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89화 (289/415)

# 289

289화 한일 공동개발구역 각자 개발? (3)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개발 재개 기자회견은 끝났고 내외신 기자들은 이번 한일 공동개발 구역 재개의 핵심이 미국 국적 기업의 진출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똥을 씹은 표정이군.’

일본 관방장관은 자신들이 생각한 그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듯했다.

“양국의 에너지 자립과 협력이 증진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 남은 것은 일본 관방장관과의 악수기에 내가 먼저 일본 관방장관에게 악수를 청했고 그도 웃는 얼굴로 내 손을 잡았다.

“그럼 이제 현 시간부로 개발이 재개되는 겁니다.”

관방장관이 내게 못을 박듯 말했다.

“물론입니다.”

“대한민국도 이번 한일 공동개발 구역의 개발 재개에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일본 관방장관은 더 대한민국이 한일공동개발구역에서 심해 유전을 발견할 수 없을 거라는 뉘앙스로 내게 말했다.

‘그건 두고 볼 일이다.’

나와 대한민국은 물량(?)으로 대결할 준비를 끝냈으니까.

* * *

기자회견이 열렸던 특급 호텔 로비 앞.

“실행하십시오.”

나는 특급 호텔 로비를 빠져나오면서 박태웅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알겠습니다. 장관님, 닻을 올리겠습니다.

이제는 모두 200기나 되는 해양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 시설이 3개국에서 출발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들은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있는 대륙붕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

‘200곳에 시추공이 뚫리는 거지.’

이것을 통해 세계 에너지 사업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 * *

다음 날, 서울에 있는 특급 호텔 특실.

“계획된 그대로 200곳에 시추공 설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박태웅 회장이 귀국해서 내게 보고했다.

“미국 증시는 어떻습니까?”

“대형 화재 사고의 원인이 대규모 유전이 발견된 것 때문이라는 사실이 공시된 후 현재까지 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나와 부시가 우도 해양 개발회사의 주식이 상승했기에 더 많은 재산을 가지게 됐다는 의미다.

‘이 정도면 9‧11 테러가 발생하지 않아도 되겠는데…….’

사실 인간적으로는 막고 싶은 테러다. 9‧11 테러를 통해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테러를 통해서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명분을 얻게 된다. 하지만 내가 9‧11 테러를 저지하고 싶다고 해서 저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최소한 매월 10일부터 11일까지는 세계 무역 센터 빌딩의 안전점검 기간으로 선포하고 현재에도 안전점검을 하고 있기에 세계 무역 센터 빌딩 폭발 사고에서 희생자는 최소화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미래를 아는 내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변명해 본다.

“엄청난 효과군요.”

“예, 그렇습니다. 장관님의 계획이 정말 임펙트가 대단했습니다. 우도 해양 개발회사의 주식이 폭등하면서 반대급부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의 주식이 폭락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내가 알고 있던 미래의 기억과 다른 부분이 하나 있다.

‘원래 아람코는……!’

내가 아는 그대로라면 상장되지 않은 회사다. 그런데 내가 회귀를 한 후에 알게 된 사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석유 회사인 아람코가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 있고 시가 총액 최대 회사로 군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뭔가 이상해……?’

내가 알고 있는 미래의 기억과 다르다는 것은 충분히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 다음 외교 행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수밖에 없다.

‘위기의식을 느낄 테니까.’

그 위기의식을 이용해서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에서 뽑아낼 계획이다.

“아람코 주식의 폭락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는 박태웅 회장에게 물었다.

“세계 에너지 판도가 중동에서 동북아시아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기 때문일 겁니다. 또한, 장관님의 이 거대한 투자에 세계 투자자들이 모두 놀라고 있습니다. 물론 제일 많이 놀라고 당황한 쪽은 일본이겠지만 말입니다.”

박태웅 회장의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겁니다. 일본은 대한민국을 너무 과소평가했습니다.”

“아니죠. 일본 정부는 장관님을 너무 과소평가했습니다. 현재 모든 일은 장관님이 이뤄내신 거니까요.”

“그래도 제가 대한민국에 속해 있습니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힘입니다.”

내 말에 박태웅 회장이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왜 그러시죠?”

“만약에라도 회장님께서 안 계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로 느껴집니다.”

“내가 없다면?”

“예, 그렇습니다. 세상의 일은 그리고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않습니까.”

옳은 말이다. 그리고 나는 박태웅 회장을 빤히 봤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내가 없다면 박태웅 회장이 있고 또!”

내 말에 박태웅 회장이 다시 나를 빤히 봤다.

“또 제 아내가 있습니다.”

“으음……!”

박태웅 회장은 의미심장한 신음을 토해냈다.

“박태웅 회장,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것이 가장 어리석은 짓입니다.”

“하지만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내일을 위한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렇기도 하군요.”

“하여튼 일본은 충격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딱 하루 만에 자신들이 얼마나 멍청한 짓을 했는지 알게 된 것이다. 아니 내가 200기나 되는 해양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 시설을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투입할지 예상도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예상하지 못한 일이 현실이 됐고 일본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 * *

일본 총리 집무실.

“한일 공동개발 구역으로 200기의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 시설이 몰려온 상태라고 했나?”

