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1
291화 대한민국 대통령의 꼼수? (2)
중국 북경에 있는 특급 호텔 스위트룸.
북경 올림픽 주경기장 밀실에서 중국 주석을 만난 후 나는 또 한 번의 비공식 일정을 실행하기 위해 중국 특급 호텔 스위트룸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중국 자원 수출입을 총괄하는 중국 국영기업 사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가진 꽌시를 따지고 보면!’
현 중국 주석이다. 그래서인지 중국 자원 수출입을 담당하고 책임지는 중국 국영기업 사장은 내게 깍듯했다.
-중국 주석의 버진 아일랜드 비밀 계좌에 1억 달러를 이체했습니다.
박태웅 회장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항상 공명정대하기를 원하지만…….’
세상은 나를 그렇게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내 옆에서 나를 돕고 있는 박태웅 회장 역시 그런 세상에 이제는 완벽하게 물든 상태다.
세상이 변하는 만큼 사람도 그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그 세상에 맞게 사람이 악하게 진화하는 것 같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나는 중국 자원 수출입 담당 국영기업 사장을 보며 말했다.
“아닙니다. 큰일을 하시는 분이시니 당연히 제가 기다려야죠.”
중국 공산당 내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내 꽌시(?)가 이만큼 강해졌다는 의미고 중국 공산당 고위층들은 나를 친미파라고 생각하면서도 또 친중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한 것은 내가 최소한 친일파가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래 기다리셨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이야기합시다.”
“예, 그러시죠.”
내게 너무나 공손한 중국 자원 수출입 담당 국영기업 사장이다.
“중국 현지에 정확하게 말하면 난징에 태양 자동차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자 합니다.”
이 자리는 내가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의 직함이 아닌 태양 그룹의 최고 주주로서 앉아 있다.
‘물론 그게 그거지만.’
이제는 내가 가진 부와 또 내가 가진 대한민국의 권력을 따로 분립할 수 없게 된 것 같다.
“난징에 말씀입니까?”
“예, 그렇소. 물론 난징이라는 도시는 현재도 상당한 공업적 발전을 이룬 중국의 대도시지만 나는 주석 각하와 함께 중국 최대의 공업 도시로 성장시키고 싶소.”
“아, 그러시군요.”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중국 주석과 긴밀하게 협조한 사항은 없다.
‘받고 싶은 것이 있다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한다.’
이것이 내 철칙이다.
“그렇소이다. 그와 함께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소비될 TV를 비롯한 가전제품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자 합니다.”
내가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중국이 가진 희토류 때문이다.
“그러시군요.”
“분명한 것은 세상 그 어디에도 중국보다 더 많은 소비자를 가진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 태양 그룹은 중국을 최대의 고객으로 생각하고 있고 또한 영원한 동반자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현 중국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정권을 잡은 상태에서는 내가 중국에서 못할 일은 없다.
‘그다음에도!’
어떤 수를 써서라도 후진타오를 구워삶아 놓을 참이고 그다음인 시진핑 역시 내 손아귀에 넣을 생각이다.
‘친중이든 친미든 상관없다.’
대한민국의 국익과 내 이익을 위해서라면 나는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으니까.
“태양 그룹의 자본과 기술력이 국내에 유입되고 합작이 이루어지면 중국 자동차 및 가전제품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그렇게 생각을 하십니까?”
나는 중국 자원 수출입 국영기업 사장을 빤히 봤다.
‘왜 자기를 불렀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겠지.’
이제부터는 그 이유에 대해서 말할 때다.
“예?”
“정말 태양 그룹과 합작한 중국 기업이 중국 자동차 시장과 가전제품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충분히…….”
“나는 현재로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그가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대한민국 국민과 중국 인민은 제대로 된 반성부터 시작해서 국민의식을 끌어 올려야 합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이 자료부터 보십시오.”
내가 말하자 나를 수행하는 비서실장이 그에게 자료를 내밀었고 그는 비서실장이 내민 서류를 봤다.
“이 서류는……!”
그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도 중국의 국민성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 * *
북한 평양에 있는 김정일 주석궁.
“내일 백범 동지가 입국한다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중국과 희토류 관련 사업을 진행한 후에 입국한다고 대한민국 통일부에서 통보해 왔습니다.”
장성택의 말에 김정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희토류?”
“예, 그렇습니다. 위원장 각하.”
“그렇다면 백범 동지가 공화국에 있는 희토류를 원하고 있다는 소리겠군?”
“그렇습니다. 중국을 통해서 대한민국에 원활한 희토류를 수출할 방법을 간구해 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남조선에 퍼줘도 되는 건가?”
김정일이 장성택을 보며 말했다.
사실 백범이 회귀하기 전까지는 대한민국이 북한에 한없이 또 이유 없이 퍼주기만을 반복했었다. 물론 지금도 경제협력이라는 명분으로 대한민국에서 생산되는 많은 물자를 대북지원을 통해서 지원하고 있지만, 북한의 최고 존엄인 김정일은 자신들이 대한민국에 퍼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두 경제특구의 건설이 착수된 상태입니다. 그에 따라 외화벌이도 원활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두 경제특구가 가동될 때 그곳에서 노동하는 노동자의 70%를 공화국 인민으로 복무하게 한다면 외화의 수급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 돈으로 우리는…….”
