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11화 (311/415)

# 311

2부 11화 보복적 자본 조치? (1)

태양병원 VIP 병동 특실.

내가 깨어난 것을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그를 부른 것은 내가 깨어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인 절대 아니다.

‘1조 달러다!’

그 1조 달러를 제외하고도 나는 3500억의 비자금이 존재했다. 물론 그 비자금을 이용해서 내가 보유한 3대 그룹의 지분을 증가시켰을 것이고 총 100개의 계열사의 지분 역시 증가시켰을 것이다.

그럼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박태웅 회장에게 새로운 지시와 또 기존해 계획했던 사업들을 실행에 옮기는 일이다.

‘배신한 미국과 부시를 원망할 건 없다.’

미국은 또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과 부시 자신의 명예와 영달을 위해 움직인 것뿐이니까.

‘그래도 괘씸하지!’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은 내가 쓰러지자마자 일대일로 사업을 국가 시책으로 발표했다. 물론 내가 가진 미래의 기억에서는 중국이 실행하는 사업이니 뭐라고 할 것도 없지만 말이다.

‘러시아만!’

가만히 있었다. 내가 없는 대한민국을 지지하거나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아무런 배신도 없이 묵묵히 연해주 경제특구 건설에 박차를 가했었다.

‘푸틴과 부시!’

나는 둘 사이에서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의리 때문이냐고?

아니다. 대한민국의 국인과 나의 이익 추구와 명예를 위한 일이다.

“박태웅 회장.”

“예, VIP.”

이제 모두가 나를 VIP라고 부른다. 사실 지금까지 짧은 시간 동안에 나에 대한 공식 명칭이 수없이 변했다.

‘회장님에서부터 장관님까지 그리고 이사장님까지!’

그렇게 변했지만 결국 나의 명칭의 최종점은 VIP였다.

“이제 내가 얼마쯤 가지고 있습니까.”

내 말에 박태웅 회장은 내가 깨어났으니 이제 다시 질주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1조 달러의 수익은 아실 것입니다.”

“그것은 압니다. 3500억 달러의 비자금 중 얼마나 현금이 남아 있습니까.”

“1500억 달러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VIP의 현금 자산을 더하면 대략 3000억 달러 정도 되십니다.”

현금 자산만 1조 3000억 달러다.

“2대 그룹이 보유한 유보금은 얼마입니까?”

“태양 컴퍼니와 블랙홀 그룹이 보유한 사내 유보금은 5000억 달러 규모입니다.”

그렇다면 모두 1조 8000억 달러다.

그 누구도 상상하거나 가늠할 수 없는 거대 자본이다.

“좋습니다. 102개 계열사까지 포함합시다.”

몇 년 만의 나는 거대 자본을 가진 공룡으로 변해 있었다.

“계열사가 보유한 유보금까지 포함한다면 2조 달러 이상입니다.”

“좋군요. 미국 자본 경제를 압박하기 딱 좋군요.”

내 말에 박태웅 회장이 인상을 찡그렸다.

“압박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아직 9‧11테러의 배후 혐의를 완전히 벗은 것은 아닙니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죄는 짓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만들어지는 법이다. 그리고 미국이 음모를 꾸미고 나를 또 내가 가진 3대 그룹을 9‧11테러의 2차 배후로 지목한다면 그에 맞는 증거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오사마 빈 라덴을 생포해서!’

내가 2차 테러의 배후라고 자백을 강요한다면 나는 세계 자본의 중심에 서 있던 천재적 투자가에서 테러리스트의 배후가 될 뿐이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세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너무나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냥 머리 처박고 부시에게 기어들어 갈 수 없다. 그렇게 하면 부시는 나를 또 대한민국을 다시 무시하게 될 테니까.

‘그래도 미국과 손을 잡아야겠지.’

아직 미국이 시작할 거대한 두 전쟁이 남아 있으니까. 그리고 그 전쟁은 내게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하게 될 테니까.

-전쟁 관련 뉴스는 없습니까?

