳에 왔을 때 나에 대한 호칭을 좀 부끄럽지만 VIP라고 부르라고 지시했다.
태양 그룹의 회장은 박태웅이니까.
“과거 현성그룹 초대 회장님께서 조선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하신 말씀이 되게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배라는 것이 용접을 해서 선체를 만들고 모터를 설치하면 되는 것이라고 쉽게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도 해내야 합니다.”
“아……!”
내가 반드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히니 모두가 탄성과 한탄이 섞여 있는 목소리를 냈다.
“만듭시다. 아니, 꼭 만들어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VIP!”
내가 하라고 지시하면 내게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할 수밖에 없다.
“2년 안에 36개의 대형 해양플랜트 시설을 완성해야 합니다.”
규모에 한 번 놀란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제 수량에 또 놀라고 있다.
“36개라면……!”
태양 조선은 이번 일 때문에 몇 년간 흑자 경영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쉼 없이 일할 때 노동자들의 경제력은 증가합니다. 무슨 말씀인지 아시겠죠?”
“예, 알겠습니다.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내겠습니다.”
이제 내가 찾아가야 할 사람은 현성그룹 왕 회장님이시다.
‘또 동아건설 사장도 찾아가야겠지.’
대한민국 대교 건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두 건설회사에 내가 몇 년간의 풍요를 내릴 생각이다.
* *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내게 뭐라고 했습니까?”
대통령 앞에는 여당 대표가 앉아 있었고 대통령께서는 표정이 굳어진 상태였다.
“삼십 대도 아닌 심 장관이 서울 시장 후보에 출마하는 것은 연륜적인 문제도 있고, 이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도 이롭지 않다는 당론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나보고 심 장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고 말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각하. 무엇보다 당이 우선이지 않습니까. 당은 이지박 후보를 지지할 계획입니다.”
여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성장한 이지박이었다. 그리고 여당 대표는 이지박과 함께 다음 대선을 준비하려고 했다.
“으음……!”
“대한민국 국민의 사고가 아무리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삼십 대 이전의 여자 서울 시장을 바라지 않으리라고 판단됩니다. 물론 각하께서는 공식적으로 심 장관을 지지 선언을 하지 않으셨는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공식적으로 심 장관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담화문을 발표해 주십시오.”
여당 대표는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당론을 위해서?”
“예, 그렇습니다. 당의 발전을 위해서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당이 대한민국보다 위에 있습니까?”
“예?”
대통령의 말에 여당 대표의 표정이 변했다.
“좋습니다. 내가 대한민국을 위해 결심할 때가 된 것 같군요.”
대통령의 말에 그제야 미소를 머금는 여당 대표였다.
“당론을 따라주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두고 보세요.”
“예, 대통령 각하.”
* * *
하루 후, 청와대 기자회견장.
“대통령 각하께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유지해 왔던 당적을 내려놓고 국정 운영에만 전념하시겠다고 발표하셨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뜻을 기자들에게 전했다.
“그 말씀은 탈당을 의미하시는 겁니까?”
기자 하나가 청와대 대변인에게 소리쳤다.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 각하께서는 탈당을 결정하셨습니다.”
대한민국 정치계에서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순간이었고 이것은 여당 대표가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상황이었다.
* * *
여당 대표실.
[……대통령 각하께서 탈당을 결정하셨습니다.]
여당 대표는 청와대가 긴급 기자회견을 실시한다는 뉴스에 심은혜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부정하는 기자회견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이, 이게 뭐, 뭐야……!”
여당 대표는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를 듣고 당황해서인지 말까지 더듬었다.
-두고 봅시다.
그리고 어제 대통령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두고 보자는 말이 이런 뜻이었나!”
인상을 구기는 여당 대표였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지박이 여당 대표에게 물었다.
“이번 서울 시장은……!”
“이렇게 되면 삼파전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럴 것 같소. 야당에서 쾌재를 부르고 있겠군.”
여당 대표는 다음 서울 시장 선거에서 여당의 표가 이지박과 심은혜로 나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지박 후보.”
“예, 대표님.”
“이제는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서울 시장 선거에 승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 * *
현성 그룹 본사로 향하는 자동차 안.
-제주도와 영구 고정식 해양플랜트 시설을 연결하는 대교 건설에 참여해 달라는 말씀입니까?
나는 지그시 눈을 감고 있고 동아건설 사장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어렵습니까?
-대교를 건설하는 것보다 해양플랜트 시설을 심해층에 고정하는 것이 더 어렵지 않습니까
-가능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예, 가능합니다. 아니, 가능하게 만들겠습니다.
동아건설은 여전히 자금 압박을 받는 상태다.
-곧 추진될 대교 건설만 성공시킨다면 사하라 사막 녹지화 토목 사업에도 참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기대감을 줘야 한다.
-예, 감사합니다. 반드시 성공시키겠습니다.
사실 동아건설은 횡재한 것이다. 그리고 일시에 자금 압박도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 * *
달리는 자동차 안.
“결심하셨군.”
라디오 뉴스를 통해 대통령께서 탈당을 선언하신 것을 확인했다.
‘원래대로라도 이맘때지……!’
내가 아는 대한민국의 미래 정치사에서도 대통령 각하께서는 이맘때쯤 탈당을 발표하셨다. 이것은 역사가 원래 흘렀던 그대로 흐르기를 희망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니……!’
역사의 본성을 꺾을 수 있는 변혁이 필요한 것이다.
따르릉, 따르릉!
내 휴대전화가 울렸고 아마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화를 걸어왔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청와대 비서실장입니다.”
내 휴대전화는 내 비서실장이 가지고 있기에 내게 조심히 내밀었다.
딸깍!
“백범입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라디오 뉴스로 들었습니다.”
-예, 그러실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기 위해 전화를 드렸습니다.
“뭡니까?”
-여당 대표가 청와대에 들어와 심은혜 장관님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담화문을 발표하기를 강요했습니다.
“그랬군요. 여당 대표가 본의 아니게 나를 도왔군요.”
-그렇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뚝!
여당 대표는 이지박을 지지하고 있다. 그것은 다음 대선을 벌써 준비하기 위함이다.
‘그럼 이제……. 사사건건 방해를 하겠군.’
대통령 각하께서 추진하고 계신 대통령 임기에 대한 개헌도 방해할지도 모른다.
‘욕심이 얼마나 많을까?’
대통령의 자리라는 것은 한 번 하는 것보다 두 번 하는 것이 더 좋기에 대한민국은 두 명의 독재자를 만들어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