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8
288화 한일 공동개발구역 각자 개발? (2)
그날 오후 1시, 도쿄 국제호텔로 향하는 자동차 안.
-백범 외교부 장관이 예측한 그대로 일본이 요구했군요.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 각하.”
대통령 각하께서는 일본 방문 공식 일정을 수행하신 후에 비서실장의 보고를 받으시고 내게 전화를 걸어오셨다.
-나는 백범 장관을 믿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한일 공동개발구역에 대해서 더 많은 지질층 조사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조사 기간은 대한민국이 부족하지만, 그 부분을 상쇄시킬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충분한 물량이라고 했습니까?
대통령께서 내게 되물으셨다.
“예, 그렇습니다. 일본 국적 에너지 기업의 시추선이나 해양 플랜트 시설 옆에 우도 해양개발회사의 해양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 시설이 포위하는 방법으로 압박할 것입니다.”
-그게 가능합니까?
“예, 가능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준비된 시추선 50척과 해양 플랜트 시설 50기가 출발했습니다.”
-오……!
내 보고에 바로 놀라움에 탄성을 터트리는 대통령 각하다.
“추가로 베트남에서 25기의 시추선이 또 필리핀에서 25기의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 시설이 한일 공동개발구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시추선 확보는 대한민국이 앞섭니다.”
-하하하, 바로 옆에서 시추 탐사를 시작하겠다는 거군요.
“예, 그렇습니다.”
-이런 발상과 그 발상의 실현은 백범 장관 아니면 누구도 못 할 것 같소.
맞는 말이다.
사실 시추선이 한두 푼 하는 배가 아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려고 나는 대한민국 조선업 경기를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예상하지 못한 최대의 활황기를 맞이했지.’
대한민국 조선업은 그 어떤 시기보다 좋은 날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과찬이십니다.”
-알겠소. 내 그리 알고 안심하겠소.
“예, 대통령 각하.”
뚝!
내 대답까지 들으신 대통령께서는 바로 전화를 끊으셨다.
“보고하세요.”
나는 통화를 끝내고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우도 해양개발 회사 사장을 보며 말했다.
“산업스파이를 통해서 확보된 정보에 따르면 이번 해양개발 사업의 일본 쪽 핵심 기업은 도쿄 에너지 회사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보유한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 시설을 총합하면 시추선 3기와 해양 프린트 시설 2기입니다.”
“확실합니까?”
“예, 확실합니다.”
이것으로 물량 싸움에서는 대한민국이 절대적인 우위에 서게 됐다.
“그렇다면 포위해서 해양 시추 탐사에 돌입하면 되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해양 심해 유전을 개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시추선과 고정식 해양 플랜트 시설을 모두 200기나 운영하기로 했다. 그에 따른 고정비용에 대해 걱정하는 우도 해양개발 회사 사장인 것이다.
“200기가 많다는 거군요.”
“예, 그렇습니다. 고정비용 지출 때문에 적자경영을 각오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한일 공동개발구역에서만 심해 유전이나 가스전을 탐사하고 개발할 것이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바다가 7광구뿐이겠습니까. 그리고 대한민국의 조선업을 더욱더 발전시켜야 합니다.”
내가 뜬금없이 조선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하니 우도 해양개발 회사 사장은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을 보였다.
“어떤 의도로……?”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가 어딥니까?”
“그야 당연히 러시아이지 않습니까.”
“그렇죠. 러시아입니다. 저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친하고 대한민국은 곧 러시아와 에너지 개발 협력을 위한 협정서를 교환하게 될 것입니다.”
내 말에 우도 해양개발 회사 사장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 정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물론 아직은 상상 단계이지만 나는 꼭 그렇게 만들 것입니다. 그래서 조선업의 발전이 꼭 필요합니다.”
“그 말씀은 북극 개발에 착수하시겠다는 말씀이지 않습니까.”
“물론입니다. 그러므로 쇄빙 시추선 건조 개발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상상했기에 나는 연해주 경제특구에 러시아를 동참시키기 위해 그렇게 노력한 것이다.
“아……!”
“앞으로 20년 안에 일본은 대한민국에 연결된 천연가스 수송관 때문에 포로가 될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일본을 압박하고자 한다.
“이제 아시겠습니까?”
“예, 놀랍고도 가슴이 뜁니다.”
“그리고 사장님.”
나는 눈빛을 달리해서 우도 해양개발 회사 사장을 봤다.
“예, 지시하십시오.”
“우리가 진짜로 가져야 할 것은 유전과 천연가스전이기도 하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대한민국이 에너지 패권 국가로 거듭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탄하이드레이트 시추 탐사에 성공해야 합니다.”
메탄하이드레이트에 대한 경제적 시추에 성공한다면 세계의 에너지 판도는 완벽하게 달라질 것이다.
‘산유국들이 직격탄을 맞겠지.’
사우디아라비아부터 베네수엘라까지.
그런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은 진정한 에너지 패권 국가로 거듭날 것이다. 그런 후에 에너지가 무기가 되어 일본을 압박하게 될 것이며 또한 나중에는 중국을 견제하는 무기로 쓰일 것이다.
‘나는 잊지 않고 있다.’
간도!
중국이 소수민족의 민족주의에 따라 균열이 발생하게 된다면 우리의 대한민국은 멀지 않은 시기에 빼앗긴 땅 간도를 다시 찾을 기회가 발생할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이 통일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통일 준비금 마련을 위함이다.’
