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16화 (316/415)

# 316

2부 16화 보복적 자본 조치? (6)

2001년 11월 29일, 태양병원 VIP 병동 특실.

이제는 휠체어의 도움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됐다. 한마디로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해졌으며 일상적인 생활도 가능해진 상태다.

-북한으로부터 러시아를 통한 희토류 우회적 수입이 가능해졌습니다. 1차 물량은 원산항에서 선적을 끝낸 상태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서 포항항으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나는 중국을 통해서 중국이 가진 희토류를 무기화하여 일본을 압박할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시켰다. 하지만 내가 파놓은 덫에 내가 걸린 꼴이 됐다. 이는 내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동안 중국이 일본에 붙었기 때문이다.

‘일본을 압박하는 카드는!.’

결국, 중국의 배만 불려준 꼴이 됐다. 러시아에서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을 진행하는 박태웅 회장의 보고에 따르면 일본은 중국 난징 학살 피해자 유족들에게 공식적으로 보상금을 지급했고 또 성노예나 강제 징용자에게도 공식적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관계가 개선됐다.

‘731부대는 결국 야합 때문에 감췄군.’

중국 공산당 수뇌부는 돈 때문에 인민을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통해 일본이 가진 자본이 일정 부분 중국으로 이전된 것은 일본의 자본력을 갉아먹은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수고하셨습니다.”

원래 이는 혹시 모를 중국의 배신을 대비하기 위해 준비해 놓은 조치였다. 그리고 북한에 투자한 것에 대한 보답을 받는 측면도 강했다.

“현재 미국 금융 상황은 어떻습니까?”

나는 어쩔 수 없이 내가 깨어난 것을 숨기고 있기에 정확한 모든 정보는 박태웅 회장에게서 들을 수밖에 없다.

-미국이 아무리 강대국이라고는 하지만 1조 달러가 일시에 국외로 유출된 탓에 금융 피해는 막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부 은행은 지급 불능 상태에 직면해 있는 상태입니다. 만약 3대 그룹과 102개 계열사들의 유보금까지 국외로 찾는다면 미국은 금융위기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2008년에 일어날 세계 금융 사태를 7년 앞당길 수도 있다는 의미다.

‘내 결정에 달렸지.’

하지만 미국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가서는 안 된다.

‘다시 안 볼 사이도 아니지.’

그래서 더는 부시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지 않을 생각이다. 단지 좀 더 버르장머리를 고쳐 놔야겠다.

“블랙홀 그룹의 본사를 러시아로 이전한다고 발표하십시오.”

내 지시에 박태웅 회장은 잠시 대답을 하지 않았다.

-VIP, 그렇게 되면 미국은 이성을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척만 하십시오. 이야기만 흘리라는 소리입니다.”

-아,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저 이제 회복 끝냈습니다.”

-정말입니까. 정말 다행이십니다.

내 말에 박태웅 회장은 내가 복귀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할 것이다.

“미국에서 러시아로 블랙홀 닷컴이 이전하게 되면 블랙홀 닷컴이 냈던 세금은 모두 러시아에 내게 될 것입니다. 현재 금융위기 상태에 빠진 미국 행정부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치명타를 날리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부시 대통령이 재임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겠군요.

“딱 그 정도면 됩니다. 그리고 내가 기적처럼 복귀해서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겁니다.”

-예,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와 협의해서 몽골 사업 진출을 준비하십시오.”

미국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고 있는 상태고 이제는 중국의 버르장머리도 고쳐 놔야겠다.

-예, 알겠습니다.

“우리에게는 고비사막이 있습니다. 이미 중국 쪽에서는 고비사막 농지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중국 쪽 고비사막 농지화 사업은 철수 계획을 발표하세요.”

-진짜 철수합니까? 아니면 이번에는 철수하는 척만 하시는 겁니까?

“철수입니다.”

-지금까지 투입된 사업비가 상당합니다.

“중국이 반성하면 다시 진행하면 됩니다. 국경지대의 고비사막부터 기초 토목 공사를 하는 것으로 사업 계획을 변경하시고 발표하시면 됩니다.”

-예,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박태웅 회장.”

-예, 회장님.”

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박태웅 회장은 목소리가 변했다. 내가 어떤 중대한 일을 지시할 때 버릇처럼 자기 이름을 부른다는 것을 박태웅 회장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다각적인 측면에서 티베트와 신장 지역 독립 세력을 지원할 방법을 강구하십시오.”

이제는 중국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을 때다.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을 완벽한 적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중국은 적입니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중국과 일본을 주적으로 한다.

-아……!

“완벽하게 비밀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모든 측면에서 티베트와 신장 지역 독립 세력은 중국 분열의 뇌관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그것을 건드릴 때 중국은 극도로 흥분한다.

‘중국은 아직은 꼬꼬마지!.’

하지만 곧 미국을 상대할 수 있는 거대한 국가로 거듭날 것이다. 그러니 그 전에 버르장머리도 고쳐놓고 밟아놔야 한다.

* * *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심은혜는 대통령에게 독대를 청했고 지금 이 자리에는 대통령과 심은혜만 앉아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대통령은 심은혜를 보며 물었다.

“대통령 각하, 제가 내년 서울 시장 선거에 출마할 결심을 했습니다.”

서울 시장 출마라고 하셨습니까?”

대통령은 심은혜가 그렇게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생각을 했으나 심은혜의 입에서 서울 시장 출마를 들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 남편에게도 제 의지를 밝혔습니다.”

심은혜가 대통령만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는 대통령께 알리세요.