나는 이 순간 인턴에게 질문했던 것이 떠올랐다.

-전쟁이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그런 징후가 있는 보도를 찾아보세요.

-각 신문사의 머리기사에는 전쟁 관련 뉴스가 없습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크지만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아는 미래의 기억보다 북한은 핵실험을 앞당겼다.

‘지금 금강산 관광이 한창인데……!’

-북한 말고요. 미국 말입니다. 9‧11테러를 당했는데 배후를 찾지 않겠습니까.

-9‧11테러에 다른 나라가 개입되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물었는데 인턴은 내게 다시 물었다.

-미국 전쟁 관련 뉴스는 정말 없습니까?

-예, 없습니다. 제가 더 찾아보겠습니다.

물론 인턴에 읽어주는 뉴스보다 더 정확한 것은 태양 그룹이나 태양 컴퍼니의 전략분석실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내가 깨어난 것을 지금처럼 모두에게 비밀로 해야 할 때고 그래서 나는 단편적인 정보만 수집하고 있었다.

‘이게 또 내가 아는 미래와 다르다!’

내가 아는 미래의 기억은 9‧11테러가 발생한 후 바로 한 달이 지나기 전에 아프카니스탄을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세계 언론에 발표하면서 아프카니스탄 침공의 명분을 확보했었다.

‘조금 느리게 흐르고 있다.’

그래도 조만간 미국은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하게 될 것이다.

“VIP,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십니까?”

내가 자신과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생각에 잠겨 있자 박태웅 회장이 나를 부르며 물었다.

“미국이 언제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할지 궁금해서요.”

“그런 정보가 수집된 상태입니다.”

“그렇겠죠. 박태웅 회장.”

“예, VIP.”

“이제는 미국과 다시 손을 잡기 위해 미국을 압박할 때입니다.”

“VIP……!”

내가 미국을 압박한다는 말에 박태웅 회장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변했다.

“그냥 머리를 처박고 기어들어 가면 개 취급을 당합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일본이 그 짝이지 않습니까.”

일본 정부는 대한민국에는 고자세로 항상 나갔지만 미국에는 거의 굴종적인 외교를 했었다. 그러다가 내가 아는 역사와 다르게 나 때문에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가 시쳇말로 아이들 말로 폭망했었다.

“그렇기는 합니다만…….”

“미국 국적 은행에 예치된 자본을 뺄까 합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 경제에 자본 공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상관없습니다. 미국이 내 나라는 아니잖습니까.”

“VIP, 하지만 위험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렇겠죠. 그래서 명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나는 계획하고 실행 중인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태양 컴퍼니의 핵심 사업으로 강력하게 추진할까 합니다.”

“이제야 제대로 된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을 추진하시는 겁니까?”

“예, 그래야겠습니다. 자본이 충분해졌으니 실행하는 데 문제가 없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전에 제가 은밀히 말씀하신 유대 자본의 한 축인 다윗 연합과의 연합을 지속하실 것입니까?”

미국이 내가 없는 대한민국에 등을 돌리고 일본을 지지한 것은 다윗 연합이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거대 자본이 만들어진 지금 나는 독자적으로 움직여도 된다.

“그 부분은 그러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을 여전히 움직이는 거대 세력 중에는 유대인이 존재하니까요.”

“그 말에는 동의합니다. 그 부분은 그렇게 진행합시다. 하여튼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미국에 있는 내 돈을 빼내야겠습니다.”

아마 이렇게 되면 미국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최소 1조가 미국 내에서 유출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그 돈을 당연히 대한민국으로 오게 된다.

“……예.”

박태웅 회장은 더 나를 만류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는지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러니 이제 박태웅 회장이 본격적으로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을 대한민국에서 발표하십시오.”

어떤 측면에서 미국 정보국은 박태웅 회장을 미국에서 출국시킨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도 안전하지 않다.’

왜냐고?

범죄는 짓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만들어지는 법이고 미국과 대한민국은 범죄인도 조약이 체결된 상태다.

