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14화 (314/415)

# 314

2부 14화 보복적 자본 조치? (4)

“심각한 일이군요. 하지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서는 미국은 항상 괘씸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신의 장기집권에도 문제를 삼을 수 있는 국가였다.

-그 어떤 경우에도 미국에 굴복하지 않는 나라는 세계에서 러시아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동의합니다.”

-태양 컴퍼니가 9‧11테러에서 본의 아니게 올린 1조 달러의 수익 중 3000억 달러를 러시아 국영 은행에 이체하고자 합니다.

“3000억 달러라고 했소?”

-그렇습니다. 물론 1조 달러를 다 이체할 마음도 있었지만, 일본과 미국이 손을 잡고 대한민국 외환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일본 자본이 일차적으로 빠져나가고 있고 곧 미국 자본이 빠져나갈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게 되면 투자된 자금이 모두 국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에 5000억 달러는 대한민국으로 이체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러시아의 편에 서서 손을 들어 줄 수 있는 국가에 이체할 계획입니다.

“백범 회장.”

-예,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각하.

“나와 러시아가 누구를 보호해 주면 됩니까?”

바로 내 말귀를 알아먹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박태웅 회장입니다. 그는 러시아의 모스크바로 곧 출발할 계획입니다. 물론 러시아 푸틴 대통령께서 완벽한 안전을 보장해 주신 후가 될 것입니다.

“러시아의 명예를 걸고 안전을 도모하겠소.”

이제는 박태웅 회장이 러시아로 떠날 수 있다.

-감사합니다. 그와 함께 괘씸한 중국도 응징할 생각입니다.

“백범 회장께서 미국과 중국을 모두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저는 어렵겠지만 자본의 힘은 가능합니다.

“으음……!”

신음을 터트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백범 회장께서는 나와 러시아를 이용하려고 하는 것이군요.”

내가 무슨 의도로 이러는지 짐작하는 모양이다. 사실 대한민국은 미국을 버릴 수가 없다. 그 사실을 러시아 대통령인 푸틴도 떠올린 것이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경제 발전에는 저와 태양 컴퍼니 그리고 나머지 102개의 계열사가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렇게 이실직고를 하는 것은 나중에 다시 내가 부시와 손을 잡았을 때 푸틴이 배신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하하하, 솔직한 것은 여전합니다.”

-칭찬으로 알겠습니다.

“좋소이다. 우리 서로가, 서로를 이용합시다.”

-감사합니다.

“박태웅 회장은 언제 입국합니까?”

-오늘 모스크바로 출발할 것입니다.

“그렇게 알고 있겠소.”

뚝!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화를 끊고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세계 판도가 재미있게 흐르겠군.”

* * *

태양병원 VIP 병동 특실.

“모스크바로 출발하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모스크바에 가서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을 공식적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하시면 됩니다. 그와 함께 1조 달러부터 제가 말한 그대로 옮기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일시적이겠지만 미국의 자본 공황이 발생할 것입니다.”

아마도 미국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사실 이 1조 달러는 미국의 눈물로 만들어진 자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든 부르주아들의 자본은 누군가의 눈물에 의해 축적된 것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의 버르장머리를 딱 고쳐 놓는다!’

* * *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 앞에는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감독위원회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일본이 해왔던 경제보복 중에서도 가장 큰 경제보복입니다.”

한국은행 총재는 빠르게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 외환이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대통령에게 보고를 실시했다.

그리고 이것은 경험에서 나온 결과였다.

대한민국은 일전에 IMF를 겪었고 그것이 얼마나 큰 충격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무너트릴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됐다.

“일본이 주도하고 있단 말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일본이 통화기금 협약을 파기하자마자 외환 유출 현상이 심각할 정도로 발생했습니다. 또한, 각 은행은 외국에서 빌린 단기외채 연장을 거부당했다고 합니다.”

“일본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현재 태양 은행 말고는 심각한 수준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버텨주는 곳은 태양 은행밖에는 없군요.”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도 백범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은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미국에서 투자된 자금도 유출될 가능성이 크고 현재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상태에서 위기감이 극도로 조성된 상태에서 도미노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아무 말도 없던 금융감독위원장도 심각한 얼굴로 한마디를 했다.

“이번 사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입니까?”

“현재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북한을 4대 악의 축으로 규정했습니다. 또한, 아프간에 선전포고를 감행했습니다. 아프간 전쟁이 끝난 후에 미국이 지난번처럼 북한을 선제타격하겠다고 통보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절망적인 상황이 되겠죠.”

대통령께서는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렇습니다.”

“비서실장.”

“예, 대통령 각하.”

“그래도 우리에게는 아직 태양 은행이 남아 있습니다. 태양 은행의 은행장을 부르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비서실장이 바로 대답하고 급하게 돌아서서 집무실을 나갔다.

“홍보수석.”

“예, 대통령 각하.”

“이번 사태에 대한 정보를…….”