김정일의 눈빛이 의미심장하게 변했다.
‘체제를 유지하겠지만……!’
그 체제의 유지가 결국은 어느 순간이 되면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그였다. 또한, 개방 개혁이 시작되면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체제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들기 시작했다.
“더 강성한 공화국을 건설하실 수 있습니다.”
장성택의 말에 김정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공화국에 매장되어 있는 희토류 개발권까지 내어주자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희토류를 내어주고 남조선이 가진 공업 기술을 흡수해 낸다면 공화국에서도 자체적으로 우수한 전자제품과 공산품을 생산해 낼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 두 경제특구를 통해서 주체 경제를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 좋은 이야기지. 그런데 백범 동지는 지금까지 우리가 개발하는 핵무기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떤 측면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신경을 쓰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김정일의 말에 장성택도 고개를 끄덕였다.
-핵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북한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민족이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장성택은 비공식적으로 백범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 말은 무슨 뜻이오?
-누가 가지고 있냐보다 가지고 있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 말의 뜻은……!
-20년이나 30년 후, 아니면 그 이후에라도 한반도는 어떤 형태로든 통일을 이루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이 국제 협약 때문에 가질 수 없는 창을 공화국이 보유하게 된다면 통일이 된 후에는 바로 흡수할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장성택이 바로 김정일 위원장에게 대답했다.
“일단은 백범 동지가 원하고 계획한 그대로 협력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위원장 각하.”
“이용 가능한 모든 역량을 이용하는 것이 결과를 위한 목적이니까.”
김정일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 * *
중국 북경에 있는 특급 호텔 스위트룸.
“보신 자료처럼 이스라엘에서 독일 자동차 기업이 가진 점유율 순위표입니다. 독일 국적의 자동차 기업은 이스라엘에서 자동차 판매 점유율이 35위입니다.”
내 말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절대 과거를 잊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일본 자동차 기업의 점유율이 5위이고 중국은 3위입니다. 과거는 다 잊고 살아가는 겁니다. 자동차가 전부겠소? 가전제품은 대부분 일본 국적 기업이 3위 안에 있소.”
“그 말씀은 중국 현지에 반일 감정을 만드시겠다는 말씀입니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깨우는 겁니다. 그래서 난징입니다. 잊었습니까? 난징 대학살을!”
내 말에 그의 표정이 변했다.
“난징 공원 옆에 난징 대학살 기념관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일본 기업이 가진 중국 내의 모든 제품에 대한 점유율을 하락시키고 그 자리를 대한민국과 중국 기업이 합작한 회사가 차지하게 만들 생각입니다.”
이것으로 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자 한다.
“백범 장관님, 그렇다면 왜 저를 부르셨습니까?”
“중국이 가진 무기를 왜 사용하지 않고 있냐고 물어보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가진 무기?”
“희토류 말입니다. 희토류가 없이는 그 어떤 자동차 기업도 또 전자 회사도 완제품을 완성할 수 없습니다.”
“그 말씀은……?”
희토류에 대한 무기화는 양날의 검이다. 그리고 그 양날의 검이 대한민국에도 향할 수 있다.
“그렇습니다.”
“제가 솔직하게 백범 장관님께 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에도 칼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고 싶으신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석 각하를 만났고 또 사장님을 만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태양 그룹 산하 태양 자원은 향후 2230년까지 중국 희토류 수출 기업으로부터 원활한 희토류를 받는다는 계약을 체결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런 계약도 중국 정부가 강짜를 써서 파기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내가 내일 북한에 간다.’
북한이 보유한 희토류를 개발하고 그 개발된 희토류를 대한민국에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연해주 경제특구가 존재해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 혼자 결정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힘을 써주십시오.”
“노력은 하겠지만 주석 각하와…….”
“그 부분은 제가 신경 쓰겠습니다.”
1억 달러의 뇌물이 힘을 쓰게 될 것이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소기의 목적이 부분적으로 달성되는 순간이다.
‘일본을 제대로 압박한다.’
제대로 된 과거에 대한 반성을 스스로 실행하고 그에 합당한 배상을 대한민국에 스스로 제시할 동안 나는 이렇게 일본을 압박할 생각이다.
“장관님.”
그때 시계를 보고 있던 비서실장이 나를 불렀다.
“벌써 시간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난징 대학살 피해자 대표와 강제징용 중국 인민 대표를 만나실 시간입니다.”
비서실장의 말에 내 앞에 앉아 있는 국영기업 사장은 더욱 놀란 표정으로 변했다.
“왜 그렇게 놀라십니까? 중국도 아직 받지 못한 빚이 일본에 있지 않습니까.”
나는 그를 보며 미소를 머금었다.
“그, 그렇죠.”
“주석 각하께 잘 보고해 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중국 자원 수출입 국영기업 사장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말했다.
‘중국이 가진 자원으로 압박하고!’
중국이 아직 받아내지 못한 배상 문제로 일본을 압박하는 그것이야말로 중국이 말하는 제대로 된 이이제이다.
‘중국이 일본에 받아내면!’
대한민국도 받아낼 수 있다.
‘난징 대학살에 대한 배상금과 강제징용 배상금 문제로 일본과 중국이!’
정치적으로 대립했을 때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화해야 한다는 것을 내가 돌려 말해준 것이다.
‘앞으로 일본은 없다!’
이것이 내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