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15화 (315/415)

# 315

2부 15화 보복적 자본 조치? (5)

사흘 후,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미국 부시 대통령은 4대 악의 축을 지목하고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아프간에 선 전 포로를 했는지 사흘이 지난 후 자신의 미국 금융 담당 보좌관에게 긴급 보고를 받아야 했다.

“미국 현지 은행에 예치되어 있던 태양 컴퍼니 및 백범의 예금이 대량 인출됐습니다. 그에 따라 현재 금융공황 상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얼마나 인출됐기에?”

“1조 달러입니다.”

보고자의 보고에 부시 미국 대통령은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1조 달러라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태양 컴퍼니와 백범이 보유한 계좌에 있던 1조 달러가 인출됐습니다.”

“그 1조 달러는 9‧11테러 이후 미국 주식 폭락에 얻은 선물 옵션 투자로 얻은 이익 아닙니까?”

“예, 그렇습니다.”

“블랙홀 그룹 및 태양 컴퍼니의 박태웅 회장은?”

“사흘 전에 극비리에 대한민국으로 긴급 출국한 것을 오늘 확인했습니다.”

“중요 인물이 사흘 전에 본국에서 출국한 것을 왜 이제야 확인한 겁니까?”

“죄송합니다. 중요 인물 관련은 제 업무 및 관리 대상이 아니기에…….”

금융담당 보좌관이 변명하듯 말했고 1조 달러라는 상상도 안 되는 금액이 국외로 그것도 일시에 유출됐다는 것이 부시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 뭡니까?”

“태양 컴퍼니에서 대량 인출 사태를 발생시킨 것을 확인하고 유럽계 자본이 빠르게 국내에서 이탈하고 있습니다.”

“뭐라고요?”

“태양 컴퍼니는 지금까지 3년 동안 세계 투자의 중심에 있었고 기준점을 제시했습니다. 태양 컴퍼니가 갑자기 대량 인출을 통해 현금을 이동시킨 것을 두고, 유럽계 투자자들과 일부 아시아계 투자자들이 미국의 금융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보고자의 보고에 부시 대통령은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박태웅 회장을 찾으세요. 왜 갑자기 이러는지 내게 보고하라고 하세요.”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미국 대통령이기에 박태웅 회장 정도는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박태웅 회장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백범 한 사람뿐이었다.

-저는 자본을 축적해서 그 자본으로 미국의 동반자가 될 것이며 제 조국인 대한민국을 부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에 따라 영원히 미국과 동반자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이 순간 부시 대통령은 식물인간이 되기 전에 백범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백범은 식물인간인데……!’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백범밖에는 없다고 생각이 드는 부시 대통령이었다.

“죄송합니다. 박태웅 회장과는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똑똑!

그때 다급하게 느껴지는 노크가 부시 대통령의 귀에 들렸고, 들어오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동북아 안보담당 보좌관이 긴박한 얼굴로 대통령을 봤다.

“무슨 일입니까?”

“긴급하게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한반도에 무슨 일이 발생했습니까?”

북한이 3차 핵실험을 끝낸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라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또 무력 도발을 했다고 생각했었다.

“러시아 관련 사항입니다.”

러시아 관련 문제라면 동북아 안보담당 보좌관의 업무 분야가 아닌데 왜 보고를 할까 하는 의구심 가득한 눈빛으로 변하는 부시 대통령이었다.

“왜?”

“대한민국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뭡니까?”

“사흘 전 미국을 출국한 태양 컴퍼니 박태웅 회장이 대한민국을 거쳐서 러시아로 입국했습니다.”

이 부분 역시 동북아 안보담당이 아닌 CIA에서 확인했어야 할 부분이었다.

“그런데요.”

