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85화 (285/415)

# 285

285화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다 (5)

일본 수상관저 귀빈실.

“총리 각하께서는 독립축하금이라고 하셨습니다.”

내 말에 표정이 달라지는 일본 총리다.

“그래서요?”

“그 독립축하금으로 대한민국이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하셔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일본 총리가 돌대가리가 아니면 내심 내가 한 말 때문에 기겁했을 것이다.

‘보상금이라고 했고!’

이것은 대한민국이 일본보다 절대적인 우위에 있을 때 일제강점기에 대한 배상을 받아낼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일본 정부가 앞으로 북한에 배상할 금액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하고 더 많은 금액을 받아낼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그 배상금 이상을!’

대한민국이 차후에 받아낼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먼 미래보다 더 종료한 일이 있다. 지금 당장 닥칠 현실을 준비해야 한다.

‘저 문이 열릴 때가 됐는데……!’

나는 귀빈실로 들어오는 문 쪽을 봤다.

“백범 외교부 장관께서는 과거에 너무 발목이 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가 완벽하게 청산되지 않았지 않습니까.”

“으음……!”

내 말에 바로 신음을 토해내는 일본 총리다. 그리고 이 순간 일본 총리의 뒤에 서 있는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이 나를 노려보는 것이 느껴진다.

‘비선 실세라면 실세라고 했지.’

적과 싸우기 위해서는 적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일본 정부의 주요 인사에 대해 즉각적으로 보고를 받는 상태고 저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이 특별 보좌관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일본 정부에 두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은 상태다.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은 히로시마 출신입니다.

나는 태양 컴퍼니 전략 기획실 실장이 내게 보고했던 내용을 떠올렸다.

-히로시마?

-예, 그렇습니다. 야마시타 가문은 전범 가문입니다. 하지만 장관님께서 아시는 것처럼 태평양 전쟁 종료 후 전범이 처벌을 받은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렇지.

-태평양 말기에 리틀보이 투하 때문에 야마시타 가문이 풍비박산이 났지만, 여전히 일본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밀스럽게 극우세력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하여튼 일본 총리의 모든 행보는 일차적으로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의 조언이 바탕이 된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야마시타……!’

내가 그를 볼 때 그의 눈동자에서 서늘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때 일본 수상관저 귀빈실 문이 조심히 열렸고 모든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을 봤다. 그리고 그 사람이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보고가 됐군.’

그리고 바로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외교부 고위직 공무원이 놀란 눈빛으로 귀빈실로 들어와서 내 쪽으로 왔다.

“무슨 일입니까?”

나는 외교부 공무원을 보며 속삭였다.

“장관님, 귀 좀.”

“말하세요.”

내 말에 그는 내 귀에 내가 계획한 일들에 대해 보고했다.

“그것이 사실입니까?”

알면서 놀란 척을 하며 외교부 공무원에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 각하께 제가 직접 보고를 드릴 수 없기에.......”

“예, 알겠습니다.”

나는 외교부 공무원에게 말하고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을 봤고, 그의 표정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리고 바로 일본 총리에게 다가가 허리를 숙인 상태로 속삭였다.

“백범 외교부 장관, 무슨 일이오.”

“일본 해상 자위대가 대한민국의 영해를 무단으로 침입했고 그에 따라 천안함 함장이 경고 방송을 실시하고 경고사격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뭐라고요?”

대통령 각하께서도 놀란 눈빛으로 변해서 내게 되물었다.

‘사실!’

두 국가의 정상이 회담을 할 때면 모든 분야에서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 양국이 신중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일본 자위대 함정이 무단으로 대한민국 영해를 침범한 것에 대한 이유는…….”

나는 대한민국 대통령 각하께 말을 하면서 힐끗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을 봤다.

“본 국의 해상 자위대가 급히 공해상에 가까운 한일공동개발 구역으로 진출한 것은 무단으로 한일공동개발구역에서 심해 심층수를 채굴하고 있는 우도 해양 개발이라는 대한민국 국적의 회사에 소속된 해양 플랜트 시설에서 대규모의 화재가 발생한 것을 파악해 투입된 것입니다.”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이 모두가 들을 수 있게 말했다.

“그와 함께 우도해양개발 회사에서 구조요청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무단으로 한일공동개발 구역을 침범한 것이 아닙니다.”

일본 해상 자위대는 군대가 아니다. 또한 평화 헌법에 의해 자신의 해상 영토 밖으로는 나갈 수가 없다.

“우도해양개발 회사에서 구조요청을 했단 말입니까?”

대한민국과 일본의 두 정상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나는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에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구조요청 녹취록이 있소.”

물론 내가 지시한 일이다.

“구조요청 녹취록을 대한민국 정부에서 요청한다면 그 녹취록을 제공할 용의가 있소이다.”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은 일본 해상 자위대가 자신의 영토 밖으로 나간 것에 대한 명분을 제시하고 있었다.

“해상 화재 사고에 대해 구조를 실시하고자 한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대한민국 정부에 그 사실을 통보했어야 했다고 생각됩니다.”

내 말에 더는 말을 하지 못하는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이었다.

“백범 장관, 그런데 왜 해상에서 엄청난 화재가 발생했답니까?”

대한민국 대통령 각하께서 내게 물으셨다.

“해상화재에 대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화재에 사상자는 얼마나 된다고 합니까?”