일본 총리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예……. 그렇습니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관방장관은 마치 자신의 죄라도 되는 듯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총리에게 말했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은 웃고만 있었다.

“그 모든 시추 시설이 모두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고 했나?”

“……예…….”

“또 한 번 우리가 백범 그자에게 당했다는 건가?”

일본 총리가 야마시타를 보며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완벽하게 당했습니다. 현재 도쿄 해양 에너지 개발회사는 5기의 시추선을 확인된 포인트 지점에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 시설을 이동시켰는데 그 주변으로 우도 해양 개발 회사의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 시설이 포위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심해 유전이 확인된 대륙붕 지점이라고 해도 동시다발적으로 시추공이 설치될 것이니 대한민국에 비해 본국이 확보할 수 있는 원유의 양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멍청이!”

일본 총리는 마치 자신을 질타하듯 소리쳤다.

“이렇게 되면!”

현 상태라면 긴급 대책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일본 정부였다.

“한일 공동개발 구역의 개발 재개를 중단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눈치를 보고 있던 관방장관이 총리를 보며 말했다.

“외교협정을 깨란 소리인가?”

“그것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현 상태로 개발이 계속된다면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서 채굴되는 모든 원유와 천연가스는 대한민국의 몫이 됩니다.”

“왜 우리가 이런 악수를 계속 두고 있단 말인가……!”

일본 총리는 인상만 찡그렸다.

“협정을 깨셔야 합니다.”

관방장관은 이 상황은 결국 자신의 책임으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이 들어 한일 공동개발 구역 개발 재개 협정을 하루 만에 파기해야 한다고 총리에게 말했다.

“협정을 깨기 어렵습니다.”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이 총리에게 말했다.

“협정까지 깨기 어렵다?”

“예, 그렇습니다.”

“아닙니다.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공동개발 협정서를 바탕으로 특약 사항을 삽입한 협정이기에 당연히 한쪽에서 협정을 파기할 수 있고 개발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습니다. 지금이라도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관방장관이 일본 총리를 보며 말했다.

“미국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불가합니다.”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이 말했고 일본 총리도 인상을 찡그렸다.

따르릉, 따르릉!

그때 일본 총리 집무실에 설치되어 있는 미국과의 핫라인이 요란하게 울렸고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굳어졌다.

“아……!”

일본 총리가 절망적인 탄성을 터트렸다.

“미국은 이제 본국의 편에 서지 않을 것입니다.”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이 일본 총리를 보며 말했다.

“으음…….”

“백범 그자가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는 항상 이렇게 끌려가게 될 것입니다.”

“곤란하군, 정말 곤란하군……!”

일본 총리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미국과 연결된 핫라인의 수화기를 들었다.

* * *

-미국 정부와 미국 민간 에너지 기업은 대한민국과 일본이 발표한 한일 공동개발 구역의 해양 에너지 개발 사업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미국 국적의 민간 에너지 기업이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에너지 사업에 참여한다고 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일본 총리가 정신을 가다듬고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말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의구심 가득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대한민국 국적 기업인 우도 해양 개발이 총 200기의 해양 유전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 시설을 한일공동개발구역에서 시추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그와 함께 심각한 해양 오염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 총리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미국 국적의 에너지 민간 기업은 추가적인 시추선을 파견할 생각은 없소.

-뭐, 뭐라고요?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일본 총리였다.

-우도 해양 개발에서 시추를 시작한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 시설을 양도받기로 했소. 그러니 한일 공동개발구역의 개발은 계속되기를 촉구합니다. 이것은 일본 총리 각하께서도 인지하고 계시는 것처럼 세계 에너지 판도가 변할 수 있는 일입니다.

-아…….

한마디로 일본은 이제 빼도 박도 못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 백범이 그렇게 부시에게 공을 들인 거였다.

* * *

서울에 있는 특급 호텔.

“미국이 개입된 이상 일본은 과거처럼 한일 공동개발 구역의 공동개발을 독단적으로 중단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장관님이 제게 말씀하신 그대로라면 그럴 것 같습니다. 일본이 확인한 유전 포인트 주변의 시추선 일부를 미국 에너지 기업에 양도하는 것은 신의 한 수입니다.”

물론 공짜로 준 것은 절대 아니다.

-유전이 확실히 매장되어 있을 확률이 90% 이상이 되는 지점을 대한민국 정부가 양도할 의향이 있습니다.

나는 부시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백범 외교부 장관의 요구 조건은 무엇입니까?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와 전투기를 대한민국에 판매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승인해 주시는 겁니다.

-무리한 요구군요.

-대한민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판매하기로 했던 수량의 두 배만 승인해 주시면 더는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그때 내가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인지 국방부 장관인지 헷갈렸지만, 이 모든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일이다.

-두 배라?

-예, 그렇습니다. 미국이 일본에 요구하는 모든 책임과 의무를 동북아시아에서 대한민국이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이 군비를 증강하는 명분도 확실합니다.

-북한?

-예, 그렇습니다.

-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소.

나는 이렇게 한일 공동개발 구역의 개발 재개를 성공시키고 이렇게 최신예 무기 수입 사업도 성공시키기 일보 직전까지 만들어 놨다.

“이제 시작입니다.”

내 말에 박태웅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민국의 번영은 이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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