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307화 (307/415)

# 307

2부 7화 불사조 백범! (2)

2001년 9월 10일 오전 10시, 북한 평양 주석궁.

“위원장님.”

북한 인민무력부 부장이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김정일을 조심스럽게 불렀고, 김정일이 눈을 떴다.

“오늘인가?”

“예, 그렇습니다. 오늘 위대하신 영도자이신 위원장님의 뜻에 따라 3차 핵실험을 실시하는 날입니다.”

“또 미국과 대한민국이 난리를 치겠군.”

“오직 공화국의 자주국방을 위한 일입니다.”

북한은 백범이 식물인간이 되기 전부터 백범으로부터 유입되는 대부분의 자금을 백범 모르게 핵실험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북한이 항상 그랬던 화전 양면정책의 하나에 불과했고, 여전히 미군은 한국군과 함께 한국전쟁 희생자 유해발굴을 북한 내부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옳은 말이다.”

“감사합니다.”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우렁차게 대답했다.

“몇 주 전부터 미국이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는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다소 어두운 표정은 사람은 장성택밖에 없었다.

“그렇겠지.”

김정일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고 미국과 대한민국이 핵실험의 징후를 발견하고도 묵인하듯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모두가 백범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위원장 각하.”

“장 부장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나도 잘 아오.”

“송구합니다.”

“하지만 공화국은 연해주 경제특구와 신의주경제특구 조성을 위해 땅만 대여한 것이오. 그러니 그 두 경제특구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오.”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를 대변해 줬던 백범 동지가 없지.”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고 이러는 거오.”

“위원장 동지…….”

“장 부장의 생각에는 백범 동지가 깨어날 것 같소?”

“그것이…….”

“그렇다고 말하지 못하는군. 공화국과 나의 입장에서는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하오.”

“중국과 러시아도 난처해할 것입니다. 또한…….”

“경제 제재를 다시 감행되겠지. 하지만 공화국 안에는 300명의 미국 포로가 될 자들이 있소.”

김정일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고 그에 따라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한 북한 군부 수뇌부들도 따라 웃었다.

“미국이 유해발굴단 때문이라도 강도 높게 비난할 수는 있지만 다른 행동은 못 할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오.”

“예……!”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말에 곧 진리고 법이니 이제 곧 3차 핵실험이 감행될 수밖에 없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에 대해 백범 동지는 어떻게 생각하오?

김정일은 과거 백범에게 물었던 때를 떠올렸다.

-위원장 각하께서 의지롭게 하시겠다면 하셔야죠. 자주국방과 전력방어를 위한 최고의 카드이면서 체제 유지를 위한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오?

-예, 그렇습니다.

-두렵지 않소? 공화국과 내가 만든 핵미사일이 남조선에 떨어진다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지 않소?

-그렇게 된 후에 어떻게 될지는 위원장 각하께서 제일 잘 아실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공화국의 현 체제는 완벽하게 파괴가 되겠지.

-그럴 것입니다. 또한, 한민족은 더는 성장도 발전도 없을 것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그리고 한민족이 보유한 핵은 결국 한민족을 지켜줄 것입니다.

-공화국이 완전한 핵무장을 완료한다면?

-대한민국도 핵무장을 실시하는 명확한 명분이 될 것입니다.

-허허허, 백범 동지는 위험한 사람이오.

-결론적으로 핵은 보유하고 계신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일은 백범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남조선의 핵무장을 위한 명분이 되겠지.’

김정일은 백범이 대한민국이 핵을 보유할 명분을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계획대로 시행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김정일에게 대답했다.

“장 부장.”

“예, 위원장 동지.”

“달리 보고할 것이 더 있나?”

“예, 그렇습니다. 남조선에서 희토류 광산 개발을 요청해 왔으며 비축해 놓은 희토류를 수출해 달라고 요청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은 중국이 희토류를 통제한다는 발표를 통보하자마자 바로 북한에 희토류 수출을 요청했었다.

원래 백범의 계획은 희토류에 대한 일본 수출을 통제하고 일본 전자 사업 및 자동차 사업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킬 목적이었으나 식물인간이 되면서 그 틈을 일본의 야마시타가 이용해 반격하고 있었다.

“전량 수출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원산만을 이용해서 공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장성택이 바로 대답했다.

“또한, 희토류 광산 개발에 착수하고 연해주 경제특구에서 남조선에 우회해서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시오. 같은 동포끼리 도울 때는 돕고 살아야 하니까.”

이것이 과거의 김정일과 지금의 김정일이 달라진 부분일 것이다.

“핵무기를 개발할 최종 자금은 결국 백범이 또 대한민국이 준 것이니까.”

김정일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 * *

중국 북경 주석궁 집무실.

“북한 영변 지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은 북한과 인접하기에 핵실험 징후를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이미 미국은 인공위성을 통해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고 있었다.

“나쁠 것 없지 않나.”

중국 주석은 사악한 눈빛으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무력행사라도 한단 말인가?”

“정밀타격을 감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있는데 그게 가능할까?”

