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87화 (287/415)

# 287

287화 한일공동개발구역 각자 개발? (1)

도쿄에 있는 국제호텔 특실.

일본은 우도 해양개발회사 소속 해양 플랜트 시설 대형 화재 사고 때문에 확인된 30m가 넘는 불기둥 때문에 내가 7광구 지역에서 심해 유전을 발견했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리고 내 뒤에 부시 대통령이 있다는 것도 잘 알기에 더는 한일 공동개발구역에 대한 개발 중지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에 이렇게 긴급하게 비공식 회담을 요청했다.

“우도 해양개발 소속 해양 플랜트 시설 화재 사고에서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일본 정부 측에서는 관방장관을 비공식 회담의 책임자로 내세웠고 이만큼 일본 정부는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는 증거일 것이다.

“예,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다시 한번 나는 저들에게 화재가 발생한 해양 플랜트 시설에서 거대한 심해 유전을 발견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줬다.

“놀라운 발견이라고 했습니까?”

관방장관은 다 알면서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뒤에 야마시타가 있다.’

그리고 그는 나를 살피고 있다.

“그렇습니다. 30m가 넘는 불기둥의 원인이 심층수 채굴 공에서 뿜어진 천연가스와 원유 때문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측이라?”

“제가 예측이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그것은 예측이 아니라 사실로 곧 확인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관방장관님을 보낸 것 아니겠습니까.”

“무엇에 대한 예측이고 또 무엇에 관한 확인입니까?”

“모르시고 물으십니까? 긴급하게 협상 회담을 요청해 놓고 빙빙 돌아서 가까운 길을 멀게 가시려는 겁니까?”

내 말에 관방장관이 인상을 찡그렸다.

“으음……. 좋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합시다.”

“예, 그렇게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쩌시겠습니까? 이제는 일본 정부에서 더는 한일 공동개발 구역의 개발을 독단적으로 중지할 수 없게 됐습니다.”

“독단적으로 중지한 것이 아니라 심해 해양 유전 개발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일이기에 신중히 처리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막대한 자금은 태양 컴퍼니와 태양 그룹에서 단독으로 부담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단독으로 부담하게 된다면 태양 컴퍼니와 태양 그룹이 상당량의 지분을 가지게 되겠지만 말입니다.”

내 압박에 다시 한번 인상을 찡그리는 일본 관방장관이었다.

“일본 정부나 민간 에너지 개발 회사에도 자본은 충분합니다.”

바로 말을 바꾸는 일본 관방장관이다.

“그럼 바로 개발을 속개하면 되겠군요. 사실 우도 해양개발 회사의 지분 일부가 미국계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 사고는 곧 그 투자자들이 알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개발을 멈출 수 있는 명분이 없으실 겁니다.”

우도 해양개발 회자의 지분 일부를 가진 미국계 투자자들은 부시 가문 사람들이다.

“미국계 투자자들이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다 아시지 않습니까. 비공식 및 비공개 협상장에서 무엇을 더 숨길 것이 있습니까?”

내 말에 일본 관방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얼굴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백범 장관의 미리 깔아놓은 신의 한 수에 우리가 제대로 발목이 잡힌 것 같소.”

“그렇게 생각을 하십니까?”

“부시 가문에게 7광구에 대한 투자를 받아낼 줄은 생각도 못 했소.”

제법 솔직한 면이 있는 일본 관방장관이다.

‘겉 내와 속내가 따로 있는 사람들이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다.

‘딴 계획이 있군.’

아마도 일본이 생각하고 있는 딴 계획은 독자적으로 개별적인 개발을 하자고 요구하는 것일 것이다.

‘준비한 시간이 우리보다 기니까.’

우리보다 더 많은 유전 예상지역을 확인했을 것이다.

“모두가 개인의 이익과 또 그 개인이 속해 있는 국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습니까.”

“그런 것 같소. 좋습니다. 이제는 미국의 압박이 시작될 것이니 더는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개발을 중단할 수 없을 것 같소.”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확보하기 위해 한발 물러나는 일본 정부의 대표인 관방장관이다.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아마 오늘 오후가 되면 우도 해양개발에서 공식적으로 화재 사고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 오후에 발표한단 말입니까?”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해야 하는 법이다.

“그렇습니다. 우도 해양개발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입니다. 해양 유전 개발 해양 플랜트에서 화재 사고가 난 것은 악재이니 공시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 악재 공시가 바로 우도 해양개발 회사의 주식을 폭등시킬 공시가 되겠지만 말입니다.”

“으음…….”

바로 신음을 터트리는 일본 정부의 대표인 관방장관이었다.

“이제는 어떤 형태로 한일 공동개발구역에 대한 개발을 속개하시겠습니까?”

나는 일본 관방장관을 뚫어지게 보며 물었다.

“백범 장관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미국계 투자자들이 압박을 가해올 것이고 또 국제 에너지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니 한일 공동개발구역에 대한 개발을 신중하게 진행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니 개발을 속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개발의 효율성과 지속성을 위해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개발은 진행하면서 유전 채굴에 대한 독자적인 시추선 투입과 독자적인 투자를 요청합니다.”

“독자적인 시추선 투입이라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 조건이 수용된다면 일본 정부는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개발을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역시 내가 생각했던 그것을 원하고 있는 일본 정부다.

