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95화 (295/415)

# 295

295화 국민 건강보험공단 개혁 (2)

일본 총리 집무실.

일본 정부 총리 집무실은 모처럼 집무실 분위기가 밝았다.

“이번 결과는 본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대한민국 청와대를 움직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백범을 저지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대한민국을 압박을 했었다. 물론 백범이 시간을 벌며 일본 정부의 몰지각한 경제보복에 대해 대응하고 있지만 백범이 모든 일을 해결할 수는 없기에 피해를 보는 곳들이 상당했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청와대가 전격적으로 백범 외교부 장관을 경질한 것은 전방위적 압박이 효과가 있었다는 결과입니다.”

관방장관을 비롯한 일본 정부의 고위직이 백범이 외교부 장관에서 경질됐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다행스러운 일이겠죠. 정말 잘된 일입니다.”

“이제는 백범 그자가 외교적으로 본국을 압박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허허허, 나도 그랬으면 좋겠소.”

일본 총리도 만족했다.

“아직 백범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때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이 좋은 분위기에 초를 치듯 말했다.

“사라진 것이 아니다?”

“예, 그렇습니다. 백범 전임 외교부 장관은 개각을 통해 경질이 됐지만 대한민국 건강보험 공단 이사장으로 오늘 취임합니다.”

“그래서?”

“그는 여전히 대한민국 정재계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으음……!”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그는 독립유공자 후손입니다. 당연히 본국에 악감정이 있을 수밖에 없고 또 힘을 가진 상태에서는 지속적으로 본국을 공격할 것입니다. 그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야마시타 특별보좌관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전방위적인 압박이 효과를 냈다는 것이고 백범 그자가 신이 아니기에 모든 압박을 봉쇄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다시 말해 본국 정부가 새로운 발전과 혁신을 위해 본국의 중심 산업을 새롭게 육성해야 한다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육성 사업이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총리 각하.”

“예를 들면?”

“현재 반도체 가전제품 사업은 본국과 대한민국이 거의 대등한 수준이라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대한민국 아니 백범 그자가 육성하는 핵심 사업입니다.”

“그래서?”

“반도체를 생산할 때 반드시 있어야 하는 주요 물자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통해서 비대칭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 소재 사업을 육성하자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현재 본국 반도체 기업은 대한민국과 대만의 저가 물량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10년 후를, 아니, 20년 후를 내다보시고 반도체 소재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셔야 합니다.”

“야마시타 보좌관의 말에 일리가 있군.”

총리가 동의하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백범이 대한민국 정치계에서 한발 뒤로 물러난 상태라고는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놔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옳은 말이다.”

똑똑!

그때 다급한 노크가 들렸고 바로 문이 열렸다.

“무슨 일인가?”

일본 총리가 외교부 장관을 봤다.

“중국에서 엄청난 사건이 터졌습니다.”

“중국에서?”

일본 총리가 인상을 찡그렸고 야마시타 특별보좌관은 이 순간 백범의 얼굴을 떠올렸다.

‘북경 올림픽에 백범이 귀빈으로 참석했었지…….’

중국에서 엄청난 사건이 터졌다는 것에 백범이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이었다.

“무슨 일이 터졌다는 건가?”

“과거 난징 점령 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유족들이 중국 법원에 민사재판을 신청했습니다.”

일본 관리는 난징 학살이라고 말하지 않고 난징 점령이라고 말했다.

“뭐라고 했나?”

일본 총리는 버럭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난징 학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및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재판을 신청했습니다. 그와 함께 강제 징용을 당했던 중국인들의 후손들이 중국 현지 법원에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재판을 신청했습니다.”

“강, 강제징용이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아울러서…….”

“아울러서?”

두 가지도 큰 문제라면 큰 문제인데 또 다른 일이 있다는 말에 일본 총리는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

“송구하옵게도 과거 731부대에서 의학실험을 당한 자들의 유족들이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재판을 중국 현지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그와 함께 중국 현지에서 반일감정이 위험할 정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젠장……. 백범 그자가 경질을 당하니 이번에는 중국에서 터지다니…….”

일본 총리의 입장에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었다.

‘백범이 중국에 갔었다……!.’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은 이번 사건들이 중국 자체에서 일어난 일이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그래서 중국 정부는 어떤 입장을 발표했나?”

“중국 공산당 대변인은 본국 차원에서 그에 합당한 개인 보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습니다.”

“이런 젠장……!”

일본 정부의 입장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분명했다.

“그리고?”

“또한 중국 정부는 중국 사법부의 뜻을 따라 재판 결과와 함께 중국 현지의 일본 기업들의 자산을 동결할 수도 있다고 비공식적으로 통보해 왔습니다.”

“이런 망할!”

“우리가 거부한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통보는 없었습니까?”

일본 총리가 흥분하고 있는 상태에서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이 일본 외교부 장관에게 물었다.

“비공식적으로 희토류 수출을 전략 소재로 규정하고 수출을 통제할 수도 있다고 통보했네.”

“희토류!”

일본 총리는 숨이 턱턱 막혔다.