결국, 나도 통일 주의자가 된 것이다.
* * *
그날 오후, 도쿄 국제호텔 기자회견장.
기존 한일 공동개발구역 협정에 추가로 그 지역에 대해 대한민국과 일본의 독자적인 해양 에너지 개발한다는 문구가 삽입된 협정서에 서명을 끝냈고 이렇게 양국의 대표인 나와 일본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장 단상에 섰다.
“일본 정부는 현 시간부터 한일 공동개발구역의 해양 에너지 개발에 착수합니다. 대한민국과의 긴밀한 에너지 자원에 대한 정보 교환을 통해 긴밀하게 협조할 것을 발표합니다.”
같은 구역에서 따로 심해 유전을 개발하자고 제안한 일본 정부지만 발표는 이렇게 긴밀한 협조를 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선점하려고 들겠지.’
그에 따른 대비는 이미 끝낸 상태다.
“다음으로는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의 발표가 있겠습니다.”
협정서 교환 및 발표에 따른 기자회견장 사회자가 나를 보며 말했고 나는 단상에 올랐다.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백범입니다. 일본 정부와 함께 한일 공동개발구역에 대한 개발을 재개할 것을 발표하며 개발 방법은 각각 독자적인 시추 탐사와 시추선 운영을 통해 진행될 것입니다. 그와 함께 대한민국과 일본 정부는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상호 협력하게 될 것입니다.”
간단하게 기자회견을 끝냈다. 이제 남은 것은 내외신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는 일이다.
“이제는 양국의 대표들께 질문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가 말했고 기자들이 나와 관방장관에게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
“뉴욕타임스 기자입니다.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께 질문하겠습니다. 한일 공동개발구역의 에너지 개발 사업은 일본과 대한민국만이 실시하는 것입니까?”
이런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정부와 논의를 통해 자본을 투자하거나 직접 해양 유전 개발권을 획득한 국가나 기업도 해양 에너지 개발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입장입니다.”
내 말에 기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관방장관은 인상을 찡그렸다.
‘미국이 여기에 안 끼겠어?’
미국은 독자적으로 개발하고자 할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 일본이 딴소리를 못 한다.
‘그리고 사실……!’
나는 이미 부시 대통령과 통화를 끝냈다.
-미국 국적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도 참여 의사가 있다면 참여할 수 있게 만들 생각입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에너지 매국 행위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래야 앞으로 일어날 이라크 전쟁 이후의 재건 사업에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고 상당 이상의 지분과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독식은 어렵다.’
나눌 수밖에 없을 때는 나눠야 한다.
-정말 그렇게 하실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부시 대통령 각하.
-내가 아는 백범 장관은 주는 것이 있다면 받아가는 것도 꼭 있는 사람입니다. 이번에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원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나만 알고 있는 미래의 기억을 부시 대통령에게 말해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 각하께서 말씀하시니 태양 컴퍼니가 민간군사기업을 설립할 수 있게 영향력을 행사해 주십시오.
-결국, 민간군사기업으로 가시는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와 함께 대한민국 공국 전력 증강 사업을 위해 미국이 보유한 최신예 전투기를 대한민국에 판매해 주시면 감사합니다.
사실 현재 대한민국 공군은 일본 항공 자위대보다 전투기의 숫자는 많지만, 최신예 전투기 보유 부분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군사력을 증강하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대비이지 않습니까. 바로 위로는 북한이 도사리고 있고 그 위에는 여전히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인민공화국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바다 건너에는 우경화를 통해서 언제라도 군국주의 국가로 돌변할 가능성이 큰 일본이 존재합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힘을 가진 일본은 다시 팽창하려고 할 것입니다.
-백범 장관께서는 모든 부분에 냉정하시지만, 상상력이 너무 풍부한 것이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그리고 사실 대한민국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 정권이 붕괴된다면 극동아시아는 극도의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고 중국은 돌발행동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돌발행동을 한다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부시 대통령 각하와 미국 정부는 과거를 잊고 계신 모양입니다
-뭐라고요?
-남과 북은 여전히 휴전 상태이고 미국은 북한과 또 중국에 종전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물론 북한도 또 중국도 미국이나 대한민국에 종전 선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휴전 상태라……!
-그렇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 정부는 절대적 우방국인 미국에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사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스텔스 폭격기 구매도 희망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와 대한민국은 미국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따를 것입니다. 또한, 미국이 절대적 우방이라는 것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은 또 언젠가는 전쟁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마다 대한민국 국군은 미국과 함께 싸울 것이고 그런 동맹국 군대가 강해지는 것은 미국이 강해지는 결과를 만들 것입니다.
-무슨 말씀인지는 잘 알겠소.
-동북아시아의 질서 유지를 일본이 아닌 대한민국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군사력 증강이 필요합니다.
-마치 백범 외교부 장관께서는 국방부 장관이라도 되실 듯 내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렇기도 합니다. 하여튼 한일 공동개발구역에 미국 국적의 에너지 기업을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고마울 뿐입니다.
하여튼 부시 대통령은 내게 감사의 뜻을 표했었다.
“그 말씀은 미국이나 중국 에너지 기업이나 유럽의 에너지 기업이 이번 해양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공동개발 협정을 체결된 상태이기에 일본 정부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해 놨으니 일본 정부는 거부하기 힘들다.
‘거부하면!’
일본 정부가 다시 한번 미국을 거부하는 꼴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