“다행스럽게 천안함이 긴급하게 출동해서 전원 구조했다고 합니다.”

“다행이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일본 해상 자위대에게도 나는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감사함을 전합니다. 비록 평화 헌법에 의해 타국의 영토를 무단으로 진입한 것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인명 구조를 위해 출동했다고 하니 대한민국 정부는 이번 일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겠습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일본 총리에게 말하고 다시 한번 평화 헌법을 강조하셨다.

“대통령 각하, 그리고…….”

“그리고 또 보고할 것이 있습니까?”

대통령 각하께서 나를 보셨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해양 플랜트 시설 채굴공에서 30미터가 넘는 불기둥이 치솟았다고 합니다.”

내 말에 일본 총리와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 그리고 일본 정부 인사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30미터가 넘는 불기둥이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해상 플랜트 시설의 기름 저장 탱크가 폭발함에 따른 불기둥은 아닌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럼 무엇입니까?”

내가 하는 말은 모두 일본 쪽에서 들으라고 하는 소리다.

“자세하게 파악한 후에 보고 드리겠습니다.”

나는 일본 쪽을 보며 대통령 각하께 말했다.

“그렇게 하세요.”

이제는 일본의 입장에서는 비공개 회담을 할 때가 아닐 것이다.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이 발생했기에 오늘 회담은 이것으로 끝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일본 총리가 대통령 각하께 말했다.

“그래야겠습니다.”

이것으로 1차 비공개 회담이 끝이 났다.

‘너희들은 이제 머리가 터질 것이다.’

미소가 머금어지는 순간이다.

* * *

일본 정부 총리 집무실.

“30미터가 넘는 불기둥이라고?”

비공개 정상회담을 끝낸 후 일본 총리는 바로 비상회의를 소집할 수밖에 없었다.

“예, 그렇습니다. 아마도 안타깝게도……!”

“그 망할 것들이 유전을 발견한 건가?”

“우연스럽게도 유전이 발견된 것 같습니다. 그와 함께 갑작스럽게 심해 암반에 매장되어 있던 원유와 천연가스가 분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야마시타 일본 총리 특별 보좌관의 말에 일본 총리의 표정은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추측인가? 사실인가?”

“현재로서는 추측이지만 유전이 발견된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런 젠장!”

일본 총리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만약 추측이 된 것처럼 우도해양 개발에서 유전을 발견했고 채굴에 성공했다면 즉각적으로 미국 정부가 개입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일본 정부는 우도해양 개발 회사에 부시의 가문이 투자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들을 압박하는 백범의 히든카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더 이상 한일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개발을 미룰 수가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는 거잖아.”

“예,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일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개발 재개를 위한 대한민국 정부와의 협상을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나?”

일본 총리가 야마시타에게 물었다.

“이번 일은 백범 그자가 지금까지 철저하게 준비했던 것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판단됩니다.”

야마시타의 말에 일본 총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렇게 당하자는 건가?”

일본 관방장관이 야마시타에게 따지듯 물었다.

“관방장관께서는 대안이 있으십니까?”

“대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한일어업 협정 때 한일공동개발 구역의 개발 재개를 막기 위해 우리는 독도를 포기했다는 것을 말하는 거야.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관방장관께서는 제게 책임을 묻고 싶으신 겁니까?”

“으음…….”

자중지란이 일어나고 있는 일본 내각이었다.

“그만들 하시오.”

일본 총리가 나섰다.

“……예.”

“지금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겁니다.”

“예, 그렇습니다. 총리 각하.”

일본 총리의 말에 이 자리에 모인 일본 내각의 수뇌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야마시타.”

“예, 총리각하.”

“대한민국은 미국이라는 카드를 가지고 있네, 그러니 유전이 확실하다는 것을 확인하면 개발을 촉구하지 않겠나?”

“예,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한일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개발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도쿄 에너지 개발 회사와 해양 개발 회사들이 미리 확인해 놓은 포인트에 개발을 착수해야 합니다.”

“공동개발이어야겠지?”

일본 총리는 인상을 찡그렸다.

“공동개발이지만 독자적인 개발이 가능하도록 협정을 조정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공동으로 개발을 하는데 개발이 되는 광구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개발을 한다?”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말씀을 드린 것처럼 한일공동개발협정의 조정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이로울까?”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도쿄 에너지 개발에서는 이미 비밀리에 세 곳의 포인트를 확인해 놓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받아드릴까?”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한일공동개발 구역의 공동개발이 재개되는 것이 최우선 사항일 것입니다. 거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자네와 관방장관이 중심이 되어서 한일공동개발 구역에 대한 협정 개정에 대표자가 되게.”

일본 총리의 말에 야마시타가 관방장관을 봤다.

“관방장관께서 협상단 대표가 되신다면 최고의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야마시타의 말에 일본 총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게. 아마도 이번 협상에서도 백범이 나오겠지?”

“그럴 것입니다.”

“모든 일은 백범 그자가 문제야.”

일본 총리는 백범을 떠올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관방장관.”

“예, 총리 각하.”

“이번 일을 맡아주게.”

“최선을 다해 최대한의 결과를 이끌어내겠습니다.”

관방장관이 일본 총리에게 말했다.

‘이이제이라는 것이 있지.’

이 순간 야마시타는 관방장관을 보며 사악한 미소를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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