“박태웅 회장이 러시아 국영은행 앞에서 태양 컴퍼니의 2002년 사업 및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순간 부시 대통령은 박태웅 회장이 러시아에 있는 것과 1조 달러가 국외로 빠르게 유출된 것이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양 컴퍼니 박태웅 회장은 2002년 태양 컴퍼니 핵심 투자 사업으로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그에 따라 사하라 사막 지역을 소유하고 있는 국가들에 적극적으로 해당 지역들을 매입할 것을 발표했습니다.”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

“예, 그렇습니다. 그와 함께 미국에 있는 1조 달러를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대한민국과 유럽 그리고 러시아 국영은행과 민간은행에 예치한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보고자의 말에 부시 대통령은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은 미국에서도 투자할 수 있는 분야 아닌가?”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9‧11테러 이후 상당한 심적 압박감을 받은 것 같습니다.”

“으음……!”

“러시아에서 이 사실을 발표한 것은 러시아에서 보호를 받기 위함이라고 판단됩니다.”

“CIA에서 얼마나 압박을 했으면 이런 상황을 만듭니까.”

불같이 화를 내는 부시 대통령이었다.

“금융범죄 혐의에 의한 미국 송환을 피하기 위함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때 아무 말도 없이 동북아 안보담당 보좌관을 듣고 있던 금융담당 보좌관이 부시를 보며 말했다.

“거기까지 생각했다는 겁니까?”

“예, 그럴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박태웅 회장이 대한민국에 입국했다가 다시 러시아로 이동했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왜요?”

“누군가의 지시를 받지 않았을까요?”

“누군가라……?”

부시 대통령은 인상을 찡그렸다.

‘백범은 여전히 식물인간 상태라고 보고를 받았는데……!’

어쩌면 CIA 대한민국 지부에서 보고되는 것이 잘못된 정보를 입수해서 자신에게 보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부시 대통령이었다.

“이제 국내에서 1조 달러가 유출됐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알게 됐습니다.”

“으음……!”

“대량 달러 유출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만 가지가 넘는 유언비어들이 퍼질 것이고 국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이만큼 태양 컴퍼니의 위상인 미국에서도 아주 높았다.

“박태웅 회장과 접촉을 시도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하지만 거부되는 상태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시오. 태양 컴퍼니와 블랙홀 그룹의 본사는 본국에 있소. 반독점법으로 위협을 하든지 아니면 다른 수단을 취해서라도 미국에 입국시키시오. 이대로는 안 됩니다.”

1조 달러는 상상을 초월하는 자본이니 부시가 이렇게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왜 자꾸 보복이라는 생각이 들까……!’

부시는 이 순간 박태웅 회장이 이런 상상도 하지 못했던 강수를 두는 것이 박태웅 회장의 혼자만의 결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범 회장의 금융대리인이 누굽니까?”

“백범 회장의 금융대리인은 대한민국 여성가족부 장관인 심은혜 장관입니다. 그녀는 백범 회장의 아내입니다.”

“그녀일까?”

“예?”

“이 모든 조치를 박태웅 회장에게 지시한 사람이 그녀일까 확인해 보라는 소리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하여튼 부시 대통령, 그리고 대한민국에 등을 돌리고 일본에 힘을 실어주려고 했던 미국은 제대로 한 방 먹은 꼴이 됐다.

* * *

태양 은행 은행장실.

러시아에서 박태웅 회장의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 본격화 발표가 있기 전까지 사흘 동안 대한민국은 빠르게 외환이 유출되고 있었고 그에 따라 환율은 숨이 막힐 정도로 상승했고 사흘 동안 단기간 환율이 10%나 상승했었다. 이것은 말 그대로 환율 폭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확보되어 있던 달러를 통해 얻은 환차익의 수익은 얼마입니까?”

“달러 기준 50억 달러의 환차익이 발생했습니다.”

“대단하군요.”

“그와 함께 오늘 9시부로 모두 한화로 전환해서 예치했습니다.”

이것은 다시 말해 태양 은행에 예치된 태양 컴퍼니의 500억 달러가 한화로 환전됐다는 의미였다.