“언론이 보도하는 것을 통제하겠습니다.”

“내 지시는 그게 아닙니다.”

“예?”

홍보수석이 당황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IMF가 그렇게 심각하게 발생하고 국민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만든 것은 정부가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린 그런 나쁜 교훈을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 각하…….”

한국은행 총재가 대통령을 불렀다.

“대량인출 사태를 걱정하는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것도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나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제 책무입니다.”

대통령의 의지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 각하…….”

그때 금융감독위원장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대통령을 불렀다.

“왜요? 내게 일본 정부에 굴복할 명분을 주시려고 그러십니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하십시오.”

“백범 전임 외교부 장관이 만들어낸 역사입니다. 독도는 이제 그런 의미도 가졌습니다. 그래서 절대 일본이 단독으로 파기한 한일어업협정을 다시 일본이 원하는 그대로 체결할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심각한 외환 위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IMF를 졸업한 지 이제 겨우 일 년이 지났는데 다시 또 IMF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변함이 없소. 또한, 대한민국 국민은 그때보다 더 성숙했고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그때보다 성장했소. 물론 그 모든 것은 백범 그 사람이 만들어준 것이지만 말입니다.”

대통령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우리에게는 태양 은행이 있습니다.”

* * *

한 시간 후,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태양 은행 은행장이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도착했고 모든 사태에 대해서는 이미 파악을 끝낸 상태입니다.

“최대 주주의 금융대리인께서 외환 방어와 자본 수호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지시하셨습니다.”

물론 최대 주주의 금융대리인은 심은혜였다.

“태양은행이 가진 자본은 어느 정도입니까?”

“외환 유출과 연결되지 않는 자금이 100억 달러 수준입니다.”

태양 은행 은행장의 말에 대통령은 실망한 눈빛을 보였다.

“하지만 태양 컴퍼니에서 예치된 금액까지 더한다면 500억 달러가 넘습니다.”

다시 표정이 밝아지는 대통령이었다.

“외환 위기 방어가 가능하겠소?”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지만, 태양 컴퍼니는 미국계 국적 기업이라는 것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양날의 검이 있군요.”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태양 컴퍼니의 최대 주주의 금융대리인께서 태양 컴퍼니가 예치한 자금은 이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외환 방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소. 대한민국은 이렇게도 태양의 도움을 또 받습니다.”

대통령은 태양 은행 은행장의 손을 백범의 손을 잡듯 힘껏 잡을 수밖에 없었다.

* * *

태양 은행 본점으로 향하는 자동차 안.

“일차적으로 대통령 각하를 안심시켜 드렸습니다.”

태양 은행 은행장은 심은혜에게 바로 보고를 실시했다.

-수고하셨습니다. 태양 은행이 가진 예치금을 언론을 통해 바로 공개하세요.

“예치금을 바로 공개하라고 하셨습니까?”

-대통령께서 그런 결심을 하셨다면 대량인출사태가 발생할 것 같네요. 국민 집집마다 모두가 금고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니 믿을 수 있는 은행을 찾을 것이고, 그 은행이 태양 은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네요.

“아……. 예, 그렇게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이제는 자본 전쟁이네요. 수고하세요.

뚝!

심은혜는 지시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 * *

태양병원 VIP 병동 특실.

나는 뉴스를 봤고 이번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다르게 긴급 외환 사태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국민에게 전달하고 있었다.

‘찌라시를 통해서!’

내일 대한민국 증권가는 모두 파란불을 켜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아직은 미국이 개입하지 않은 상태군.’

일본이 독단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자본력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자본이 얼마나 일본에 종속되고 있었는지도 뼈저리게 알게 됐다.

“이제는 자본 전쟁이네요. 수고하세요.”

내 옆에서 태양 은행 은행장과 통화를 하던 은혜가 전화를 끊었다.

“당신이 말해준 그대로 전달했어요.”

“잘했어요.”

“그런데 여보…….”

내 아내 은혜가 살짝 내 눈치를 보며 나를 불렀다.

“왜 내게 할 말이 있어요?”

“그래도 아버님과 어머님께는…….”

“아직은 아무도 몰라야 합니다. 그 누구도.”

“예, 그렇죠.”

내 아내인 심은혜는 이해했다는 눈빛이다.

“곧 모두가 내가 깨어난 것을 알게 될 겁니다.”

“그런 후에는요?”

내 다음 행보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내 아내다.

‘정말 정치에 관심이 생겼군.’

아마도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민국 최초로 여자 대통령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앞뒤의 선택만 잘하면 되겠군.’

내 아내 은혜의 목표가 대통령까지라면 향후 10년을 똑바로 앞을 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여보, 나는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이 될 생각입니다.”

일본의 협잡으로 수포로 돌아간 일들을 모두 되돌려 놓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버르장머리를 고친 후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생각이다.

“그럼 저는 서울시장이 되면 되겠군요.”

그렇다.

이제 정치도 부창부수다.

“우리 그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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