심은혜가 독대를 청한 진짜 목적은 백범이 깨어났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그래요?”

“예, 허락해 주셨습니다.”

심은혜의 말에 눈빛이 변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이었다.

“그, 그 말이 정말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아……!”

대통령이 탄성을 터뜨렸다.

“그리고 정치 복귀를 결심했습니다. 이 사실을 대통령님께 보고드리라고 해서 제가 왔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대한민국의 자본 독립은 제 남편께서 하신 일입니다.”

심은혜는 과감하게 대한민국이 자본 독립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제는 외국 자금의 유입 없이도 대한민국 경제를 유지시킬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태양 은행장의 보고네요.

심은혜는 자신이 며칠 전에 백범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렇군요. 그랬던 거군요.”

대한민국은 사흘 동안 심각한 외환 위기 상황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 사흘이 지난 후 박태웅 회장의 발표로,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달러 보유국이 됐고 또한 일본이 자발적으로 자본을 회수했기에 그 빈 자리를 백범의 자본이 차지할 수 있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시점에서 또 어느 자리에?”

“실패하고 좌초됐던 모든 계획을 제 남편은 자기 손으로 해내고 싶어 합니다.”

“그렇군요……!”

백범이 어떤 자리를 원하는지 짐작이 가는 대통령이었다.

“그 자리는 개각을 단행할 때도 됐습니다. 단지 걱정스러운 것은 장악이 가능할지 걱정입니다.”

“대통령님께서는 그의 능력만 믿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못 이룬 것을 이제는 이룹시다.”

그 어느 때보다 표정이 밝아질 수밖에 없는 대통령이었다.

* * *

여당 대표실.

“내년 서울 시장 후보에 심은혜 장관이 물망에 올랐다고?”

여당 대표는 인상을 찡그렸다. 사실 그는 자신의 계파 인물 중에서 최측근으로 거듭난 이지박을 서울 시장 후보로 낙점한 상태였다.

“예, 그렇습니다. 심장관은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여당 출신이 아닙니다.”

“입당 제의를 했는데 거부했습니다.”

“그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하지만 입당을 해도 또 문제죠.”

여당 대표는 아무 말도 없는 이지박을 보며 말했다.

“중요한 것은 심장관도 서울 시장 출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는 사실입니다.”

“하하하. 그 어린 여자가 서울 시장이라고요?”

아무 말도 없던 이지박이 웃으며 보고자에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긴장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답니까?”

현성 건설 사장이었던 이지박이 정치에 입문한 후 뼈저리게 느낀 것은 정치는 세력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측면에서 심은혜는 세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야당 쪽에 입당해서 출마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통령 각하의 사람이라면서요? 대통령 각하가 여전히 우리 당 총재이신데 어떻게 그렇게 합니까.”

“그렇기도 합니다.”

여당 대표에게 보고하던 의원이 이지박에게 말하고 여당 대표를 봤다.

“대통령 각하께서는 심은혜 장관에게 입당을 요청하실 겁니다. 그렇게 되면…….”

“경선을 치르든지, 아니면 내가 각하의 의지를 꺾어야겠지.”

눈빛이 변하는 여당 대표였다.

“대표님, 저는 경선에 자신 있습니다.”

이지박이 여당 대표에게 말했다.

“정말 자신 있습니까?”

“예, 물론입니다.”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심은혜 장관의 뒤에는 송장처럼 누워 있지만, 백범이 있습니다.”

“하하하, 여기가 북한입니까? 유훈 정치가 가능합니까.”

“그래도 국민은 아직 백범을 그리워합니다.”

여당 대표는 국민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었고 여전히 백범이 국민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 않고 있었다.

“예, 그건 압니다. 하지만 저는 자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여당 대표는 무엇인가 찜찜할 수밖에 없었다.

* * *

일본 정부 총리 집무실.

쾅!

일본 총리는 흥분한 상태에서 자신의 집무 책상을 내려치고 야마시타를 봤다.

“이렇게 되면 자발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자본을 철수해 준 꼴이 된 것이야.”

야마시타는 일본 총리의 말에 인상을 찡그렸다.

“태양 컴퍼니가 미국 국적인 상태에서 미국의 등에 비수를 꽂을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런 부분까지 예측하라고 자네가 특별 보좌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네.”

“죄송합니다.”

“이제는 대한민국 자본 시장에 일본 자본을 진출시킬 틈이 없어. 틈이!”

대한민국의 자본 시장은 5000억 달러 때문에 상당히 단단해진 상태였다. 물론 러시아도 마찬가지였고, 이것은 대한민국의 자본 시장과 러시아 자본 시장을 백범이 장악했다고 봐도 무방한 일이었다.

“회수한 자본을 미국에 투자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

“예, 그렇습니다. 미국은 태양 컴퍼니가 대량 인출사태를 발생시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부시는 위기를 느낄 것이고 재선에 대한 불안감까지 가질 겁니다.”

“그래서 도와주자?”

“예, 그렇습니다.”

“괜찮은 생각이군. 하지만 중국에 보상하고 또 아프간 침공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상태야……!”

사실 일본이 대한민국에서 자본을 회수하지 않았다면 일본이 미국보다 더 곤란한 상황이 됐을 수도 있었다. 어떤 측면에서는 엔화를 계속 찍어내고 있기에 버티고 있는 일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이번 건의는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야겠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자네는 도쿄 시장 출마에 집중하시게.”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도쿄를 지켜내야 내각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도쿄는 이번 정권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에 다음 도쿄 시장 선거는 일본 총리에게도 무척이나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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