“예, 알겠습니다. VIP께서 지시하신 그대로 진행하겠습니다.”

“러시아로 가세요.”

“러시아라고 하셨습니까?”

박태웅 회장이 의외라는 눈빛을 보였다.

“박태웅 회장의 미국으로 강제소환을 거부할 수 있는 나라는 러시아밖에는 없습니다.”

내 말에 박태웅 회장은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눈빛을 보였다.

거기다가 미국이 곧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할 것이니 러시아와의 관계가 극도로 경색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러시아는 자신들의 자존심 때문이라도 박태웅 회장을 지켜줄 것이다.

‘중국도 괘씸하다.’

그러니 응징이 시작되어야 하고 그 응징은 고비사막 농지화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시작해야겠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고비사막은 중국 영토에만 있는 것이 아니지.’

몽골에도 거대한 고비사막이 있다.

다시 말해 중국의 영토 내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했던 고비사막 농지화 사업을 어느 순간이 되면 몽골공화국과 협약을 통해 몽골 영토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의 분열!’

중국은 나를 배신한 대가를 중국 소수민족의 분열로 치르게 될 것이다.

“박태웅 회장, 이 병원에서 내 존재를 아는 사람들은 나를 불사조 백범이라고 한답니다.”

“불사조처럼 깨어나셨으니까요.”

“이제는 다시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를 때입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박태웅 회장이다. 그리고 우리 둘의 대화를 내 아내 은혜가 묵묵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걱정하는 눈빛과 나를 격려하는 눈빛을 보인다.

‘대한민국 정치가 썩었다는 것을 몸소 느꼈겠지.’

그래서 내가 그렇게 나설 수밖에 없던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 * *

미국 국무회의장.

부시 대통령은 아프카니스탄 침공을 위해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9‧11테러의 배후와 함께 아프카니스탄 정권이 테러를 지시한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에 따라 나는 미국을 수호하는 대통령으로서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게 전쟁을 선포합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제야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하겠다고 국무회의에서 밝혔고, 국무위원 중 누구도 부시 대통령의 발표를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시민들은 9‧11테러에 대해 슬퍼하면서도 테러 집단에 대한 철저한 응징과 복수를 바라고 있었다.

“대통령 각하, 러시아와의 관계도 고려를…….”

그때 국무위원 중 한 명이 용기를 내서 러시아를 거론했다.

“됐소. 미국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토가 공격을 당한 적이 없습니다. 9‧11테러에 대한 강력한 응징이 없다면 또 다른 테러 집단들이 미국을 우습게 볼 것이고 본토에 대한 침공을 감행할 것입니다.”

강력하게 말하는 부시 대통령이었다.

“나는 또한 미국은 오늘 이후로 전 세계의 테러 집단과 또 그 테러 집단들을 지원하는 테러지원국에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세계 사람 모두가 아는 테러와의 전쟁이 이 순간 선포된 것이다.

“그와 함께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을 결정했고 그 핵심 국가는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시라아…….”

부시 대통령은 잠시 말꼬리를 흐렸다.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면 북한은 무력 도발을 통해 대한민국을 압박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대한민국의 국익에 해를 끼칠 것이며 더 나가서 동북아시아의 평화 역시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부시는 이 순간 백범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 순간 모든 국무위원들은 부시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었다.

“북한을 4대 악의 축으로 규정합니다.”

원래 백범이 알던 악의 축에 드디어 북한이 포함되는 순간이었다.

“모두 동의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말했고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국무위원들은 강력한 압박감을 받으며 부시 대통령의 발표에 동의했다.

“합참의장.”

“예, 대통령 각하.”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 선전포고하시오.”

드디어 백범이 예상하고 알고 있었던 그대로 첫 번째 전쟁이 발발하게 됐다.

‘그때 백범의 말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했어……!’

부시는 식물인간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것으로 알고 있는 백범을 떠올렸다.

‘좋은 동반자였는데.’

어떤 측면에서 부시 대통령은 백범이 그리워지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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