“정말 VIP의 아내이신 심은혜 장관께서도 엄청난 투자 재능을 가진 것 같습니다.”

“태양 컴퍼니를 움직이니까.”

“예, 그렇습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그리고 오늘 10시에 발표된 태양 컴퍼니의 5000억 달러에 대한 태양 은행 예치 발표는 저희에게도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5000억 달러면 국내 최고 자본 보유 은행을 넘어서 아시아 최고 자본 보유 은행이지 않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5000억 달러가 본 은행에 예치됐다고 해서 좋아만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때 아무 말도 없던 예금 담당 부장이 은행장을 보며 말했다.

“왜요?”

“은행에 돈을 예치하면 은행은 예금주에게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현재 10%의 이자율입니다. 5000억 달러에 대한 이자가 감당되십니까?”

이 소리는 백범이 1년에 500억 달러의 금융 이자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렇기도 합니다. 하하하!”

예금 담당 부장의 보고에 여전히 표정이 밝은 은행장이었다.

“왜 그렇게 웃으십니까?”

“우리 태양 은행의 태생을 잘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민간은행이기는 하지만 백범 회장님의 금고나 다름이 없습니다. 금고의 주인이 자기 금고에 돈을 넣었는데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사실 이런 부분에서 백범은 태양 은행을 국영기업에서 민영화를 실시한 후에 국민께 상당한 질타를 당해야 했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사실 우리 은행 말고 대부분의 국내 은행은 외화가 급속히 인출되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짐작될 겁니다.”

“그 말씀은?”

“이제 태양 은행은 대한민국의 자본 시장을 지키는 민족자본이라는 명예를 가지게 될 겁니다.”

“아……!”

“비서실장.”

“예, 은행장님.”

“각 국내 은행장에게 내가 만나자고 전하세요. 유출된 외환만큼 태양 은행이 예치해 준다고 하세요. 하하하!”

은행장의 말에 모두가 입이 쩍 벌어졌다.

“강 부장.”

강 부장은 환율담당이었다.

“예, 은행장님. VIP의 대리인께서 환전된 한화를 달러로 다시 보유하고 예치하라고 하셨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태양 은행에 5000억 달러가 예치됐으니 대한민국 외화 보유액은 몇 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그러니 환율은 다시 안정될 겁니다. 그때 상황을 봐서 한화를 다시 달러로 전환하십시오.”

이렇게 되면 또 백범과 심은혜는 환차익을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은 백범이 막대한 부를 쌓아가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얻어내는 부수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이런 것만 봐도 태양은행은 민영 은행이면서 백범의 개인 금고라고 말해도 크게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장 부장.”

“예, 행장님.”

“건설사업 대출과 아파트 담보대출의 이자율을 내릴 수 있는 범위까지 내리시고 대출 기간도 늘리십시오.”

“예?”

“VIP의 금융대리인께서 건설경기 활성화를 생각하고 계십니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자가주택을 보유할 수 있게 하시겠다고 생각하고 계십니다.”

“아……!”

대출담당 부장은 입이 쩍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부분까지 이자율을 낮추세요. 1000억 달러까지는 역마진이 발생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역마진까지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또한, 아파트 담보대출 기간도 최소 50년, 최대 100년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하셨습니다.”

“행장님, 그 지시는…….”

“상상밖에는 안 되는 일이죠. 하지만 대주주의 지시를 우리가 꺾을 수는 없습니다.”

놀라운 일이 발생하고 있었다. 아마도 세계 어디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백범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

“……예.”

어쩔 수 없이 대답하는 대출담당 부장이었다.

“또한, 이제 외국에서 빌린 모든 외환을 일시에 상환합니다. 국내 자본 비율 100%의 은행으로 태양 은행이 거듭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태양은행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금융 이슈에 흔들릴 필요가 없는 국내 유일한 은행이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백범이 생각하는 자본 독립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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