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90화 (290/415)

# 290

290화 대한민국 대통령의 꼼수? (1)

2001년 7월 13일,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여당 대표가 긴급하게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접견을 요청했고 대통령께서는 그를 독대하고 있었다.

“제 생각이 어떠십니까?”

여당 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통령에게 물었다.

“외교 안보 분야에서 혁혁하게 공언하고 있는 백범 외교부 장관을 경질하고 새롭게 개각을 단행하자는 말씀입니까?”

대통령이 여당 대표에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경질이라기보다는 개혁이 필요한 곳으로 보내자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개혁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이 그동안 골치 아파했던 외교 부분은 백범 장관이 반석에 올려놓은 상태고, 염원하던 독도 영유권에 대해서 일본에 인정을 받았습니다. 또 한일 공동개발 구역도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벌써 7광구 지역에 확인된 심해 유전만 19곳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죠. 백범 장관 때문에 대한민국도 드디어 산유국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물론 일본도 이름뿐이지만 산유국의 반열에 오른 상태고 백범의 조치를 통해 미국도 막대한 경제적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현재 백범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북경 하계 올림픽 개막식에 초청되어 중국에 머물고 있었다.

이런 시점에서 여당 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백범을 외교부 장관에서 경질하고 새롭게 개각을 단행하자고 요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외교부 장관에서 경질할 수는 없소이다. 물론 백범 외교부 장관이 나보다 더 국민에게 존경을 받고 지지를 받는 것은 알지만 나는 그런 부분은 이제 초연하기로 했소.”

“제가 다음 대선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린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빤히 봤다.

“아닌 것을 잘 알고 있소. 다음 대선에는 백범 장관이 출마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법은 바뀝니다. 그리고 국민은 이미 대통령 선거 출마에 대한 나이 자격을 30세로 낮추자는 국민 청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표께서 걱정됩니까?”

대통령이 여당 대표에게 물었다.

“저는 그렇게 옹졸하지 않습니다. 저는 백범 장관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지도자라고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대한민국은 아직 개혁되어야 할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백범 장관은 부강한 대한민국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손으로 부패를 척결하고 개혁해 나갈 수 있게 저와 대통령 각하께서 자리를 만들어주자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자리라면?”

“국민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개혁이 되기를 희망하지만, 개혁되기 어려운 분야들이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분야가 그런 곳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장관 자리는 배제하자는 말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런 분야가 아니라면 에너지 공사 사장 자리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사실 나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개혁에 백범 장관을 투입해서라도 개혁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대통령도 여당 대표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니 개각을 단행하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백범 장관의 다음 자리는?”

“저는 건강보험 공단 사장의 자리가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실 한일 공동개발 구역 개발 재개와 함께 심해 유전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후부터 다른 분야에 대한 일본과의 경제적 외교적 협력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일본이 아무리 백범 때문에 수세에 몰렸다고 해도 일본은 일본이었다. 그리고 일본은 전방위적으로 대한민국을 압박하고 있었고 특히 경제 분야에 대해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었다.

물론 그에 따라 백범은 자신이 보유한 대한민국 국적의 기업과 미국 국적의 기업을 통해서 특허권 확보와 특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기술 개발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대한민국 기업들이 상당했다.

“건강보험 공단이라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곳이야말로 개혁할 부분이 정말 많지 않습니까. 백범 회장이라면 보험료 상한제도 폐지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을 통해서?”

“저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정치인입니다. 분명한 것은 정치인이라는 것이죠. 다음 총선과 대선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개혁이 필요한 곳에 백범을 보내자?”

“예, 그렇습니다. 다음에도 정권을 잡게 된다면 10년 안에 대한민국은 새롭게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당 대표의 말에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런 생각이었지……!’

대통령은 여당 대표를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백범을 대한민국 개혁의 중심에 세우고자 한다는 사실이었다.

* * *

베이징 하계 올림픽 주경기장 귀빈석.

나는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외교부 장관으로 베이징 하계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물론 그보다 더 큰 목적을 가지고 곧 중국 주석과 독대할 예정이다.

‘여수와 남해에……!’

석유화학 정유 공단을 증설했다. 그곳에서 정유된 원유를 이제는 중국에 수출할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하여튼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베이징 하계 올림픽 개막식은 끝이 났고 제일 먼저 중국 주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중국 국민에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나도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백범 외교부 장관.”

중국 주석이 나를 불렀다.

“예, 주석 각하.”

“따로 자리가 마련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 * *

일본 총리 집무실.