“그렇습니다.”

“총리 각하. 중국은 재판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항복 선언을 받아내려고 하는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희토류를 수입하지 못하면 자동차 및 전자제품을 생산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본국이 얼마만큼의 희토류를 보유하고 있냐는 것입니다.”

“희토류는 핵심 전략 물자지?”

“예, 그렇습니다.”

“당장 핵심 전략 물자 책임자를 호출해.”

“예, 알겠습니다. 총리 각하.”

백범이 외교부 장관에서 경질됐다는 것에 자축하고 있던 일본 총리 집무실은 초상집 분위기로 변해버렸다.

‘백범이 움직인 거다.’

야마시타는 다시 한번 백범을 살려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장마철이다.’

지그시 입술을 깨무는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이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희토류를 전략 물자로 분류하면 대한민국에도 수출을 축소하지 않나?”

엉뚱한 생각을 해낸 일본 총리였다.

“표면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야마시타가 일본 총리에게 대답했다.

“표면적으로 그렀다? 그게 무슨 말이지?”

“북경 하계 올림픽 개회식 행사에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백범 전임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중국 주석 옆에 앉았습니다.”

“뭐라……?”

“이번 일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움직인 일이 아닐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일도 백범의 계략이라는 건가?”

표정이 굳어질 수밖에 없는 일본 총리였다.

“그럴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이 됩니다.”

* * *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일본 총리실처럼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역시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물자로 규정하고 수출을 통제한다는 통보에 긴급 회의가 소집될 수밖에 없었다.

“희토류는 중국에서 90퍼센트 이상 생산됩니다.”

“중국이 그런 선언을 했다면 희토류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닙니까?”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번 발표를 감행한 것은 중국 현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일 감정 여론이 중국 정부로 향하지 않게 하려는 특단의 조치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요?”

대통령은 담담하게 물었다.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겁니까?”

“그 역시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희토류가 전략 물자이고 무기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대한민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비축해 놓은 희토류의 양은 얼마입니까?”

“그것이……”

“왜요? 그런 것조차 집계되어 있지 않습니까?”

“죄송합니다.”

전략물자 담당 국장이 바로 고개를 숙였다.

“으음……. 그럼 희토류의 수급이 어려워지면 가장 피해를 보는 기업은 어디입니까?”

대통령이 물었다.

“태양 전자와 태양 자동차입니다.”

“태양 그룹?”

태양 그룹이 거론되자 조금 전까지 심각했던 대통령의 표정이 조금은 여유를 찾았다.

“그렇습니다.”

“그럼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며 되겠군요.”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봤고 비서실장은 바로 백범 건강보험 공단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따르릉, 따르릉!

딸각!

-백범입니다.

“청와대 비서실장입니다. 각하께서 통화를 원하십니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백범에게 말하고 바로 전화를 대통령에게 건넸다.

“나 대통령이오.”

* * *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취임 기자회견장

10분 후면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취임식에 관한 기자회견이 열리는데 청와대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중국이 움직였군.’

청와대에서 왜 전화를 걸어왔는지 짐작이 된다. 그리고 내 비서실장은 중국에서 세계 사용량의 90퍼센트를 생산되고 있는 희토류를 중국 정부가 전략 물자로 규정하고 통제할 것이라는 중국 현지 언론 기사를 내게 보여줬다.

-나 대통령이오.

“예, 각하. 아무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대한민국에게는 연해주경제특구가 있습니다.”

-믿어도 되겠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생산되고 수입되는 희토류는 전량 북한에서 수입될 것입니다. 물론 북한의 희토류 광산이 가동되기 전까지는 태양 전자와 태양 자동차가 비축해 놓은 비축분으로 버틸 수 있고 그 비축분을 국내 기업에게 재판매를 통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재판매라고 했소?

세상이 손해만 보겠다고 움직이는 기업인은 절대 없다.

‘이것은 내 꼼수지.’

국내 희토류 보유량의 95퍼센트를 내가 비축하고 있다.

“예, 그렇습니다.”

-이번 일이 백범 이사장의 아전인수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내가 어떤 꼼수를 쓰고 있는지 짐작하겠다는 대통령이시다.

“송구합니다.

-좋소. 태양그룹은 얼마의 비축분을 보유하고 있습니까?

“대한민국 기업들이 6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을 확보된 상태입니다.”

이것으로 나는 몇 배의 수익을 얻게 될 것이다.

-알겠소. 그럼 나는 안심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뚝!

내가 대답을 하자 대통령께서는 전화를 끊으셨다.

‘최소한 중국 주석에게 이체한 1억 달러의 뇌물 10배는 회수해야겠지.’

물론 희토류 때문에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 기업에게서만 회수할 생각은 추호에도 없다.

‘일본도 희토류 때문에 골치가 아플 테니까.’

나도 모르게 사악한 미소가 머금어지는 순간이다.

“이사장님, 기자회견 3분 전입니다.”

비서실장이 내게 말했다.

“내 직함이 또 변했군요.”

“예, 그렇습니다.”

분명한 것은 오늘부터 나는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라는 사실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