중국 주석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미국이 정밀타격하게 된다면 북한은 무정부 상태가 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주적 각하.”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계획대로 인민군이 북한 지역에 투입되면 그만이지.”

마각을 드러내는 중국 주석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북한의 안정을 돕기 위해 인민해방군이 북한에 주둔하는 것은 동맹국으로서 반드시 도와야 할 책무이니까. 흐흐흐!”

* * *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핵실험 징후가 예전에도 아주 감지가 됐습니다. 조만간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이 부시에게 보고했다.

“이번에도 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북한은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단호하게 말했다.

‘업적이 없어……!’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에 아무런 업적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에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동북아시아의 질서를 새롭게 변화시키려고 했던 동반자인 백범이 식물인간이 됐기에 일본과 손을 잡을 생각도 하는 부시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북한 아래에는 대한민국이 존재합니다.”

“그 아래에는 일본이 있지 않소. 이미 본국은 과거에도 애치슨 라인을 통해 대한민국을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다시 포기하는 것도 나는 고려할 수 있소.”

“2만 명의 주한미군이 대한민국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해발굴단 300명이 지금도 북한에서 유해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부시는 그제야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의 통일이 앞당겨질 수도 있겠군요.”

부시 대통령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백범이 없는 대한민국은 빈껍데기다. 내게 도움이 안 돼.’

부시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 * *

일본 정부 총리 집무실.

이제 야마시타는 일본 정치의 실세로 변했다. 물론 여전히 총리의 특별 보좌관이지만 말이다.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포착되었습니다.”

일본 정보기관의 수장이 일본 총리에게 보고했고 야마시타는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북한이 만약 이번에도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미국이 가만히 있지 않겠지?”

“그럴 것입니다. 정밀 타격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원하던 일이지 않나?”

“예, 그렇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고 미국이 대한민국의 승인을 받아 핵시설을 정밀 타격할 때 북한의 포병부대가 대한민국 서울을 포격하면서 대한민국을 경제를 회복 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이 진정 원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렇지. 대한민국은 우리와의 경제적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통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야마시타.”

그때 일본 총리가 야마시타를 불렀다.

“예, 총리 각하.”

“통일될까?”

“중국은 지금까지 북한을 지원해 준 대가를 받으려고 할 것입니다. 한반도는 부분적인 통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북한 지역에 주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부분 통일이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인민해방군을 통해서 북한 전체를 장악하려고 하겠지만 주한미군 때문에 일부 지역만 점령할 가능성이 큽니다.”

“두 나라의 외국군들이 한반도에 상륙한다.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군.”

일본 총리는 과거 청일전쟁의 역사를 떠올리듯 말했다.

“예.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그 자리에 우리가 빠졌다는 것이다.”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동북아시아의 질서를 유지하는 군사 대국의 역할을 미국으로부터 부여받게 될 것입니다.”

“그것만이라도 대만족이다. 하하하!”

백범이 쓰러진 후 웃을 수 있는 일본 총리였다.

* * *

2001년 9월 10일 오후 5시, 대한민국 대통령 집무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는 국군참모총장이 대통령께 보고하고 있었다.

“으음……!”

대통령은 국군참모총장의 보고에 신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 보고는 국정원 원장에게 먼저 받았지만, 그와 함께 미국은 핫라인을 통해서 이 사실을 통보해 왔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이번만큼은 미군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분위기입니다.”

“가만히 안 있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안보수석이 국군참모총장에게 되물었다.

“한미연합사의 동태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에는 300명의 유해발굴단이 있습니다. 미국 군인이 300명이 있다고요. 그런데 공격을 하겠다고 우리에게 통보하겠습니까?”

안보수석은 국군참모총장에게 미국이 처해 있는 상황을 설명하듯 말했다.

“저는 국군참모총장으로서 최악의 상황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의 말에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찌리릭, 찌리릭!

그때 미국과 연결된 핫라인이 요란하게 울렸고, 대통령 집무실의 싸늘한 분위기는 더욱 싸늘하게 변했다.

“대통령 각하……!”

“으음…….”

대통령은 신음을 터뜨리며 미국과 연결된 핫라인을 받았다.

-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입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준입니다.”

-북한이 미국과 대한민국의 강력한 경고를 무시하고 평화 분위기를 깨고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그에 따라 미국은 준비된 모든 상황을 실행할 계획도 있습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의 말에 대한민국 대통령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스피커를 통해서 이 대화를 들은 대한민국 수뇌부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 말씀은 무력적 제재라도 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핵관련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까지 고려하고 있소. 물론 동맹국인 대한민국의 승인이 있어야겠지만 말입니다.

“북한 지역에는 미군도 300명이…….

-희생 없는 전쟁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24시간 이내에 동맹국인 대한민국이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을 감행하는 것에 대해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단호하게 말하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었고, 김대준 대통령은 절망스러운 눈빛을 보였다.

“단호히 거부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거부한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

-으음……!

부시 미국 대통령이 신음을 토해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