백범이 계획한 그대로 동북아시아의 역사는 많이 변해 있었고 백범이 아는 미래와 다르게 북한과 일본은 공식적으로 수교를 체결했다.

“과거 청산을 위한 보상금의 총액이 100억 달러로 정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에 일제 강점기에 대한 보상으로 100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고 그 자금은 현금이 아닌 신의주 경제특구에 투자하기로 최종 합의를 끝냈다.

“예, 그렇습니다. 100억 달러의 투자라면 적정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일본 외교상 장관이 총리에게 말했다.

“문제는 국가 청구권만 이번 보상을 통해서 소멸됐다는 사실입니다.”

자화자찬의 시간처럼 보였는데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의 말에 외교상 장관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기는 하군.”

“개인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차후에 북한이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할 빌미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신의주경제특구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외교상 장관의 말에 일본 총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소. 차후의 문제는 차후에 풀어나갑시다. 다행히 동북아시아의 최대 경제특구에 참가할 수 있게 됐으니 우선은 그것으로 만족합시다.”

“예, 알겠습니다.”

“백범은?”

일본 총리가 북한과의 문제를 마무리하자마자 바로 백범의 행보에 관해 물었다.

“북경 하계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또 중국 주석과 음모를 꾸미겠군.”

일본 총리는 인상을 찡그렸다.

“분석에 의하면 7광구 지역에서 채굴되는 원유를 수출할 방법을 논의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야마시타가 일본 총리에게 말했다.

“한일 공동개발 구역 때문에 석유 에너지 분야와 석유화학 분야에서 밀린 상태지만 나머지 분야에서는 여전히 본국 기업이 대한민국 기업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그 우위에 있는 분야를 이용해서 대한민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야 합니다.”

일본 총리가 각오를 다지듯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총리 각하.”

“백범만 없으면 모든 것을 다시 원점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인데…….”

하여튼 일본 정부는 오직 백범만이 대한민국에서 자신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 *

북경 하계 올림픽 주경기장에 마련된 밀실.

나는 바쁜 사람이다. 다시 말해 중국이 개최하는 하계 올림픽 개막식이나 보기 위해서 중국에 온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주석 각하, 제가 생각하는 중국은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내 말에 중국 주석이 미소를 머금었다.

“특히 신의주경제특구가 활성화된다면 중국 경제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면 할수록 에너지 수급에 열중하실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실 중국만큼 지하자원이 많은 나라도 드물다.

“그래서요?”

“여러 분야를 통해서 대한민국과 경제 협력과 물자의 교류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저와 함께 미래를 준비하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미래를 준비하자?”

“예, 그렇습니다. 태양건설은 대한민국 인천과 중국 청도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건설하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를 위해 중국에 왔다.

‘신의주경제특구에서 생산되는 생산품을 대한민국으로 이동시킬 수 있게 되지.’

또한, 대한민국 7광구에서 채굴되는 막대한 원유와 가스를 심해 터널을 통해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해저터널이라고 했소?”

내 말에 기겁하는 중국 주석이다.

“예, 그렇습니다.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으음…….”

“중국은 앞으로 경제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산품을 생산하는 국가로 거듭이 날 것입니다. 또한, 가장 많은 공산품을 소비하는 소비의 주체가 될 것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물품들과 신의주경제특구에서 생산될 공산품을 해저터널을 통해서 대한민국으로 이동시킨다면 중국에게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될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역시 수송비 절감을 통해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백범 장관께서 말씀하신 해저터널을 이용해서 7광구에서 채굴되는 원유와 가스를 수출하고 싶으신 겁니까?”

내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중국 주석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중국은 비약적인 경제 성장 때문에 세계 최대의 자원 수입국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대한민국을 통해서 수입하시게 된다면 원활한 에너지 수급이 가능하게 될 겁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중국 주석이다.

“충분히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중국 주석이다.

“문제는 건설 비용인 것 같소.”

나를 빤히 보는 중국 주석이다.

“건설 비용은 제가 대한민국과 중국 정부에 대출해 드리겠습니다.”

내 말에 중국 주석이 기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것이 너희들의 일대일로 사업이지.’

적이 했던 것을 내가 쓴다. 물론 중국은 아직은 일대일로 사업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개인이, 아니, 기업이 국가에 대출을 해준단 말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해저터널이 건설된다면 양국의 이익은 극대화가 될 것입니다.”

내 말에 한참이나 고민하던 중국 주석이 나를 봤다.

“내 돌아가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소.”

이 자리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내일을 위한 포석만 깔아 놨다.’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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