“이렇게 나오시는 것을 보니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해두셨군요.”

나는 일본 관방장관에게 말하며 인상을 찡그렸고 그는 찰나의 순간 사악한 미소를 머금어 보였다.

“일본 정부와 일본 민간 에너지 개발 회사가 무슨 준비를 더 하겠습니까? 우리는 개발이 중단된 상태에서 더는 해양 유전 연구를 한 것이 없습니다. 단지 우리 정부가 이런 요구를 대한민국 정부에 요청하는 것은 현재 정치적 문제를 통해서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런 요청을 하는 겁니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결정만 내리시면 됩니다.”

나를 압박하겠다는 투로 말하고 있는 일본 관방장관이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미소만 머금고 있다.

‘숨겨놓은 꼼수가 무엇일까?’

나는 야마시타를 힐끗 봤다.

-야마시타의 정치적 본거지는 히로시마입니다. 하지만 그는 도쿄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차기에는 불가능하겠지만 차차기에는 자민당을 장악할 가능성이 큽니다.

야마시타에 대해서 보고를 받았던 것이 떠올랐다.

‘도쿄라……!’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관방장관을 봤다.

‘그렇군!’

관방장관의 정치적 근거지가 도쿄다. 이것은 다시 말해 하나의 상황을 위해 두 마리의 토끼를 야마시타가 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야마시타는 아마도 다음 선거에서 도쿄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도쿄시장이 된 후에는 일본정치의 중심에 서고자 할 것이고 차기는 어렵지만, 차차기 일본 총리에 지명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마련할 것이다.

‘그렇다면 10년 후!’

10년 후면 내 나이 마흔 살이다. 만약 내 가정이 현실화한다면 나는 정치적으로 야마시타와 싸워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결정만 남았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신중히 논의하신 후에 통보 바랍니다.”

내가 이번 협상에 대한 권한이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저는 이번 협상에 대한 전권을 대통령 각하께 위임을 받았습니다.”

내 말에 관방장관이 놀란 눈빛을 보였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신중하게 판단하신 후에 결정하십시오.”

“대한민국 정부는 최대한 빨리한 일 공동개발 구역의 개발이 속개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요청해 온 모든 요구사항을 수용하고자 합니다.”

내 말에 일본 관방장관은 자기 뜻대로 됐다는 듯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야마시타 역시 미소를 머금었다.

‘너는 나를 잡으려는 건가? 아니면 관방장관을 잡으려는 거냐?’

야마시타가 지어 보이고 있는 미소의 의미가 궁금할 뿐이다.

“그렇다면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개발은 바로 재개될 것입니다. 그에 따른 협약서를 작성합시다.”

“알겠습니다.”

협약서 작성과 서명은 반나절이면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그 반나절이 지나면 대한민국과 일본은 한일 공동개발구역에서 심해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물량 투입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마.’

나는 이미 50척의 해양 유전 시추선을 준비해 놓은 상태고 또 고정식 해양 플랜트 시설 50기도 준비해 놓은 상태다.

딩동!

그때 내 휴대전화에서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필리핀과 베트남!’

태양 그룹과 태양 컴퍼니는 그 두 나라에도 해양 유전 개발권을 확보했고 해양 유전 개발을 위한 시추선과 해양 플랜트 시설의 준비를 끝낸 상태다.

[해양 유전 시추선 25기가 베트남에서 출항 준비 완료.]

베트남 해양 유전 개발 회사에서 보내온 특급 문자다.

딩동!

[해양 유전 시추선 20기가 필리핀에서 출항 준비 완료.]

이것을 다시 말한다면 한일 공동개발 구역에 있는 대부분의 대륙붕 지역에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휘달리는 유전 시추선이 시추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물량의 싸움이다!’

그리고 그런 물량의 싸움에는 나는 자신 있다.

* * *

미국 증권거래소.

백범이 말한 그대로 우도 해양개발 소속 해양 플랜트 시설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다는 공시가 떴다. 그와 함께 5초 후에 그 화재의 원인이 심해심층수를 채굴하는 채굴 공에서 다량의 원유가 분출되어 발생한 화재라는 것 역시 공식적인 공시를 통해서 발표됐기에 5초 동안 하락하던 우도 해양개발 회사의 주식은 바로 폭등하기 시작했다.

“그 지역이 한일 공동개발구역이지 않나?”

“그렇게 알고 있어.”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이 산유국이 되는 건가?”

“일본과 같이 개발하게 된다면 그렇게 되겠지.”

“그렇다면……?”

“왜 그래?”

“우연스럽게 확인된 유전이 어느 정도의 규모일까?”

석유 채굴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 중 한 명이 인상을 찡그리며 동료에게 물었다.

“아직 공시된 것은 없지.”

“소규모 유전은 아닐 거야.”

“과연 그럴까?”

“태양 컴퍼니에서 투자한 회사이니까.”

“그래서?”

“대규모의 유전이 한일 공동개발구역이라는 곳에서 발견됐다면 세계 에너지 판도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럴 수가 있을까?”

“극동 아시아에서 유전이 발견되면 세계 에너지 판도는 어떻게 돌변할까?”

남자의 말에 다른 동료의 표정이 굳어졌다.

“아람코의 주식이 하락할 수도 있겠군.”

의구심을 보였던 남자의 동료가 말하고 바로 돌아섰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