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20화 (320/415)

# 320

2부 20화 제주도 해양플랜트 시설 위에 설치된 카지노? (1)

사흘 후,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나는 대통령 각하의 공식 초청을 받아 청와대에 방문했다.

“깨어나 주셔서 진정 감사합니다.”

내가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서자 대통령께서는 모든 체면과 권위를 벗어놓고 내게 달려와 내 손을 꼭 잡아주셨다.

“심려 끼쳐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나는 백범께서 깨어나실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내 나름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대통령께서 내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나는 이미 알고 있다.

-대통령 각하께서 대통령제 개헌을 추진하고 계십니다.

태양 그룹 전략기획실 실장이 청와대로 오는 길에 나와 함께 탄 자동차에서 보고했고 그 역시 내가 깨어난 것에 대해서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눈빛을 보였다.

-개헌이라고 하셨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 단임제에서 5년 중임제로 개헌을 추진하고 계시고 여야당의 지지를 얻어낸 상태입니다. 이 모든 것은 VIP께서 깨어나신 후를 대비하기 위함인 것으로 자체 분석이 나왔습니다.

-5년 중임제라…….

10년 동안 국민이 지지해 준다면 대통령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소리다.

‘따지고 보면 식물인간이 된 것은 새옹지마다!’

내가 식물인간이 됐기 때문에 많은 것을 회피할 수 있었고, 또 그런 과정에서 1조 달러를 확보하면서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 거기다가 나는 봉인됐던 이신의 모든 기억을 찾았고 앞으로 29년 후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비참해지는지도 기억해 냈다.

‘독도해전을 패하고……!’

미국의 비호 아래 군국주의로 거듭난 일본은 독도를 무단으로 점거했다.

‘그와 함께……!’

경제 제재와 고립을 통해 북한 정권이 붕괴됐고 무정부 상태로 변했으며, 중국 해방군이 빠르게 북한 지역에 진입하여 북한의 북부 지역을 점령해 괴뢰 정부를 세웠다.

‘김송!’

김일성의 증손자가 중국 공산당이 세운 괴뢰 정부의 수괴가 됐고 러시아 역시 그냥 그 사태를 관망하지 않고 일부 지역을 점령하면서 러시아군을 주둔시켰다. 물론 대한민국 국군도 북진을 통해 개성을 비롯한 평양 지역을 수복하기는 했으나 그런 후에 바로 독도해전이 일어났고 한반도는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태를 지속하게 됐다.

‘그때 미국은…….’

그 모든 상황을 묵인했다. 그것은 일본의 요청 때문일 것이다. 또한, 중국과의 야합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대한민국의 암울한 미래의 역사다.

“예, 대통령 각하께서 준비하시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9년 후면 대통령에 출마할 자격이 생깁니다. 물론 지금도 대한민국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대통령이 되신 후에 더 많은 것을 하실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놀랍게도 대통령께서는 자신의 속내를 그대로 내게 말씀하셨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소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니까요. 자, 앉읍시다.”

“예, 대통령 각하.”

* * *

“국방부 장관이 되시겠다고 했소?”

나는 이미 대통령에게 인사청탁 아닌 인사청탁을 끝내 놓은 상태다.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상승한 지금 확보된 자금으로 국방력을 증강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옳은 말이지만 확보된 세수로 국방력만 증강할 수는 없다고 내가 전에도 백범에게 말했소.”

“물론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일정 이상의 국방비만 부담하시면 될 것입니다. 나머지는 태양 민간군사기업이 부담할 것입니다.”

“태양 민간군사기업이라고 했소?”

이제는 나 때문에 좀처럼 놀라지 않는 대통령이셨지만 이번 발언에는 무척이나 놀라는 눈빛을 보였다. 그리고 대통령의 옆에 있는 비서실장도 제법 놀란 눈빛이다.

‘내 사람이지.’

비서실장은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과 밝은 미래를 위해 나와 함께 일하기로 한 사람이다.

“그렇습니다. 미국이 승인한 상태에서 미국의 민간군사기업과 합작해서 태양 민간군사기업을 설립하고자 합니다.”

“으음……!”

대통령으로서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리고 설립지를 제주도로 정했습니다.”

“제주도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제주도야말로 절대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중국에는 턱밑의 비수가 될 것이고 일본에는 머리를 내려칠 해머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백범 회장……!”

“예, 대통령 각하.”

“아름다운 제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 아름다운 제주에 군사시설을 증강시키는 것은 절대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또한, 미국과 밀약을 끝내신 것 같으니 내 한마디를 더한다면 그곳에 미군기지가 건설되는 것을 제주시민은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에도 강행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시민과 저는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어떻게요?”

“제주도를 포위하듯 거대한 해양플랜트 시설을 건설하고자 합니다.”

나는 설치가 아니라 건설이라고 대통령에게 말했다.

“무슨 말입니까?”

“현재 제주도 특별법에 따라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이 실행 중입니다. 이미 태양 카지노에 의해 해상 카지노 시설이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말씀은……!”

이제야 감이 좀 잡히는 것 같은 눈빛을 보이는 대통령이시다.

“제주 인근에 36개의 거대 해양플랜트 시설을 건설하고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대교 건설을 통해 연결할 생각입니다. 물론 그곳은 당장 카지노나 관광 사업 단지로 조성되겠지만 민간군사기업 설립 이후에는 전환될 것입니다.”

“그 정도의 자금력이……. 아, 자금력은 충분하시죠.”

“에, 그렇습니다. 이제 자금이 투입되는 모든 일은 자신이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절대 상상할 수 없는 계획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주도에는 일부 지역만 군사시설이 건설될 겁니다. 물론 미국이 생각하는 최첨단 레이더 기지는 해양플랜트 시설과 함께 제주도에도 설치될 것입니다.”

쉽게 표현한다면 제주도 앞바다에 해양플랜트 시설을 통해서 36개의 항공모함과 다를 것이 없는 군사시설을 건설하겠다고 나는 밝히고 있다.

“제주시민이 그렇다고 해도 크게 반발할 것입니다.”

“제가 교섭해 보겠습니다. 또한, 그 사업을 추진하면서 제주도에만 실시하고 있는 무비자 입국 조치가 철회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카지노 사업에 타격이 있지 않겠소?”

“제주도에만 입국을 금지하고자 합니다. 거대 해양플랜트 시설에 해상 공항까지 건설할 생각입니다.”

나중에는 그 해상 공항의 활주로가 군사 활주로로 전환될 것이다.

“백범 회장……!”

대통령께서 나를 걱정하시는 눈빛으로 보셨다.

“예, 대통령 각하.”

“대한민국을 군국주의로 몰아갈 생각입니까?”

“대통령 각하. 국방을 신경 쓰지 않는 나라는 언젠가는 피눈물을 흘립니다. 일본이 우경화가 가속되고 있고 또한 자위대의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이유는 한반도의 유사 사태를 대비해서 승냥이처럼 이권을 차지하기 위함입니다. 과거는 반복됩니다. 그 반복된 과거가 대한민국을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내 발언에 대통령께서는 내가 위태롭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이다.

‘모르시니까……!’

내가 아는 참담한 미래를 절대 아실 수가 없으니까.

저런 눈빛을 보이시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는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할 것입니다.”

“예,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적극 지지할 것입니다.”

“으음……!”

다시 신음을 터트리는 대통령이시다.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일입니까?”

내게 물으셨다.

“그렇습니다.”

“알겠소. 동의하고 동참하겠소.”

결단을 내리신 것이다.

“감사합니다. 대통령 각하.”

이제는 내가 생각했던 모든 일을 실행에 옮기면 된다.

* * *

“심 장관께서 서울 시장에 출마하시기로 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예, 그렇습니다.”

“나는 적극 지지합니다.”

내년에 있을 서울 시장 선거는 삼파전이 될 것으로 모두가 예상한다.

‘이지박과 내 아내……!’

그리고 야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정세철 의원이다.

“그러므로 당내 경선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입당을 제의하는 것이다.

“입당을 원하십니까?”

“내가 탈당을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만약 나와 아내가 입당을 거부한다면 탈당까지 생각하고 계신 것 같은 대통령이시다.

‘이제는 내 선택만 남았군.’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대통령 각하를 뚫어지게 봤다.

“그건 안 됩니다. 험한 길이 될 것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했다는 듯 대통령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작금의 정치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백범 회장과 내가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가고 있지 않소.”

“저는 또 대한민국은 대통령 각하 같은 분을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으음……!”

오늘따라 계속 신음만 터트리는 대통령이시다.

“탈당해 주십시오.”

“탈당이라……?”

“그와 함께 통일한국당 명예 총재가 되어 주십시오.”

“이미 당명까지 정했소?”

“예, 그렇습니다. 정치계를 장악하지 않고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탈당이라……. 좀 더 깊이 생각해 봅시다.”

물론 이 자리에 동석하고 있는 비서실장은 기겁한 눈빛으로 변해 있었다.

‘당신은 인천 시장에 출마해야 합니다.’

서울 시장, 경기도 지사 그리고 인천광역 시장을 내가 만들 통일한국당 사람으로 당선을 시킨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내 아내 은혜가 만 40세가 됐을 때 대한민국 국민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대통령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최소한 닥그네는 안 될 것이다!’

내 아내 심은혜의 옆에는 내가 있을 테니까.

* * *

여당 대표실.

“백범 회장이 깨어났습니다.”

여당 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지박에게 말했다. 그리고 이지박 역시 표정이 밝을 수가 없었다.

“심 장관이 입당하게 되면 이지박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23%라고 분석됐소.”

여당 대표의 말에 이지박은 다시 한번 인상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가장 현명한 방법은 내가 당신을 버리고 심 장관에게 손을 내미는 겁니다.”

“대, 대표님……!”

“하지만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는 없지요.”

이제야 안심을 하는 이지박이다.

“심 장관의 입당 자체를 막아야 합니다. 대통령 각하의 지지를 받는 상태에서 백범 회장까지 깨어났으니 심 장관이 입당하게 되면 경선 자체가 필요가 없다는 당내 여론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렇소. 입당을 막게 되면!’

“심 장관도 선거는 세력으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 것이니 야당에 입당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야당 분열을 이끌 수 있습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백범이 가진 모든 지지율이 야당으로 흐를 겁니다.

“야당은 절대 굴러온 돌을 예뻐하지 않을 겁니다. 거기는 보수적이지 않습니까.”

“그렇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각하께서 심 장관에 대한 지지만 철회해 준다면 승산이 있는데…….”

“당론을 직접 대표님께서 전달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당론이라고요?”

“대표님의 뜻이 곧 당론이지 않습니까.”

“허허허……!”

아부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당 대표는 웃었다.

‘백범은 급진주의자다……!’

그게 달갑지 않은 여당 대표였다.

“서울 시장의 지지를 받으셔야 대표님의 다음 대선 행보가 수월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알겠소. 내가 당론을 청와대에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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